단 한 사람의 한국 현대사 : 한 개인의 역사에서 모두의 역사로

단 한 사람의 한국 현대사 : 한 개인의 역사에서 모두의 역사로

$19.53
Description
30년대생 외할아버지와 90년대생 역사학도 손자
손에 잡히는 ‘무명의 역사’를 엮어내다
‘구술사+사료비판’으로 역사의 틈새 메우기
반갑다. 진작 이런 현대사 책이 나왔어야 한다. 일제 강점기의 전시동원체제, 해방공간의 좌우대립, 한국전쟁과 ‘인공치하’ 같은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흐름을 짚어내는 책도 가치 있지만, 그 틈새에서 이름 없는 민초들의 실제 삶을 보여주는 ‘피부에 와닿는’ 역사도 놓치기 아깝기 때문이다.
현대사를 전공하는 지은이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축으로, 묵은 사료에서 뒤져낸 ‘역사’를 더해 흥미롭고 생생한 ‘구술사 이상의 역사’를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 개명改名은 선택사항이었다는 등 ‘창씨개명’의 본질을 보여주거나(45쪽), 해방 직후의 중학교 입시제도 변화(112쪽), ‘인공치하’ 전후 좌우익의 학살로 얼룩진 아비규환(165~167쪽), 하루 평균 수십 명씩 탈영했던 ‘쌍팔년도’ 군 생활(194쪽) 등이 탄탄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야기된다.
뿐만 아니라 흥미로운 이야기도 그득하다. 가마니가 일본의 ‘가마스’에서 전래되었다든가(64쪽), ‘몸뻬’가 조선 여성의 전시 복장으로 통일된 사연(94쪽), 영화관에 ‘지정좌석제’가 도입된 배경 등 역사 교과서에서 만날 수 없는 사실들이 그런 예다.
이처럼 새로운 형식의, 흥미롭고 귀한 역사책의 집필 의도와 서술방식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는 아래 저자와의 대화에서 담겨 있다.
저자

이동해

저자:이동해
한국외대에서국제경영학,사학을전공했다.동대학사학과석사과정에서한국현대사를공부했으며현재동대학사학과박사과정에재학중이다.발표논문으로〈해방직후대한민국임시정부의건국노선변화〉(2023),〈해방직후대한민국임시정부의통일운동〉(2024)이있다.무리에앞장서바다에뛰어드는‘FirstPenguin’을타투로팔에새길만큼역사를활용한새로운도전을추구하며,연구에서는여러역사주체들을가치판단하기이전에그들하나하나의입장이되어보려노력하고있다.

목차

들어가며

1부아산지주집안의왜정살이

1장‘천석꾼’내력
허침의17대손|‘15년전쟁’중에나다|〈토지대장〉에담긴신운리219번지|영인면유지,허벽|‘이와무라岩村’로창씨,나아가개명까지|돈쥐어무마한주조酒造단속
2장식민지농촌지주가사는방식
소작주고소작료징수|흉년과‘노블레스오블리주’|지주의세금,지세와소득세|머슴을셋이나부리다|농촌의권력,정미소운영

2부몰락속의해방전후

1장‘황금광’열풍에뛰어들다
장항행기차에실린황금덩어리|제2의금광왕을꿈꾸며|무리한투자로망한수영금광
2장태평양전쟁기조선인가정의생활상
일자리찾아부평공장지구로|황국신민을기르는초등학교|“B-29떴다”집집마다방공호|일제패망과일본인,그리고조선인
3장해방직후아산의이모저모
아산지역권력변천사|1945~1950년의초등교육경험|마침내‘독립’은되었건만

3부한국전쟁의소용돌이에서

1장2주만에점령된아산
전쟁결심은누가먼저?|피란없이맞이한인민군|동네‘빨갱이’들의기승
2장북한당국의점령정책
‘안나오면죽는’회의|의용군으로끌려간사람들|미공군에굴파기로대응
3장반동으로찍힌허홍무일가
가차없는반동분자숙청|대한청년단의가족이란‘죄’|구명위해도망치다부자이별|생명줄이된인천상륙작전
4장유혈이낭자한수복광경
후퇴앞둔분주소원들의포악질|치안공백속아비규환|무차별적인부역자처벌

4부1954~1959년사이의전후풍경

1장배움찾아,촌사람의서울살이
최선의선택,운전기술|병역기피자의강제입대
2장‘쌍팔년도’의군생활
논산훈련소에서의16주|후방으로,제2야전군사령부제2경비대|텅빈거제도포로수용소|육군차량재생창생활|전력산업의핵심,영월화력발전소경비|46개월만의제대
3장그시절의연애와결혼
문현선철길옆,연탄집아가씨|연탄빼돌리기로마음을얻다|서면로터리에서의영화구경|불발로끝난연애결혼의꿈|청계천변에서의데이트|1959년봄의‘구식혼례’

나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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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왜외할아버지의삶에주목했는지?
“일제시기-해방공간-한국전쟁-전후시기에걸쳐,독립운동가혹은구국영웅처럼거대한사명을지닌사람들말고,말그대로‘태어났기에살아가는’이들은어떻게살았는지살펴보고자했습니다.이책의구술자허홍무에게특별한사명감은없었습니다.물론그시대를살았던사람으로서가치관과정치적지향이없던건아니었겠지만그에게중요한것은먹고사는문제였습니다.그의가족들도마찬가지였습니다.재력의있고없음의차이일뿐늘먹고사는문제를고민하며자신의이익을추구하는삶을살았습니다.이들의시각을따라그삶을조명함으로써,독립운동혹은주요정치가또는구국영웅으로대변되는시대상에無名인사람들의삶풍경을추가해보고싶었습니다.”

-무명인의구술을‘역사화’하기위한노력이라면?
“개인의구술이지닌한계를어디까지극복할수있는지확인하고싶었습니다.개인의구술,특히무명인의구술은신빙성의문제가대두될수밖에없습니다.이를위해마을지,총독부관보등문헌부터시작해학교생활기록부,군대거주표까지최대한확보할수있는자료를확보하려노력했습니다.개인의구술에대한일종의‘사료비판’을가했다고볼수있겠습니다.그과정에서무명인의구술도역사적인물들만큼이나자신에게유리한구술을하기때문에꼭검증이필요하다는사실을확인할수있었습니다.아울러마음만먹는다면근현대사영역에서는무명인의구술이라도어느정도검증에필요한자료를확보할수있으리라는자신감도얻을수있었습니다.이를개인의구술에대한‘완벽한극복’이라고할순없겠지만,특히무명인의구술을두고이정도로접근한것은분명한성과라고생각합니다.”

-집필하면서특히유의한점은?
“기존의구술생애사서술을넘어서고싶었습니다.구술생애사를다룬책들을보면,구술자의구술이내용의대부분을차지합니다.만약여기에추가설명이덧붙는다면구술자가해당사건을겪으며느끼는것을분석하는데초점을둡니다.이렇게된다면그책은역사학적성격은다소부족하게됩니다.이러한기존서술방식을넘어서서,역사학의성격을대거부여한서술에도전하고자하였습니다.이를위해①맥락찾기,②검증하기,③특정하기라는세가지방법을도입해구술의증명과사실관계분석에초점을두었습니다.이작업을통해구술생애사의서술범위가더욱확대되리라생각합니다.”

-독자들에게주는또다른의의는?
“자기가족의이야기혹은뿌리가궁금하나,어떻게접근해야할지몰라망설이는분께하나의참고할만한교보재가되었으면좋겠습니다.책을읽다보면구술을어떻게분석해야할지어떤자료를참고해야할지대략적인감을익힐수있을것같습니다.또한책의마지막에그방법에대하여살펴볼만한내용을서술해두었습니다.더불어가족의구술을듣다보면몰랐던사실을알게되고,이는‘그래서그랬구나’라는공감으로이어지게됩니다.구술사라는분야의독특한성질이아닐까싶은데,이것또한독자들도함께느껴보았으면하는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