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나만 알 것 같은 역사 (반양장)

어쩐지 나만 알 것 같은 역사 (반양장)

$23.25
Description
방방곡곡 바위에 새겨진 글씨와 비문에서 역사를 캐내다
역사를 읽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역사를 있는 그대로의 ‘과거’로 읽기, 치세와 처신의 ‘교훈’으로 읽기, 소설ㆍ영화 뺨치는 ‘재미’로 읽기. 이 책은 그중 세 번째,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이다. 바위에 새겨진 글씨를 소재로 다양한 이야기를 캐냈는데, 두말할 필요가 없다. 무조건 재미있다. ‘교실 안의 역사’에서 만나지 못한 흥미로운 한국사 뒷이야기가 쏟아진다.

역사 애호가의 궁극을 보여주다
이 책의 지은이는 역사가가 아니다. 정형외과 의사이니 말 그대로 아마추어 역사 애호가일 따름이다. 한데 바위글씨에 꽂혀 온갖 곳을 쏘다닌 것을 바탕으로 《실록》을 비롯한 사료는 물론 개인문집, 신문기사를 뒤져내 이야기를 캐내는 열성과 성취는 애호가 수준을 벗어난다. 이번 첫 책에서는 빠졌지만 그의 답사는 일본까지 걸친다. 여기에 맹견에 쫓기고, 뱀에 놀라고, 잔꾀를 부려 금지된 지역을 가는 등 실감나는 이야기가 버무려져 이 책은 깊이와 재미를 겸비한 수작(秀作)이라기에 손색이 없다.

어쩐지 나만 알 것 같은 이야기
서울 동작동의 국립현충원의 원주인은 중종의 부인인 창빈 안씨였다. 아들 덕흥군이 그녀의 유택을 이곳으로 옮겼는데 덕흥군의 아들 하성군이 왕위(선조)에 오르면서 조선 최고의 명당자리가 되었다. 국립서울현충원이 창빈 묘역에 자리 잡은 한 이유이다. 서울대 또한 ‘주인’은 추사 김정희와 어깨를 나란히 한 자하 신위다. 그의 5대조가 자하동(현 서울대 자리)에 자리를 잡았고, 현 서울대박물관 뒤에는 신위의 고조부 신확의 묘에서 가져온 문인석 한 쌍이 있다. 오늘날 강남의 요지 잠실이 원래 강북이었음을 아는 이는 얼마나 될까. 잠실은 잠실도라는 섬이었는데 1925년 을축년 대홍수 이전에는 가물면 걸어서 넘어갈 수 있었단다. 1914년 행정구역 명도 경기도 고양군 뚝도면 잠실리였다.

상식을 뒤엎는 기막힌 이야기
중종반정의 ‘브레인’ 성희안의 묘를 찾은 지은이는 그를 ‘타락한 혁명’의 표본으로 든다. 그를 두고 원대한 꾀에 어둡고 집과 시첩에 사치를 부리는 등 방종하다가 생명을 잃었다고 평한 《실록》에 근거해서다. 선조의 맏아들 임해군은 병사를 모으려 함경도로 가서는 온갖 패악질을 일삼아 오죽했으면 주민들이 감금해 왜장에게 넘겨버렸을까. 위정척사의 대명사 최익현이 새긴 ‘평양화표’에서 “세상은 위대한 명나라의 것…요 임금을 섬기고 공자를 배워서…”란 구절을 보면 절로 한숨을 나오지 않을까. 나라가 흔들리는데 기껏 사대주의라니.

잊고 지내기엔 안타까운 이야기
광해군의 아들 폐세자 이지는 강화도에 위리안치되자 가위와 인두로 땅굴을 파서 탈출했다가 사흘 만에 붙잡히고 이 소식을 들은 이지의 처는 자진했다. 폭군의 아들은 무슨 잘못을 했기에. 수락산 ‘옥류동’에서 되짚어본 사연이다. 조선 2대왕 정종의 둘째 아들 순평군은 40세가 넘도록 한 글자도 모르는 무식꾼이었다. 그의 유언은 “종학(宗學ㆍ왕족들을 위한 교육기관)을 영원히 떠나는 것이 크게 기쁘다”였단다. 학습지진아의 한이랄까. 일제강점기의 대지주 조병학은 폐교 위기의 세브란스를 살리기 위해 전 재산을 기부했는데 《친일인명사전》에 실렸다. 일제에 국방헌금을 냈다는 이유인데 ‘친일파 독지가’는 어떻게 봐야 할까.

돌에 새겨 전해지는 장한 이야기
충북 진천군의 ‘옥천병’이란 바위글씨는 숙종 때 영의정을 지낸 최석정이 남긴 것이다. 천재 수학자 오일러에 60여 년 앞서 9차 직교 라틴방진을 구한 빼어난 수학자의 흔적이다. 병자호란 때 척화론을 펼쳐 충절과 절개의 화신으로 꼽힌 김상헌은 전후에 일신의 안녕만 영위했다. 이를 두고 “…국가의 명운이 경각에 달려 있을 때 산성을 빠져나가 멀리 달아나 있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당시의 일이 대충 안정 되었는데도 끝내 성상을 찾아와 뵙지 않았습니다…”라 통박하는 상소를 올린 유석의 신도비가 경기도 안산시에 아슬아슬하니 서 있다. 조선의 최연소(만14세) 과거급제자 이건창의 영세불망비가 강화도에 있다. 비록 정치적 배려에 힘입어 급제했지만 청렴하고 유능해 조선 후기 암행어사의 대명사로 불린 그의 공덕을 기리는 비이다.
저자

배승호

저자:배승호
부천역곡역인근에서정형외과를운영한다.가톨릭의대를졸업했다.서울성모병원에서임상강사를마치고10년넘게수술하는의사로살았다.서울종로구에있는병원에서일한덕에서울중심부에남아있는바위글씨의세계로입문했다.바위에가지런히새겨진글씨와그이면에숨어있는이야기에매료되었다.지도앱에다녀온곳과가봐야하는곳을표시했고,바쁜일상중짬이나면여지없이짐을꾸려출발했다.답사는이야기를캐어내는여정이었다.그신나는여정과바위글씨에녹아든재미있는이야기를소개하기위해이책을썼다.

목차

책을내며

01물길의도시서울1
천문학자퍼시벌로웰이걸음했던‘청린동천’|안평대군이노닐던‘청계동천’과‘무계동’|임정고문동농김가진이새긴‘백운동천’|노무현전대통령이되찾아준‘백석동천’

02물길의도시서울2
겸재정선도반한‘수성동’|잃은줄알았다가찾은‘옥류동’|유래를알수없는‘일세암’과‘청와동’|주인이밝혀진계곡,‘삼계동’|답사가의보물창고,홍제천북쪽‘이요동’

03한강의이모저모
행호와행주수위관측소|근대상수도역사의출발점,수도박물관|드물게남은민간통행용돌다리,강매석교|잠실을‘강남’으로만든을축년대홍수기념비|제사효과없었던송정동수신비|한강에잠긴영혼을위로하는‘한강수사자조혼비’

04아름다운수락산,쓸쓸한이야기
송시열과폐세자이지가얽힌수락산‘옥류동’|매월당김시습이머물렀던‘금류동천’|사문난적으로몰린박세당의흔적,‘수락동천’|내시가문출신예술가이병직의흔적,‘벽운동천’

05내몸안의지도가찾아낸양주의바위글씨
8곳의바위글씨가모인‘문장동천’|선유동천금화동문

06파주공릉산의3인3색
조선의채무왕윤택영의선산,‘정승산’|‘독립유공자’민영달의영세불망비|‘친일파’독지가조병학

07감사비석천지,제주
속俗과선仙의경계,제주‘방선문’|고래잡이의슬픈기억,서귀포‘조난추도지비’|재일교포들에게감사하는비석들|‘객고풍상’을견딘제주출가해녀영세불망비|국내유일의군의관충혼비

08두차례나왕위를놓친월산대군
숙부와동생에게밀린불우한왕자의태비|월산대군의흔적,망원정과석어당|더럽혀진이름,월산대군의부인박씨

09그밥에그나물,반정주역들
중종반정의행동대장,충렬공박원종|중종반정의‘브레인’성희안|연산의‘칼’에서반정공신이된박건

10선조의문제아아들들
갑질에살인까지,맏이임해군|큰어머니납치도했던정원군|역대급사이코패스,순화군

11믿을수있는송덕비두개,이안눌과이건창
연산군의제사를지낸명문사대부이안눌의‘명월동문’|엄청난미사여구송덕비의주인공|최연소과거급제자이건창의영세불망비|역사서를엮어낸소론가문

12덕흥대원군집안과현충원
국립현충원의‘원주인,’창빈안씨|아들잘둬영광을누린덕흥대원군|창산군이해창과사찰간의소송해부

13명필글씨,미수허목에서추사김정희까지
송시열의최대라이벌,미수허목|한반도1세대래퍼의풍자|서인이짓고남인이쓴‘취선암’|미수허목의사돈이자친구,이진무묘비|척화파에돌직구날린유석

14범상치않거나기구했던왕족들
궁벽한곳에잠든조선첫세자이방석|희대의학습지진아순평군이군생|말썽쟁이익녕군이치와오리이원익|두개의별난기록을보유한예종|조선의초식남제안대군|아비에게죽임을당한왕자복성군|아비에게미움받은광해군의어머니공빈김씨|효종이아꼈던숙명공주천장비|박복했던순정효황후와백운동천

15비문으로남은신하들
은퇴하지못하는남자,조말생|부관참시된연산군의채홍사임숭재|호란을대비했던선각자최기남|공도많고과도많은귤산이유원의‘가오복지’|수장壽藏을한귤산이유원과‘필운대’|시대착오적인면암최익현의‘바위글씨’|조선최초로폭탄테러에당한민승호

16드물게남은여성의비문들
조선유일여성신도비주인공,남양홍씨|서얼출신첫정경부인정난정의묘

17조선의수학자들
조선고유역법을마련한수학자이순지|노론남병철의숨길수없는수학사랑|천재수학자오일러에앞서간최석정의‘옥천병’

18이상한조합의친구들,묘적사영세기송비
친일파윤덕영과‘등룡동’|고종‘집사’에서일제귀족으로변신한이달용|두얼굴의‘의로운남자’홍순형

19친일과애국의경계를넘나든인물들
‘문제적’인물김홍집|사회사업에진심이었던김주용|‘베푸는친일파’송수천|어느사이비독립운동가|간송전형필과보문사마애불

20조선총독이남긴바위글씨
한국은행화폐박물관의이토히로부미|서울시립미술관과서울역의사이토마코토|마포선통물의우가키가즈시게|연세대학교내미나미지로

21특별한보통사람들의자취
오죽헌의충노忠奴행적비|양화진외국인묘지의일본식묘비|한국고아들의자부慈父,소다가이치|무속인을기리는유일한비석,‘무당김점례공덕비’|이태원공동묘지의유관순|진정한친한파가나야마마사히데대사|음성나환자들의고마움을새긴에틴저마을비석

22명필의흔적과한글비석
피를찍어쓴듯한‘최지백정려비’|추사친필을새긴조기복묘비|몇안되는조선시대한글비석,이윤탁영비

23바위글씨는말이없지만
묘따로신도비따로화산군이연|효자동의유래가된조선명문가의흔적,‘운강대’|엉뚱한곳으로옮겨진연령군신도비|살아서기구했고죽어서더기구한왕족은언군|이상도하다,장충단공원의‘제일강산태평세계비’

24어처구니없는바위글씨들
명나라장수를기리는‘양호거사비’|어처구니없는사대의흔적,‘조종암’|후손들도잊고지내는동암이발|파평윤씨와청송심씨의400년싸움,산송

25어쩐지나만알것같은바위글씨들
태조왕건과화가임득명이깃든‘향림동’|《조선왕조실록》에등장한바위글씨‘월암동’|서울대학교의원래‘주인’자하신위|서초동에‘정씨집성촌’을일군정역|무인이자명필최홍희의흔적,관음암과주먹탑|권력의끝김재규와차지철,이기붕의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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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역사애호가의궁극을보여주다
이책의지은이는역사가가아니다.정형외과의사이니말그대로아마추어역사애호가일따름이다.한데바위글씨에꽂혀온갖곳을쏘다닌것을바탕으로《실록》을비롯한사료는물론개인문집,신문기사를뒤져내이야기를캐내는열성과성취는애호가수준을벗어난다.이번첫책에서는빠졌지만그의답사는일본까지걸친다.여기에맹견에쫓기고,뱀에놀라고,잔꾀를부려금지된지역을가는등실감나는이야기가버무려져이책은깊이와재미를겸비한수작(秀作)이라기에손색이없다.

어쩐지나만알것같은이야기
서울동작동의국립현충원의원주인은중종의부인인창빈안씨였다.아들덕흥군이그녀의유택을이곳으로옮겼는데덕흥군의아들하성군이왕위(선조)에오르면서조선최고의명당자리가되었다.국립서울현충원이창빈묘역에자리잡은한이유이다.서울대또한‘주인’은추사김정희와어깨를나란히한자하신위다.그의5대조가자하동(현서울대자리)에자리를잡았고,현서울대박물관뒤에는신위의고조부신확의묘에서가져온문인석한쌍이있다.오늘날강남의요지잠실이원래강북이었음을아는이는얼마나될까.잠실은잠실도라는섬이었는데1925년을축년대홍수이전에는가물면걸어서넘어갈수있었단다.1914년행정구역명도경기도고양군뚝도면잠실리였다.

상식을뒤엎는기막힌이야기
중종반정의‘브레인’성희안의묘를찾은지은이는그를‘타락한혁명’의표본으로든다.그를두고원대한꾀에어둡고집과시첩에사치를부리는등방종하다가생명을잃었다고평한《실록》에근거해서다.선조의맏아들임해군은병사를모으려함경도로가서는온갖패악질을일삼아오죽했으면주민들이감금해왜장에게넘겨버렸을까.위정척사의대명사최익현이새긴‘평양화표’에서“세상은위대한명나라의것…요임금을섬기고공자를배워서…”란구절을보면절로한숨을나오지않을까.나라가흔들리는데기껏사대주의라니.

잊고지내기엔안타까운이야기
광해군의아들폐세자이지는강화도에위리안치되자가위와인두로땅굴을파서탈출했다가사흘만에붙잡히고이소식을들은이지의처는자진했다.폭군의아들은무슨잘못을했기에.수락산‘옥류동’에서되짚어본사연이다.조선2대왕정종의둘째아들순평군은40세가넘도록한글자도모르는무식꾼이었다.그의유언은“종학(宗學?왕족들을위한교육기관)을영원히떠나는것이크게기쁘다”였단다.학습지진아의한이랄까.일제강점기의대지주조병학은폐교위기의세브란스를살리기위해전재산을기부했는데《친일인명사전》에실렸다.일제에국방헌금을냈다는이유인데‘친일파독지가’는어떻게봐야할까.

돌에새겨전해지는장한이야기
충북진천군의‘옥천병’이란바위글씨는숙종때영의정을지낸최석정이남긴것이다.천재수학자오일러에60여년앞서9차직교라틴방진을구한빼어난수학자의흔적이다.병자호란때척화론을펼쳐충절과절개의화신으로꼽힌김상헌은전후에일신의안녕만영위했다.이를두고“…국가의명운이경각에달려있을때산성을빠져나가멀리달아나있었습니다.전쟁이끝나고당시의일이대충안정되었는데도끝내성상을찾아와뵙지않았습니다…”라통박하는상소를올린유석의신도비가경기도안산시에아슬아슬하니서있다.조선의최연소(만14세)과거급제자이건창의영세불망비가강화도에있다.비록정치적배려에힘입어급제했지만청렴하고유능해조선후기암행어사의대명사로불린그의공덕을기리는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