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한 책들의 문화사 (일본제국의 출판자본, 식민지 조선의 출판시장과 만나다)

불량한 책들의 문화사 (일본제국의 출판자본, 식민지 조선의 출판시장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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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출판으로 본 일본제국-식민지 조선사 다시 쓰기
“발매금지 먹지 않는 책은 시시껄렁해!”

식민지와 제국의 문화적 만남 재조명
일본에서 일본 근현대 문학을 강의하는 지은이는 그간 일본제국의 근대사 다시 쓰기를 주장해왔다. 그 결과 『전후라는 이데올로기』(한국어판 2013년 현실문화), 『검열의 제국』(한국어판 2016 푸른역사) 등의 성과물을 일궈냈다. 여기서 ‘전후’라는 프레임을 통해 구축된 일본의 근대사는 패전국 일본의 희생자 의식에 의해 성립되었고 한반도 ‘식민지민’들의 체험조차도 자신들의 희생 담론을 설명하는 비유로 사용해왔다는 점을 통해 식민지 지배의 기억이 어떻게 망각되었는지를 밝힌 바 있다.
이번 책은 지은이의 연구 활동의 연장선에 있다. 한국에서의 제국 연구는 제국 일본 전체를 넓은 시야에서 조망하고 일본어와 한국어 자료가 어떻게 복잡하게 얽히면서 교착하는지에 관한 분석이 충분하지 않다. 지은이는 양국의 자료를 세심하게 살펴 이런 한계를 뛰어넘으면서 출판 검열 등과 같이 피해와 가해라는 이분법적 사고가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일본어가 갖는 양의적 역할, 즉 일본어를 통해 일본에 대항하는 법을 배웠다는 점 등 가해와 피해의 이분법적 사고로는 잡아낼 수 없는 부분에 주목했다.
저자

고영란

저자:고영란
일본니혼日本대학국문학과교수.도쿄살이32년째.일본의근현대문학을강의하고연구한다.2010년무렵부터비/합법출판물(‘불량한책’)들의생존방식에주목하며연구해왔다.이책은일본제국에맞선대항운동이정치권력의탄압을부가가치로전환해자본을만들어내고,그자본을바탕으로다시대항운동을지속시키는힘이어떻게형성되는지에대한문제의식에서출발했다.지금은1960년대일본에서급부상한‘한국’담론과젠더정치의관계를다룬책을준비하고있다.주요저서로《전후라는이데올로기》(현실문화,2013),《출판제국의전쟁出版帝國の戰爭》(호세이대학출판국,2024),공·편저《검열의제국》(푸른역사,2016)등이있다.

역자:윤인로
비평가.《신정-정치》,《묵시적/정치적단편들》을지었고,《로마가톨릭교와정치적형식》,《국가와종교》,《이단론단편:주술제의적정통성비판》,《트랜스크리틱》등10여권의책을번역했다.

목차

한국어판서문
머리말일본제국의문화사,식민지조선의시각에서다시쓰기

제1장프롤레타리아
1.〈공산당선언〉과평민
2.정보전시대의슬로미디어《평민신문》
3.‘러시아스파이露探’와싸우는평민행상들
4.‘신新/평민’과조선인의애매한경계

제2장도서관
1.분서焚書와‘도서무관圖書無館’의시대
2.문화정치와조선어의규범화
3.제국으로부터/제국으로의향상심을부채질하다
4.야시장·노점이라는공간

제3장불령선인
1.조선총독정치의신조어
2.제국미디어와암闇미디어의공방전
3.법역法域의간극과불온한정보전
4.가네코후미코·박열과‘후테이센징’들

제4장검열
1.〈비내리는시나가와역〉:조선어와일본어의서로다른운명
2.일본본토와일본어의양의적인역할
3.검열제국의탄생

제5장자본
1.발매금지라는부가가치:잡지《전기戰旗》와《게가공선》
2.잡지《전기》와비합법상품의자본화
3.비합법상품의카탈로그,《전기》
4.이동미디어로서의‘불령선인’과식민지시장

제6장식민지
1.야마모토사네히코의만주·조선
2.《개조》와《동아일보》의연회
3.개조사로부터사회주의를배우다
4.개조사의전향
5.만주·조선이라는신상품

제7장번역
1.내선일체의표상으로서의번역
2.잡지《문장》과일본본토에서온‘전선문학선’
3.제국의소설가하야시후미코의전선
4.여자들의내선일체
5.조선의하야시후미코,최정희

제8장전쟁
1.옛제국의총력전과군수주가의폭등
2.《광장의고독》과식민지-일본
3.한국(인)없는한국전쟁
4.장혁주의한국전쟁종군기
5.일본은그누구의편도아니다

맺음말일본근현대문화사에질문을던지다
옮긴이후기

초출일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제국의근현대사를이해하는열쇠,출판문화

1900년부터현대에이르기까지출판사나신문사의경영인,편집인의회고록,일지,경영자료들을닥치는대로읽고조사하는지은이에따르면예나지금이나잡지나출판기획자는시대변화에상당히민감하다고한다.많은이들이출판미디어를사양산업으로취급하지만별다른놀잇거리가없었던과거에는세대,젠더,계층,민족을불문하고책읽기가중요한취미생활의하나였다.그러기에지은이는제국의근현대사를이해하기위해서출판문화만큼훌륭한재료는없다고믿는다.일본제국이전쟁프로파간다를위해하야시후미코등순문학소설가들을전장에보내종군기를쓰게하고고단샤나아사히신문사사장을대외선전을위한전쟁담당부서에동원하는이유를촘촘히그려냈다.더불어하야시후미코와소설가최정희의관련성,1930년대일본의대표적잡지《개조》의야마모토사네히코에대한《동아일보》간부들의접대등도시야에넣었다.

강력한검열에도살아남은‘불령’한책들

지은이가이책을관통해서주장하는것은강력한검열도출판문화를죽일수없었다는점이다.일본제국은내무성산하에출판경찰을두고있었고사상검사도활약했다.지은이는이러한판매금지명령이떨어지더라도감시망을피해수레를동원한‘전도행상’등을통해유통시키고수익을내는출판운동이있었다는사실에주목했다.더불어일본제국의합법/비합법출판자본이식민지조선의출판시장과어떻게만나는지를파고들었다.
예컨대일본제국의정치권력이사회주의에대한탄압을강화하면할수록사회주의서적을열망하는독자가늘어나던시절이있었다.제국의탄압이자본생산의동력이되었음을논증하려고했고,그지점에서오늘을살아가는힌트를얻고자했다.일본어의역할에관한설명도눈에띈다.침략자가강제하는언어였지만조선어문헌에대한검열이상대적으로강한현실에서저항을꿈꾸는이들에게필요한지식을공급했던것도일본어서적이었다는것이다.또독서가취미인사람들,식민지에서출세를꿈꾸는이들에게일본어서적은아주가까운곳에있었음을보여준다.

러일전쟁에서내선일체를거쳐한국전쟁까지

이책은8장으로구성되어있다.1장〈프롤레타리아〉에서는러일전쟁후에간행된최초의《공산당선언》의일본어번역에서proletariat의번역어로써‘평민’이선택과정과조선의식민지화과정을논했다.2장〈도서관〉에서는제국의아카이브로써조선의도서관에주목했고,그것들이어떤말과사람들을포섭하고배제했는가를논증했다.3장〈불령선인〉과4장〈검열〉에서는조선인사회주의자들이일본본토에서출판한후내무성도서과에서검열을받은후한반도에반입을하는전술을전개했음을논한다.또‘불령’한조선어미디어를만든당사자들이내무성의‘내열(사전조율)’을요구했던사실에주목한다.그들은사전에자신의정보를당국에제공하는대가로미디어유통의가능성을확보하려고시도한것이다.이것은위험천만한아슬아슬한교섭이었다.
5장〈자본〉과6장〈식민지〉는일본내지와조선의미디어자본이‘불령’함을생성하는씨앗을배태하면서독서환경과시장을재편하고이를통해이익을취해왔다는사실을밝혀내었다.7장〈번역〉에서는중일전쟁당시미디어통제가제국의중심인도쿄와식민지조선에서위계관계를재생산하면서연동함으로써일어나는문화현상에주목했다.8장〈전쟁〉에서는일본미디어의한국전쟁보도가구일본제국의지적체계와경제력의부활(한국전쟁참전)이라는현실을은폐하면서폭력에가담하지않는‘중립적인평화국가,일본’의자화상그리기에부심하는모습을분석의대상으로삼았다.

일본전문가들이꼽은‘지금꼭권하고싶은책’

이책은일본인을대상으로,일본어로쓰인책이면서식민지를전면에내세운단행본임에도불구하고이례적으로많은일본미디어의주목을받았다.《마이니치신문》,《니혼게이자이신문》그리고교도통신사(23개지방신문전재)에서서평을실었고,《도서신문》,《주간독서인》등서평전문신문이실시한설문조사에서2024년상반기를대표하는책으로선정되었다.
“이책은식민지조선의출판유통을조망하면서‘내지’와식민지의복잡한교섭과갈등을예리하게그려내고있다……근대사를트랜스내셔널하게재해석한좋은책”(후쿠마요시아키교토대학교수),“문학사,문화사,사상사,미디어사,사회운동사등복수의영역을포괄하는연구서”(고미부치노리츠구와세다대학교수),“한국과책전문가45인이‘지금꼭권하고싶은책’으로선택”(마츠이리에아토미학원대학교수)등의서평이이책의가치를분명하게드러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