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두령

운두령

$17.00
SKU: 9791156229551
Categories: ALL BOOKS
Description
깜깜한 밤 어머니를 업고 걷는 운두령 눈길
두 형제가 가슴으로 재는 어머니의 무게
형이 며칠이나 술독에 빠져 지낸다는 어머니의 전화에 ‘나’는 형이 없는 어머니 집으로 향한다. 태몽에서 나온 곰처럼 덩치가 산만 한 형은 중학생이 되면서는 싸움에 연루되곤 했다. 성인이 되고서는 주먹 패거리와 어울리더니 교도소에 드나들 정도로 건실하지 못한 삶을 살았던 형이었다. 그날도 어딘가에서 술을 마시고 있을 터였다.

아픈 어머니를 병원에 모시기 위해 119에 신고해도 구급차가 오기엔 대설경보로 길이 막히기도 했고, 다른 교통사고를 처리하느라 늦어진다는 대답뿐이다. 결국 형제는 어머니를 차에 태우고 쌓인 눈을 헤치며 운두령을 넘어간다. 그마저도 눈길에 미끄러진 트럭이 가드레일을 받으면서 운전도 힘들어져 형제는 어머니를 업고 고개를 넘기로 한다.

눈 덮인 운두령의 상고대가 간직하던 형의 사연과 함께, 형제는 어머니의 무게를 느끼며 고개를 넘는다.
저자

안병규

ㆍ1959년강원춘천에서출생
ㆍ1988년강원일보신춘문예〈新龜旨歌〉당선으로문단데뷔
ㆍ장편〈토민〉,장편〈월스트리트로떠나는주식유학〉
ㆍ2019년중단편집《고개》출간
ㆍ2023년장편《의암호엔비단인어가산다》출간
ㆍ2025년중·단편《광주리》출간

목차

고개
운두령
박제가족
곰발바닥
구안와사
백사를찾아서

출판사 서평

곰같은형의가슴시린사랑
하얀상고대가맞이하는운두령눈길을떠올리며

《운두령》은안병규작가가2019년발표한《고개》에중편소설〈박제가족〉을추가해재출간한소설집이다.강원도방언을살리며춘천의암호일대의고즈넉한마을풍경을세심하게묘사하는안병규작가의탁월한능력이돋보이는책이다.

이소설집의제목이기도한〈운두령〉은형이며칠이나상심에빠져술만마신다고걱정하는어머니의전화로시작된다.길거리왈짜패와공직자라는,살아온길이다른형제가하나로뭉친것은저마다상실을겪은뒤다.자기자리에서아내의차가운눈길을받으며위기를그럭저럭넘긴‘나’와달리,형은사랑하는여자와떠났음에도행복이오래가지못했다.2년정도같이살다여자를병으로떠나보낸뒤에야돌아온형은동생아내에게눈엣가시가되었다.

전에느낀적없던뜨거움을느낀형에게그여인,연희의죽음은돌아와서앓아누울정도로크나큰상실이었다.자기가죽거든운두령이나계방산에데려다달라는연희의부탁으로형은그유골을화장해계방산에뿌린다.최근에도소주를사들고계방산을오르던형은그곳에서눈꽃처럼피어난연희를만난다.나무에하얗게내려앉은상고대를연희로생각하며추억한다.어머니를완전히동생에게인계한뒤,형은연희를만나러계방산으로가는듯눈길을다시올라간다.

형의뜨겁고맹목적인사랑은언제무너질지모를관계로사는동생부부와확연히다른모습이다.불안해보이는형이더단단한사랑을했고,안정적으로보이는동생이금방이라도허물어지는사랑을했다는점은어머니를업을때시각적으로표현된다.곰처럼듬직한형은힘든기색없이어머니를업고도눈길을헤치지만,‘나’는500m를채가기도힘들어한다.어머니의마음에늘형이있다는점과동생은그저금전적지원에그친다는점에서형이든든한체구로묘사되는것은당연한일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