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로 간 자전거 (양진채 스마트소설 | 양장본 Hardcover)

달로 간 자전거 (양진채 스마트소설 | 양장본 Hardcover)

$13.46
Description
스마트소설박인성문학상에 빛나는 양진채 소설가의 상처가 상처를 위로하는 시(詩)이자 짧고 깊은 소설!
스마트소설집 『달로 간 자전거』에는 30편의 스마트소설이 실려 있다. 1부가 서사를 가진 짧은 소설이라면 2부는 이미지에서 파생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1부의 작품들이 강렬하고 함축적인 서사로 독자를 끌어당긴다면, 2부의 이미지들은 오히려 시에 가깝다. 그러나 배면에 깔린 서사는 분명 소설이다. 독자는 한 이미지를 통해 다양한 상상력의 세계에 들어옴으로써 충실한 독자이자 잠재적 창작자가 된다. 이처럼 양진채의 스마트소설집 『달로 간 자전거』은 다양한 실험정신으로 소설의 경계를 파괴하면서 새로운 스마트소설의 지평을 넓혀나가고 있다.
저자

양진채

저자양진채는2008년조선일보신춘문예에단편소설?나스카라인?으로등단한양진채작가는소설집『푸른유리심장』,장편소설『변사기담』을냈다.공저로테마소설집『인천,소설을낳다』과『1995』,5인중편집『선택』,세월호엔솔로지『숨어버린사람들』이있다.?구멍?으로제2회스마트소설박인성문학상을수상하였다.
장편소설『변사기담』으로지난시대변사‘기담’의일생을눈부신‘기담(奇談)’으로펼쳐놓아많은독자들을재미있고기이한이야기속으로빠져들게했던그가,동시에스마트소설?구멍?으로,작지만세계를담는‘구멍’과도같이짧은소설에서긴여운을펼쳐보여갈채를받은스마트소설상수상작가이기도한것이다.길고짧은이야기의호흡을자유자재로구사하는이야기꾼이다.

목차

004 작가의말

푸른바다엔고래가산다네
012 구멍
020 파꽃
030 동치미
040 껌
048 변기위의사내
060 개의시간
068 새벽,편의점
076 카카오톡
082 에스페로
094 사의찬미
104 스텝바이스텝
114 원추리
130 월남쌈을드세요
142 푸른바다엔고래가산다네
156 폭설

시인이사는동네
166 자유공원
174 노콘no-control
182 밤벌레
186 강릉,모래커피
194 풀,풀,풀
200 달로간자전거
206 매미
210 청학동느티나무
212 시인이사는동네
222 풋
226 월미도초혼招魂
232 밀
236 연희,여름
246 연희,다시
252 연희,가을

출판사 서평

스마트소설은오늘날현대인들의눈과귀를사로잡고있는스마트폰과소설의결합을시도하는새로운변환의문학장르라고할수있다.둘의만남을위한조건으로생각해볼수있는것은크게세가지이다.우선고려해야할점은적절한분량이다.독자가짧은시간에완독이가능한분량이적당하다.두번째로스마트소설은무엇보다압축미와간결미를지녀야한다.잘만들어진광고카피가수천마디의말보다도더한힘을발휘하듯이,스마트폰에들어간소설은짧은분량안에문학이지닌통찰과혜안을담아내야할것이다.이를위해서는각종실험적인기법이총동원될수밖에없다.또한압축미와간결미를위해서는문체상의혁신도이루어질수밖에없다.마지막으로는강렬한시사성을지녀야한다.또한,끝내포기할수없는것은문학적품격이다.양진채소설가의『달로간자전거』는이러한스마트소설의세계를시적이미지와서사로낯설고도완벽하게구현해내고있다.

짧은소설은대개시의원리를품고있다.이책에수록된양진채의짧은소설들에도물론시적착상이잘드러나있다.?껌?을먼저읽어보자.누군가가건넨추억속의껌‘쥬시후레쉬’를입에밀어넣은순간,그껌을손에쥐어주었던누군가의손길이,이어그껌을달라고해서손에받아가던또다른누군가의야무진손길이떠오른다.그껌은언젠가‘나’에게‘닿았던’것이다.‘나’는인생의여분과도같은알츠하이머병의시간을껌을씹으며버티던노교수를떠올려버린것이다.그때노교수가씹고있던것은무엇이었을까,궁금했던나에게‘껌’은베트남어로‘밥’이라는가이드의말이들려온다.그때껌과밥이‘닮았다’는것이불현듯머리를친다.그것들은달다.그러고보면껌을밥처럼씹었던노스승은,남은삶의시간을채워내는껌의달콤함을,지난삶의시간을지탱해온밥의달큰함으로바꾸어느끼고있었는지도모른다.아니,바꾸어말하면그는그시간을씹고있었는지도모른다.남은시간을껌삼아,지난시간을밥삼아,곱씹고있었는지모른다.껌과밥과우리생의시간은꼭‘쥬시후레쉬’맛으로‘닮아’있는것이다.
「달로간자전거」역시‘닮은’것에대한이야기에서시작된다.자전거바퀴를보면‘나’의마음에는늘그것과꼭‘닮은’달이떠오른다.그리고자전거를보면‘나’는끝내한사람을더떠올리고야만다.늘자전거를어루만지던,자전거를조립하거나수리하는손길이더없이익숙하던,자전거의곁에있던그사람.자전거와‘닿아’있던그사람.마음속에서달과자전거,그리고자전거포그사람은하나가된다.‘닮음’과‘닿음’의마음의길이훤히보인다.그런데그마음길은이내모양을바꾼다.자전거,그사람,그리고달이라는또다른연결고리.영화속자전거를타고달너머로날아가던아이들의모습을그사람은오래기억했던것이다.그리하여그사람도자전거를타고달속으로일찌감치떠난것이다.자전거와그사람과달은‘닿아’있는것이다.그리고‘나’의마음속에는자전거와그사람과달이‘닮아’있을터이다.어떤‘먼환함’으로,아니‘멀리있어환한’어떤것으로여겨질터이다.마음길은조금씩마음을바꾸며이어져간다.그길을따라가는것이바로소설이다.
?연희,여름」은산책하는이야기이다.산책이란‘닿아’있는길을따라춤을추듯발길을옮기는것이다.길을따라가면서,그다음에는무엇이나오나,‘닿아’있는것들로가볍게눈길을옮기는것이다.‘나’의이발길,눈길을따라가다보면홍제천변의풍경이펼쳐진다.어느날에는운동기구를이용하고있는사람을보기도하고,어느날에는봉고차에서채소를내리고있는사람을마주치기도한다.발밑에자색양파하나가굴러오기도하고,땡감들이떨어진것을보기도한다.‘나’의마음은차분하다.발길,눈길에와‘닿는’것들을그저조용히바라보고있다.그러던어느날‘나’는‘홍남교자전거대여소앞’라는버스정류장을보게된다.둘러보아도자전거대여소라할만한곳은찾지못했다.지나간시간에대한사람들의기억을담고있는정류소인지도몰랐다.그러니천변길은어디까지‘닿아’있는것일까,몇십년전,아니백년전의아득한시간에까지‘닿아’있는것일까.그러고보니,아득한생의기억들이그대로흔적을남기고있는도시천변의거리로무작정나선‘나그네’가,곧소설가와‘닮아’있음을알게된다.저구보박태원의?소설가구보씨의일일?에서도산책하는소설가가등장하듯이,산책이란본래소설가의일이기도하다(산문은본래은유보다는환유에가까운것이라했다).이산책자-소설가는산책길에“아직여물지않아둥근것들”을주워올리기도하는것이다.세상에구르는무수한생의기억들,보나마나‘떫은맛’을머금은생의파편들을하릴없이줍는일로살아가는,그덧없는보람으로숨쉬는것이곧소설가가아니겠는가.
한편‘달개비꽃’을모아다빛깔고운잉크를만들어연서를쓰는것이시인의일이라해보자.어쩐지그것은소설가인‘나’의일과는다른것만같다.그러나조금은달라보이더라도결국은꼼짝없이같은것이바로시의일과소설의일이다.‘연희’에머무르게되면‘연희’를어느새연인처럼사랑해버리는,백년전부터있었던이시장통과몇십년전에다니던자전거대여소를언제까지잊지못해그리워하는그마음,다정한‘연희백련’의마음,그것이우리가어쩌지못하는시와소설의마음아닌가.우리네몸을대고비비던,우리가‘닿은’것과우리네삶을그대로닮아덜여물고둥근,우리를‘닮은’것에마음을주어버리는것이,그것이바로우리가끝내버리지못하는문학의그마음아닌가.그마음씀씀이를,우리는양진채작가의소설속에서다시확인한다.

양진채작가의소설은그리하여‘흥남자전거대여소’를,그어떤추억의자전거포,비밀의자전거포와도같다.정겨운그곳을‘닮아’있고,흔적뿐인그곳에‘가닿아’있다.그소설을읽으며우리의마음은덩달아바쁘다.그가보여주는마음길을따라자전거의바퀴처럼둥그런마음의바퀴를바지런히굴리다보면,어느새우리는우리마음속에는훤하지만우리가한번도가보지않은어떤천변길에이르러있다.분명우리가아는곳인데우리가처음온그곳,우리네마음을꼭‘닮아’있지만우리가잃어버린그곳,우리네삶과꼭‘닿아’있지만우리가잊어버린그곳,그기억의천변,꿈속의길로그녀의자전거는우리를안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