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운명을 개척하고 싶었던 소녀의
나 홀로 금강산 여행기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에도 금세 날아갈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불과 한 세대 전인 1980년대까지만 해도 관광 목적의 여권 발급 자체가 불가능했다. 여행에 대한 온전한 자유가 주어진 지 지금으로부터 고작 30년 정도 된 셈이다.
지금부터 약 200년 전, 자유로운 여행을 꿈꾸고 실행에 옮긴 한 소녀가 있었으니, 바로 여성 시인 김금원(금원당 김씨)이다. 조선 땅을 벗어난 것은 아니었지만 원주에서 출발해 제천, 단양, 금강산을 거쳐 한양까지 무려 1,000킬로미터에 이르는 여정을 두 발로 걸었다. 여성이라는 성별의 제약을 뛰어넘은 이 여행을 떠나던 당시 금원이 고작 열네 살이었다는 사실은 더욱 큰 놀라움을 자아낸다. 금원은 훗날 《호동서락기》라는 책으로 자신의 발자취를 기록했다. 《담장을 넘은 소녀》는 바로 이 여정을 그린 역사소설이다.
열다섯이 되면 양반의 소실이 되거나 기생이 되어야 하는 얼녀의 운명을 타고 난 금원은 금강산을 그린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를 우연히 보고 금강산 유람을 결심한다. 그리고 남장을 한 채 길을 떠난다. 이 책은 금원이 여행길에서 어쩌면 정말 만났을지도 모르는 인물들을 재기발랄한 상상력으로 그려 낸다. 불의의 상황에 처한 약자를 지혜로운 임기응변으로 돕는 등짐장수, 백성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호숫가에서 물고기 정보 책을 쓰는 실학자 노인, 삿갓을 쓴 의문의 시인 등 많은 사람들이 등장해 저마다 삶의 지혜와 시인으로서의 예술관을 금원의 가슴속에 심어 준다.
여행기이자 성장기,
담장을 짚고 선 청소년을 위하여
산천을 유람하는 여인은 곤장 100대에 처한다는 법이 있던 시절이었으므로, 금원의 여행은 사실상 죽음까지도 각오한 도전이자 자유를 향한 갈망이었다. 무엇이 열네 살 소녀가 죽기까지 각오하게 만들었을까 질문하며 한 뼘씩 자라나는 금원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여행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금원은 그저 멋진 풍광을 감상하기 위해서 떠난 것이 아니었다. 집을 나서기 전부터, 그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도 금원은 계속해서 질문한다. 나는 무엇인지, 제한된 운명 속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금원이 찾고 싶었고, 결국 찾아낸 건 ‘나’였다. 어찌 보면 여행이란 ‘나의 생활’ 가운데에서 ‘나’만 빼고 모든 것을 바꿔 결국 자신을 생생하게 마주하고 찾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그렇다면 이 유쾌하고 산뜻한 여행기는 곧 금원의 성장기가 되고, 청소년 독자 각자의 성장기가 된다.
이제 여행은 얼마든지 할 수 있게 되었지만, 또 터무니없는 성차별이나 신분제는 사라졌지만 오늘날에도 세상에는 또 다른 담장이 수없이 존재한다. 금원이 여행을 떠났던 열네 살 즈음이 되면 청소년들은 그 담장의 존재를 실감하게 된다. 신분, 그리고 성별이라는 담장 앞에서도 어떻게든 자기 길을 가고자 노력했던 금원처럼 그들도 담벼락을 기어오르고 문과 길을 찾아 달리며 무럭무럭 자라나기를 《담장을 넘은 소녀》는 응원하고 있다.
나 홀로 금강산 여행기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에도 금세 날아갈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불과 한 세대 전인 1980년대까지만 해도 관광 목적의 여권 발급 자체가 불가능했다. 여행에 대한 온전한 자유가 주어진 지 지금으로부터 고작 30년 정도 된 셈이다.
지금부터 약 200년 전, 자유로운 여행을 꿈꾸고 실행에 옮긴 한 소녀가 있었으니, 바로 여성 시인 김금원(금원당 김씨)이다. 조선 땅을 벗어난 것은 아니었지만 원주에서 출발해 제천, 단양, 금강산을 거쳐 한양까지 무려 1,000킬로미터에 이르는 여정을 두 발로 걸었다. 여성이라는 성별의 제약을 뛰어넘은 이 여행을 떠나던 당시 금원이 고작 열네 살이었다는 사실은 더욱 큰 놀라움을 자아낸다. 금원은 훗날 《호동서락기》라는 책으로 자신의 발자취를 기록했다. 《담장을 넘은 소녀》는 바로 이 여정을 그린 역사소설이다.
열다섯이 되면 양반의 소실이 되거나 기생이 되어야 하는 얼녀의 운명을 타고 난 금원은 금강산을 그린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를 우연히 보고 금강산 유람을 결심한다. 그리고 남장을 한 채 길을 떠난다. 이 책은 금원이 여행길에서 어쩌면 정말 만났을지도 모르는 인물들을 재기발랄한 상상력으로 그려 낸다. 불의의 상황에 처한 약자를 지혜로운 임기응변으로 돕는 등짐장수, 백성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호숫가에서 물고기 정보 책을 쓰는 실학자 노인, 삿갓을 쓴 의문의 시인 등 많은 사람들이 등장해 저마다 삶의 지혜와 시인으로서의 예술관을 금원의 가슴속에 심어 준다.
여행기이자 성장기,
담장을 짚고 선 청소년을 위하여
산천을 유람하는 여인은 곤장 100대에 처한다는 법이 있던 시절이었으므로, 금원의 여행은 사실상 죽음까지도 각오한 도전이자 자유를 향한 갈망이었다. 무엇이 열네 살 소녀가 죽기까지 각오하게 만들었을까 질문하며 한 뼘씩 자라나는 금원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여행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금원은 그저 멋진 풍광을 감상하기 위해서 떠난 것이 아니었다. 집을 나서기 전부터, 그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도 금원은 계속해서 질문한다. 나는 무엇인지, 제한된 운명 속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금원이 찾고 싶었고, 결국 찾아낸 건 ‘나’였다. 어찌 보면 여행이란 ‘나의 생활’ 가운데에서 ‘나’만 빼고 모든 것을 바꿔 결국 자신을 생생하게 마주하고 찾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그렇다면 이 유쾌하고 산뜻한 여행기는 곧 금원의 성장기가 되고, 청소년 독자 각자의 성장기가 된다.
이제 여행은 얼마든지 할 수 있게 되었지만, 또 터무니없는 성차별이나 신분제는 사라졌지만 오늘날에도 세상에는 또 다른 담장이 수없이 존재한다. 금원이 여행을 떠났던 열네 살 즈음이 되면 청소년들은 그 담장의 존재를 실감하게 된다. 신분, 그리고 성별이라는 담장 앞에서도 어떻게든 자기 길을 가고자 노력했던 금원처럼 그들도 담벼락을 기어오르고 문과 길을 찾아 달리며 무럭무럭 자라나기를 《담장을 넘은 소녀》는 응원하고 있다.
담장을 넘은 소녀 : 남장 시인 김금원의 나 홀로 여행기 - 오늘의 청소년 문학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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