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을 건너온 약속 - 오늘의 청소년 문학 39

백년을 건너온 약속 - 오늘의 청소년 문학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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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불바다가 된 도시, 사람이 사람을 해치는
광란의 현장에 덩그러니 던져지다
돌아가신 할머니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학생 마에다 린, 오래돼 보이는 만년필촉을 무심코 집어 드는 순간 황금빛의 소용돌이가 주변을 감싸고,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만다. 매캐한 연기에 쿨럭이며 주변을 살펴보니 땅이 갈라져 있고, 벌건 불길이 여기저기 넘실댔다. 애써 정신을 차렸을 때 그 풍경만큼이나 낯설었던 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전통 의상을 입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들리는 목소리. “조선인들을 잡아 죽여라!”
죽창과 일본도를 손에 든 사람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린은 생각한다. ‘여기가 바로 지옥이구나.’ 100년을 거슬러 대지진과 학살의 현장에 던져진 린은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그녀가 목격한, 지진보다도 더 끔찍한 그날의 참상은 무엇이었을까?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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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진미

중·고등학교에서국어를가르치며어린이와청소년을위한글을쓴다.나의글이사람과사람을서로이어주기를,독자와세상을서로이어주기를소망한다.

청소년소설《괴질》,《열다섯,비밀의온도》,《그여름의끝》,《독립운동가가된고딩》과창작동화《백만장자할머니와상속자들》,역사인물동화《평등한세상을꿈꾼아름다운사람들》,《차별에맞서꿈을이룬빛나는여성들》을썼다.

목차

프롤로그
#마에다린,2023년도쿄
#양정필,1923년경남합천
#마에다린,2023년도쿄
#양정필,1923년도쿄
#마에다린,2023년도쿄
#양정필,1923년도쿄
#마에다린,1923년도쿄
#양정필,1923년도쿄
#마에다린,1923년도쿄
#양정필,1923년도쿄
#마에다린,1923년도쿄
#양정훈,1923년도쿄
#마에다린,1923년도쿄
#양정필,1923년도쿄
#마에다린,1923년도쿄
#양정필,1923년도쿄
#마에다린,1923년도쿄
#마에다유카리,2023년도쿄
#오하루,2023년도쿄
#철물점김사장,2023년도쿄
#마에다린,2023년도쿄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간토대지진학살100주년
이제는눈을떠야할때

2023년9월1일은간토대지진이일어난지꼭100년이되는날이다.커다란지진속많은사람이죽었는데,문제는지진만이사람을죽인범인이아니었다는것이다.혼란을틈타조선인들이강도,방화등범죄를저지르고사람들이마시는우물에독을풀었다는소문이파다하게퍼진다.급기야적지않은일본인들이자경단을조직해폭동을진압한다는명목으로‘조선인사냥’을나선다.단며칠만에무고하게희생된사람은6661명,그나마도당시일본정부가증거를인멸하는바람에정확한수치인지알기어렵다.
그리고한세기가지나도록이에대한진심어린사과는커녕반성이나진상파악조차공식적으로이루어지지못했다.통탄할노릇이지만,한편으로는자기청춘과인생을내던져가면서까지이사건의진실을밝히고알리려노력하는이들이있었다.놀랍게도그중심에는한일본인교사가있다.40여년전우연히간토대지진학살에관해알게된후,양심의소리를외면하지못해여든이넘은지금까지증언과증거자료를수집하며활동하고있고,이는국내민간단체의노력과힘을합해작지만의미있는결실을맺어나가고있다.《백년을건너온약속》은바로여기서출발한소설이다.지나간일을그저지나간것으로만치부하지않고못다밝힌진실을끝까지파헤치며지금우리의거울로삼는것.100년이나늦었다.이제는비로소눈을떠야할때다.

다른누가아닌나의이야기
우리는어떻게혐오와싸워나갈것인가

독자와똑같이2023년에살던주인공이역사적사건의한가운데에떨어지는데서부터《백년을건너온약속》은독자의오감을틀어쥔다.당대의인물이아니라나와같은시대에사는학생이교복을입은채로갑자기땅이울리고사람들이울부짖는100년전의도시를헤매는과정은읽는이의침을꼴깍넘기기에충분하다.거기에한스푼첨가한주인공린의가족과간토대지진사이에얽힌미스터리가이야기의몰입감을한층더한다.
일제강점기에벌어진사건을배경으로하는작품의주인공을일본인학생으로설정한것역시도소설의입체감을높인다.간토대지진에대해아무것도몰랐던일본인소녀를통해,독자가피해자의후예인한국인으로서이사건을바라보는것이아니라한인간으로서바라보도록자연스럽게유도한다.이처럼《백년을건너온약속》은분노와울분을표출하는데그치지않고100년전의학살사건을오늘날어떻게바라볼것인지,더나아가지금사회에도만연한여러혐오문제에어떤목소리를낼것인지까지스스로고민하도록질문을던진다.

책속에서

린은두려운마음도들었지만,할머니의비밀을꼭알아내고야말겠다고생각했다.그것이할머니를위해자신이지금할수있는유일한일이라는생각이어렴풋이들었기때문이다.
_본문34쪽

“센진을죽여라,죽여라!”
꿈이아니었다.바로옆에서들려오는소리였다.장정여럿이한데모여죽창이나쇠막대기를들고발을구르며소리를지르고있었다.
_본문55쪽

“뭐야,여긴?지옥이야?”
아닌게아니라두사람의눈앞에펼쳐진모습은지옥을떠올리게했다.어스름한하늘을배경으로시뻘건불길이건물이곳저곳에서넘실대고,검은연기가자욱했다.
_본문62-63쪽

“조센진폭도들이우물에독약을풀었으니절대우물물을마시면안됩니다!”
자경단원들이경관을불러세웠다.
“이보시오,나리.센진들이폭동을일으켰다는말을믿지못하는자가여기있소.그게그저헛소문일뿐이오?”
_본문67쪽

“당신누군데우리애를데리고있는거야?”
“아이가산에서울고있어서데려다준것뿐입니다.”
옆에있던남자가끼어들었다.
“그런데왜도망치듯가려했지?말투도왠지어색하고.”
또다른남자가정필의어깨를밀며을러댔다.
“너센진이지?그렇지?”
_본문132쪽

나는당신을찾기위해살아왔고,당신을지우지못해죽어갑니다.
당신과한약속을끝내지키지못해미안합니다.

그건할머니의글씨가아니었다.그글을남긴사람이바로히데코임을린은어렵지않게떠올릴수있었다.
_본문140쪽

하루는마음이꽉차오르는느낌이었다.진실을알리기위해노력하는사람들은언제나,어디에나있다.예전에도그랬고,지금도그렇고,앞으로도그럴것이다.
_본문14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