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우들
밤하늘을보며수만가지우주의이야기를상상한다.그상상이재미있는글이되길바라며매일쓴다.제14회사계김장생신인문학상동화부문특별상을받았고,2020년매일신문신춘문예에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2023년경기예술지원문학창작지원에《혁거세슈퍼》가선정되었으며,대한민국과학소재스토리공모전단편소설부문에서우수상을받았다.지은책으로《빨간벽돌집의비밀》이있다
박혁거세테마파크의밤지구교육알배기알백9번홀자리가수리밖으로5년전의말한길게르마늄총판좋아요놓치다진국막걸리검은모자의정체지구를지키는빛초대장호랑이굴‘처음’으로가득한날다시가수리별이빛나는밤에에필로그작가의말
튼튼한기초위에남다른개성으로정교하게지어올린웰메이드소설《혁거세슈퍼》의장르를한단어로정의내리기는어렵다.‘미스터리판타지액션스릴러가족소설’정도면표현이될까?어찌되었든무척독특한이야기임에는틀림없다.사라진할머니를찾아나서며여러단서를조각조각모아가는과정은미스터리물의성격을,거기에함께하는인물이의심할여지없이외계인이라는점과이외계인이사용하는온갖능력은판타지의특성을지니고있다.반면거의모든사건이벌어지는장소는너무나도현실적인도시한복판이다.환경을자세하게묘사할뿐아니라대치동학원가,불광역인근상가,서울역계단등구체적인지명을언급하며현장감을높인다.바로이지점이묘하게독자를끌어당긴다.이러한설정은마치SF영화에서히어로들이마포대교,강남대로등우리눈에익은곳에서적과싸우는장면을보는것과유사한재미를가져다준다.개성넘치는스타일만큼이나이야기의전개역시예상가능한범주를훌쩍뛰어넘는다.발칙하고흥미진진한이야기가앞에서는상상하지못했던방향으로,그러면서도몰입감이깨질틈없이짜임새있게치고나간다.작은복선하나하나버리지않고활용하는치밀함도돋보인다.특히별것아닌줄알았던초반부의해프닝에서은근히밝혀진작은설정이이야기의절정에서아주중요한역할을수행하는대목은독자의입에서탄성을자아내는카타르시스를선사한다.나의‘유일한사람’은누구일까?성숙한관계맺기를그린성장드라마두주먹을꼭쥐고귤희의여정에함께하면통쾌함을건너따뜻한결말이독자를기다린다.오락영화와견주어도손색없는속도감과짜릿함을느끼는것만으로도즐거운독서경험이되겠지만조금만더자세히읽어보면《혁거세슈퍼》의곳곳에는곰곰이생각해볼만한여러주제가잘숨겨져있다.가족이라고는둘뿐인데도일정거리이하로가까워지지못했던할머니와귤희사이에감춰져있던비밀이드러나는과정과귤희가사건속에서할머니의사랑을깨달아느끼게되는데에서는가족의진정한의미가무엇인가하는질문이던져진다.또작중에는외계인으로표현되었지만사실우리사회에도존재하는다양한군상의인물들이얽혀벌이는소동에는타인과의‘관계맺기’에관한메시지가담겨있다.미끄럼타듯이야기를단김에소화한다음에는‘유일한사람’과헤어지는아픔을안고지금껏귤희를보살펴온할머니,음지에서동족들을위해살아온진국,반대로자기이익을위해동족들을속이고괴롭히며살아온광한길등소설속인물들의입장을좀더깊이들여다보길바란다.주변사람들과의더욱성숙한사회적관계를추구하는자신의성장을체험할수있을것이다.책속에서“외…외계인?”그말이신호인것처럼그희끄무레한존재가귤희쪽을바라봤다._본문11~12쪽“내가도와줄까?오늘네가찍은거랑아까내가변신하는장면도더해서만들어줄수있는데.”알백이상기된얼굴로말했다.“그걸올리자고?너나사견학하고싶니?얘가진짜겁이없네.그리고네가변신하는건찍지도않았어.”“내가기억하잖아.내기억에만있으면그거다지구인들이보는영상으로만들수있어.”_본문26쪽할머니에게무슨일이생긴것이분명했다.한길게르마늄이보통의사무실로보이지않는것도이상했지만지금중요한건할머니가어디에있는지알수없다는것이었다.“언니,나서울에가야겠어.할머니한테무슨일이있는거같아.”_본문54쪽검은모자들은귤희를향해다가오고,알백은사람들의환호에취해더신이나서손을흔들고있었다.검은모자들은이제귤희의몇발자국앞까지다가왔다.이대로있다가는꼼짝없이저들에게잡힐것같았다._본문98-99쪽“너…할머니에대해다알고있는게아니구나?”귤희는멈칫했다.진국의말은할머니가사라진순간부터귤희가가장절절하게느껴왔던것이었다.유일한가족인할머니에대해귤희는알고있는것이너무없었다._본문114쪽귤희가휘청하는것을본알백이귤희를잡았다.귤희는알피를잡고있는손에힘을주다난간밖으로기울어졌다.난간밖으로귤희가떨어졌다.귤희의손을잡고있던알백도따라미끄러졌다._본문146쪽“이젠나하고약속해.내옆에꼭붙어있는다고.”“약속은무슨…아이고.힘들어서난좀누우련다.”귤희는돌아눕기전할머니얼굴에슬쩍비친미소를보았다._본문15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