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으로 온 카스테라 - 오늘의 청소년 문학 43

조선으로 온 카스테라 - 오늘의 청소년 문학 43

$14.00
Description
절망과 시련에 용기를 더해
완벽한 카스테라를 구워 내기까지
주인공 다미는 역관의 딸이다. 아버지에게 글을 배웠고 중국어 통변까지 할 줄 안다. 그뿐만 아니라 손끝이 야무져서 음식을 잘하고 입맛도 남다르다. 그러나 홍경래의 난 잔당에 가담했던 어머니는 행방불명되고 아버지는 그 일 때문에 모진 고문을 받다가 혀가 잘리고 팔다리가 부러져 앓아누우며 집안이 풍비박산 나고 만다.
설상가상 원치 않는 혼인까지 강요받게 된 다미는 어머니의 친척 조 상궁의 도움을 받아 궁녀가 되는 것을 유일한 탈출구로 여긴다. 그러나 다미의 재주를 알아본 조 상궁은 다미를 빙허각에게 소개한다. 빙허각은 여성이었지만 부녀자들을 위해 책을 쓰고 시동생에게 논어와 맹자를 가르칠 만큼 빼어난 인물이었다. 빙허각은 다미에게 품삯을 벌 일감을 주는 한편 스스로 자기 재능을 깨닫도록 다미를 일깨운다. 비극적인 가족사 탓에 불만과 분노로 가득했던 다미는 빙허각에게서 주체적인 여인의 삶에 대해 듣고 깊이 생각하게 된다.
그 시절도 잠시, 다미 아버지는 천주교 책을 보다가 다시 관아에 끌려가고, 다미는 빙허각의 도움으로 난리를 피해 타지로 떠난다. 거기서 다미는 주막집 주인 파주댁, 어부 또리 아재와 다산 정약용, 장사꾼 김무생 등 여러 어른을 만나고, 그들에게 배우며 한 단계 더 자라난다. 그리고 끝내 다미는 궁녀가 되는 길을 포기하고 제 능력으로 자기만의 삶을 꾸려 나가기로 마음먹는다.
책에서 본 ‘가수저라(카스테라)’를 직접 만들어 보는 것이 그 다짐의 시작이다. 다미는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조선에서는 그 누구도 해 본 적 없는 일을 해내는 것을 목표로 삼은 것이다. 과연 다미는 가수저라를 만드는 데 성공하고, 더 밝은 내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저자

한정영

저자:한정영
중앙대학교문예창작학과를졸업하고같은학교에서연구교수를지냈다.지금은한겨레교육문화센터와JY스토리텔링아카데미에서미래의작가들을위한다양한강의를하고있으며,현장의생생한강의노트를토대로《동화·청소년소설쓰기의모든것》을펴냈다.
청소년소설로문학나눔선정도서《나는조선의소년비행사입니다》를비롯해《히라도의눈물》《소녀저격수》《엘리자베스를부탁해》등을썼고,동화로는초등국어활동교과서수록작《굿모닝,굿모닝?》과《닻별》《한밤중마녀를찾아간고양이》《33번째달의마법》등다수의작품을집필했다.

목차


말할수없는결심
결코다른처지가아니라서
올가미
그날밤의비명
마지막인연
두물머리의수상한밤
강너머의선비
큰손님이찾아오다
누군가가가야할길이라면
나의이름으로살기위해서
죽은자의도움
내손끝을믿어보겠습니다

에필로그:가수저라를드시겠어요?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누구도아닌나의내일을위한
작지만힘찬날갯짓

네귀퉁이의기둥가운데하나만부실해도건물은여지없이무너져내린다.밥을지을때도마찬가지다.쌀과물의양,불의세기,조리시간중한가지만틀어져도못먹게된다.다미의삶도그랬다.언뜻보기에는단순히좋은어른들의도움덕에,그리고타고난재주덕에어두웠던다미의삶에변화가찾아온것같지만,다미가그도움과변화를받아들이려준비하고노력하지않았다면다미는아마계속해서암울한현실속에갇혀있었거나,자기이름을포기하고궁녀가되었을지도모른다.

“‘나비효과’라는말을기억하고있지요?가녀린나비의날갯짓처럼,하찮아보이는우리의미세한꿈틀거림이미래를바꾸어놓을수있다는의미로이해해도좋습니다.당장은그사소한움직임이눈에띄지않을지라도시간을넘어저먼미래로가면,바로그꿈틀거림으로인해우리는남들과는조금이라도다른길을걷고있을것입니다.”_‘작가의말’중에서

다미는빙허각에게‘여성도자기삶의방향을결정하고재능을펼칠수있다’라는이야기를들었을때처음에는거부감을느꼈지만끊임없이그말을곱씹으며고민했다.또이미가진재능도계속해서갈고닦았는데,카스테라와별사탕같은서양음식조리법을책에서우연히접했을때도낯선것이라며외면하지않고자기재능을더넓은분야로확장해냈다.결국다관을운영해보겠느냐는김무생의제안을받았을때,다미는그동안부단한노력으로단단해진스스로를믿고자신의미래를직접선택할수있었다.
누구든자신이처한환경에서자유로울수는없다.그러나그안에서어느쪽으로나아갈지결정하는건자기자신뿐이라는것,보잘것없어보이지만꾸준한날갯짓이끝내바람의방향을바꾸고야만다는것을21세기의청소년들에게19세기소녀다미가보여준다.

책속에서

“크흠!다미가그런재주가있는줄은몰랐네.”
“그런재주만있어요?손끝은또얼마나야무진데.지난가을부터손님들이다미가만든섞박지만찾던기억안나요?공연히애트집잡을생각일랑말아요.”
_18쪽<말할수없는결심>

“그런데너는어찌이런재주를써볼생각은않고,궁녀가되고싶어한것이냐?”
다미는갑작스러운물음에숨을딱멈추고말았다.
_28쪽<결코다른처지가아니라서>

“이제부터는네손끝을,네입맛과네가진심을다해서할수있는것들을믿어라.그러면남들이하지못한것들도할수있을게야.그리고그게너를살게해줄것이다.”
_71쪽<마지막인연>

“노비에게누가글을가르쳐요?”
“그러니까별나다는거지.그댁작은마님이그렇게극성이었대.시동생도직접가르쳐서과거에합격시켰다던데?”
비로소다미는빙허각이자신을이리로보낸이유를알것같았다.자신도모르게고개를끄덕였다.
_93쪽<강너머의신비>

“괜찮다.아무런바탕도없이어찌처음부터잘되겠느냐?하고또하다보면되는것이지.새로운것을해보겠다고나서는용기가더필요한때다.아무것도하지않으면아무런일도일어나지않는다는말이있지않으냐?”
_130쪽<누군가가가야할길이라면>

다미는비로소안도의숨을내쉬었다.그러나동시에스스로몹시부끄러웠다.불과얼마전,조상궁에게자신의이름으로살겠다며,벼르고벼르던궁녀의길을마다했는데,다른이의이름으로살아남다니.별로먹은것이없는데도쓴물이목구멍으로넘어왔다.
_163쪽<죽은자의도움>

“제물포에는조선인도많지만,청국인과양인도꽤드나든다.그곳을오가는사람들대다수는상인이지만,다른일로드나드는사람들도많다.그래서더더욱다관이필요하지.그곳에드나드는청국사람들이나양인들에게차와함께가수저라와같은양이의음식을팔아볼생각이다.”
“네?제게주모를하란말씀이십니까?”
_176쪽<내손끝을믿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