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공원에서 만나

망한 공원에서 만나

$14.00
Description
“가끔은 세상이 나를 위해 마법을 걸기도 해”

인생 최악의 순간, 희망을 기다리는
이들에게 건네는 초록빛 응원
세상이 무너진 것 같을 때
망한 공원에서 만나

아빠의 사업 실패로 원치 않게 이사를 한 중학생 수하는 부모님의 다툼에 지쳐 아직 낯선 집 근처 공원으로 향한다. 공원 입구에 붙은 팻말에 적힌 이름은 ‘망 공원’. 망해서 이사 온 동네 공원 이름이 망 공원이라니. 쓴웃음을 짓는 수하의 앞에는 공원 이름에 어울릴 법한 사람들이 하나둘 나타난다.
언제나 쾌활한 춤꾼이지만 사고로 아빠를 잃은 아픔을 아직 다 씻지 못한 이온, 당찬 축구 동아리 여자 주장이지만 역시 가족 안의 상처를 간직한 민들레, 평생 가족을 위해 희생하다가 처음으로 마음을 나눈 사람을 잃은 정숙 씨, 첫 직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그만둔 데다 알레르기 때문에 키우던 고양이와도 헤어진 공주, 꿈을 갖고 고등학교를 자퇴했지만 폭식증에 걸리고 만 희수까지. 하나같이 무거운 짐을 짊어져 어깨가 축 처진 이들이다.
각기 다른 아픔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사람들은 공원에서 우연히, 또는 운명처럼 만난다. 다들 날이 서 있는 만큼 만남은 유쾌하지 않았다. 공주는 정숙 씨를 고양이 도둑으로 오해해 쏘아붙이고, 희수는 자신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수하에게 지나치게 차갑게 대하고 만다. 그러려던 게 아닌데, 말이 마음과 다르게 나와서 서로 상처를 주기도 하고 스스로에게 실망하기도 한다. 그러나 생명을 품은 이 공원에서, 이들은 모두 잘못 잠근 단추를 하나씩 풀고 다시 채우듯 서로 마음을 열고 다가간다. 자신이 오해했던 상대방의 진짜 모습에서 위안과 용기를 얻으며, 나에게 없는 것을 다른 이에게서 발견하며 작지만 분명한 변화를 맞이한다.
언젠가 수하는 알게 됐다. 이 공원을 찾은 사람들이 맺은 관계처럼 끈끈하고 단단하게 얽힌 장미 덩굴이 ‘망 공원’의 진짜 이름 일부를 가리고 있었다는 것을. 어둠이 드리워 있던 이들의 얼굴이 모두를 품은 이 공원에서 서서히 밝아지고 있음을.
저자

오미경

저자:오미경
어린시절시골에서자연과함께자란경험이글쓰기의밑거름이되었다.1998년<어린이동산>에중편동화<신발귀신나무>가당선되었고,2012년장편동화《사춘기가족》이한국도서관협회‘올해의아동청소년문학상’을받았다.
지은책으로청소년소설《푸른숨》,그림책《물개할망》,동화《안녕,나의하비》,《꿈꾸는꼬마돼지욜》,《직지원정대》,《교환일기》,《똥전쟁》등이있다.

목차

첫번째이야기,알을품는공원
두번째이야기,이온과온리
세번째이야기,정숙씨와철시인
네번째이야기,공주와여러이름의고양이
다섯번째이야기,민들레와새나무
여섯번째이야기,파란머리희수
일곱번째이야기,바질의마음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소설책밖청소년에게도
가끔은힐링이필요해

청소년소설의가장주요한키워드는뭐니뭐니해도‘성장’이다.많은독자에게사랑받은이야기의주인공은일생일대의사건을겪으며완전히다른사람으로변화한다.‘위기-극복-성장’이일련의공식으로자리잡았다고해도무리는아니다.
그런데꼭그래야할까?현실에서일어나기어려운일에부딪히고이겨내는주인공을바라보며카타르시스를느끼는것이소설의재미라해도,매일건조하고각박한일상을보내는어떤청소년독자에게는오히려그런이야기가잘와닿지않았을지도모른다.누군가의드라마틱한성장기보다는지금나를다독여주고따뜻하게안아주는이야기를갈망하는독자도분명히있었을것이다.
《망한공원에서만나》의등장인물들이겪는어려움은다분히현실적인것들이다.어쩌면소설속어떤인물과비슷한상황,비슷한고민에당장맞닥뜨린독자도있을지모른다.마치연작소설처럼유기적으로연결된이책의짤막한일곱이야기는누구에게나부침과결핍,모난데가있다는것을,그걸다른이와함께나눔으로써나의그늘을걷어내고더밝은내일을맞이할수있다는희망을귀띔해준다.
혹독한바람이아니라따뜻한햇살이나그네의외투를벗기듯,갈수록더강한자극을원하는세상에서《망한공원에서만나》는창가를두드리는봄볕처럼포근한이야기로,위로와응원,‘힐링’이필요한이를초대한다.

책속에서

망공원.터널입구의벽돌기둥에쓰여있는금색글자에쓴웃음이절로나왔다.쫄딱망해이사온곳이하필망공원옆이라니!
_21쪽,<첫번째이야기,알을품는공원>

엄마가위태해보일땐엄마마저잃을까봐불안했지만,엄마가떠나지않을거라는안도감이생기자마음이엇나가기시작했다.아빠가없는데도잘지내는건아빠에대한배신행위같았다.
_43쪽,<두번째이야기,이온과온리>

세상의빛이꺼진줄알았는데세상은여전히빛나고있었다.세상엔보석같은시와마법이곳곳에숨어있을터였다.스위치를켜고그것들을찾아야했다.
_70쪽,<세번째이야기,정숙씨와철시인>

자유,자유….공주는가래떡을입에넣고씹으면서아주머니말을되새겼다.돌아보니자신의삶은자유를잃은삶이었다.‘나’라는감옥안에자신을가둔채살아왔다.밖에서절대로열수없는감옥.열쇠를쥔사람은자신뿐이었다.
_96쪽,<네번째이야기,공주와여러이름의고양이>

“사람들이고약한걸보면왜냅다침을뱉는줄알어?사람침이지네도꼼짝못하게할만큼그리독한거여.그독침을말에발라봐.독침묻은말은사람도죽일수있어.”
_125쪽,<다섯번째이야기,민들레와새나무>

희수는기다렸다.그것보라고,엄마가처음에학교그만둔다고했을때말리지않았냐고,잘해내겠다고큰소리치더니이꼴이뭐냐고….무슨말이든다들을각오가되어있었다.
엄마는아무말도안하고희수를안아주었다.그리고등을쓸어주었다.아주오래.
_146쪽,<여섯번째이야기,파란머리희수>

바질줄기는조금만물이많아도금방녹아버릴듯여리디여렸다.그런데도햇빛을향해필사적으로몸을구부렸다.수하는이따금화분의방향을반대로바꿔주었다.그러면어느새햇빛쪽으로또구부러져있었다.마치먹이를받아먹으려는새끼새처럼사력을다했다.
_179~180쪽,<일곱번째이야기,바질의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