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우주에서 (반양장)

흔들리는 우주에서 (반양장)

$14.00
Description
그날 아빠가 사라지고
모든 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중학생 재우는 오랫동안 살아온 집을 떠나며 생각한다. 시끄러운 세상은 이제 안녕이라고. 아빠가 차린 치킨 가게가 망해 할머니네로 이사하는 것이지만, 상점가의 소음이 벽을 뚫고 들어오는 이 집보다는 나을 거라 여기면서. 하지만 그 바람이 무색하게 할머니네로 향하는 차 안에서부터 엄마와 아빠는 말다툼을 벌이고, 새 학교에서는 졸업을 한 학기 앞두고 전학을 온 재우를 향한 수군거림이 끊이질 않는다.
학교를 빠진 일로 아빠와 싸우고 난 뒤에 상황은 더욱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간다. 재우가 아빠의 전화를 홧김에 끊어 버린 날, 아빠가 음성 메시지를 남기고 사라진 것이다. 재우는 그 음성 메시지 속에서 아빠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음을 알아차린다. 그리고 당연하게만 여겼던 일상이, 자신의 세계를 떠받치던 우주가 세차게 흔들리는 것을 온몸으로 겪는다.
재우에게 세상은 듣기 싫은 소음으로 가득했다. 그래서 재우는 늘 이어폰을 귀에 꽂고 시끄러운 음악을 틀었다. 이런 재우 앞에 버스킹을 하는 유자와 친한 친구였던 한재가 나타난다. 어릴 때부터 혼자였던 유자의 노래와 난청으로 래퍼라는 꿈을 포기해야 했던 한재의 북소리는 재우의 마음에 잔물결을 일으키고, 재우는 시끄럽다고만 생각했던 세상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한다.
저자

최현주

저자:최현주
우리에게는각자의방식으로자신을치유할힘이있다고믿으며,그희망의근거를찾아기록하는이야기꾼이되길꿈꿉니다.비룡소블루픽션상을수상했고청소년소설《지구아이》,《내일의생존기》,《너에게로로그인》,《용기의쓸모》(공저)를,동화《우리들의밸런스게임》을출간했습니다.

목차

이사하는날
지뢰를밟다
응답을기다리는밤
흔들리는우주에서
닿을수없는질문
네목소리에닿고싶어
우리사이의거리
빨간사이렌의기억
너의북소리
마음의메아리
드디어우리집으로
아빠가남긴것
마음을울리는소리
흔들린다,아직도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나만의울림을찾아서
불완전한세상을끌어안기

우주는지금도계속팽창하고있다.예측할수없는미래속에서무한한가능성을품은채.그불완전함은매순간흔들리고넘어지는우리의삶과맞닿아있다.물속에들어가야만헤엄치는법을알게되는것처럼,그흔들림을받아들일때만이삶의중심을잡을수있다.
비룡소블루픽션상수상자인저자최현주는이책《흔들리는우주》에서‘소리’를매개로한소년이삶을끌어안는과정을그려낸다.영원히곁에있을줄알았던아빠의존재가사라졌을때재우는발을딛고선땅이갈라지고끊기는듯한소리를듣는다.그동안시끄러운세상에서벗어나기위해귀를막기바빴지만아빠가남긴목소리를따라가며몰랐던과거의얼굴을마주하고,세상을울리는소리를찾아끊임없이흔들리는세상을받아들인다.이렇듯삶의떨림은울림이되어우리를뜻밖의여정으로이끌기도한다.
우리는때로삶이라는무게에짓눌리고는한다.거대한해일이우리를덮칠때면중심을잃고쓰러지기도한다.하지만괜찮다.다시일어나파도를타는순간,삶은또다른흐름으로우리를반겨줄테니까.중요한건흔들리지않는것이아니라,흔들림속에서도중심을잡는법을배워가는것이다.재우가끝내그떨림을껴안은것처럼,청소년독자에게이책이자신만의울림을찾는여정에작은이정표가되어주기를바란다.

책속에서

오늘이사하면언제돌아올지알수없었다.대학을서울로오지않는한힘들것이다.시끄러운소음에서벗어나홀가분할거라생각했는데어느새정이들어버린모양이었다.이방은세상에서유일하게나에게만허락된우주였다.작지만내세상의전부였다.모든게사라진텅빈방을바라보다사진몇장과동영상을찍었다.
_본문11쪽

집에도착한나는다들괜찮은지확인했다.아빠만집에없었다.전화를계속해봤지만,밤늦도록연락이되지않았다.이번에는아빠가나의연락을거부하고있는걸까?아빠도나에게전화를하면서이런마음이었을까?전화를걸며생각해봤지만알수없었다.
_본문32쪽

아빠가택시기사를했다는것도지금에서야알게되었다.그동안집에서빈둥빈둥노는줄로만알았다.아침에보면아빠는늘코를골며자고있었다.방에서는술냄새가진동해서아빠를볼때마다한숨이나왔다.아빠의코고는소리는털없는짐승한마리가커다란우리안에웅크리고자는소리같았다.멋모르고아빠를한심하게바라보고비난했던게미안했다.새벽에일해야비싼요금을받아서밤낮이뒤바뀐채일하고있었다니.그동안아빠에게도나름의사정이있을거란생각을하지못했다.
_본문53쪽

“그래.알아.누구나힘들때가있잖아.세상의모든걸받아들이지못할때가.너나나나그럴때였던거야.그때는나도그냥화풀이할대상이필요했을뿐이야.내가뭐때문에꿈을포기해야하는지스스로납득하기어려웠거든.화풀이하지않으면도저히감당할수없을정도였어.”
_본문97쪽

“북소리는말이야,몸전체로울려.이건소리를잘못들어도상관없어.”
한재가찾아왔을때북소리에대해했던말이떠올랐다.그말을하는한재의얼굴은너무나진지해서북을치는것이단순한시간때우기가아니라는것이느껴졌다.열정으로가득한한재의북소리를들을때마다내마음도울렁거렸다.
_본문136쪽

그때부터아무의미도없는소리를녹음해서듣기시작했다.지나가는발소리,나무를스치는바람소리,빗방울이떨어지는소리등을들으면마음이차분해지면서편안해졌다.소리를피해다녔던내가이제는고른음을찾아다니며소리를모으게되었다.세상을울리는소리를더많이알고싶어졌다.
_본문139쪽

하루에도수백번씩흔들릴때마다서핑보드를타듯이중심을잡으며물결에몸을맡겼다.중심을잃고넘어지면다시그위로올라가파도를타면될일이었다.몸이점점더그흔들림에익숙해질때까지.
_본문14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