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성격과 인문교육

인문학의 성격과 인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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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 책 [인문학의 성격과 인문교육]은, 인문학의 의미와 성격이 불분명한 현실에서 세계 속에 삶을 사는 인간의 ‘자아와 세계의 관련’이 바로 인문학의 성격에 담긴 이론적 의미를 드러낸다고 역설한다. 인문학을, 자아와 세계의 관련성에 대한 모종의 가정(假定) 아래, 인간이 자신의 삶을 어떤 것으로 이해하고 그 이해에 맞추어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에 관한 모종의 학문적·이론적 탐구로 보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에서 다루는 인문학의 세 가지 유형(고전적 인문학, 르네상스 인문학, 현대적 인문학)은, 인간이 자신의 삶을 이해하고 영위하는 관점의 차이로부터, 곧 자아와 세계를 관련짓는 방식의 차이로부터 생성되고 구분된다.
저자

나일수

공주사범대학교육학과졸업
서울대학교대학원교육학과졸업(교육학석사)
서울대학교대학원교육사철학전공졸업(교육학박사)

인천에서36년간중·고등학교역사교사로근무
前)인천초은고등학교,안남고등학교수석교사.
서울대학교사범대학강사
現)한국외국어대학교사범대학겸임교수,백마감리교회장로

〈저술〉다산의심성관과교육록,(한영)교양세계사(공저),
중학교역사교과서(1ㆍ2권)고교한국사교과서

목차

머리말4

Ⅰ.인문학:자아와세계의관련
스투디아후마니타스2
자아와세계의관련속에서영위(營爲)되는인간의삶6
르네상스인문학의출현8
개별화된다양한자아17
현대사회의인문교양교육21
인문학사(人文學史)연구의의의24

Ⅱ.인문학의유형

1.르네상스인문학29
최초인문주의자페트라르카30
고대사장(詞章)의복원35
개인과내향적자아의발견42
개별적이고자율적인자아48
인격신을대체한고대위인53
강하고탁월한자아의조성(造成)57
자연과학과형이상학의배제64
교육목표:도덕성과문필력의함양69
교양적삶의영위74

2.고전적인문학83
키케로의후마니타스(humanitas)83
고대고전과초월세계87
초월세계에대한관조와모방90
고대인키케로가슬픔을극복하는방식94
개인과전체의관계101
고대고전과문화의바탕,초월세계106
고대적인식론:직접성과궁극성108
덕성은신의선물116
초월세계에대응하는외향적자아121
사회의규범과미덕에참여126

3.현대적인문학130
르네상스인문학이쇠퇴한내적이유131
르네상스인문학쇠퇴의외적원인135
신인문주의자의문화와교양적자아142
고전문학과보편적문화에대한부정146
일상세계와개별적자아의등장152
자아의개발과표현157

Ⅲ.인문학의성격

1.도덕의식의추구163
인간으로서의탁월함추구165
교양의추구167
역사의식과선도의식172

2.수사학적문필력의함양179
말의곡조와울림이지닌치유효과182
도덕적자극과감명을주는문장186
정서에호소하는설득으로서의수사학191
수사학의힘196

3.총체로서의세계지향200
총체(總體)로서의세계201
일상세계를‘초월’하는인문학206
‘스콜레’로서의여가211
신적경배와결합된학문탐구215
학문과대학의고전적의미219

4.인문학:고전적인문학과르네상스인문학의결합226
총체와교과의관련227
총체와문화의관련235
철학적전통과수사학적전통241
철학과수사학의관련246

Ⅳ.현대사회와인문교육

1.현대적인문학의성격과한계257
보편적문화와보편적자아에대한부정257
현대적인문학을인문학으로볼수있는가262
자유교육과자아실현의의미변화265

2.인문학과인문교육의위기269
현대사회의노동지상주의270
프로이트의무의식이론274

3.인문학과인문교양교육의실상280
인문교양교육의실태281
인문학의학문적위기283
인문학안에서고전과전통의상실287

4.인문교육의성격과학교본래의위상291
인문정신을상실한중등학교의실상293
심성의도야와자아의형성296
본래의학교:심성도야의장(場)299
인문교육의필요성305

5.인문학의복원:고전적인문학309
인문주의만으로는인문학과인문교육을수호할수없다310
인문학과인문교육복원의가능성:총체로서의세계지향313

참고문헌321

출판사 서평

인문학정의의아이러니

오늘날우리는‘인문학’이라는말만갖다대면어떤내용이든인문학이될수있는인문학홍수시대에살고있다.그런데아이러니하게도아직이인문학이라는용어의의미는불분명한채로명확히합의를이루지못하고있다.인문학에속하는학문(學問)이나교과(敎科)의성격도모호하며,인문학을가르치는목적에대한사람들간의의견또한여전히분분한실정이다.이러한현실은,인문학의의미와성격이불분명한위상을그대로드러내고있을뿐만아니라,인문학의쇠락과퇴조를이구동성으로염려하면서도정작쇠퇴일로에있는인문학의소생과부흥을위한제대로된타개책을제시하기어려운안타까운실상을여실히보여주고있다.

인문학에관한정의와그본연의성격을규명하려는과제자체가미궁에빠져있고이에관한본격적인논의조차미진한상황에서,인문학에관한논의가학술적토론의대상이되는것은언제나‘인문학의위기’라는맥락안에서다.그렇다면,오늘날인문학이당면하고있는이러한위기는어디에서유래하는것일까?인문학의위기는,공동체의삶에서‘사람다움’의이념이흐려지고다양화됨으로써,결국사람다움에관하여사회적으로합의가불가능한상태,즉인문정신(人文精神)의약화에서유래하는것으로보인다.


인문학의실체

그렇다면인문정신의실체는무엇일까?저자는인문정신을구성하는두가지요인을,‘도덕의식’과‘역사의식’으로규정한다.‘도덕의식’은‘지적,도덕적으로탁월한사람이되자’라는의도이다.인문학은출현할때부터그기본목표를‘인간다움(humanitas)’의추구,즉‘탁월한인간성’의함양에두었다.인문학의공부와인문교육안에는,전(全)사회적으로덕성과교양을함양하자는도덕의식이자리하고있다.‘역사의식’은‘현재적삶의기준을과거에서찾으려는’경향이다.인문학의전통안에는,현세적삶의지침과기준을과거와과거의문화에서찾으려는역사의식이붙박여있다.
인문정신의약화는,도덕의식과역사의식이인문학과인문교육안에서퇴장한사실에서비롯한다.‘지적·도덕적탁월성’을뜻하는‘덕(virtue)’을잃어버린것,그리고‘현재적삶의표준’으로서의‘과거(past)’가사라진것,이것을바로인문학의쇠락과인문정신의퇴조를불러온중대요인으로규정할수있다.보편적인도덕성을거부하는도덕적상대주의와‘잘난사람은없다’는도덕적개방주의를표방하고있는요즈음의인문학은,보편적인인간다움을추구하는인문정신의망각을촉진하며,나아가인문학의쇠락과인문교육의퇴장을재촉하고있다.


자아와세계의관련성

이책[인문학의성격과인문교육]의구도에서볼때,세계속에삶을사는인간의‘자아와세계의관련’이바로인문학의성격에담긴이론적의미를드러낸다는점이다.인문학을,자아와세계의관련성에대한모종의가정(假定)아래,인간이자신의삶을어떤것으로이해하고그이해에맞추어어떤삶을살아갈것인가에관한모종의학문적·이론적탐구로볼수있기때문이다.그렇다면이책에서다루게될인문학의세가지유형(고전적인문학,르네상스인문학,현대적인문학)은,인간이자신의삶을이해하고영위하는관점의차이로부터,곧자아와세계를관련짓는방식의차이로부터생성되고구분된다고할수있다.

인문학이본격적으로그모습을드러낸것은르네상스시기의‘르네상스인문학’이다.최초의인문주의자페트라르카에의해탄생한르네상스인문학은,그이전과는상이한‘자아’와‘세계’의발견과맞물려있다.르네상스를기점으로하여,서양인의‘자아’는개인의‘밖으로뻗어나가는외향적자아’에서개인의‘안으로파고드는내향적자아’로변화하였고,‘세계’또한형이상학적인‘초월세계’에서경험적인‘현상세계’로바뀌고만다.페트라르카가발견한내향적자아에상응하는세계는눈에보이는현상세계였고,그현상세계의구체적인형태는고대인의문화(이른바‘문화세계’)였다.그렇지만페트라르카가고대고전연구를통해복원한것은초월세계가아니라고대적삶의외양인문화세계였다.르네상스인문학은중세이전사람들의초월세계는놓쳐버리고초월세계가사상(捨象)된고대문화만을복원한것이다.

고대고전의학습과고대문화의복원을주창했던르네상스인문학의교육목표는〈도덕의식의추구〉와〈수사학적문필력의함양〉이다.또한‘외향적자아의초월세계로의합일’을교육적이상으로삼았던고전적인문학안에는〈총체로서의세계에대한관심〉이제시된다.반면에,문화세계와대비되는‘일상세계’와‘개별화된내향적자아’를반영하는‘현대적인문학’에서의중요한특징은,무엇보다고전과전통교과를배척하고전통문화를새로운문화곧‘현대문화’로대치하려는점이다.


인문학과인문교육복원,
총체로서의세계를지향하는것과학문의탐구

르네상스인문학의교육적이상은인문학의성격이불분명한오늘날의관념으로는쉽게공유할수없는지라점차망각되고외면받고있다.통상적으로인문학에관해말할때,이제까지는그기원을르네상스학자들의인문주의운동에서찾아온것이사실이다.그렇지만학문과교육과문화의토대였던형이상학적인초월세계를배제한르네상스인문학의출현은,바로학문과문화와교육의근원적인원천과토대에대한망각이고절연(絶緣)이라할수있다.르네상스인문학은,한편으로는고전과문화의학습을표방함으로써인문학과인문교육의성격을분명하게드러냈지만,반면에고전과문화의형이상학적토대였던초월세계를배제함으로써오히려오늘날인문학과인문교육의형해화를예비하였다는비판을받고있다.

르네상스인문학이쇠퇴한이후19세기초반‘인문주의(Humanismus)’의복원을그토록역설했음에도불구하고인문학과인문교육을수호해내는데실패했던역사적사실은,르네상스인문학의부흥을내세우는것만으로는쇠락한인문학과인문교육을소생시키는것이불가능하다는사실을알려준다.그러므로인문학과인문교육을수호하고복원해낼방안은,르네상스인문학의부활아닌다른차원에서모색해야할것이다.저자는오늘날쇠락한인문학과인문교육을소생시키고복원하는정도(正道)는.〈총체로서의세계를지향하는것〉과〈학문의탐구〉가결합된고전적인문학과그교육적이상의복원에있다고본다.

인문학본래의성격을현상세계너머의초월세계와의관련성아래서모색할때,인문학과인문교육은본래의형이상학적토대를복원할수있을것이다.이렇게볼수있는것은,어쩌면인문학은경험을초월하여존재하는실재(實在)와인격신(人格神)을‘경험수준에서’보여줌으로써,현상과외양만을바라보며사는사람들을실재와인격신에안내하는일에그본연의성격과교육적이상이있을지모르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