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구치소의 바람

서울구치소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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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삶의 굴곡을 온몸으로 껴안고 걸어온 한 교도관의 내면 일기가 수필이라는 옷을 입고 독자 곁에 다가온다. 전 한국수필작가회장 임재문 수필가의《서울구치소의 바람》은 유년기의 결핍과 어머니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 사춘기의 순수한 서정, 공직자로서의 고뇌와 인간애를 담은 수필 67편을 묶은 작품집이다. 작가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 몸 바친 조부, 자신을 길러준 할머니, 그리고 교도 현장에서 마주한 수인들의 삶까지, 한 인간의 역사와 시대를 진솔하게 풀어낸다. 그 안에는 따뜻한 시선과 담백한 문장이 만나 진한 울림을 자아낸다.
특히 사형수의 발을 씻기며 함께 눈물 흘린 장면, 면회 온 가족들이 쑥을 뜯는 구치소 들판의 정경 등은 작가 특유의 인간적 시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억압과 절망의 공간에서도 꽃처럼 피어나는 희망과 연민, 신앙에서 비롯된 사랑이 조용히 스며든다. 《서울구치소의 바람》은 단순한 회고록을 넘어, 삶의 상처를 품은 이들을 위한 따뜻한 위로이자, 우리 모두가 돌아볼 삶의 자취를 담아낸 진심 어린 기록이다.
저자

임재문

ㆍ 1950년전남해남출생
ㆍ 2007년강릉교도소복지지원과장으로정년퇴임

ㆍ 1986년봄한국수필추천완료로수필등단
ㆍ 한국수필작가회회장역임
ㆍ 한국수필가협회이사
ㆍ 한국문인협회회원

수필집: 『담너머부는바람』
『사형수의발을씻기며』
『꼭!봐요!』
『서울구치소의바람』

목차

축하글_저벌판의눈길을헤쳐가는그에게4
┃권남희수필가ㆍ(사)한국문인협회수필분과회장ㆍ(사)한국수필가협회이사장
책머리에_이것이내인생이요10
작품론_돌아본발자국에아로새겨진의미망251
┃김선화수필가ㆍ시인ㆍ평론가

1부엄마!엄마!그리운내어머니!
22 엄마!엄마!그리운내어머니!
25 할머니의쌍지팡이
29 아버지의목소리
31 독립유공자돌아가신임영식내할아버지
35 큰댁할아버지
38 웅변하는아이
40 자유를위한전사들!
44 고독의몸부림

2부소화불량의어린소년
48 소화불량의어린소년
50 크리스마스의추억
52 대나무와동백꽃내고향
54 초등학교시절
57 중학교시절
60 코미디언이되었더라면
63 고등학교시절
65 방황의계절

3부충남홍성!그곳은축복의땅!
70 충남홍성!그곳은축복의땅!
73 기독교적감화
76 승부가없는게임
80 미리엘신부님의은촛대
84 청송교도소시절
86 고향그림
90 동백꽃피는고향
94 청송바람

4부눈내리는겨울
100 눈내리는겨울
105 안동에가고싶다
107 서울구치소시절
109 노잣돈
113 흰눈을맞으며
117 서울구치소의새모습
121 서울구치소의풍경
125 서울구치소의달빛

5부서울구치소의바람
130 서울구치소의바람
134 한국수필작가회
136 광주교도소시절
138 통째로먹으려다가
142 호반의도시춘천교도소시절
144 대룡산의안개
147 돼지를닮은호피석
151 장원석의꿈

6부새천년의안양교도소시절
157 새천년의안양교도소시절
159 사형수의발을씻기며
162 사형수와의인연
165 목포교도소시절
167 사랑하는당신에게-메밀꽃인생
170 사랑하는당신에게-곶감
172 사월의단감
176 월간교정지와나

7부다시춘천으로춘천교도소시절
181 다시춘천으로,춘천교도소시절
184 나는수필을이렇게쓰고싶다
189 오월의꿈을싣고
195 맨발의기봉이영화감상
199 아내와의산책길
204 강릉교도소시절
206 숲속의작은집
210 음치블루스
213 봄을기다리는사람들

8부콩밥그리고가다밥
218 콩밥그리고가다밥
221 뺑끼통시절
224 장수사진
227 해남!내고향!
230 열아홉살섬색시내애마자가용승용차
233 내고향문학기행
236 가슴뛰던그시절
239 자운영들판
242 아내와함께첫번째해외여행베트남
246 수련꽃필때

출판사 서평

돌아본발자국에새겨진의미망
-김선화평론가작품해설요약


임재문수필가의《서울구치소의바람》은67편의수필을8부구성으로담아낸회고적문학작품집이다.작가는유년기의결핍과상실,성장기의고독,공직자로서의직무수행,그리고문학적사유를통해‘인간이란무엇인가’라는근본적인물음을평생에걸쳐탐색한다.이번수필집은그가살아온삶의궤적을조심스럽게되짚어가며,독자에게깊은공감과울림을준다.


1.유년기-상실과사랑,뿌리의기억

임재문의수필은어머니에대한애절한그리움으로시작된다.작가는“엄마!”라는간절한부름으로글을시작하며,자신이어머니를불러본적도없이아홉살의어린나이에어머니를잃었던기억을되새긴다.이상실은이후작가의삶과감정전반에깊은그림자를드리우며,그의문학적정서의핵심을이룬다.
그빈자리를채워준인물은할머니였다.할머니는손수고전소설을필사해책을만들정도의교양을지녔으며,삶의고단함속에서도손자들을정성껏길러낸인물이다.작가는할머니가남긴쌍지팡이를통해그녀의삶과사랑을오래도록기억하고있다.이처럼유년기의고통은단순한개인사를넘어,한국현대사의가족상과여성상을반영하는정서적기록으로도읽힌다.
또한작가의조부임영식은3·1운동에참여해일제의탄압을받은독립운동가였다.2019년광복절에작가가유족대표로독립유공자표창을받은사건은,혈연적뿌리에대한자긍심을드러내며그의정체성과정신을더욱단단하게만든다.가족사자체가하나의‘작은역사’로기능하는셈이다.


2.청소년기-고독과자연,문학적감수성의형성

임재문의성장기는가난과외로움속에서도자연과문학을통해위로받고자신을확장하는시기였다.중학교시절,장거리통학과도시락도없이학교에다녀야했던날들속에서도작가는종달새소리,재앙고개너머들판,비오는날비를맞으며걷던풍경등을통해삶의본질을체득한다.
이시기그는동백꽃,대나무,보름달등자연과교감하며감수성을키운다.특히보름달을어머니의얼굴에비유하는장면은작가의유년기상실과고독이얼마나깊은지,그리고그것이얼마나섬세한정서로승화되었는지를보여준다.
사춘기시절동네소녀에대한첫사랑도수필의중요한테마다.동백꽃아래서그녀를기다리지만끝내만나지못하고,그녀는세상을떠난다.이에피소드는사춘기의설렘과상실이겹쳐지는문학적정점으로,삶과죽음,사랑과이별의경계를아름답고도슬프게그려낸다.


3.성인기-교도관의길,인간과사회에대한성찰

서른무렵교도관이라는직업을선택한작가는홍성교도소에서첫발령을받으며직업인으로서의길을걷기시작한다.처음에는단순히생계를위한선택이었으나,점차그는교정현장에서인간을바라보는눈을키우게된다.
7급공무원시험에합격하면서교정간부로승진한그는이후여러교도소를거치며다양한수인들과마주한다.재소자들에게서악의를느끼지못하고,오히려인간적인고통과그리움을보게되는순간들이자주등장한다.이때부터그의수필은단순한회고록을넘어인간이해의문학으로확장된다.
서울구치소에서의근무는특히상징적인경험으로자리잡는다.면회오는가족들이들판에서쑥을뜯는장면이나,정적속에달빛이비추는교도소풍경등은구치소라는공간에따뜻한인간애를입혀준다.억압된공간속에서도삶은계속되며,그안에서도꽃은피어난다는메시지를전달한다.


4.신앙과문학의결합-사형수의발을씻기며

《서울구치소의바람》수필집에서가장큰감동을주는대목은사형수의발을씻기며함께눈물흘리는장면이다.이는단순한종교적실천을넘어,인간에대한근원적인연민과회복의가능성을품고있다.
한때살인을저지른사형수가발을맡긴채뜨거운눈물을흘리는장면에서,작가는신앙인으로서의사랑과교도관으로서의연민을동시에실현한다.반복되는족욕의식을통해생의마지막을향해가는인간과그것을바라보는타인의마음이교감하는이순간은,문학이전달할수있는최상의감정선에도달한다.
작가는이장면을통해인간은모두죄인이며,사랑으로용서받고변화할수있음을고백한다.이때교도관과사형수의경계는허물어지고,오직인간대인간의관계만이남는다.


5.인생전체에깃든문학적성찰

임재문작가의수필은단지삶을기록한것이아니다.그것은돌아본발자국에의미를새겨넣는작업이며,사유의그물망속에정직한감정과깨달음을길어올리는문학이다.
그의문장에는과장이나꾸밈이없고,체험한바를있는그대로풀어내되그안에따뜻한시선과묵직한서정이자리한다.그는수인에게도,고향의기억에도,그림속노인에게도자신의마음을투영하며,독자로하여금함께공명하게만든다.
그의수필은신앙과문학,공직과인간애,상실과회복이라는키워드를하나로엮어내며,독자에게깊은여운을남긴다.이수필집은단지한작가의회고록을넘어서,한시대를살았던사람의정직한증언이자,고통과사랑을통과한삶의진실한문학이라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