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하는 님은

내 사랑하는 님은

$15.00
저자

정문선

ㆍ본명:정문자
ㆍ진해출생
ㆍ경희대학교영문학과졸업
ㆍ1978년진해여자중학교영어교사
ㆍ1984년미국이민
ㆍ1986년ElCaminoCollege수학

ㆍ창조문학시부문신인상
ㆍ라디오코리아수필당선
ㆍ2007년한국펜클럽문학상
ㆍ한국신촌문예시화작품상
ㆍ미주한국문인협회회원
ㆍ시와사람들동인

ㆍ현재LA근교거주

ㆍ시집『그것은촛불이었다』한영시집

목차

책머리에 4
작품해설 212

1부풀꽃할머니

하얀국화의눈물은14
십자가아래에 16
가을로보내는편지18
꼭닮았다 20
큰별 22
기다림보다는 24
날벼락 26
세월따라 28
다람쥐와마리 30
자카란타나무아래서32
잊혀진일요일 33
시쓰는친구들 34
겨울이야 36
수술후에 38
풀꽃할머니 40
세상에이런일이42
아름다운선물 44
영원을향하여 46
목련꽃수녀님 48
무지개마을 50
화원을거닐다 52
담쟁이 53
놀부의이기심 54

2부엄마의눈

봄편지 58
바다 60
그날 62
박제 63
사랑 64
대-한민국짝짝 66
고향으로 68
고독 70
카바레의유혹 72
쌀벌레의여행 74
언제나감사 76
엄마의눈 77
서리풀 78
삼십삼명의죽음79
어머니 80
아기찬사 82
베가스를뒤로 84
게티(Getty)센터를찾아 86
메디케어를받으니 88
머리를다듬으러 90
전화를기다리는시간 92
올림픽소식 94

3부그림자

우체국에서 97
종부성사 98
그림자 100
포도의삶 101
이도리식당 102
밤새안녕하셨어요104
묘지의아픔 105
네개의촛불 106
영성체의힘 108
웨딩 110
다이너마이트사건112
자줏빛양파 114
망가진정원 116
마지막라이선스시험118
벚꽃이필때 120
데스밸리의비밀 122
LADMV에서 124
세상은달리는데 126
시민권이뭐길래 128
장복산 130
장미와강아지 131

4부드릴수없는기도

창문을열면 134
올림픽승리를보며136
욕탕사건 138
시민권선서식에서 140
샌디에이고동물원에서 142
드릴수없는기도 144
캐나다록키로 146
비오는날에 148
모르네 149
하나의반성 150
잃어버린반쪽 152
이사 154
유월의성심 155
티켓받는날 156
빙하의꿈 158
불바람 160
내사랑하는님은162
전화가끊어지고 164
마른잎 166
나무야 168
소리없는애국통곡169
해피핼러윈 170

5부엄마!왜울어

일요일기 173
눈물 174
장례미사에참석하며176
타향살이 178
잡곡밥 180
팜스프링에서 182
바람난들 184
마지막저녁하늘186
국화차 188
엄마왜울어 189
신문을보며 190
건반과이별 192
추억만이고향이다194
눈이야기 196
잭팟 198
열매가익을때떠난다199
작은새 200
노인의길 202
가을강 204
마리의왈츠 205
글쓰는행복 206
사랑의노래 208

출판사 서평

비움으로도달하는아름다움의윤리

정문선시집『내사랑하는님은』은개인의생애사,신앙,이민의시간,가족서사가서로를비추며하나의‘기도의연작’을이룬다.이시집의가장두드러진미덕은삶의고통을미화하지않으면서도끝내품위있는아름다움으로이끄는시적태도에있다.상실,노쇠,병,이별같은소재는자칫통속적비애로기울수있으나,시인은이를기도·향기·빛·자연이미지로여과해연민과절제의정서로승화한다.“모두비우고남김으로아름다울”이라는역설적문장은이시집전체를관통하는미학적선언으로작동한다.비움은결핍이아니라남김의방식이며,삶의마지막국면에서야비로소도달하는윤리적아름다움이다.

이러한비움의미학은노년과모성의형상에서특히선명해진다.자카란타나무,국화,낙엽,촛불같은상징들은소진과헌신의이미지를담아내며,‘좋은것은자식에게주고’남은것을태우는존재의모습은모성의숭고함을과장없이드러낸다.시는고통을웅변하지않고,남겨진숨결과잔향만을남긴다.그절제된언어가오히려독자에게더깊은울림을준다.

감각과장소가엮는삶의지도

정문선의시세계는이미지의결이매우촘촘하다.꽃과나무,눈과바다,재와소금같은물성의이미지,묵주·성체·십자가같은신앙의사물,전화·창문·머리핀·워커같은일상의사물들이서로얽혀하나의‘감각지도’를형성한다.이지도는공간적으로서울,진해,LA,데스밸리,캐나다록키로이어지고,시간적으로는유년과청년,모성의세월,노년의회한을관통한다.이민자의시선은원거리에서고향과공동체의비극을응시하며,개인의슬픔을사회적애도로확장한다.

여행시는풍경의장엄함을과시하기보다그앞에서작아지는인간의겸허를노래한다.광활한자연은정복의대상이아니라기도의배경이며,인간은그속에서자신을낮추고세계와의관계를다시배운다.동시에숭례문화재같은공동체적재난은태평양을건너온‘속보’로전달되며,이민자의몸과마음에동일한붕괴의감각을일으킨다.이처럼시집은개인사와공동체사,사적기억과공적사건을자연스럽게교차시키며삶의스케일을유연하게확장한다.

기도로완성되는모성과신앙의서정

이시집의심장부에는모성과신앙의축이자리한다.「드릴수없는기도」,「엄마왜울어」,「엄마의눈」등에이르는시편들은사랑의절정이때로‘해줄수없음’앞에서무너진다는사실을정면으로응시한다.딸의고통없는죽음을빌어달라는요청앞에서멈춰서는기도,들어줄수없기에더욱잔혹한사랑의윤리는신앙을위로가아닌질문의자리로돌려놓는다.신앙은모든고통을해결해주는해답이아니라,인간이감당해야할한계를함께견디게하는힘으로제시된다.

언어의태도역시이러한윤리를뒷받침한다.짧은행과담백한문장,과장되지않은감정표현은기도문처럼반복될때가장큰울림을낸다.산문시와자유시의경계를넘나드는형식,영화적몽타주처럼매끄러운장면전환속에서도정조는흔들리지않는다.시인은삶을기다리기보다걸어가며배우고,아픔을단정히받아적는다.그단정함이바로『내사랑하는님은』의품격이다.

결국이시집은상실과병고,이주와애도의시간을‘견딤’이아닌‘돌봄’의언어로번역한사려깊은기록이다.읽고나면마음속에작은촛불하나가켜진듯,슬픔은덜어지고숨은감사가떠오른다.비움으로남긴것들,기도로건너온시간들이조용히삶의아름다움으로귀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