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며 남아 있기를

흔들리며 남아 있기를

$15.00
Description
이 시집을 ‘삶의 연대기’로 읽기
이철재 시집 「흔들리며 남아 있기를」의 성취는 ‘시적 기교’의 과시가 아니라, 삶의 층위를 넓게 포착하는 데 있다. 인물 추모, 공동체 기록, 자연의 풍경, 가족의 사연, 노년의 성찰까지 폭이 넓다. 그 넓음은 산만함이 아니라, 한 사람이 살아오며 필연적으로 마주치는 주제들의 연속성으로 묶인다. ‘몸의 희생’과 ‘가족의 결단’은 분리되지 않고, ‘국가의 책임’과 ‘개인의 상실’도 단절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결국 자연의 흐름 속에 놓아, 인간이 한순간 지나가는 존재임을 조용히 상기시킨다.
이 시집을 가장 잘 읽는 방법은, 작품들을 따로 떼어 ‘좋은 구절’로 소비하기보다, 한 권의 연대기로 따라가는 것이다. 1부의 몸과 가족에서 시작해, 2부의 사회적 애도와 질문을 통과하고, 3부에서 다시 자연과 관계의 느린 진실로 돌아올 때, 독자는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오래된 질문이 결국 하나의 결론이 아니라 한 방향의 걸음임을 느끼게 된다.
저자

이철재

-사회복지학/행정학석사
-국가유공자(공상군경7급)
-육군학사장교소령예편(특전사)
-제4대광양시의회의원-광양시재향군인회회장
-광양시자율방재단(초대)단장
-광양시중마노인복지관(초대)관장
-광양시사랑나눔복지재단사무처장
-광양시노인전문요양원원장-전라남도노인복지협회감사
-광양시노인요양기관협회회장
-광양시시각자립지원센터운영위원장
-광양시청소년상담소집행위원회부위원장
-현)㈜선샤인푸드대표
-현)옥곡한사랑요양원원장
-현)광양시의정동우회사무국장
-현)옥곡초등학교총동문회부회장

●집필활동
-[출판과문학]수필부문신인문학상수상“목련꽃잎이이불이되어”
-산문집출간‘가난한새의날갯짓’(2019년)
-한국예술인복지재단‘문학’예술활동확인서인정
-광양시문화원‘광양길에서보다.’공저집필

목차

서문 흔들리며남아있기를 4

Ⅰ 주인잘못만난내몸
내가살아가는이유 15
가을비 20
가족에게남기는아빠의고백 24
국가라는이름앞에서 28
그리운이장형님 31
꽃보다아름다운사람 35
흔들리는성 38
할로맨(HALO)의그림자 41
한국의딸 45
하얀사랑의편지에답한다 48
푸른강 51

Ⅱ 인동초의이름으로
저만치가는가을 62
정답이아니어도괜찮은길 65
터벅터벅,내일을향해 69
파도여,춤추지마소서 74
이름없는들꽃에서조국의방패로 80
억새,그영원한생명력! 84
아쉬움 86
삶의향기가득한곳에서 88
삶과죽음에대하여 91
못다핀선교사의꿈 95
눈꽃이되어버린사랑 98

Ⅲ 바람이되는연습
봄오는소리 106
봄은오는가? 109
사람,그리고기다림 112
모래알사랑 115
마음이제자리로돌아온날 118
마음의병 124
대자연(大自然) 128
다내려놓고,편히쉬소서 131
연작1-나의아내 136
연작2-같은속도 140
연작3-남아있는자리 142

출판사 서평

몸에서시작해자연으로돌아가는시의여정
이철재시집「흔들리며남아있기를」은한개인의삶을단순히회고하는데머물지않는다.오히려‘몸-가족-공동체-자연’으로이어지는인간존재의궤적을한편의긴서사처럼엮어낸다.이시집을펼치는순간독자는거대한사유의세계가아니라,삶의가장가까운자리-몸의통증,노동의흔적,가족의체온,그리고계절의숨결-속으로초대된다.이시집이가진힘은바로이‘가까움’에있다.삶을멀리서관조하지않고,가장낮은자리에서부터끌어올린기록이기때문이다.

특히시집의중심에는‘몸’이있다.몸은단순한육체가아니라,살아온시간의증거이며생존의기록이다.고통과상실,그리고견딤의시간이몸을통해드러나며,그몸은다시화자의윤리적성찰로이어진다.자신의몸에게미안함과고마움을동시에건네는장면은,인간존재가얼마나복합적인시간위에서있는지를깊이일깨운다.이시집은그렇게‘자신’이라는존재를새롭게정의하게만든다.

가족과사랑,책임으로이어지는삶의윤리
몸의서사는곧가족의이야기로확장된다.이시집에서가족은단순한정서적관계가아니라‘책임의구조’로나타난다.사랑은감정이아니라선택이며,때로는희생을동반하는결단이다.특히생체장기기증과같은구체적인서사는이시집이추상적감상에머무르지않는다는것을보여준다.
여기서중요한것은디테일이다.병원의이름,검사방식,시간의흐름같은구체적인요소들은시를더욱현실적으로만든다.시는아름답기위해현실을지우지않는다.오히려현실을정직하게드러냄으로써더깊은감동을만든다.이러한태도는이시집이단순한서정집이아니라‘삶의증언’이라는사실을분명하게한다.

개인에서공동체로,그리고다시질문으로
이시집「흔들리며남아있기를」은개인의고백을넘어공동체와역사로시선을확장한다.특정인물과사건을통해시대의책임과윤리를묻는작품들은,독자로하여금단순한감상자가아니라‘질문하는존재’가되게한다.
특히인상적인점은이시집이어떤결론을강요하지않는다는것이다.대신“누가책임을감당할것인가”라는질문을남긴다.이질문은결국독자자신의삶으로되돌아온다.우리는어떤태도로살아가야하는가,우리는어떤방식으로타인의삶과죽음을기억해야하는가.이러한물음은시집전체를관통하는깊은울림으로작용한다.

기록적서정과연설적언어의공존
이철재시의또다른특징은언어의결이다.이시집에는두가지언어가공존한다.하나는현장을그대로옮겨놓은듯한‘기록적서정’이고,다른하나는공동체를향해말을건네는‘연설적서정’이다.
장터의풍경,농촌의삶,계절의변화는매우구체적인언어로그려진다.이러한언어는독자의감각을직접자극하며,시를읽는것이아니라‘경험하게’한다.반면추모와공동체를다루는시에서는문장이길어지고가치의언어가등장한다.그러나이또한공허한선언으로머물지않는다.구체적인장면과수치,경험이함께제시되기때문이다.
이처럼이시집은감성과메시지,기록과사유사이에서균형을유지하며독특한언어적긴장을만들어낸다.

반복되는상징,삶을지탱하는리듬
이시집에서반복적으로등장하는상징들은단순한장식이아니라삶의리듬을형성한다.‘걸음’,‘바람’,‘물’은이작품집을관통하는핵심이미지다.
‘걸음’은포기하지않는삶의방식이며,‘바람’은자유이면서도책임의또다른이름이다.그리고‘물’은흐름과기억의은유로,삶이멈추지않는다는사실을상기시킨다.이러한상징들은반복될수록의미를확장하며,독자에게깊은정서적공명을일으킨다.
특히‘이별’은이시집의가장중요한정서적축이다.개인적상실에서시작해공동체적애도로확장되고,다시개인의삶으로돌아오는이별의구조는인간존재의본질적인고독과책임을동시에드러낸다.

강함과연약함사이,인간의얼굴
이시집의화자인시인은단일한인물이아니다.그는때로는국가를위해헌신한존재이며,때로는가족을지키는가장이고,또한편으로는일상의풍경을바라보는평범한생활인이다.
이러한다층적인목소리는‘강함’과‘연약함’을동시에드러낸다.특히스스로나약함을인정하는순간,이시집은더욱인간적인깊이를획득한다.영웅의서사가아닌,흔들리는인간의기록이기에독자는더쉽게공감하게된다.

삶을기록하는시,그리고남아있는자리
이철재시집의가장큰성취는삶을있는그대로기록하면서도그것을하나의윤리로끌어올린데있다.이시집은화려한기교보다진실한기억을선택한다.누군가를기억하고,어떤시간을지나왔는지를기록하는일-그자체가시가되는순간이다.
이시집은독자에게거창한해답을제시하지않는다.대신조용히말한다.중요한것은답이아니라,그자리에남아있는일이라고.누군가의곁에,어떤시간의옆에,그리고자신의삶한가운데에머무르는것.
이시집「흔들리며남아있기를」은그렇게우리에게묻는다.
어떻게살아야하는가가아니라,
어떤방식으로‘곁에남아있을것인가’를.
그리고그질문은,오늘을살아가는우리의삶을조금더따뜻하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