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깊은 곳

고은 깊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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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고은의 시를 끝없이 다시 보게 만드는 자리
시(詩)력 60년을 앞둔 ‘시인 고은’ 삶과 시의 깊은 곳을 들여다본 대담집. 시인이자 소설가 김형수와 함께 했다. 무엇을 따라서, 누군가와 함께 아닌 ‘자신의 그림자’와 함께 걸어온 고은. 그 시적 근원부터 2017년 함께 숨 쉬고 취하며 절망하면서 살아가는 지금의 행성 위까지 오롯이 담았다. 이 시대의 상식 속의 시인 고은, 천 개의 강에 비친 달처럼 국민시인으로, 혹은 저항시인으로, 또 파계승의 모습으로 많은 기억들 속에 들어 있지만 원본으로서의 ‘달’을 보고자 했다.

우주의 주체도 아니고 세상의 원점도 아닌, 사회화 과정에서 상처받고 상처주면서 구성된 하나의 허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자아로 시작되는 고은의 시적 근원은, 존재와 언어의 통일을 전제로 성립하여 집 없는 정신에서 이념적 우상을 박차며 탄생하였다. 더불어 비자연적인 사건들인 식민지와 전쟁 경험에서 비롯된 고은의 시적태도는 이 자리를 비로소 ‘관념적 허무주의’가 아닌 ‘초월적 실존주의’로 불릴 수 있게 되었다.

식민지와 전쟁을 겪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되는 고은의 삶과 시는 자살 시도, 출가, 민주화운동, 한국대표시인, 그리고 ‘삶이 곧 시’라는 깨달음에 이른다. 언어와 문학이 겪는 위기와 시련에 대해 앞으로도 몇 번의 시련을 받을 것이지만 실컷 희미해지다가 다시 소생할 거라 말하는 고은 시인, 고은 시가 금세기 문명이 새 길을 찾는 데 크게 기여할 거라 말하는 김형수. 부디 많은 이들의 공감에 이들의 진심이 다가가기를 바란다.
저자

고은

저자고은은1958년시인생활시작이래시집소설평론등저서150여권간행.서사시『백두산』7권,『만인보』30권,『고은전집』38권등.세계30여개국어로번역출판됨.민족문학작가회의회장,한국민중예술인총연합초대회장,경기대대학원초빙교수,미국하버드대옌칭연구교수및버클리대초빙교수,서울대초빙교수,단국대석좌교수(현),유네스코시계시아카데미명예위원.국내외문학상및서훈30여개.

목차

책머리에

고은깊은곳12016년봄
내미래학은미지학이라네
고은의시적근원에자리한존재인식
집없는정신의탄생
이념적우상들을박차다
나죽어도별이되지못해.똥마려워.
세종대왕이나의신이네
머슴방에서한글을익히다
비자연적인죽음의사건들이안긴것

고은깊은곳22016년가을
무엇의조종을받는자가아니라스스로원점인자
고은의제주도시대
출가이후
생명의파도를어떻게타고넘느냐
고은테제,별이야말로밥이다
초월적실존주의자
폐허의축적,절망의축적
『만인보』의첫날밤
내유골도시를쓸것이네
시의지옥은세계어디에도없다

고은깊은곳32016년겨울
‘존재’의시대에서‘관계’의시대로
세상의파동이영혼의해안에닿아서나를움직였다
동심과열정이시인의도구이네
나는내시의조상이야
모국어의분단사태앞에서
신명이내손을달리게하지
우매와예지사이
시인은세상의한복판에있어야하는것

고은깊은곳42017년봄
정부발행의증명서를받기까지
미지의장소에의본능적모험이있었네
지구저쪽에도형제시인들이있네

한국작가회의40주년회고담2014년7월
이제나는출항한다.뱃머리에서있으리라

출판사 서평

시(詩)력60년,한국대표시인고은의깊은곳

1958년《현대시》에「폐결핵」으로등단한이래시력60년을앞둔시인고은,그삶과시의깊은곳을시인이자소설가김형수와함께들여다본다.고은의근원과현재까지를오롯이담고자했기에,천개의강에비친달처럼국민시인으로,저항시인으로,또파계승의모습으로많은기억들속에들어있음에도원본으로서의‘달’을보려했다.고은삶의행로는곧시(詩)의행로이고시(詩)적역정이다.

우주의주체도아니고세상의원점도아닌,사회화과정에서상처받고상처주면서구성된하나의허상에지나지않는다는자아로시작되는고은의시적근원은,존재와언어의통일을전제로성립하여집없는정신에서이념적우상을박차며탄생하였다.

고은정신은끝없이세계의원본과마찰하면서문명과체제의반대편을유랑한다.시인이바람과별빛과사람의숨결에접촉하면서남겨놓은이슬같은낱말들이야말로한국의감수성이지상에미치는파급력이작지않음을역설하는물증임이분명하다.이대담이고은특유의현란한상상력과아포리즘이가득한‘말의춤’을선보이는구변(口辯)문학의향연으로받아들여지기를바란다.

고은생애의조감도,고은정신의약도

떠나는일은그의어린날의가장생동적인염원이었고그것이이루어진것은전쟁이지나간직후였다.정작혼은상처받고몸은병들었으며곳곳은폐허였다.그럼에도진리란특정한공간에갇혀있는것이아니라,길에있고언제나흐르는상태이며어디로가며어떤것으로변하는상태임을깨달아야했다.

고은은불교를선택하지않았다.예감도없이거기에속해버렸고,인간의선수행보다일상적인호흡이나탐욕없는생태와과거또는미래에의망집없는결코인간이다터득할수없는그것들의선적인세계를생각하게되었다.

그에게있어죽음은시의오랜주제이자또하나의삶이었다.전쟁시기를지나며의식에죽음은일상적으로자리잡았다.1970년11월하순우연히한노동자의분신자살사건을알게되었다.자신의내적갈등과굴절이외에는어떤사회적관심과도상관없던그에게현실에대한시야가생겨났다.노동자전태일의죽음을통해서죽음에대한유혹은오랫동안들씌워진장막을걷어내기시작했다.

사회적모순문제,분단문제그리고군사정권의파쇼정치등에대한여러대응에현실의식의동작이가능했다.네번의감옥몇해와많은구금,연금으로이어지는날들이었고,24시간밀착감시로정보부요원,정보과형사와동행동거해야했다.고막은고문으로파열되어소리를들을수없었다.그럼에도심신은망가지지않고모질게살아남았다.

‘미지의장소에의본능적모험’이고은의식의본질인즉이는특정국경이나대륙같은공간만을의미하는것이아니라먼옛날과먼훗날을포괄한다.하지만거기에오늘의세계와대결하는바가무엇인지,당대문명과어떻게길항하는지가아로새겨진다는데고은언어의묘미가있는게아닌가한다.그속에서끝없이유와무,나타남과사라짐이명멸한다.미지의어둠을향한직관과예감이쉴새없이작렬하는이대담집이아무쪼록고은시인의깊은곳에닿는길안내가되기를바라는마음간절하다.

이시대의상식속에‘시인고은’이있습니다.마치천개의장에비친달처럼선생님은많은기억들속에국민시인의모습으로,혹은저항시인,또파계승의모습으로들어있지만,그모두에관통되는모습또한있을게사실입니다.사람들은강에비친달이아니라원본으로서의‘달’을보고싶어하는것입니다._김형수

나는나의말이고나의글이네.그리고나의말과글을잃어버리는그치매의소실이나의내일일것이네.나는무엇이네!무엇이나라네!나에게서시를빼앗으면나는뱀허물이고거미줄에걸린죽은풍뎅이껍질이지.내묘비에는내이름대신‘시’라는한자만새겨질것이네.시는먼저내신체이네.그다음이가엾은혼인지뭔지일것이네._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