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과 지열발전 (포항지진, 인재인가 천재인가)

포항지진과 지열발전 (포항지진, 인재인가 천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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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포항지진에도 하인리히 법칙이 있었다. 2017년 11월 15일 포항지진은 대한민국 재난사에 이름을 크게 올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본진은 오후 2시 29분 31초에 규모 5.4로 측정됐다. 이는 충남 홍성 지진이 일어난 1978년 대한민국 지진 관측 이래 최대인 2016년 9월 12일 경북 경주(오후 8시 32분, 남남서쪽 8㎞) 규모 5.8 지진에 이어 두 번째가 됐다. 하지만 피해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앞서 이날 오후 2시 22분 32초 포항 북구 북쪽 7㎞ 지역에서 규모 2.2에 이어 44초에 2.6의 지진이 발생했다. 전진 횟수는 기상청에 의해 2회로 발표됐지만 진앙지 인근에서 월성원전의 내진 보강 설계 조사를 의뢰받은 부산대학교연구팀은 나중에 총 6회라고 주장했다. 김광희 교수는 본진 발생 9시간여 전인 15일 새벽 5시 4분, 지하 4.5㎞ 지점을 비롯해 4회의 전진이 추가로 관측됐으며 규모는 모두 2.0 이하로 추정했다. 여진도 이어졌다. 오후 2시 32분 59초의 규모 3.6 이후 2~3 사이의 지진들이 이어지다 4시 49분에는 4.3의 지진이 또 다시 들이닥치기에 이르렀다. 기상청에 따르면 2018년 1월 10일까지 포항지진의 총 여진 발생 횟수는 77회이며 2.0~3.0 미만 70회, 3.0~4.0 미만 6회, 4.0~5.0 미만 1회를 기록했다.

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은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그와 관련된 수많은 경미한 사고와 징후들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이다. 산업재해가 발생해 중상자가 1명 나오면 그 전에 같은 원인으로 경상자가 29명, 같은 원인으로 부상을 당할 뻔한 잠재적 부상자가 300명 있었다는 원리이다. 그래서 하인리히 법칙은 ‘1:29:300법칙’이라고도 부른다. 큰 재해와 작은 재해 그리고 사소한 사고의 발생 비율이 1:29:300이라는 것이다. 이를 포항지진에 대입할 수 있다. 2017년 11월 15일 5.4의 본진이 발생하던 그날 전진 6회를 제외하고도 물 주입과 배출 과정에서 발생한 규모 3.1의 큰 경고와 규모 2.0 이상 10번의 중간 경고, 1.0 이상 1.9 이하의 작은 경고가 52번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지진이 포항을 덮친 이후 그 땅 위에서 눈에 보이든, 안 보이든 어느 곳 하나 금이 가지 않은 것은 없다. 내놓고 얘기는 못한 채 ‘쉬쉬’ 하지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무너지고 금이 간 건물은 허물거나 보수하면 피해가 낫는다. 하지만 마음속의 고통들은 서로 털어놓아야만 치유된다. 지진도 마찬가지다. 그 재앙의 원인이 자연이 일으킨 자연재난이든, 지열발전소가 유발한 사회적 재난이든, 그로 인해 받은 피해와 고통은 먼저 피해자의 목소리가 되어 친구에게, 이웃에게, 그리고 세상 속으로 퍼져 나가야 한다. 피해자가 입을 닫을 때 그의 상처는 덧나게 되고 가해자의 죄는 잊힌다.
저자

임재현

1967년경북포항출생.성균관대학교사학과를졸업하고무역회사에서6년근무한뒤귀향하여(사)포항지역사회연구소사무국장,지역연구중심종합지《포항연구》편집장,형산강환경조사프로젝트실무총괄,신문사사회부기자를거쳐경북매일신문편집국장을지냄.주요르포에는「연중기획특집‘다시형산강에서’」「미국서부도심·항만리모델링현장탐사」「광복71주년,잊혀진미주한인이민1세대를찾아서」등이있음.

목차

63회유발지진들,왜숨겨왔나?
지열발전의유발지진,외국사례들도있었다
2017년11월15일오후2시29분31초
수능연기전격결정
지진피해라는눈덩이
포항의땅속에서과연무슨일이?
‘블랙스완’이된포항지열발전소
지진의원리를이해하는열쇠,응력
이지에스,‘지열빈국’에성배인가,독배인가
윤곽드러내는유발지진의쟁점들
‘물주입후지진63회발생’충격
불신만키운넥스지오와정부의해명
속속드러나는기상청의뒷북치기
새로운쟁점이된진원,진앙위치수정
창과방패,진용정비한긴급포럼
쟁점1,포항지열발전소물분사량과압력
수압89MPa는워터제트가공기1/4위력
쟁점2,물주입과지진발생시기의연관성
지진학,모호함의학문인가
쟁점3,지열발전소의지반은안전한가
음모론냄새풍기는활성단층논란
전문가의함정과양심
위험사회론으로본포항지진
위험소통무시한정부가최대의책임자
‘실증연구개발’명분은특혜의시작
정부보고서에서도드러난정보공개의필요성
‘지열신기루’에허찔린포항시
‘시민의힘’보여준SNS의위력
정부의재난구호체계정비는원점에서
지진의고통과피해도‘미투’를
맺음말-글을맺는소망과남은질문들

출판사 서평

포항지열발전소시험가동과정의63회유발지진들,왜숨겨왔나?
포항지진,인재(人災)인가천재(天災)인가?

포항지열발전소가2016년1월부터2017년9월까지시험한지하시추공물주입과배출의과정에서무려63회의유발지진이발생했다.이엄청난사실들은5.4강진이터진그날까지포항시민어느누구도모르게감쪽같이숨겨져왔다.그중에는규모3.1의지진도있었고규모2를넘은것만해도10회였다.1.0이하의진동은통계에포함되지않았음을고려하면얼마나많은미소진동이발생했는지를상상하기란어렵지않다.더구나그때는세상이혼란스러운시기도아니었다.박근혜대통령탄핵1차촛불집회가열린때가2016년10월29일이었으니…….

산업통상자원부와포항지열발전건설업체넥스지오는처음에유발지진이몇차례발생한시점에서당연히그것을공개하고해외여러사례들과비교해가며올바른대책을세우는일에돌입했어야했다.그러나유발지진발생사실을시민들에게철저히숨기는가운데시험가동을계속했고유발지진은계속발생했다.이는대형인재(人災)를불러들이기로작정한듯이‘대범한사람들’의참으로‘대담한행동’이었다.

포항지열발전소는좋은의도로출발했다.정부도포항시도업체도그랬다.그러나좋은의도가나쁜결과를낳는경우도있다.문제의핵심은그과정이다.나쁜결과를예고하는현상들이63회나나타났지만그것들을철저히숨겨왔다는사실이포항지열발전소의가장심각한문제이다.

지열발전소에의한대표적유발지진의심사례가일어난스위스의바젤시는2006년12월규모3.4지진이발생하자건설을영구중단했다.동부지역인장크트갈렌시에서는2013년지열발전소건설을위한시추작업중규모3.6의지진이발생해사업이중단됐다.당국은긴급위기대응팀을파견하고즉시시추공에돌과흙을투입했다.사업중단은당연한결과였다.독일란다우인데어팔츠에서는2009년8월에규모2.7이,프랑스알사스주의술츠수포레에서는2003년지열시추공2개를뚫은뒤규모2.9지진이각각발생했다.호주에서도쿠퍼분지의사막에시추공2개를뚫자2003년12월지진이잇따랐으며최대는규모3.7이었다.

이처럼지열발전소건설및가동과정에서유발지진의의심사례는세계적으로충분히확인되었다.그결과관련시설의부지선정과정에적용할프로토콜이제정돼주거지역과의거리와지반에대한기준도제시돼있다.하지만한국에서처음으로시도된포항지열발전사업의추진과정에서정부와기업등참여주체는포항시민에게어떤정보제공도제공하지않았고여론수렴노력도기울이지않았다.뿐만아니라,은폐해온63회유발지진에이어서규모5.4강진이발생한후여러의혹들에대한언론의취재에대해거짓말과변명,말바꾸기와쟁점회피등심각한모럴해저드상태를노출하기도했다.

그래서이르포는다섯가지질문을던지지않을수없다.
첫째,포항지열발전소건설업체인넥스지오는63회유발지진발생에대해포항시에단한번도알리지않았는가?그것을포항시에알릴의무가전혀없었는가?그래서포항시는정말일반시민처럼63회유발지진을까맣게몰랐는가?
둘째,63회유발지진발생보고를받은산업통상자원부는왜그것을숨겨왔는가?국민을위한정부기관이었는가,업체를위한정부기관이었는가?
셋째,포항과인연이없는국민의당윤영일의원과더불어민주당김성수의원이63회유발지진에대한자료를공개했는데,포항의두국회의원(자유한국당김정재,박명재의원)은그철저한은폐에대해국정조사라도요구해야옳지않는가?
넷째,포항지진과지열발전은상관이없다는‘부정파’학자들에게묻고싶은것으로,북한이길주군풍계리에서6차례나핵실험을했어도그산은멀쩡하게잘버티고있지만만약포항시흥해읍에서똑같은핵실험을했더라면흥해읍은단번에거대한구덩이로변했을텐데,왜그럴까?땅의성질이너무다르기때문이지않는가?
다섯째,포항지진과지열발전의상관성에대한조사위원회가어떻게될지몰라도그결과야‘상관성이아주높다’부터‘상관성이거의없다’까지의어느지점에놓일것으로예단할수있는데,이미포항시민은포항지열발전소를재앙의근원이라여기고있으니정부는‘오랜은폐에대한책임감’까지통감하여포항지열발전소를폐쇄해야옳지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