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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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북한 대표작가 백남룡의 베스트셀러 소설 『벗』
예술단 여배우의 이혼소송을 통해 본 북한의 사랑과 결혼, 그리고 이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남긴 여러 중요한 말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한마디는 ‘멀리서 평양냉면을 준비해왔다’고 한 자신의 말을 순발력 있게 바로 잡으면서 옆에 앉은 여동생 김여정에게 한 ‘멀다고 하면 안 되갔구나.’였다. ‘멀리서 왔다.’는 말은 벗에게 해서는 안 되는 말이다. 마음에 없는 사람에게 가는 길은 지척도 천 리 같고, 만나고 싶은 벗에게 가는 길은 천 리도 지척 같기 때문이다. 그러한 마음을 북한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상식으로 만들어준 것이 바로 이 소설, 『벗』이다. 북한의 대표작가 백남룡의 『벗』은 1988년에 발표되어 북한 최대의 베스트셀러가 된 장편소설(북한에서는 ‘중편소설’이라고 함)이다. 예술단 여가수가 남편을 상대로 제기한 이혼소송을 통해 북한의 사랑과 결혼, 이혼의 과정을 생생하고 감동적으로 그려낸 『벗』은 상투적인 소설에 식상해 있던 북한 독자들에게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스테디셀러가 되었다.

소설은 여주인공 채순희가 이혼 소송을 제기한 법원에서 판사를 만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리혼시켜 주세요.”
이혼하려는 사유를 묻는 정진우 판사에게 채순희는 대답한다.
“그이와는 생활리듬이 통 맞지 않아요.”
“리혼이란 게 무대에서 노래 부르고 퇴장하는 것처럼 간단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리유로써는 법률을 만족시킬 수 없습니다.”
정진우 판사는 냉정하게 반응하고, 공장 노동자로 일하다 노래실력을 인정받아 예술단의 가수로 화려하게 변신한 채순희는 항변한다.
“생활을 떠난 예술이 없지 않습니까. 가정생활에도 그런 불협화음이 있으면 고통만주어요. 남편은 저를 아주 경멸합니다. 인간적으로 말예요.”

정진우 판사는 소송 과정에 부당한 압력을 가하는 도의 고위간부인 채림에 맞서 싸우며 이혼소송의 진정한 원인을 찾아나간다. 이혼 소송이 진행되는 과정을 따라 전개되는 소설을 읽으면서 우리는 먼저 남한과 너무나 흡사한 북한의 모습에 놀란다. 이혼의 자유가 있는지도 몰랐던 북한 사람들도 남한 사람들과 조금도 다를 바 없이 열애 끝에 결혼을 하고, 어느 날부터 갈등의 골이 깊어서 마침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고, 아이의 양육권을 놓고 고민한다. 그러나 우리는 남한과는 전혀 다른 북한의 사법절차와 가치관의 차이에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북한에서 이혼 소송을 맡은 판사는 남한에서처럼 법정에서 서류와 변론만 듣고 판결을 내리지 않는다. 이웃과 직장, 가족들을 찾아가 직접 만나보고 사실 관계를 조사하고 확인한 다음 이혼 여부와 아이의 양육권에 대해 결정한다.
저자

백남룡

저자백남룡
1949년함경남도함흥시에서태어났으며,고등학교를졸업한후1966년부터10년간장자강기계공장에서노동자생활을하였다.
그후김일성종합대학을졸업하고1979년《조선문학》지에단편「복무자들」을발표하면서부터작품활동을시작,지금까지대표작『벗』,『60년후』등을비롯해뛰어난작품들을발표하였다.
『벗』은북한독자들의뜨거운반응을불러일으키며북한최대의베스트셀러가되었고,프랑스어로번역출간된파리에서도가장뜨거운반응을불러일으킨겨레말소설이되었다.

목차

그들의사랑
두생활
가정

발문_소설『벗』에대하여(정도상)
단어표기와뜻풀이

출판사 서평

가장폐쇄적인나라를엿볼수있는흥미로운창문
프랑스어로번역되어파리에서가장많이팔린‘코리아소설’

『벗』은2011년프랑스어로번역되어남북한을통틀어가장많이팔린‘코리아소설’이되었다.프랑스에서‘세상에서가장폐쇄적인나라를엿볼수있는흥미로운창문’이라고소개된것처럼『벗』은북한사회의일상과사회시스템을생생하게보여준다.
북한에대해모르기는우리도프랑스와다를것이없었다.공장노동자가예술단가수가되고대학생이되는과정을아는남한사람은거의없다.북한사람들이어떠한생활의고뇌와아픔속에살아가고있으며‘사랑’이라고불리는인간의가장원초적이고자연스런감정을어떻게껴안고살아가는지에대해우리가아는것은없다.『벗』은북한에대한우리의‘놀라운편견’과‘경이로운무지’을깨뜨려줄인물과구체적인생활상,생생한이야기들로가득찬소설이다.특히벗과같은판사정진우는북한이외의사회에서는결코볼수없는독특한인간형이다.

인민의가짜벗과맞서싸우는진정한‘벗’
‘친구’와‘동무’로갈라져반쪽이되어버린‘벗’의참뜻을놀랍게되살린소설

백남룡은분단과함께‘친구’와‘동무’로갈라져반쪽이되어버린‘벗’의참뜻을놀랍고도완벽하게소설로되살려냈다.‘벗’을사귀고대하는마음가짐대신서로의연고만을강조하는‘친구’나체제를함께건설하고유지해가는이데올로기적인호칭이된‘동무’가빠뜨린것을백남룡은날카롭게주목한것이다.
사회주의체제에서인간관계는주로동무라는호칭으로상징된다.겨레말에서동무의사전적의미는‘함께자라는벗’이지만남북이분단되면서남한에서‘동무’라는어휘는자취를감추었다.동무의어휘에이데올로기가부여되는순간본디가지고있던고유의의미를상실했기때문이었다.백남룡은공동체의삶에서동무가감당할수없는어떤관계를발견했고그것을‘벗’으로호명한것이다.
노동자출신의채순희가예술단의중음가수로화려하게변신한뒤에선반공인남편리석춘과갈등하지만정진우판사는함부로채순희를단죄하지않는다.노동자의계급적순결성만을강조하는계몽에서벗어났다.작가는정진우를통해‘남편과의부부생활에지성적요구의수준이높고성취도가강한여성’으로채순희를평가한다.그리고한눈팔지않고기계에만매달려사는것을긍지로아는리석춘에게‘자기계발에도힘쓰고,극장에서채순희가출현하는예술공연도관람하는문화적창조성도가진’아내의벗이되라고,벗으로서조언한다.그는말로만이아니라이혼소송으로예술단에서외톨이가된채순희에게배역이돌아가게하고,리석춘이기계제작에필요한모래를직접짊어지고공장으로찾아가며두사람이다시벗이될수있도록‘동무’가아니라‘벗으로서’애쓴다.반면재판에개입하여이혼판결을내리도록압박하는인민의가짜벗인채림과맞서싸우며진정한‘벗’들을지키기위해분투한다.

남과북이‘벗’임을일깨워주는겨레말소설『벗』
그대는인생의벗이있는가?

『벗』은남과북이원수가아니라‘벗’임을페지(페이지)를넘길때마다느끼게만든다.백남룡이구사하는다채롭고아름다운어휘들은분단으로생긴것이이산가족만이아님을절감케한다.북에서만쓰는단어나남에서는사전속에서만만날수있는단어들을그는마술처럼복원시켜내고있다.바늘잎나무(침엽수),눅거리(싸구려),왕청같은(전혀엉뚱한),봉절(개봉)...백남룡의소설은부군부군하고(보드랍고)말큰말큰한(연하고말랑한)어휘들이어울려곳곳에서모국어의향연을벌인다.
6.15민족문학인남측협회집행위원장으로13년째지연되고있는남북작가대회를추진하고있는소설가정도상은『벗』이“북한이라고하는매우독특한사회공동체의풍경을담아낸겨레말소설”이라며다음과같이평가했다.
“이소설을그저북한소설이라고만생각하지않는다.『벗』은겨레말문학의한범주이며동시에아시아문학의중요한성과로유럽이나일본문학에서는결코볼수없는창작의방법을보여주고있다.또한『벗』은북한의한산간도시이야기지만삶의온전성을보듬고자하는사람들의노력이담겨있다.”
『벗』을던지는질문은어쩌면너무나간명하다.

“그대는진정한벗이있는가?”

이질문은우리시대를살아가는남북의모든사람들에게유효하다.어떠한이념을함께지고갈‘동무’나서로의이익을도모할연고를가진‘친구’는있을지모르지만‘서로도우며바른길을함께갈’진정한벗이있는가.

이제야채우게되는아시아문학의빈칸
북한문학선

지난12년에걸쳐‘아시아의내면적교류’를지향하며문예지《아시아》,‘아시아클래식’시리즈와‘아시아문학선’을꾸준히발간해온아시아출판사는그간빈칸으로남겨두었던북한의대표소설들을차례로선보인다.아시아문학선16권과17권으로북한대표작가백남룡의『벗』과『60년후』를,18권과19권으로남대현작가의『청춘송가1,2』를차례로선보인다.그리고20권으로는『북한단편소설선』이출간된다.
‘생활리듬’이서로맞지않아등을돌린『벗』의남녀주인공들처럼남북으로갈라진우리민족이다시관계를회복하기위해서는무엇보다서로를진정한‘벗’으로대하는일이전제되어야할것이다.상대가딱한처지에있을때외면하지않는것이사람의도리이고상대가어려울수록더욱가까이다가가손을내미는것이벗이다.한사람은왼손을다른한사람은오른손을내밀어깍지끼고서로도우며먼길을함께가는것이바로벗이다.오른손과오른손,왼손과왼손을서로맞잡고는나란히걷지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