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새

무지개 새

$13.00
Description
아쿠타가와 상, 가와바타 야스나리 상 수상 작가 메도루마 ? 장편소설

아시아 문학선 22권. 아쿠타가와 문학상, 가와바타 야스나리 문학상 수상 작가 메도루마 ?의 첫 번째 장편소설 『무지개 새』가 일본 현지 출간 13년 만에 아시아 문학선으로 소개된다. 메도루마 ?은 오키나와전쟁과 미군기지 문제를 문학적 주제로 삼으며, 오키나와의 비극적 역사와 현실인식을 독특한 상상력으로 풀어내 일본문단에서 주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메도루마 ?은 1980년대에 작품 활동을 시작해 90년대에는 오키나와전쟁을 둘러싼 기억투쟁을 전개했고 2000년대에는 미국에 의한 폭력지배구조와 오키나와 내부 모순을 이중삼중으로 구조화한 소설을 발표했다. 평생 오키나와를 지키는 소설을 써왔고, 2000년대 후반 이후에는 작품 활동보다 반기지 투쟁 활동에 힘을 쏟았다.

『무지개 새』는 2006년 작품으로, 견고한 폭력구조를 제의적으로 파괴하는 의식의 한 형태로 보여준 수작이다. 제목이 주는 낭만적이고 환상적인 그것과는 전혀 관련 없는 파괴의 지옥도를 선보이는 이 소설은, 학교폭력, 성매매 유착 폭력, 미군의 폭력 등의 풍경이 지배하고 있다.

이 지옥을 탈출하는 방법으로 작가가 제시한 것은 ‘파괴’이다. ‘그래 모두 죽어 없어지면 된다.’로 표상되는 통과제의적 파괴는, 지극한 현실에 천착하되 그 현실에 투항하는 게 아니라 그만의 방식으로 저항하는 것을 의미한다. 더불어 신생(新生)의 기운을 회복하는 것에 대한 간절한 염원이 투사되어, 오키나와에서의 폭력 근절과 평화를 향한 생의 의지가 담겨 있는 것이다.
저자

메도루마슌

1960년오키나와현북부에위치한나키진에서태어났다.류큐대학법문학부에들어가문학활동및반기지활동을시작했다.젊은시절오에겐자부로,나카가미겐지,가브리엘마르시아마르케스문학의영향을받았다.대학을졸업한후에는기간제노동자,경비원,학원강사등을했다.이후현립고등학교에서선생님으로2003년까지일했다.1983년「어군기」로등단한후1997년「물방울」로아쿠타가와문학상을,2000년에「혼불어넣기」로가와바타야스나리문학상과기야마쇼헤이문학상을수상했다.미군아이를살해하는내용의「희망」(아사히신문1999.6.26.)으로일본사회와문단에큰파장을일으켰다.장편소설로는『무지개새』(2006)와『기억의숲』(2009)이있다.한국에는단편모음집『혼불어넣기』(2008)를시작으로『물방울』(2012)『오키나와의눈물』(2013)『어군기』(2017)『기억의숲』(2018)이출간돼있다.현재는오키나와반전평화운동의최전선인헤노코앞바다에서카누를타고미군기지건설에반대하는해상저지활동을펼치고있다.언제실현될지모르지만오키나와근현대의장대한역사를담은대장편소설을구상중이다.

목차

무지개새

옮긴이의덧붙임_신생을향해,‘자기부정’의심연을파헤치다(곽형덕)

해설_폭력의미망(迷妄)을응시하며헤쳐나오는(고명철)

출판사 서평

잔혹하고끔찍하며섬뜩한,환멸과절망이버물어진파괴의지옥도

오키나와를지키는일본‘오키나와’의대표작가메도루마?의『무지개새』는2006년에출간되어가혹한폭력과강렬한메시지로큰반향을일으킨장편소설이다.잔혹하고끔찍하며섬뜩한,환멸과절망이버물어진파괴의지옥도를그려낸『무지개새』는역설적으로폭력근절과평화를향한생의의지가담겨있다.소설은성노예상태에빠진미성년자마유와그녀를관리하는조직폭력배일원가쓰야가일을하는장면으로시작된다.

성매매를한남자의사진을찍고그걸미끼로돈을듬뿍뜯어내면된다고히가가처음말했을때부터가쓰야는그것이참으로난폭한짓이라고생각했다.가쓰야의역할은여자를돌봐주는것과사진을찍어서차의종류와번호판,그리고남자의특징등을메모해서정리해주는것이다.(...)호텔에들어가거든남자가샤워를하는동안자신의핸드폰으로전화를하라고여자들에게단단히교육을시켰다.(본문중에서)

마유는매춘현장에서자신의성을산남자를상대로잔혹하고엽기적방식으로성폭력을가하고,가쓰야는조직폭력배최상단에위치한히가의지배에휘둘리며가해자이자피해자로폭력구조의악순환에서헤어나오지못한다.학원폭력가해자와피해자를중심으로오키나와사회내에서존재조차인지되지못하는성노예미성년자를내세워스토리를전개하고있음은,오키나와에군사기지가밀집돼일어나는폭력의연쇄를비판한도식적내용이아님을암시한다.또한폭력구조가외부에의해서만강제된것이아니라내부와얽혀이중삼중으로구조화된것임이드러난다.

“필요한건훨씬더추악한것이라생각했다”

1995년9월4일,오키나와북부나고에서미군셋이오키나와소녀를성폭행한다.섬전체에크나큰충격이아닐수없었다.미군기지철폐투쟁이이어졌다.전쟁위협이라는시대적배경에,2차세계대전의후과와냉전상징인군사기지로부터벗어날수없을지도모른다는불안감이더해갔다.북부출신메도루마도이루말할수없는충격을받은건물론이다.

“매달아놓으면되잖아.미군병사의아이를잡아다가발가벗겨서58호선야자나무아래에철사로매달아놓으면되지.진짜로미군을쫓아버릴생각이라면그정도는해야지.”그말이맞아.히가가말한그대로다.그외에다른방법은없다.8만5천명에게호소하고있는소녀의모습은아름다웠다.하지만필요한건훨씬더추악한것이라생각했다.소녀를폭행한미군병사셋의추악함과균형을이루기라도하듯.(본문중에서)

메도루마가1998년부터집필하여2006년출간한『무지개새』는이런시대적분위기에서탄생했다.그렇기에이소설에는1995년이후오키나와의정치적상황이자리하고있다.나아가1995년사건이현재로이어져헤노코신기지건설과반대투쟁,‘헤노코기지’건설의찬반투표를묻는현민투표형태로나타나고있음을생각해보면,이소설은과거가아니라동시대적이다.

오키나와인이폭력구조를받아들이고그로부터벗어날수있는상상력조차결여하고있음을소설은파헤친다.소녀폭행사건을일으킨미군을응징하는논리구조를내세우는한편오키나와사회의나태함을파고든다.그런가하면,소설은폭력을정당화하기보다‘가장저열한방법’으로오키나와문제혹은자기부정의심연을들여다본다.

폭력근절과평화의세상을향한생의의지

‘무지개새’라는제목과‘오키나와’라는지역이주는이미지는,낭만적신비와환상의아우라와관련된것일수밖에없다.하지만,『무지개새』는그아우라를상상하거나목도할겨를없이폭력에서시작해폭력의과정을거쳐폭력으로끝난다.폭력의닫힌연쇄구조로서폭력의아수라를목도하게된다.

드러나있는폭력과인지되지않는폭력과일상적인폭력까지연계되어있는구조와행태를염두에둘때,소설의절대적피해자인마유의폭력및살해행위는오키나와를폭력연쇄와닫힌구조안에봉합해버림으로써현재적비극성과미래적부재성을드러낸다.

암울한디스토피아극복과미래의전망에의실낱같은희망은역설적으로마유의등에새겨진‘무지개새’문신에있다.누군가에겐삶이고누군가에겐죽음일무지개새전설이그것인데,새로운삶을얻기위해서는기존의삶이파괴되는것을받아들여야한다는것이무지개새전설이함의한진실이거니와메도루마?이『무지개새』를통해투사한염원의일환이아닐까싶다.

1945년오키나와전이후,평화와자립을갈구하는오키나와사람들은미군과일본정부라고하는이중의폭력적침략자와끈덕지게싸워왔다.메도루마?문학은언제나이두세계를시야에넣으면서남녀노소에의해펼치는투쟁의역사를끄집어내고,현재벌어지고있는투쟁의실마리를발견해내미래의투쟁과연결시킨다.
다카하시토시오(문학평론가,와세다대학문학연구과교수)

오키나와의온갖폭력구조속에서고통과상처를앓아온마유와가쓰야가지옥의현실을파괴하고죽이는행위는,오키나와에서자행되는모든폭력에대한근절과평화의세상을향한아름다운꿈을결코포기하지않겠다는생의의지와다름아니다.메도루마는오키나와의근현대를아우르는『백년의고독』과같은작품을쓰고싶다는희망을표출하며『무지개새』로지세한생의의지를이어갈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