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구에 핀 꽃 (이대환 장편소설)

총구에 핀 꽃 (이대환 장편소설)

$15.00
Description
평화를 서원하는 우리 영혼의 꽃, 『총구에 핀 꽃』
전쟁의 운명을 거부하고 평화의 길을 개척한 ‘작은 인간’의 이야기
비핵화와 평화체제의 험로를 열어나가는 우리 시대의 문제작
52년 전 1967년 4월 초에 일본 언론들과 도쿄 특파원들이 주일쿠바대사관에 망명한 한국계 미군 탈주병을 일제히 보도했고, 도쿄 한국대사관과 서울 외무부가 주고받은 ‘김진수 한국계 미군 주일쿠바대사관 망명사건: 1967-68’이라는 비밀 문건을 생성했다. 『총구에 핀 꽃』은 김진수(미국명 그릭스)의 삶의 궤적을 모델로 삼았다. 그러나 이 소설의 주인공은 손진호(미국명 윌리엄)이다. 이대환 작가는 후기에서 말한다. “‘손진호’는 ‘김진수’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손진호’다. 단지 ‘김진수’의 고독과 고통도 고스란히 짊어지고 나아간 작은 인간이 ‘손진호’라는 점은 틀리지 않는다.”

왜 작가는 ‘손진호’라는 새로운 ‘문제적 개인’을 창조해야만 했는가. 『총구에 핀 꽃』에서 초점화자 역을 맡은 ‘나’(2018년에 73세인 손진호의 아들)의 발화(發話) 중에 답이 있다. “이 세상 그 누구의 이름으로도 능수능란 발언할 수 있는 사람이 작가입니다. 그 수단이 허구라는 것이고, 허구란 바로 작가의 상상력을 담아내는, 작가가 자유자재 변형할 수 있는 그릇이고, 그 그릇이 최후로 담아내야 하는 실체는 어떤 사실들의 배후를 관장하는 진실과 그 진실의 핵을 이루는 인간의 문제입니다.” 망명에 실패하고 유폐의 인간으로 일 년을 견뎌낸 뒤 다시 지구를 반 바퀴 돌게 되는 험난한 길을 선택한 때에 손진호는 확고한 신념을 터득하고 있다. “국가나 거대폭력이 평화를 파괴할 수 있지만, 작은 인간의 영혼에 평화가 살고 있다면 평화는 패배하지 않는다.”

한국전쟁의 고아로 미국에 입양돼 히피문화를 체화한 후 미군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하다 일본으로 휴가를 나와 주일쿠바대사관에 잠입하지만 망명의 길이 막혔던 손진호. 그의 파란만장한 삶의 궤적은 자신에게 덮씌워진 전쟁의 운명을 거부하고 평화를 찾아 헤매는 고투의 길이었다. 이 ‘작은 인간’의 이야기로써 피워낸 『총구에 핀 꽃』은 비핵화와 평화체제의 험로를 열어나가는 우리 시대의 문제작으로 우리 영혼의 꽃이다.

베트남 작가 바오 닌의 장편소설 『전쟁의 슬픔』으로 출발한 ‘아시아 문학선’의 제21권으로 이대환의 신작 장편소설 『총구에 핀 꽃』을 출간하면서 한국 작가의 첫 작품을 내보내고, 앞으로 한국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창작집을 엄선해 넣을 계획이다. 현재, ‘아시아 문학선’은 제22권으로 일본 오키나와를 지키는 작가 메도루마 ?의 장편소설 『무지개 새』 출간준비를 마쳐놓고 있다.
저자

이대환

1958년포항출생.1980년국제PEN클럽한국본부주관장편소설현상공모당선,1989년《현대문학》지령400호기념장편소설공모당선.소설집『조그만깃발하나』『생선창자속으로들어간詩』,장편소설『새벽,동틀녘』『겨울의집』『붉은고래』(전3권)『큰돈과콘돔』,바이링궐소설『슬로우불릿SlowBullet』,에세이『하얀석탄』,평전『박태준평전』등저서다수.(사)아태평화교류협회자문역.

목차

1장바나나태우는청년
2장꽃과전단
3장유폐의노고지리
4장새소리
작가후기
해설_자유의노고지리를위하여(이경재)

출판사 서평

한국전쟁의고아,미군에입양,미군으로베트남전참전,탈영후망명실패,기나긴유폐
지구를거의한바퀴돌아야했던어느한국인의외롭지만의로운평화여행

“국가나거대폭력이평화를파괴할수있지만,
작은인간의영혼에평화가살고있다면평화는패배하지않는다.”

한국평전문학의빼어난성과로꼽히는『박태준평전』을2016년11월에완결한직후부터‘김진수사건’의소설화를본격적으로시작한소설가이대환이데뷔40주년을앞두고11년만에들고온신작장편소설『총구에핀꽃』은‘김진수의삶의궤적’을모델로삼고있지만‘손진호’라는새로운인물로창조한그만큼‘김진수와손진호’사이에는뚜렷한격차들이존재한다.그것은작가의상상력을통해김진수의‘삶의배후를관장하는진실과그진실의핵을이루는인간의문제’를탐색하는소설적주요장치로서,작가는자신만의고유한사유와상상력으로새로운서사를조형해내기위한심혈을기울여분명한성과를내고있다.

가장중요한것은서울에서비참한전쟁고아로떠돌았던김진수와는아주다르게손진호가시장바닥에서수녀의지갑을탈취하다붙잡혀영일만바닷가의‘송정원(송정수녀원과송정고아원)에서생활하는이야기를새롭게만들어서새로운주제의식을창출하였다는점이다.‘흰수염푸른눈신부’가수녀들과이끌어나가는송정원은베트남전장과대비되는평화의상징같은공동체이다.그리고베트남전투의모습,쿠바대사관에서의구체적인생활,홋카이도여행,미국샌프란시스코에서성장하는청년기에받아들인히피문화등을통하여평화에대한염원이라는작가의메시지를분명하게보강하였다.

타이피스트특기병이었던김진수와달리손진호를첨병분대전투원으로새롭게조형함으로써베트남전의비극을더욱선명하게보여준다.홋카이도와관련한서사가첨가된것도중요한의미를지닌다.1968년4월탈영병손진호는고바야시라는대학원생의안내를받는데,그는아이누족피가섞여있다.고바야시를통해서아이누족이겪은통한의역사가가슴아픈원경(遠景)으로드러난다.2018년6월에는73세손진호가아들,강여사와함께아바시리감옥박물관을방문하는데,그곳에서는징용에끌려갔던손진호할아버지이야기가첨가되어세대를뛰어넘는한국현대사의비극적디아스포라가환기된다.아이누족의이야기나아바시리감옥(網走監獄)에수감되었던할아버지의이야기는손진호의삶과어우러져제국주의로전환된일본이라는민족국가의어두운그림자를선명하게보여준다.

이외에도손진호가고등학교시절인종차별을당하고그들에게사적인보복을하거나,손진호(미국명윌리엄다니엘맥거번)가샌프란시스코주립대학(SFSU)학생이되어샌프란시스코의히피문화에깊이빠져드는내용이새롭게첨가되었다.이러한히피문화는“물질적인욕망을절제하는것,과소비를거부하는것,사회적인속박에서벗어나는것,꽃을사랑하고꽃의상징을인간의영혼에심어주는것,이러한추구가왜야만이란말인가?아니,세상을위한정의가아닌가.”라고하여,이후의행적을뒷받침하는중요한하나의정신적원천이된다.

베헤이렌과손진호와오다마코토,
그리고판문점의새소리

1980년에등단한이래뜨거운문학혼으로『조그만깃발하나』『겨울의집』『슬로우불릿』『붉은고래』『큰돈과콘돔』등을발표한이대환은,사회와역사에대한치열한문제의식을펼쳐보여왔다.한국현대사를짚어보기도하고,북한체제와탈북자문제를탐색하기도했으며,베트남전쟁의상처를드러내기도했다.그런그의시선이『총구에핀꽃』에서‘평화’를주목한다.

한국현대사와세계사에대한거대서사를훌륭하게펼쳐보이고있는이소설에는진정한평화를염원하는작가의고민이깊고도집요하게아로새겨있다.이러한작가정신은소설밖의김진수와이어지는주인공손진호의탈영?유폐?탈출의행적이소설안에서베헤이렌(베트남에평화를!시민연합)과이어지게한다.세계시민의이념이란“인류평화”로설명되고,“작은인간이세계평화와민주주의의가장중요한알갱이”라고생각하며,근대국민국가를넘어선세계평화의희구,이를실천하기위한거점으로서의‘작은인간,개인’에대한강조가핵심적인사상이다.

작가는후기에서“김진수이야기를처음들려준시람이오다마코토였다”는사실과“이소설을오다마코토의영전에바친다”고밝히고있다.한국유신독재시절에사형선고를받은시인김지하를구원하려는지식인국제연대도조직했던작가오다마코토(小田實,1932-2007)는1960년대베트남전쟁기간에‘베트남에평화를!시민연합’(일본어약칭‘베헤이렌’)을이끌었던저명한시민운동가이기도하다.

『총구에핀꽃』은오다마코토라고추정할수밖에없는인물이‘선생님’으로만호명되고있으며,자이니치로그의인생의동반자였다고추정할수밖에없는늙은여성은‘강여사’로등장하여2018년6월에손진호,손진호의아들과함께손진호가1968년4월소련으로탈출하기위해돌아다녀야했던홋카이도를여행하게된다.이여행의끝자락인네무로반도의‘북방관’앞에서두노인은의남매를맺게되며,그날저녁자리에서강여사는손진호에게50년전에그가‘선생님’에게남겼던육필편지를건네준다.이편지는김진수와다른,김진수가아닌손진호의내면을함축적으로담아낸것이다.

이압도적인거대주제들은이대환이만들어낸방대한여로와풍성한서사없인충분한힘을발휘하기가어려웠을것이다.한국-미국-베트남-일본-소련-스웨덴-일본-한국의전지구적규모여정,손진혼의어린시절이풍기는낭만적추억어린이야기들,평화와개인을아우르는실화바탕의상상력충만한대서사그리고액자소설형식을빌린합리적이고이성적인구성까지완벽에가깝다.

손진호의여정이보여준평화와개인의의미는,새의이미지를통해강조되어그의어린시절을지나2018년남북정상이판문점도보다리에서만났을때들려오던새소리까지이어진다.한국에서시작된여정이한국에서끝나는것은,반세기가지난지금까지이어지는평화와자유의표상이평화를원하는모든인류의가슴에시들지않는꽃으로다시피어나이어질것이라는가능성의타진과다름아니다.


일본고베인근효고현아시야시,오다마코토문학비.『총구에핀꽃』에서오다마코토는‘선생님’이라호명되며,미망인(자이니치)은‘강여사’로등장한다.이대환작가와해설을쓴문학평론가이경재교수는오는5월초에『총구에핀꽃』을이문학비에헌정하러갈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