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빙이 녹기까지 (권미호 소설집)

유빙이 녹기까지 (권미호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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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2018년 심훈문학상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권미호의 첫 소설집. “상처 입은 자들의 연대를 통하여 자아내는 따뜻함”, “의도하는 분위기를 창출해 내는 능력과 차분한 문체”(김인숙, 방현석 소설가, 홍기돈 평론가)가 장점이라는 평을 받은 등단작 「유빙이 녹기까지」를 비롯해 모두 7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소설 속 인물들은 냉혹한 현실 속에서 어떻게든 자신의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원하는 바는 점점 멀어지기만 한다. 다른 사람을 대신해 줄을 서는 알바를 하며 생계를 유지하고(「오늘 줄서기」), 직장 동료와 불륜 관계에 있으며(「공항 옆 영화관」), 자신의 이름 대신 일란성 쌍둥이였던 동생의 이름을 빌어 살아간다(「잡토피아」). 마약에 취해 가짜 세계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는 사람들(「관람객」)과 마주치기도 한다. 자신만의 고유한 위치가 없이 위태로운 일상을 하루하루 버티는 이들의 모습은 어쩌면 외면하고 싶은 것이지만 권미호는 그들 속으로 더 깊게 들어간다.
저자

권미호

전라남도광주출생.숙명여자대학교국어국문학과졸업.2018년심훈문학상신인상에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

목차

오늘줄서기
공항옆영화관
잡토피아
골목길의란다
관람객
라르손의침대
유빙이녹기까지

해설|스쿠터를타고달리는란다.몽상을깨부수는,_김영삼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가짜사건들로가득한진짜세계를살아가는법
권미호소설가의첫번째소설집

2018년심훈문학상신인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한권미호의첫번째소설집이다.“상처입은자들의연대를통하여자아내는따뜻함”,“의도하는분위기를창출해내는능력과차분한문체”(김인숙,방현석소설가,홍기돈평론가)가장점이라는평을받은등단작「유빙이녹기까지」를비롯해모두7편의단편이실려있다.

등단작을제외하면소설속에서따뜻함을찾기란쉽지않다.소설속인물들은냉혹한현실속에서어떻게든자신의위치를확보하기위해고군분투하지만원하는바는점점멀어지기만한다.다른사람을대신해줄을서는알바를하며생계를유지하고(「오늘줄서기」),직장동료와불륜관계에있으며(「공항옆영화관」),자신의이름대신일란성쌍둥이였던동생의이름을빌어살아간다(「잡토피아」).마약에취해가짜세계속으로더깊이들어가는사람들(「관람객」)과마주치기도한다.자신만의고유한위치가없이위태로운일상을하루하루버티는이들의모습은어쩌면외면하고싶은것이지만권미호는그들속으로더깊게들어간다.

“이도시는어떻게되려는것일까”
법칙으로가득한세계를탈주하려는사람들

「오늘줄서기」의대학원생화자에게는두가지중요한줄서기가있다.실제로용돈벌이가되는줄을서는아르바이트와학부교수에게잘보이는일이그것이다.그두가지를잘해내면원하는삶에가까워질것만같지만원하지않는일을하느라진짜원하는것이무엇이었는지에대해서는까마득해질뿐이다.결국“이청년세대들은닿을수없는실재에도달하기위해가짜-사건을연기(演技)하면서자신의욕망을연기(延期)하고유예해야만하는형벌을사는중이다.”(김영삼문학평론가)

「잡토피아」에서는욕망을유예하다가짜삶에몰두하기에이른다.‘세호’는죽은쌍둥이동생‘재호’의이름으로살아간다.“고등학교를중퇴한데다자신이써보지도못한많은빚이있는세호에게평범한삶이란요원”했기때문이었다.대학교에입학한재호의뒷바라지를하며좋은날이오기만을기다리던세호는동생이죽자그의이력서를가지고취업을한다.아이들에게직업체험을제공하는회사‘잡토피아’는그에게도삶을체험해볼수있는장소다.세호는잡토피아내에CCTV가보이는곳과보이지않는곳을정확하게확인해두고자신의모습은남기지않으려애쓰면서동시에자신의세계를침범하는사람은빠르게포착해추방하고자한다.세호는이모든것이불가피한생존방식이었다고여긴다.

「골목길의란다」에서의‘란다’에게도불가피한삶은있다.네자매중막내인란다는가정형편이어려워어려서언니들과뿔뿔이흩어졌다다시재회한다.하지만함께모여사는것이마냥행복한것만은아니었다.그렇다고도망만쳐서는삶을살아낼수가없다.어떻게살아야좋을지를끝없이골몰해하며삶을포기하지않고,다른사람의이름뒤로숨지않으려고애쓰면서란다는오토바이를타고달려간다.그길끝에어떤풍경이기다리고있을지는도착하기전까지는도무지알수없다.

“우리를둘러싼끝도시작도없는원형의트랙처럼,슬픔도그렇지.“
서로의체온을나누는애도의일기

소설속세계에서한개인이고통받지않고살아가기란완전히불가능해보인다.그건실제세계에서도마찬가지다.그렇다고해서작가가이세계에완전히절망하고있는것은아니다.「라르손의침대」에서는뜻밖의선물을보내며화해의인사를건네며,「유빙이녹기까지」에서는상처입은자들사이에가능한연대와공감의세계를보여준다.소설속인물들은시스템에맞서,또시스템을내면화한자들에맞서저항하면서서로의아픔과고통을어루만진다.그것으로모든고통이완전히사라진다고는할수없지만그시도들은끊이지않고꾸준히이어지리라는것을짐작할수있다.각자가지닌‘한기’와‘온기’를얼마간나누어가지면서따뜻함이점점퍼져나가기를바라는작가의바람을소설을읽으며느낄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