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바 강가에서 우리는 (박지음 소설집)

네바 강가에서 우리는 (박지음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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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단편소설 「리플레이」로 2014년 영남일보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박지음 소설가의 첫 번째 소설집이다. 데뷔작 「리플레이」를 비롯하여 모두 8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여성, 주로 기혼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워서 여성의 삶과 고민, 좌절, 욕망 등 삶을 억압하는 것들과 맞서는 여성들의 고군분투를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준다.

때로는 표제작 「네바 강가에서 우리는」에서처럼 서로간의 연대가 이루어지는 모습이 그려지기도 하지만 대부분 작품에서는 비극적인 색채가 짙다. 세 아이를 낳고 옛사랑을 만나 하룻밤 일탈을 감행하는 가정주부의 환멸과 공포를 그린 등단작 「리플레이」나 미국에 거주하는 언니가 사실은 엄마였음을 드러내는 「레드락」, 또는 유년시절 성추행 사건을 학부모가 되어서야 폭로하는 「거미의 눈」, 소통하지 못하는 남편과의 결별을 사고사로 끝장내는 「톰볼로」 같은 작품에는 “한결같이 제도적 일상에서 억압된 ‘무엇’이 벽지를 찢고 튀어나와 외설적인 ‘날 것’으로 재현”(정은경 문학평론가)되는 장면이 그려진다.

박지음은 인물에 대한 도덕적 판단은 유보하면서 그를 둘러싼 시스템과 인간관계들을 묘사하며 그의 심층까지 들여다보려고 한다. 화려하지 않고 안정적인 문체로 삶의 굴곡을 그려낸 박지음의 첫 소설집을 통해 다채롭고 풍부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박지음

전남진도출생.서울예술대학문예창작과를졸업하고중앙대학교문예창작학과석사과정을수료했다.2014년영남일보신인문학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으며2017년월간토마토문학상을수상,2018년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수혜했다.

목차

네바강가에서우리는
레드락
리플레이
햄버거가되기위하여
나란히걸어요
거미의눈
톰볼로
영등

해설│톰볼로의그녀들_정은경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악몽같은세상속그녀들의이야기
박지음작가의첫번째소설집


끊이지않는불행한사건들에도불구하고박지음은더듬어전진하며탈출구를찾는다
-하성란(소설가)

믿고싶은한인간의세속과간사함까지도그려내고야마는용기.
그용기로우리의상처가아무는시간이조금은당겨지리라.
-이소연(시인)


단편소설「리플레이」로2014년영남일보신인문학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한박지음소설가의첫번째소설집이다.데뷔작「리플레이」를비롯하여모두8편의작품이수록되어있다.여성,주로기혼여성을주인공으로내세워서여성의삶과고민,좌절,욕망등삶을억압하는것들과맞서는여성들의고군분투를다양한방식으로보여준다.

때로는표제작「네바강가에서우리는」에서처럼서로간의연대가이루어지는모습이그려지기도하지만대부분작품에서는비극적인색채가짙다.세아이를낳고옛사랑을만나하룻밤일탈을감행하는가정주부의환멸과공포를그린등단작「리플레이」나미국에거주하는언니가사실은엄마였음을드러내는「레드락」,또는유년시절성추행사건을학부모가되어서야폭로하는「거미의눈」,소통하지못하는남편과의결별을사고사로끝장내는「톰볼로」같은작품에는“한결같이제도적일상에서억압된‘무엇’이벽지를찢고튀어나와외설적인‘날것’으로재현”(정은경문학평론가)되는장면이그려진다.

박지음은인물에대한도덕적판단은유보하면서그를둘러싼시스템과인간관계들을묘사하며그의심층까지들여다보려고한다.

“나는흔들리지않고이무용한세계를지켜가기로마음먹었다.”

「네바강가에서우리는」에등장하는그녀들은제각각다른인생을살아온사람들답게다른사연과꿈을품고있다.기혼여성과미혼여성이만나서서로의사정을백프로이해하는일이쉽지않지만함께낯선곳을걸으면서,함께밤을보내면서조금씩이해하게되고스스로를의심했던마음을버리고조금씩용기를내게된다.

“낯선곳에서서로를알아보고조심스럽게의지하기시작하는마음”(「네바강가에서우리는」)이싹트는일은쉽지만은않기때문에그만남과인연이더욱소중하게여겨진다.작가는현실에서그러한일이이루어지는것은쉽지않을뿐아니라마치기적과도같다는듯뒤이어나오는소설들속에서환멸나는삶의장면들을보여준다.

등단작「리플레이」는어딜가나CCTV에노출될수밖에없는현대사회를그리고있다.어딜가나그시선을피할길이없다.어디서무엇을하든,누구를만나든“그사이에,끝없이,끝없이,우리는찍히고있”다.사람들의일거수일투족을감시하는CCTV는‘나’의무죄를증명하는장치인동시에‘나’의부정을고발하는장치로서기능하며현대인들이품고사는삶의윤리에의문을제기한다.그들을전혀옹호할수없는상황에서도박지음은CCTV와같은시선으로그들의삶을있는그대로그려낸다.

“외로웠다.그날말을걸어준사람이누구였든나는그의말을들었을것이다.”
“나는이미비명을지를준비가되어있었다.”
현실적인문체로그려낸삶의풍경들

정은경문학평론가는해설에서박지음의작품들이샬런퍼킨스길먼의「누런벽지」를떠올리게한다고쓰고있다.「누런벽지」는평범한가정주부가미쳐가는내용을담은고딕풍소설로,박지음의소설집『네바강가에서우리는』에실린작품들역시삶을견디다못해미쳐버릴것같은여성들의모습이등장한다.

결혼을해안정적인생활을이어나가야할것같지만가족구성원들은서로에게힘이되거나기댈곳이되지못하고견딜수없어잠시라도떠나있어야하는존재들이다.그들은가정내에서평안을얻지못하고매년어디론가홀로여행을떠나야만겨우숨쉴구멍을찾을수있고(「레드락」),옛연인을만나불륜을저지르고(「리플레이」),“현실을도피하려는마음과외로움과남편에대한죄책감이뒤섞여”(「나란히걸어요」)말도안되는주술의식에참여하기도한다.언뜻이해가가지않는그선택들은삶에서다른선택지를찾지못한그들이삶을견디기위해,미쳐버리지않기위해선택하는것이기도하다.

그들은피해자이면서도그피해를제대로회복하거나보상받을길이없는채로성장하여가해자로돌변하기도한다.「거미의눈」에서초등학생시절같은반남자아이에게성추행을당했던‘나’는자신의아들이같은반여자아이를성추행하는것을목격하고서도이를모른척하고아들을변호하려든다.여자아이의아버지가바로자신을성추행했던초등학생시절동창이라는것이밝혀지자‘나’는어린시절자신을가해했던사람들의논리를그대로가져오기도한다.그리고그목소리는고스란히‘나’에게로되돌아와다시‘나’를공격하는결과를가져온다.

“우리에게는각자의톰볼로가있다는걸.”
잔잔한일상을견디고난다음돌출되는이야기

「톰볼로」에서는이혼을결정한부부와그들의딸이등장한다.그들이도로에서고양이를차로치어죽이고도착한장소는그풍경과냄새마저숨막히게하는곳으로묘사되고있다.서로를향한증오와경멸밖에남지않은듯한이들의모습에서더는돌파구를찾아볼수없는데,결국딸‘민아’가사라진것은실종이아니라생존의돌파구를찾아무사히탈출한것으로읽힌다.

“우리에게는각자의톰볼로가있다”는대사처럼박지음의소설속인물들은바닷속에잠기지않고모습을드러낼톰볼로를발견하여지긋지긋한삶을돌파할방도를찾고있는지도모른다.“여전히진행형으로벌어지는한국사회의문제를물살이빠져나간뒤에솟아난‘육계사주’처럼묘파”(정은경문학평론가)하며작가박지음의현실주의문체는다른‘톰볼로’를돌출시켜보여주고있는것이다.

화려하지않고안정적인문체로삶의굴곡을그려낸박지음의첫소설집을통해다채롭고풍부한작품들을만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