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는, 날개로 잠을 잤다 (최형심 시집 | 2019년 심훈문학상 수상)

나비는, 날개로 잠을 잤다 (최형심 시집 | 2019년 심훈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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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2019년도 심훈문학상 수상 시집. 외교학과 법학을 공부하며 시를 써온 최형심 시인의 첫 번째 시집이다. 2008년 《현대시》로 등단한 이후 꾸준히 작품을 발표해왔다. 그중 엄선한 50편의 작품을 묶었다. 시인으로서는 다소 독특한 이력답게 그의 작품들 역시 낯설고도 아름다운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저자

최형심

서울대학교외교학과졸업하고동대학원법학과박사과정을수료했다.2008년《현대시》로신인상에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2009년《아동문예》문학상,2012년《한국소설》신인상,2014년《시인광장》시작품상,2019년심훈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시인의말

1부
보리멸의여름/견자(見者)의편지/천개의고원/침목(枕木)의시간/편난운/전족(纏足)/예미리의겨울/호금(胡琴)/흰눈썹위의풍습/세개의발을듣는저녁/봉천(奉天)/환(幻)

2부
철학자고양이/저공비행/나의차용은양들을사러마켓에간다/두개의심장과두개의목소리를가진/법국(法國)의처자들/자청비/얀브뤼겔씨의나비관(觀)/물위의잠/좋은꿈을모으면/목각인형/분홍병사/채색되지않는체온들/망그로브숲,망할/죽음의계곡에서온편지─김알렉산드리아에게/

3부
의자들/변경의수문관리인/금목서(金木犀)/텔로미어/화양연화(花樣年華)/소한(小寒)근처/고요가된남자/식탁위의장례식/타인의나날/수비학(數秘學)/저녁의빈손/금서(禁書)의나날─님웨일즈가김산에게/파루(罷漏)

4부
밤의둥근껍질/무주지/첫번째계단/연서(戀書)/투병기/악어새의정원/종이날개를가진저녁/야행(夜行)/련(蓮)/나비밖의저녁/학살자들의나날/술래가된소년

해설
미지로의초대_장은영

출판사 서평

낯설고도아름다운세계로-
2019년도심훈문학상시부문수상자최형심시인의첫번째시집

2019년도심훈문학상수상시집.외교학과법학을공부하며시를써온최형심시인의첫번째시집이다.최형심은2008년《현대시》로등단한이후꾸준히작품을발표해왔으며이번시집에는그중엄선한50편의작품을실었다.시인으로서는다소독특한이력답게그의작품들역시낯설고도아름다운세계로독자들을초대한다.

최형심의시를통해독자들은“이방의풍속과지나간시절의흔적이빚어낸형상들”“낯설고도아름다운형상들,하나로합쳐질수없는고유한형상들”(장은영)과접촉하는경험을할수있을것이다.


절망을감내하는몽환적인노래들

“밀도높고첨예한언어로변화무쌍한상상의이미지를변주하고있다.”
-심훈문학상심사평중에서,김중일·안상학(시인)

태양을등진것들만별이되는곳,
아무나무지개가되는하늘가까운마을이었습니다.

겨울을교환한연인들이나란히두개의계절을버티며서있었습니다.
투명한절망으로가득한허공은
진화하는법이없었습니다.
쐐기풀무성한달빛공동체,
천형에다가가시를쓸때면윗입술만남았습니다.
마가목을닮은사내들은공중그네를밀며마을을떠나갔습니다.
우산에감염된이들이슬레이트처마밑에모여살던
첨탑이하나도없는마을이었습니다.

-「봉천(奉天)」부분

어떤때에우리는절망을극복하기위해다가올희망을노래하며기대에차힘을내보기도하지만최형심이버티는방식은희망을노래하는것이아니다.그저절망을응시하며그에대해말해본다.“절망으로가득한허공”은좀처럼“진화하는법”이없으므로우리가세계가기대할수있는것은더이상남지않은것같다.하지만그는이상한아름다움을발견해내서는그에관한음율을만들어보기도한다.낯설고도아름다운것들을발견하는것이그의일인것처럼느껴진다.

짐승에게는시詩가필요했다.파란이마의여인이몸을말고울림통속으로들어간후,악사들은오래기른

눈썹사이에서길을잃었다.

서로를의심하지않고두줄의현을건널수있을까,고삐를놓은사내들이빈둥거리고있었다.음악은점선처럼성실하게사막에묻힌어린몸을만졌다.길들일수없는길을걸어온검푸른소녀들의비단이마엔말발굽을모아모닥불을피운흔적들…….

-「호금(胡琴)」부분

그에게시는무용하거나쓸모없는것이아니라필요한것이다.시를읽다보면계속해서시가필요하다고말하는것만같은목소리를들을수있다.동시에이시들을써내려가며그자신의말을증명하고있기도한것이다.그의시를읽노라면왜우리에게시가필요한지,낯설고도아름답다는것은어떤때쓰는말인지를호언할수있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