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좋은 농담처럼

사이좋은 농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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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철

2021년《머니투데이》신춘문예에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전태일문학상,심훈문학상등을수상했다.

목차

시인의말

1부
규칙/옥상/지혜/평지인간과높이의인간/세모개척기/저울/나무에서떨어진후/길고치는사람들/노동복/저녁이라는뒷심/소리를자르는일/일렬/몰락/시그널/막막한숨/옆집의헤르츠(Hertz)/방탈출게임

2부

사슴/연못이날아간다/잉크/개선책/불타는집/고려장/가위의쓸모/반가운연탄/제왕나비편도기/매듭을삼키다/빨래의거리/격리/염증수치/직전/장발/지루한의자/교차/70kg/죽음은사각/분서갱유/고무찰흙에관한고찰/우는서랍/발골/조금씩사라지는아버지/운석이비껴간날/역도

3부
양피지/양에게물어보세요/웅덩이가지구의각도로돌고있다/회피/주사위놀이/종이의차원/십자와일자의세트/벌판의걸음/대답들/큰걸음들은다멸종되었다/물빠진구멍들이떠다닌다/말의칼로리/제례악(祭禮樂)/파랑은다땅속의소란이죠/넝쿨의시절과철조망의시절

해설:세계그늘에가닿을소리를오려_성현아(문학평론가)

출판사 서평

견고한규칙으로가득한세계의안과밖을가로지르며
언어를낭비하지않는시집『사이좋은농담처럼』
전태일문학상,심훈문학상수상

2022년심훈문학상을수상한김철시인의첫번째시집『사이좋은농담처럼』이출간되었다.심사당시“노동과일상의감각을참신한상상력으로재구성”하고있으며“시적감각을일부러과장하지않고자연스럽게제시하는능력이탁월”하고“개성적인목소리로발화하고있는작품”이라는평가를받으며심사위원(김근,안현미,허희)의지지를얻었다.

제27회전태일문학상을수상하기도한김철시인의작품에는노동하는자로서의시각이고스란히녹아있다.시인이감각한노동현장의부조리한현실은시「평지인간과높이의인간」에서도잘드러난다.성현아평론가는해설에서“이질서정연해보이는세계가특정집단에게만유리한불공정한규칙에의해운용되는세계임을적나라하게드러낸다”고쓰고있다.

노동하며살아가는
우리의이야기

가장아껴써야할말인데도
다급할때아무나가져다쓴다
쓰고는아무곳이나버리기일쑤인
일회용처럼버려진해결책,막연한판례의
본보기가되어버린어느무인도같은담화

그말을들추면하청노동자의안전화가벗겨져있고
시도와가능성이폐기처분되고
무사고전광판속으로빨려든날짜가있다

개선책들이란누구에게는면피용말이고
또누구에게는희망의말이기도하지만
이불한장같은말
그악한욕설같은말이기도하다

―「개선책」중에서

그의시「개선책」에서는세계의규칙으로이득을얻어결정권자가된이들이진짜관심을가지는영역이일하는사람들의삶일지,그저법을피해갈방법들일뿐인지를적나라하게그려낸다.무엇도실질적으로개선되는것이없는데도전면에나서무언가가진행되고있는척보는이들을속이는‘개선책’이라는단어는“변명도불법도파렴치도”다가릴수있는“아름답게꾸며진당황스런말”에그치고만다.시인은그와유사한일들이바로우리의노동현장에서수없이반복해서일어나고있음을보여준다.시인이우리의세계에만연한부당함에대해분노를드러내는방식은목격한것들을과장없이기록하는것인지도모른다.

이번시집에서는일상과거리를두지않고그속으로파고들며그럴싸하게꾸며졌을뿐인풍경들을과장하지않고보여주는작품들을만나볼수있다.그를통해우리가살아가고있는일상의풍경이포장하고있는것은무엇인지,감추고있는것은무엇인지를다시금정확하게바라볼수있게된다.어쩌면자신도모른채규칙의일부로편입되는순간들까지도깨부수는문장이될것이다.비록세계의규칙은시인의눈으로바라보기에이해할수없는것들로가득하지만시인은무력해지거나흔들리지않고정직하고성실하게써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