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스프 리플렉스 (GRASP REFLEX)

그래스프 리플렉스 (GRASP REFLEX)

$15.00
Description
주어진 시간 이상의 삶을 누리게 된 미래, 노인들의 세상이 온다. 노인들의 표만으로도 권력을 유지할 수 있고, 노인들의 소비만으로도 부를 축적할 수 있다. 권력과 부는 죽지 않는 자들의 것, 손에 쥔 것을 내어놓지 않는 그들. 그들을 바라보는 자식들. 노인이 자식에게 말한다.“기다려라, 너도 언젠가 늙을 것 아니냐?” 자식이 할 수 있는 것은 기다리는 것뿐, 노인이 되기 위한 시간 혹은 누군가의 죽음.
김강 작가의 ≪그래스프 리플렉스≫는 근미래를 담고 있다. 노인들은 나라에서 주는 소득만으로 먹고살고, 출시되는 신제품은 온통 노인을 위한 것뿐이다. 새로운 정책들은 노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급급하다. 그 와중에 아직 노인이 되지 않은 20, 30대는 작중의 남매인 안나와 노마처럼 재벌의 마이걸이 되거나 노인들에게 나라에서 지급하는 로봇을 수리하면서 살아간다. 이들에게는 노인이 되기까지 남은 30~40년이 까마득하다. 그런 노마에게 한 노인이 말한다. "자네도 언젠간 늙을 거 아냐?"
저자

김강

부산에서태어났다.2017년단편소설「우리아빠」로21회심훈문학상소설부문대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우리언젠가화성에가겠지만』(2020,아시아,아르코문학나눔권장도서),『소비노동조합』(2021,아시아),앤솔러지『여행시절』(2021,아시아)등이있다.

목차

1.가질수있는것들을가질것이다
2.노송老松아래아무것도없었다
3.찰영盈에돌아볼권眷길영永에권세권權
4.마이걸
5.올림퍼스의노예들
6.그길밖엔없어
7.바닥에는검은진흙이
8.누구나마땅한일을하는겁니다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오래산다는것,그것은‘우리’에게축복인가?
근미래의갈등을담은김강작가의탁월하고치밀한상상력!

필립은영원히살려고하는아버지만식의그늘에가려오십이넘는나이가되도록경영일선에나서지못하고있다.인호는이십여년째아버지의지역구영산시를관리하며정계진출을꿈처럼간직하고만있다.어느날,만식이의문의죽음을당한다.의문투성이인죽음을뒤로한채필립과인호는각자의야망을위한계획에시동을건다.
김강작가는장편소설≪그래스프리플렉스≫에서초고령화사회에접어든미래사회의현실을묘사하고있다.노인들의표만으로도정권을유지할수있는정치인,노인들만대상으로사업을해도최대재벌이될수있는기업인,노인들을위한로봇을수리하고,수명연장을위한인공장기밀매를벌이는청년들이노인만을위한사회를지탱하고있다.

"젊었을때는열심히일했어.지금은보상을받는거지."
"나이좀먹었네하는사람들모두신같아요."
노인을위한세상에서도모두가꿈을꿀수있을것인가?

김강작가의≪그래스프리플렉스≫는근미래를담고있다.노인들은나라에서주는소득만으로먹고살고,출시되는신제품은온통노인을위한것뿐이다.새로운정책들은노인들의마음을사로잡기급급하다.그와중에아직노인이되지않은20,30대는작중의남매인안나와노마처럼재벌의마이걸이되거나노인들에게나라에서지급하는로봇을수리하면서살아간다.이들에게는노인이되기까지남은30~40년이까마득하다.그런노마에게한노인이말한다."자네도언젠간늙을거아냐?"

노마는노인들을가리켜"신같다"라며한탄한다.노마는여동생안나가만식의아이를가졌을때,인생의큰비극이닥쳤다고생각하고분노하지만앞으로노마에게벌어질일에비하면아주작은일에불과했다.김강작가는인간을움직이게하는사회의거대한힘을다뤄왔고,이번작품에서도인간을특정한방식으로살게만드는이야기를꺼내기를주저하지않는다.

길들여지거나,제압당하거나
그늘에서벗어나거나

필립은영원히살려고하는아버지만식의그늘에가려오십이넘는나이가되도록경영일선에나서지못하고있다.만식은늘주변인들에게'아직경험이부족한2세에게경영권을물려줘서는안된다'고공공연히말하고다녔다.인호는이십여년째아버지영권의지역구영산시를관리하며정계진출을꿈처럼간직하고만있다.인호가정계에진출하겠다고영권에게말하자,영권은아들에게평생정계진출을하지못하도록못박는다.어느날,만식이의문의죽음을당하며이야기가움직이기시작한다.영권은자신의후원자가당한의문투성이인죽음을발판삼아정치적인퍼포먼스에열을올린다.필립과인호는노인세대의그늘에서벗어나려고한다.

"저…형님이라고해도될까요?"
재벌2세와로봇관리사는왜그곳에서만났을까?

필립에게안나의일을따지러온노마는필립이의외로좋은사람일지도모른다고생각한다.필립은노마에게좋은일자리를소개해주고,노마는필립이안나와안나의아이를안전하게지켜줄것이라고믿게된다.이들은노인들에대한적개심으로한마음이될수있을까.
이소설의인물들은각자의자리에서마땅히내가가져야한다고생각하는것을가지려고한치의양보도없이부딪힌다.만식과영권,필립과인호,노마와안나가모든것을불태워부딪히고난후,이들에게는만식이남긴한마디만남는다."누구나마땅한일을한다."
한국은2025년에초고령화사회에진입한다.작중영산시와같은지방도시는이미초고령사회로진입하기시작한지오래다.김강작가의소설은이러한현실을비유하고있다.우리는처음겪어보는사회에서조화롭게살아갈수있을까?이소설에는우리에게펼쳐질미래의단서가숨겨져있다.

책속에서

“이교수,매사에확실한것은내가인정하지.수술받은횟수로치면나도전문가라면전문가인데말이야.그것에전혀신경쓰지않고원칙대로설명해주는것,나는그게좋아.아무렴,그래야지.고마워요.덕분에한삼사십년더살게되었어.”
만식은베개밑에서봉투를꺼냈다.이교수에게건넸고이교수는손사래를쳤다.
“아닙니다.이러시면안됩니다.당연히할일을했을뿐입니다.”
만식은봉투를접어이교수의가운주머니속으로넣었다.
“누구나마땅한일을하는거야.이교수는이교수가할일을하고나는내가할일을하고그러면되는거지.간호사선생님들,코디선생님들하고맛난것사드시라고주는거야.큰돈아니야.촌스러워보이겠지만감사의표시는옛날방식이더나아.정겹잖아.”
_본문중에서

“갑자기기계가멈추고그런일은없겠지?나온지얼마되지않은제품이라신경쓰이는데.”
코디네이터는인공폐를개발한회사에서파견나온직원이었다.
“그럼요.걱정하실것없습니다.그런일은없어야겠지만환자가다른이유로사망하는일이생겨도인공폐는혼자숨쉬고있을겁니다.”
“그렇다면다행이고.아무튼,지독한노인네야.그렇지않아?저밑에서일하지않는게다행이지.”
이교수는만식의몸에서작동하고있을인공심장과인공간,인공폐그리고인공신장을떠올렸다.쉽게죽지는않겠어.이교수는혼잣말을했다.
_본문중에서

만식은영원히살기로마음먹은사람같았다.그것도건강하게.그는건강에관한모든것을직접챙겼고수명연장과관계된새로운것들을찾아다녔다.만식이기댔던것은의학기술이었다.새로운기술과신소재를앞세운인공장기업체들은고가의상품을사용할수있는돈많고절실한소비자가필요했고만식은자신의건강을유지하고수명을연장할수있는효과적인기술을원했다.새로운기술과소재들은만식이지불한금액만큼효과가있었다.만식이여든이되었을때만식의심장과만식의콩팥중하나와만식의간,그리고관절의일부는만식이태어날때가지고왔던그것들이아니었다.
_본문중에서

“몸이자동차라고치면말이지.게다가새자동차를사고싶어도살수없다면말이야.아니,사실이그렇잖아.태어날때가지고난그대로살아야하는게우리몸이잖아.그런데지금내가타는자동차가칠팔십년되었어.이게아무리관리를잘한다고해도한계가있는거잖아.정상일수가없지.운전을잘하지못해서난사고는어쩔수도없고내가감당할몫이라치더라도부품이낡아서사고가나는것은좀억울하잖아.그러면어떻게해?부품이라도갈아야지.디자인?그건어쩔수없지.바라지도않고.”
_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