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으로 부르는 연가 - K-포엣 시리즈 36

몸으로 부르는 연가 - K-포엣 시리즈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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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고로 어떤 장난은 취급에 주의를 요한다.”
k포엣 시리즈 36권 김병호 시인의 『몸으로 부르는 연가』

김병호 시인의 네 번째 시집 『몸으로 부르는 연가』가 K-포엣 시리즈 36권으로 출간되었다. 과학적 상상력과 시적 상상력이 충돌하는 곳에서 뜻밖의 장면과 유머를 만들어내는 데 능란한 시인이 이번 시집에서도 김병호 시인만이 창조해낼 수 있는 세계로 독자들을 유인한다.
반듯하게 나아가기보다 어딘가 조금 비뚤어진 채로 나아가는 세계, 평면적인 세계에서 어딘가 한껏 돌출된 세계, 눈에 잘 드러나 있는 앞면이 아닌 뒷면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것과 같은 쾌감이 그의 시에는 존재한다. 일상적이고 평범하게만 보이는 단어도 오랫동안 물고 늘어지며 샅샅이 뜯어보면서, 때로는 마음껏 가지고 놀면서, 경직되어 있기만 한 사회구조에 반항한다.
저자

김병호

저자:김병호

1967년서울에서출생했다.

1998년<작가세계>를통해등단했다.

시집으로<과속방지턱을베고눕다><포이톨로기><밍글맹글>이있고,과학에세이집으로<과학인문학>이,장편소설로<폴픽PolarFixProject>가있다.이소설로2017년SF어워드우수상을수상했다.

목차


1.몸으로부르는연가
왼손을위한주문
뫼비우스의돈
만능콘돔―뫼비우스의돈2
더러운여자
내것이아닌내안의것
세상에없던사랑
숙주의사랑
갈일없어폭신한깊이
뒤집힌팬티가말하길

2.장난일지
오월동주
증명은개의것
이루어질수없는사랑
사랑이장난이니
없는것들의자리
어떤윤회
그리하여장난의운명은
그러나그들은

3.헛이야기
속되고속된이야기
게으른자의사랑
게으른자의죽음
그림자의자그림
동네역사에서단한번있었던화상사건
세계를말하는세가지삼단논법
모순이라는모순
반항적부양력―세계론적농담
스무고개
약지의쓰임새
나는개다

시인노트
시인에세이
발문
김병호에대하여

출판사 서평

“그는타락한현대사회의치부,현대인의욕망을개성적스타일로풀어내는사랑의발명가고웃음의물리학자다.”_함기석(시인)

시인의반항은,그가단어로하는장난들은,잠자코있는이들의머릿속에도작은흠집을낸다.상상해본적없는상상,말도안되는이야기들,쉽게그려지지않는풍경들로인해서다.그러한작은흠집은한번도가본적없는다른길을만들어내는일이기도하다.발문을쓴함기석시인은“김병호의시는관측,진단,전복,성찰의프로세스를거치면서유머와지속적으로내통”하고있다고설명한다.김병호시인이세계와의불협화음을통해그려내는풍경들은끝에가서는결국유머를만들어낸다.하지만그유머역시이세계의부조리함에서비롯되는것이기때문에그유머에는슬픔역시내포되어있다.하지만마냥슬퍼하고만있을수는없으므로시인은반항하고놀고웃는쪽을선택한듯하다.『몸으로부르는연가』속에수록된작품들도독자들에게한번마음껏가지고놀아보라고말을걸고있다.

〈바이링궐에디션한국대표소설〉과〈K-픽션〉시리즈를잇는
해외진출세계문학시리즈,〈K-포엣〉

아시아출판사는2012년에기획부터출간까지7년이넘는시간을들인근현대대표작가총망라한최초의한영대역선집〈바이링궐에디션한국대표소설〉과2014년에한국을대표하는젊은작가들의생생한목소리를담은〈K-픽션〉시리즈를출간하며한국문학계에새로운바람을불어넣었다.

안도현,백석,허수경을시작으로한국을대표하는시인의시편을모아영문으로도번역하여출간하고있다.영문시집은해외온라인서점등에서도판매되며한국시에관심을갖는해외독자들의마음도사로잡을예정이다.

책속에서

버리는일에순서가있을리없었다.그렇게순서껏버려남는게의미라면,발이라도가려디디면살아질일이었다.가을밤장마에덜젖은발자국이라도찾아질일이었다.사랑이라도해볼도리였다.부드럽게뜯겨나가숨이라도넘어갈고개였다.그래서그는고래의울림으로노래했다.비풍초똥팔삼
---「왼손을위한주문」중에서

나는벽이다.찔리는고통을참으며못박히는벽이나이고찌르는줄모르면서못박는나는벽이다.뽑아내지못하는고통을망치삼아못하나제대로못박는엉덩이가내부분이고작정없이발광하는어느욕망이,내안에있으나내가뿌린것이아닌무정형의용암이나를개끌고다닌다.그래서나는발작하는벽이며그래서벽은안온한역사이다.아주오랜선조부터내려오는헛소리이다.
---「내것이아닌내안의모든것」중에서

소가풀을뜯는옆에서개가풀을뜯고,그옆에서농부가풀을뜯는다.풀을뜯되,누구는먹고누구는뱉으며누구는그것을죽인다.주어를달리함으로다른결과가드러나는이런속성으로구성된이세계는언어의문제를넘어모든생이하나의목적을향하는일관된행동이아니라는사실을은유한다.개는풀을뜯는행동하나로이를증명하고는지나는토끼에게삥을뜯다걸리자장난이었다고항변한다.어떤뜯는행동은그러나장난이아니다.
---「증명은개의것」중에서

사랑하고싶고부비고싶고그래서같이있고싶고같이있어같은곳을바라보고싶지만잘안된다.되는듯하다안되고된듯하나되지않은것이다.단지에로스적관계뿐만이아니다.사람사이에서발생하는갈증의모습은거의다비슷하다.이렇듯생과욕망사이에좁혀지지않는간극을만날때우리에게일어나는정서적반응이슬픔이다.대부분의시는그어디서헤매고있다.
---「시인에세이」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