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명 너머에서

북명 너머에서

$15.00
Description
2023년 심훈문학상 수상자 지혜 소설가의 첫 소설집
“출처 없는 소문, 발 없는 말, 여자를 잡아먹는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
“서술의 경제학이라는 면에서나 인간 탐구라는 면에서나 돋보인 작품”(최윤, 황종연)이라는 평과 함께 2018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볼트」가 당선된 지혜 소설가의 첫 소설집. 당선 소감에서 “나를 스쳐간 많은 죽음, 죽은 사람들, 죽음 앞에서 살아난 사람들의 손을 잡아주는 소설을 쓰고 싶다”고 밝힌 것처럼 지혜 소설가는 지나간 이야기들을 끝없이 되살리며 쓴다. 이번 소설집 『북명 너머에서』에는 사그라지는 기억 너머의 풍경을 오랫동안 매만지고 다듬은 여덟 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북명 너머에서』에 수록된 여덟 편의 이야기는 무언가를 오랫동안 그리워한 마음에서 비롯된다. 어쩌면 지나간 이야기들과 잘 헤어지기 위한 그리움이기도 하다. 작가는 그리운 마음을 꾹꾹 눌러 쓰면서 국도변 산속의 공장으로(「볼트」), 1970년대의 북명 백화점으로(「북명 너머에서」), 수상한 소문이 가득했던 칠영동(「삼각지붕 아래 여자」) 등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읽기 시작한 순간 곧바로 독자들을 그 장소로 데려다놓는 작가의 필력에 심훈문학상 심사위원(구모룡·홍기돈 평론가, 방현석 소설가)들은 “치밀한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한 과거 재현은 놀라울 정도로 생생”하다고 평했다.
저자

지혜

저자:지혜
2018년경향신문신춘문예를통해소설을발표하기시작했다.앤솔러지『사라지는건여자들뿐이거든요』,『AnAVol.1』,『N분의1을위하여』등에참여했다.2023년이효석문학상우수상과심훈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볼트
북명너머에서
구목(丘木)
삼각지붕아래여자

멸망자를위한생크추어리

연희의미래

해설상실너머를오래들여다보기_이은지(문학평론가)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2023년심훈문학상수상자지혜소설가의첫소설집
“출처없는소문,발없는말,여자를잡아먹는여자들에대한이야기.”

“서술의경제학이라는면에서나인간탐구라는면에서나돋보인작품”(최윤,황종연)이라는평과함께2018년경향신문신춘문예에단편소설「볼트」가당선된지혜소설가의첫소설집.당선소감에서“나를스쳐간많은죽음,죽은사람들,죽음앞에서살아난사람들의손을잡아주는소설을쓰고싶다”고밝힌것처럼지혜소설가는지나간이야기들을끝없이되살리며쓴다.이번소설집『북명너머에서』에는사그라지는기억너머의풍경을오랫동안매만지고다듬은여덟편의작품이수록되어있다.

『북명너머에서』에수록된여덟편의이야기는무언가를오랫동안그리워한마음에서비롯된다.어쩌면지나간이야기들과잘헤어지기위한그리움이기도하다.작가는그리운마음을꾹꾹눌러쓰면서국도변산속의공장으로(「볼트」),1970년대의북명백화점으로(「북명너머에서」),수상한소문이가득했던칠영동(「삼각지붕아래여자」)등으로독자들을이끈다.읽기시작한순간곧바로독자들을그장소로데려다놓는작가의필력에심훈문학상심사위원(구모룡·홍기돈평론가,방현석소설가)들은“치밀한자료조사를바탕으로한과거재현은놀라울정도로생생”하다고평했다.

어쩌면우리는누구하고도나눌길이없는특정시간대에닿기위해서소설을읽고쓰는지도모른다.어떤추천의말로도전달될수없는지혜의문장과장면들속으로누구하고라도같이들어가보고싶다고,나는이소설들을읽고나서오랫동안생각했다._최은미(소설가)

잃어버렸기에귀중한것들,잃고나서야비로소의미와가치를갖게되는것들이우리의현재를가만히붙들고있다는사실을지혜의소설들은심상하게고백한다._이은지(평론가)

“어떤과거는우리주위를떠돌다
머릿속피가빠르거나느리게흐르는순간
몸속으로들어와설명하기
어려운상황을재현하고떠나간다.
섬광처럼빛나는기억의조각들.”

데뷔작인「볼트」는야산의공장에기거하는삼촌을찾아간조카의이야기다.오랫동안일본에서불법체류자로일한삼촌과그렇게일한삼촌이집으로부친돈으로조금씩생계가나아진조카가만난하루의이야기를담고있다.겉도는것같으면서도통하고,평범한듯하면서도기이한두사람의대화를따라가다보면누군가의희생으로가능해지는한국사회의가부장제와더불어그속에서폭력적으로끈끈해지는아이러니한가족관계에대해들여다보게된다.
표제작「북명너머에서」는1970년대의북명백화점을배경으로펼쳐지는이야기다.그곳에서일하며만난성자와조옥이친밀함을쌓아나가는과정과그모든것들이일순간에흐트러지는과정이바로어제의일처럼,그장소의냄새까지느낄수있을것처럼그려지고있다.성자가그모든과거를반추하는일은병상에누운남편이열에취해베트남전에참전했던전우들의이름을외는일과도겹쳐진다.어떤기억은몸에새겨져생의마지막순간에도끝없이되살려낼수밖에없는것처럼,성자는다알지도이해하지도못한자신의오랜기억을하염없이들여다본다.북명이라는매력적인공간을만들어내며그시대를생생하게재현한이작품은2023년이효석문학상우수작으로도선정되었다.심사당시“정말아름다운작품이었다.계속읽어보고싶다는생각을하게만들었다”(정이현소설가),“클래식한형태의이야기임에도강약조절을잘하면서과거를반추한다.”(박인성평론가),“오래전의분위기가주는맛이있다.성자와조옥의호감과애정이있던관계를세련되게풀어낸점도매우돋보인다”(심진경평론가)는등의평을받았다.
시신을염하는일을하는부자의이야기를담은「염」과타운하우스에서유골이발견되었다는이야기를환상적으로풀어낸작품「구목(丘木)」,용을사육하는사육사의시선을담은「멸망자를위한생크추어리」에서는죽음의냄새가가깝게느껴진다.우리가살아가고있는시대에서도태되고사라져가는존재들에대한이야기이며그것을어떻게치유하고보존해야할지에대한질문이기도하다.

「볼트」에서한국의가부장제사회속한남성상에대해서그려냈다면다른작품들에서는여성의삶을보여준다.「삼각지붕아래여자」역시소설의배경이되는‘칠영동’이라는장소를생생하게재현하고있는작품이다.어쩌면이소설을읽어나가면서어린시절살았던저마다의동네를떠올릴지도모르겠다.어디에나이상한소문이있고소문의대상이되는사람이있다.사람들은어떤인물을타자화하며그저한순간의오락거리로그들을사연을마음대로주물럭거리며그들의이야기를소비해버리고만다.이때주로대상이되는것은가부장제바깥에있는여성이며작가는그과정에대해담담하면서도집요한시선으로풀어내고있다.「곁」은미국으로이민을간딸과그손녀를돌보기위해처음해외로가게된경자의이야기를담고있다.제주도를갈때외에는비행기를타본일이없고가족외의사람에게는쉽게곁을줘본적이없던중년여성의삶이미국이라는아주낯선곳에서어떤식으로변화할수있는지를그려낸일종의성장담이라고할수있다.
「연희의미래」는서로를걱정하고보살피는사이좋은세자매의이야기처럼보이지만실은다른비밀을품고있는작품이다.비밀이보호되는한지속되는아이러니한친밀함과자매사이의애틋한감정과연대를그려내고있다.

사라지고사그라진기억너머의기억

지혜는소설을통해분명존재했지만이제는기억저편에묻힌어렴풋해진시간속으로들어가보려는듯하다.그시간과인물들을아주생생하게재현해낸다는점이지혜작가의큰장점이라고말할수있을것이다.그과정에서발견한아이러니한세계는때론아름답고때론기이하다.그기이한아름다움이『북명너머에서』를계속되읽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