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번째삶이다시또시작되었다.
이번삶에서는복수에성공할수있을까?
“넌이번삶에서그긴머리카락이새하얗게변하는걸보게될거야.”
고아가되어혼자힘으로세상을살아나가는율리아아르테는첫번째삶에서우정과사랑모두에게배신을당하고만다.몇번의기회가더주어져다시삶을시작할수있게되었을때율리아는그기회들을놓치지않기위해분투한다.반복되는삶속에서율리아아르테는악마시녀코델리아힌치,기사시녀,알렉사콴,레위시아왕자등과의우정을쌓아나가며자신이복수에미쳐있는괴물만이아님을,자신이진정소중히여기던가치가있음깨닫게된다.음모와배신이판치는세계에서,누군가를믿는것도누군가를사랑하는것도쉽지않았던율리아아르테가카루스란케아와운명이얽혀나가는과정을지켜보는것도흥미롭다.
『나쁜시녀들』은율리아아르테와카루스란케아의운명적인사랑이야기이면서,이세상에믿고기댈곳하나없었던율리아아르테가세상과사람들을다시믿게되면서자신의운명을바꿔나가는이야기이기도하다.
책속에서
손가락끝에닿은온기가간지러웠다.경련하듯살짝손을떨었던율리아가카루스의손을덥석잡았다.크고거친손에그녀에게없는온기가가득했다.죽지도살지도못한채그저살아가고있을뿐인자신과매순간뜨겁게투쟁하며살아온그의온도차였다.
너무부러웠다.너무억울했다.나는도대체뭘잘못했기에이토록고통스럽게삶을반복하고있는가.차라리첫번째삶에서눈속에파묻혀얼어죽었으면좋았을텐데.아니면두번째에서라도.혹은세번째라도좋으니까.
죽어서쉴수있었다면얼마나좋았을까.
그러면이렇게증오와집착만남아미쳐서살아가지않아도되었을텐데.아무것도느끼지않고,아무것도생각하지않고,아무도아프게하지않았을텐데.매번나를살려주는당신에게감사하지만,매번나를살려주는당신을증오한적도많다는걸.
어떻게말할까.
_119쪽(『나쁜시녀들2』)
이상한생각이들었다.이전의삶에서도,그이전의삶에서도이때쯤하늘이저랬던가.율리아는기억력이좋아쓸데없는것도잘기억하는편이었다.그런데이런식으로하늘을바라보며과거를떠올려본적은없는것같았다.
만약그때도오늘과똑같은하늘이었다면,자신은매번무얼하고있었나.죽지않으려고발악하고있었을까.그게아니면누군가를죽이려고발악하고있었을까.어쩌면그모든행동이다른사람의눈에는죽으려고발악하는것으로보였을지도모른다.
_153쪽(『나쁜시녀들2』)
“나도예언하나하지.”
“네?”
“넌이번삶에서그긴머리카락이새하얗게변하는걸보게될거야.”
_161쪽(『나쁜시녀들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