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헌정사의위기를넘나든그날의기록
국회는어떻게민주주의최후의보루가되었는가
이책은나의개인사가아니다.2024년12월3일,대한민국모두가함께써내려간민주주의의기록이다.담장을넘은다리와의사봉을두드린손은나의것이었다.그러나그순간의결단을가능케한힘은거리에서,가정에서,일터에서민주주의를지켜낸국민의의지였다.
_책머리에서
비상계엄령이선포된지1년이지난지금,우원식국회의장이12월3일의불법적비상계엄을해제한국회의수장으로서,그날의기억을복원한『넘고넘어』를내놓았다.
이책은국회의장이공관을빠져나온순간부터국회담장을넘어집무실에도착하여작전을세우고실행하는긴박한여정을기록한다.계엄을해제하기위한법적근거와작전을결단하는장면부터국회사무처직원들이의장의동선을숨기기위해전층의불을켜고이동하던모습,권총을든경호대가자동화기로무장한계엄군으로부터국회의장을보호하기위해각오를다졌던기록이공개된다.
당시국회의장은헌법이부여한권한을행사해국가의정상작동을회복시켜야하는마지막책임자였다.『넘고넘어』는그책임이어떤무게였는지,그리고그책임을완수하기위해국회전체가어떤방식으로움직였는지를충실하게담았다.
이책은“국회가어떻게민주주의의최후보루가되었는가”를보여주는귀중한기록이다.이는국가가실제로위기를통과해내며남긴헌정질서의실제작동사례이며,대한민국의민주주의가성숙했음을증명한사건이었다.『넘고넘어』는그중심에있었던국회의장의경험을최초로정리한기록으로,향후어떤위기상황에서도헌정질서를지키기위한기준점이될것이다.
‘아이걸하려고그랬구나.’
국회에서도계엄의조짐을느꼈을까?
설마하면서도너무나도이상했던계엄의징후
국회또한그날에이르기까지어딘가설명되지않는기류를느끼고있었다는점이드러난다.김용현국방부장관이임명되던날,한장성출신군사전문가는저자에게전화를걸어“그사람,굉장히위험한사람입니다.혹시쿠데타같은거계획하고있을지도모릅니다.조심하세요”라고경고했다.당시에는‘설마’라는반응이더컸지만,계엄이선포된후공관으로이동하던차안에서저자는그말을다시떠올린다.그리고그제야정부가보였던여러비정상적조치들이서로연결되기시작한다.
‘아,이걸하려고그랬구나.’
이회고는국회가어떤방식으로징후를감지했는지,그리고그조짐이왜당시에는명확히해석되지않았는지를보여준다.국회의장의시선에서바라본행정부의움직임,관례와절차에서미묘하게어긋나기시작한지점들이어떻게하나의흐름으로모였는지가드러난다.『넘고넘어』는이러한순간들을통해평시에는잘드러나지않는행정부와입법부의관계,그리고위기국면에서그균형이어떻게흔들리는지를보여주는정치·헌정기록으로서의깊이를더한다.
‘기억되는것만이역사다’
이름없이사라져간독립의영웅들과
민주주의를지킨국민의희생
그것을정치가반드시기억하고부응하겠다
우원식국회의장은초대임시정부법무국비서국장을지내고종로경찰서에폭탄을던져옥고를치른독립투사김한선생의외손자다.김한선생은연해주고려인강제이주시기스탈린정권에의해처형되었고,그의외손자는독립운동가의후예로서대한민국국회의장이되었다.국회의장은자신의뿌리를이룬독립운동과한국민주화의역사,그리고그역사위에세워진민주국가의책임을이책에서다시돌아본다.
그역사의식은국회공간을바꾸는실천으로도이어졌다.우원식국회의장은국회도서관앞마당에‘독립기억광장’을조성해,국회를찾는모든시민이독립운동의흐름을몸으로느끼도록했다.별무리가반짝이는바닥을따라걸으면항일의병의벽,광복군의벽,독립군무기의벽,독립군가의벽이차례로이어지고,마지막에는‘빛의길’이놓여있다.독립운동의시간을하나의길로구성해기억과현재를연결하는방식은,국회의장이독립·민주·헌정을동일한계보속에놓고바라본역사관을상징한다.
우원식국회의장은자신의혈통에흐르는독립운동의정신,국회에서구현한기억의공간,그리고2024년12월3일의헌정위기를막아낸경험을서로이어붙인다.『넘고넘어』는국가의뿌리와현재,그리고민주주의의미래를함께묻는기록으로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