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 -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42

멋진 신세계 -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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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멋진 신세계]는 과학 기술의 힘으로 인간의 고통과 슬픔이 깨끗이 씻겨 나간 사회를 그려낸다. 문명과 야만, 희망과 절망, 꿈과 악몽 사이를 부단히 오가며 펼쳐지는 미래 소설인 동시에 20세기 초 헨리 포드의 대량 생산 시스템이 불러온 경제 문화적 변화상과 전체주의적 정치 상황을 꿰뚫어 본 풍자 소설이다. 이 작품은 과학 기술의 무한한 발전을 꿈꾸는 인류를 향해 인간 존재의 진정한 의미를 묻는다.
저자

올더스헉슬리

광범위한지식뿐아니라뛰어나고도예리한지성과우아한문체에때로는오만하고냉소적인유머감각으로유명한영국출신의소설가이자비평가.1894년7월26일서리지방고달밍에서토머스헉슬리의셋째아들로태어나,이튼칼리지와옥스퍼드대학교를졸업했다.지적정보와함께재치와풍자로가득찬다양한방면의저술활동으로유명한헉슬리는20세기관념소설의큰줄기를이룬대표적작가다.소설가로서...

목차

기획위원의말004

제1장인간배양장치009
제2장장미와사이렌030
제3장만인은만인의것045
제4장과잉과미흡사이083
제5장누구나행복한시대103
제6장무모한도전124
제7장야만인구역,말파이스153
제8장시간과죽음,그리고176
제9장위험에빠진새한마리202
제10장끔찍한해후210
제11장사랑은소마처럼오묘하다219
제12장사랑의세레나데246
제13장고백의시간266
제14장죽음에익숙해지는훈련283
제15장오,멋진신세계여!297
제16장자유라는이름으로309
제17장불행해질권리328
제18장악몽이여,안녕!343

멋진신세계제대로읽기369

출판사 서평

미래기술은인간을어떻게바꿀것인가?
-신으로부터독립한사람들,인간을다시정의하다

이소설은지금으로부터500여년뒤,26세기지구를무대로한다.
헨리포드의T형자동차가세상에나온1908년을새로운시대의출발점으로삼은포드기원632년,무스타파몬드를비롯한열명의통제관이세계연합국을이끌고있다.아이들은더이상여자의몸에서태어나지않고,‘어머니’라는말은음탕한욕설이되었다.대신아기들은실험접시위에서수정되고유리병속암퇘지의싱싱한복막조각에심어져,컨베이어벨트생산라인을따라완성된다.
알파·베타·감마·델타·엡실론,다섯계급의사람을필요에따라계획적으로생산하는데,수면위에드러난빙산의모습을본떠상류계급인알파와베타는전체인구의9분의1로일정하게유지된다.9분의8에달하는하층노동계급감마,델타,엡실론은하나의난자에서생김새가똑같은일란성쌍둥이로수십명씩대량생산한다.
사람의미래는수정란일때이미결정되어,정해진코스에따라‘국가가내리는암시’를몸에새기게된다.로켓조종사가될태아는공중회전훈련을거치고,화학공장노동자가될태아는납저항훈련을받아야하는식이다.또영아시절에는꽃과책을보여줄때마다사이렌소리와전기충격을가해자연과문화를꺼림칙하게여기는마음을심어준다.
청소년기에는잠잘때베개밑에숨겨진스피커로귓속말을속삭여주는수면학습이이루어진다.그귓속말은‘만인은만인의것’이라는개방적인성관념,‘고쳐입느니버리는게낫다’는소비욕구,죽음은‘평범한생리학적작용가운데하나’라는윤리관,자신이속한처지에만족하는계급의식등을줄기차게세뇌시킨다.
어른이되어서도이같은암시에지배당해누구나제몫의노동과소비를하며하루하루를충실하게살아간다.여가시간에는촉각영화·에스컬레이터스쿼시·성유희등온갖유흥거리가사방에넘쳐나고,사회복지차원에서하루도빠짐없이지급되는‘소마’덕분에세계연합국의시민은누구나행복하다.
이완전무결한사회에서‘버나드마르크스’는돌연변이같은존재다.알파플러스라는최고계급출신이지만,기성질서에반하는언행을일삼고소마또한멀리하는고독한이단아다.어느날그는북아메리카대륙원주민구역말파이스로휴가를떠났다가,그곳에서문명사회의상류층과다를바없는생김새를하고있는청년‘존’을만난다.
버나드는권력에대항할한가지계책으로존을문명세계로데려가기로마음먹는다.문명사회를동경하던존은그런속내도모른채런던으로따라간다.이제존은‘야만인선생’이라불리며세계적인스타가되지만정작곳곳에서마주하게되는문명인의실상에지독한환멸을느끼게되는데…….야만인존을둘러싼갖가지소란은견고해보이기만하는문명세계에조금씩파란을일으킨다.
최고권력자무스타파몬드가만든세계연합국은기술의힘으로인간의고통과슬픔이깨끗이씻겨나간과학만능사회다.웬일인지무스타파몬드는“과학은위험하기때문에쇠사슬을채우고재갈을물려조심히다뤄야한다”(321쪽)고말한다.이때‘과학’이란체계적이고회의적인사고과정,즉진리를추구하는태도다.
신으로부터독립해삶의마지막순간까지젊음과번영을누리게되었지만,무언가질문하거나의심을품는일이원천봉쇄된사회,지능이높건낮건자발적복종에길들여진거대한바퀴같은사회,그러한사회에서과학이란,또인간존재의진정한의미는무엇일까?이작품은과학기술의무한한발전을꿈꾸는인류를향해다시한번인간존재의진정한의미를탐색하게한다.

“당신들에게필요한건이따금흘리는눈물한방울”
-자궁인간,유리병인간세계의그늘을보다

작품전반부에는유리병에서만들어진인간들의풍요롭고청결하며아름답기만한낙원같은세상이펼쳐진다.하지만야만인존이등장하면서분위기는급변한다.존은문명사회의곳곳을방황하는동안,유리병인간들이간과하고있는낙원의어두운그늘을발견한다.
책들은모조리금지된지오래고,독서가반사회적행위나다름없는세계연합국.그곳사람들은존이읽어준셰익스피어의비극<로미오와줄리엣>에코미디쇼라도보듯폭소를터뜨린다.
존은첫눈에반한베타여성레니나와사랑에빠지지만,자유분방한성생활을권장하는문명세계에서자란유리병인간인레니나와결코사랑을이룰수없다는뼈아픈사실을깨닫고몸부림친다.
그러던어느날함께문명사회로이주했던존의어머니가세상을떠난다.하지만어릴때부터죽음은생물학적현상일뿐,누구의목숨도소중한것은아니라고배운유리병인간들은애도를표하기는커녕,눈물을흘리는존을향해점잖게행동하라고호통을친다.
헉슬리는그렇게26세기세계연합국시민들의모습을야만인의눈동자에비추어본다.소마를향해‘구더기’처럼떼지어가는문명인들을향해‘독약을버리라’고외치는야만인의절규를통해,‘위험을감수하고살아내는것의의미’와‘이따금흘리는눈물한방울’의가치를되새기게한다.

존은그렇게많은사람들앞에서이야기하는것은처음이어서하고싶은말을어떻게표현해야할지막막했다.
“저끔찍한물건을받지마세요.그건독이에요,독.”
알파청년은미소를지으며존을달래려들었다.
“자,야만인선생님.이제그만하시지요…….”
“육체뿐만아니라영혼까지도죽이는독약이라고요.”
“자,자,알겠습니다.일단배급을계속하게해주시겠어요?알만한분이…….”
포악하고사나운짐승을조심스레쓰다듬듯청년이존의팔을도닥이며타일렀다.
“이제배급을…….”
하지만존은다시금소리쳤다.
“절대안돼요!”
“여보세요…….”
“전부다갖다버려요.그끔찍한독약을어서버리라고요!”
다갖다버리라는그말이델타들의두꺼운무의식층을뚫고들어가단박에의식에닿았다.군중은성난듯이웅성대기시작했다.
존은쌍둥이들을향해돌아서며간절히말했다.
“나는여러분에게자유를주려고여기에왔어요.나는자유를주려고…….”
_301~302쪽에서

고통이아니라행복이우리를파멸시킬지도몰라
-행복에중독된미래인류가쏘아올린경고

삶이버거운10대라면26세기세계연합국의현실은확실히구미에당길것이다.밤늦게까지공부할필요가없다.굴뚝같은성욕을억누르거나남몰래해소하기위해애쓰지않아도된다.진로선택의어려움도없다.그리고게임이나쇼핑,채팅과는비교도되지않을만큼강력한쾌락을주는소마가곁에있다.그렇지만막상그세상의일원으로살아갈기회가주어진다면어떨까?
역사학자유발하라리는,《멋진신세계》를“최고의SF소설이자최고의철학서중하나”(KBSTV책인터뷰)로꼽는다.그는헉슬리가그려낸괴물같은세계앞에서불편함을느끼면서도그이유를뭐라고콕집어말할수없는우리들의딜레마에대해깊이공감했다.
수천년에걸쳐철학자들이찾아헤맸던행복의정체또는열쇠는무엇일까?독자는이작품속에서행복의얼굴을한낯선불행을만나게된다.고통의대가를치르지않은행복은정말싸구려행복일까?과연신세계는유토피아인가,디스토피아인가?그질문에선뜻긍정하기도부정하기도어려운것이《멋진신세계》를읽는진짜묘미이다.
그러는동안우리는휴대폰과인터넷,갖가지대중미디어등의온갖쾌락장치에둘러싸인우리자신을새롭게바라보게된다.즉자적인행복이우리를망가뜨릴수도있다는오묘한계시일까?문명과야만,희망과절망,꿈과악몽사이를부단히오가는이미래소설은모든것이오늘과는거꾸로인듯하지만,잘들여다보면볼수록오늘을닮았다.
종교가사라진자리에포디즘이라는자본주의가,책이사라진자리에촉각영화가,무력독재가사라진자리에기술독재가…….거꾸로맺힌거울상같은26세기지구에서온미래보고서같다.이작품은20세기초,대량생산시스템과전체주의라는시대적배경속에서탄생했지만오늘의삶까지도꿰뚫어보고있다.섬뜩한풍자와예지로빚어낸헉슬리의이야기는우리에게진정한진보와행복의의미에대해깊게되새겨볼기회를제공해줄것이다.

현직국어선생님의꼼꼼하고도풍성한해설
세계명작의본문말미에는대개지루하기짝이없는작가의연보나생애,관련흑백사진몇장,혹은평론수준의딱딱한해설이실려있게마련이다.그러나‘푸른숲징검다리클래식’은다르다.강혜원(서울경복고국어교사),전종옥(서울마곡중국어교사),송수진(경기덕소중국어교사)등의현직국어교사를기획위원으로위촉한뒤,현장에서경험한청소년들의요구와필요에걸맞은해설을직접쓰도록하였기때문이다.
작가나작품에대한친절한해설은물론,현대를살아가는청소년들이백년이백년전의세계명작을왜지금굳이읽어야하는지,현재적시점에서어떤의미를찾을수있는지등등다양한접근을시도하였다.게다가재미있고풍성한정보팁과시각자료를함께싣고있어서실질적인학습에도움이되는것을넘어보는즐거움까지누릴수있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