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값

꼴값

$12.00
저자

정연철

아직세상에마법이있다고믿어요.그럼놀라운일들이일어나요.그마음으로두근대며글을씁니다.그동안지은책으로동화『주병국주방장』『엄순대의막중한임무』『엉터리처방전』『비교마왕』『박찬두체험』,동시집『딱하루만더아프고싶다』『빵점에도다이유가있다』『알아서해가떴습니다』『꽈배기월드』,청소년소설『꼴값』『나는안티카페운영자』『어쩌다시에꽂혀서는』등이있습니다.

목차

그깟일?·007/장밋빛인생·010/죽느냐사느냐의문제·024/지질한반항·034/불패신화징크스·042/인생시(詩)·059/뜻밖의횡재·071/모종의거래·087/꼴찌,꼴통,꼴값·099/교실헤어쇼·113/뭔가냄새가난다·129/죽이되든밥이되든·135/꼬리가너무길었다·148/바람쐬기좋은날·164/가위손의재림·190/작가의말·202

출판사 서평

꼴값이라니?꿈값하는중이야!
꼴찌에서간당간당한성적표에
기분나쁜별명,새대가리…….
생활지도부장선생님은학생다운인간이되라하고,
해병대546기출신우리아빠는남자다운아들이되라지만
내마음은콩밭에가있다.
무작정끌린다,미용실이라는콩밭이.
“헤어스타일을포기하는건,인생을포기하는거야.”
최고의헤어디자이너가되기로결심한중3조창대의
똥꼬발랄봄바람같은꿈분투기!

꿈을강요하는시대,자유롭게꿈꿀권리를외치다!
“엄마,나꿈이바뀔거같은데생기부어쩌지요?”
10대들의생기부는장래희망칸에적어넣는글자하나에도긴장감이파르르스친다.학교에서는진로교육의일환으로어릴때부터구체적인꿈을가지라고권하지만,정작준비가덜된아이들은꿈이없다고하소연하고,애가달은부모님들이손수진로를정해주는일이잦아진다고.때문에뒤늦게‘이게정말내길인가?’라는고민에빠진아이들은졸업후,대학생이되거나사회초년생이되어서까지긴긴방황을하게도된다.지금아이들에게는꿈꾸는일조차버거운숙제가되어버린것이아닐까?
아이들을둘러싼정글같은현실을날카롭지만따뜻한시각으로비추어온작가정연철의두번째청소년장편소설《꼴값》은이토록팍팍한현실에서자유롭게꿈꿀권리에대해이야기하고있다.남들이어떻게보든“내꼴에맞는값어치를반드시하겠다”고작심한중학생의하루하루를그린발칙한진로생활다이어리다.
통닭집외아들로호텔주방장을꿈꾸지만엄마의반대에부딪히는‘병국’(《주병국주방장》),친구들에게빈대취급받지만내일의꿈을포기하지않는‘수호’(《열일곱,최소한의자존심》)등,작가는한사람한사람제몫의삶에서전인미답의길을걷고있는방랑자이자개척자인아이들의고군분투를그려왔다.《꼴값》또한집과학교그어디에서도환영받지못하는중학생창대가바위로돌진하는계란이된심정으로,누구보다비싼‘꿈값’을치르고있다.

인생은상품이아닙니다,강매하지마세요!
대한민국50만수험생의운명을가를중3여름방학을앞둔창대!선생님은창대더러새대가리에말이안통하는꼴통이라며부진아수업을신청하라고종용하지만창대마음은콩밭에가있다.

인생은오색찬란하다.까만직모로태어났지만각양각색으로바꿀수있는인생이난참좋다._26쪽

창대는장담한다.만약‘영재발굴단’이미용계신예를수소문한다면그주인공은자기일거라고.미용실알바를갈때면가슴은쿵더쿵쿵더쿵뛰고,머리잘라오라는엄마돈떼어먹고헤어쇼를볼때면시꺼먼피시방도오아시스못지않다.하지만이를어쩐담?그동안집에는비밀로해온미용실알바를누나현미(고미)에게들켜버렸으니.
누나가칠칠맞게흘린말은아빠‘기복씨’귀에까지들어갔다.남자라면사관학교로진학해야출셋길이열린다고믿는아빠는창대방을샅샅이뒤져목숨처럼소중한미용도구들을짓밟고망가뜨린다.
학교는집보다더숨이막힌다.하루라도머리를하지않으면입에가시가돋칠정도인데생활지도부장선생님‘개복씨’가그런창대를가만둘리없다.구한말단발령때가이랬을까?교문단속피하느라오리걸음으로길을돌아뒷담넘기,새벽같이일어나등교하기,신종독감이라고거짓말쳐서결석하기…….정말이지눈물겹다.
꼴찌라는성적표,꼴통이라는꼬리표,꼴값떤다는폭언까지…….핵짜증인일상을버티던창대는묘안을낸다.부러개복씨의분노를부추겨뭔가사달이나면그모습을동영상으로찍어고발하겠다는것.
인터넷기사를열독한끝에학생인권에대한지식으로바싹무장을한창대는개복씨에게두발단속이인권침해라고주장한다.그러나개복씨는두발규제는일종의사회적전통이라는원론적인이야기를반복할뿐이다.“헤어스타일맘대로하는게그렇게나쁜거예요?그게흡연보다음주보다학교폭력보다왕따보다나쁜거예요?”라고받아치던창대는감정이복받쳐눈물콧물까지쏟는다.(108~111쪽)
멋진반란을꿈꾸었던창대의꿍꿍이는선도위원회소환으로보기좋게무너지고,때마침아빠의가발공장파산소식을듣게되는데…….과연창대는미용고등학교에진학해꿈에한발다가설수있을까?
‘헤어디자이너’라는꿈은절묘하게도진로와인권,두가지테마를동시에떠올리게한다.꽉짜인시간표,시험문제한개맞고틀리고에희비가엇갈리는현실은종종학생다움이라는가치를내세워인간다움을잊고살라고강제한다.게다가모험보다는안정을추구할수밖에없는기성세대가제시하는고만고만하게비슷한목표를향해달려가는10대의삶속에서,꿈꾸는것은가당치않아보인다.
창대는“내가아닌여러학생들중하나”가되지않기위한비책으로‘꿈’을가꾼다.일부교육청에서학생인권조례가공포한지는8년차에접어들고,온인간의자유를선언한인권선언이탄생한지는200년도훌쩍지났다.미래를꿈꾸는오래된유전인자를지닌사람이라면누구든창대의재기넘치는교실헤어쇼에반하지않을수없으리라.

성역할에대한고정관념을깨는살아있는캐릭터들
《꼴값》속에는이야기갈피마다또다른꿈을품고분투하고방황하는아이들이등장한다.
창대의‘불알친구’를자처하는장미는어떤가.학교에서는철저한원칙주의자이지만학교밖에서는철저한자유주의자인자유로운영혼의소유자장미는선도부장이다.아빠의폭력으로부터엄마를지켜내고싶어강한사람이되고자일찌감치여군이되는길을준비해왔지만,어느날덜컥아빠가교도소에가고나자자신이군인이되고싶은이유를잃어버린다.하지만집과학교그어디서도축하받지못하는창대가자신의꿈을꿋꿋이키워나가는모습을가장가까이에서지켜보며여군체험캠프에지원해자신을시험해보기로한다.
또하나관중이.집나간엄마,식당일로늦게들어오는아빠의사정때문에부모님의보살핌을받지못하지만,칸트니피히테니생텍쥐페리니하는이상한할아버지들의명언을줄줄이꿰고다닐만큼남다른포스를풍긴다.그런관중이는어느날장미의박력과야성미에이끌려틈날때마다종이장미접기에빠져있더니어느날뜬금없이퀼트가게사장님이되고싶다고고백한다.
창대,장미,관중이,세아이의공통점은어딘가하나씩보이지않는멍을품고있지만,가슴속에꿈을키우고있다는것이다.그꿈들은기성세대의가치관에의문을던질만큼자유롭고,아이들의캐릭터역시그들이꾸는꿈만큼이나생동감이넘친다.보다빠르게변화하는직업의시대,편견에가까운성역할도급속히무너지고있는가운데우리아이들의분투를진솔하게담아내고있다고볼수있겠다.
현직국어교사인작가는말한다.학기초,아이들과상담할때장래희망을물어보면어물쩍넘어가는경우가꽤많다고.그아이들에게도언젠가새싹처럼고개를디밀었던꿈,그꿈이멍울진마음을달래는특효약이아닐까한다고.봄바람이겨울을밀어내듯꽃망울이돋길응원하는마음으로써내려간이소설은우리가꿈꿀때의열망과절망을고스란히담아내면서도낭만과현실의간극에서주저앉지않고전진하는아이들의모습을발랄한필치로그리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