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모으기 대작전 말모이

우리말 모으기 대작전 말모이

$12.00
Description
“대체 왜 조선말 하나 마음 놓고 쓰지 못하냐고!
이게 다 나라를 빼앗겨서 그런 거야.”
“주시경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어. ‘나라말과 글을 잃으면 민족이 망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말을 가르치려고 어디든 마다 않고 가셨던 거야.
그래서 말인데….”
형은 조금 뜸을 들인 뒤 말을 이었다.
“너희, 주시경 선생님이 시작하신 비밀 작전 함께해 볼래?”

우리말과 글의 사용이 완전 금지되었던 일제 강점기의 막바지 무렵!
세상에 흩어진 우리말을 모으는 ‘말모이 대작전’이 은밀하게 펼쳐진다.
저자

백혜영

경희대학교에서신문방송학을공부한뒤기자와편집자로일하다작가가됐습니다.『귀신쫓는비형랑』으로제10회교보문고스토리공모전동화부문우수상을받았고,『내가진짜원하는것』이2022년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우수출판콘텐츠제작지원사업에선정됐습니다.그동안쓴책으로『우리말모으기대작전말모이』『시간을달리다,난설헌』『외로움반장』『복만희는두렵지않아!』『남몰래거울』『우당탕마을의꿈도둑』『코딱지책전쟁』『후회의이불킥』등이있습니다.

목차

수상한남자
조선말쓰면안된다고?
재수옴붙은날
그깟천황폐하가뭐라고!
비밀작전
마음에든피멍
발각
땅따먹기한판
쪼끄만게독립운동을해?
불타버린우리말
설마아버지가?
거적때기에싸인남자
마지막편지
다시시작된비밀작전
이름모를수많은별회

작가의말
《독립신문을읽는아이들》제대로읽기

출판사 서평

“대체왜조선말하나마음놓고쓰지못하냐고!
이게다나라를빼앗겨서그런거야.”


“주시경선생님은이렇게말씀하셨어.‘나라말과글을잃으면민족이망한다.’
그래서많은사람들에게우리말을가르치려고어디든마다않고가셨던거야.
그래서말인데….”
형은조금뜸을들인뒤말을이었다.
“너희,주시경선생님이시작하신비밀작전함께해볼래?”

우리말과글의사용이완전금지되었던일제강점기의막바지무렵!
세상에흩어진우리말을모으는‘말모이대작전’이은밀하게펼쳐진다.

우리도독립운동가!:총으로만나라를지킬수있는건아니다

지난9월30일,2개월여에걸쳐TV에서방영되었던<미스터션사인>이라는드라마가종영되었다.일제에나라를빼앗기기몇해전을배경으로‘의병’의이야기를펼쳐보겠다는포부를밝힌이드라마는초반에역사왜곡논란에휘말리며우여곡절을겪었지만,막상막을내리고난뒤에는온라인상에찬사일색의댓글이연이어달리고있다.
왜냐고?남녀노소는물론,신분과도상관없이모두가‘(아무개)의병’이되어나라를지키기위해총을들고나섰다가장렬히목숨을잃어가는과정이가슴뭉클하게그려졌기때문이다.나보다,내가족보다더소중한‘나라’를지키기위해미소를지으며기꺼이목숨을내던지는민중들의모습은보는이의가슴을한없이먹먹하게만든것이사실이다.
그렇다면이렇게불운한시기에나라를지키려는노력은드라마에서처럼분연히떨치고일어난의병들만이한일일까?천만에!그렇지않다.나라를지키는일은각자의상황에따라여러가지모습으로변주되어나타났다.누군가는강습소를열어아이들에게지식을가르쳤고,누군가는살림살이의규모를줄여독립자금을대었으며,또누군가는일제의만행으로무고하게다친사람들을치료했다.그외에도여러가지방법으로나라를지키기위해목숨을걸고힘쓴사람들이곳곳에아주많이있다.
그가운데서《우리말모으기대작전,말모이》는일제강점기의음험하고혹독한시절에우리말과글을지키기위해힘쓴사람들의이야기를가슴찡하게담아내고있다.

일제강점기시절,민족말살정책으로우리말과글의사용을금지하다!
한솔이는아버지한테불만이아주많다.엄마혼자뼈빠지게삯바느질을해서간신히입에풀칠을하고사는데아버지는몇날며칠코빼기도안비치는데다,집앞에는맨날수상한아저씨가얼쩡거리기때문이다.아버지는얼마전에감옥살이까지하고나왔는데도,크게달라진것이없어서자꾸만불안한마음이든다.
새학년을맞아절친만식이와장난을치며교실에들어서다가,한솔이는앞으로조선어수업이없어지고일본어수업이늘어난다는소식을듣는다.그것도모자라일상생활에서도조선말을쓰면안된다나?배워도배워도일본어가늘지않는한솔이는깊은시름에잠긴다.
그때마침순사아들강석태가시끄럽다고소리를치는바람에욱해버린나머지,입씨름을벌이다주먹질을하고만다.교실에서강석태와한바탕주먹다짐을하던참에학교에서악질이라고소문난밥도깨비선생님이들어서면서딱걸리고마는데…….밥도깨비선생님은강석태가먼저시비를걸었다는말에도아랑곳하지않고한솔이만벌을세운다.
그러던어느날,한솔이와만식이는학교를마치고집에가는길에장터골목에서만식이아버지를무자비하게발길질하는강석태아버지를보게된다.그모습을멀리서지켜보던강석태는아버지의허리춤을붙잡아발길질을멈추게한다.그전까지우상으로여겼던아버지의행동에크게충격을받은강석태는그날이후로기가한풀꺾인모습을보인다.
일본의신민으로서천황에게충성을맹세하는황국신민서사를외우는시간,한솔이는늘헷갈리는부분에서어김없이한음절을틀리고만다.천황을모독했다는이유를들며밥도깨비선생님이범인(?)을색출하려들면서교실에찬바람이쌩쌩분다.한솔이가밥도깨비선생님의눈밖에나는것이걱정된만식이가대신손을들고종아리가시뻘게지도록매를맞는다.심지어다음날에는복도에서조선말을쓰다가밥도깨비선생님한테걸리는바람에한솔이와만식이는서로의뺨을무자비하게때리는벌을받게된다.
학교생활이지옥처럼견디기힘들어진한솔이와만식이는쑥개천에가서나라잃은설움을푸념처럼늘어놓고,그소리를들은고등학생수현이형이나라를구하기위한비밀작전에동참할것을권유한다.바로세상에흩어진우리말을모으는것!조선말을쓰는것조차금지된세상에서비밀리에그일을한다는건섶을지고불길로뛰어드는것과마찬가지이다.한솔이와만식이는고민에고민을거듭하다가결국은우리말을모으는일에함께하기로한다.바야흐로‘말모이대작전’에동참하기로한것이다.

세상에흩어진우리말을모으자!:말모이대작전
우리나라는1910년8월29일에일제에주권을빼앗긴후무려35년동안지배를받았다.아시아의최강국을꿈꾸었던일제는우리나라를완벽하게식민지로만들기위해경제적침탈과함께우민화정책,민족말살정책을실시했다.그가운데하나로,우리민족의얼과고유성을말살하기위해우리말과글을쓰지못하게한것이다.
‘말모이대작전’은우리말사전을만들기위한밑거름으로,일제의민족말살정책에반기를든운동이다.여기서‘말모이’는‘말을모으다’라는뜻의순우리말이다.‘말모이대작전’은‘우리말과글이사라지면겨레의얼이사라진다.’고생각해한글을지키고연구하고널리퍼뜨리는데평생을바쳤던주시경선생님이맨처음시작했다.선생님이돌아가신후,제자들이그뜻을받들어조선어학회를만든뒤전국적으로비밀리에펼쳐나간다.
많은사람들이일제의탄압속에서도‘말모이대작전’을감행했다.남녀노소를가리지않고자신들이주고받는말이나주변에서들은말을꼼꼼히적어두었다가몰래조선어학회로보내곤했다.우리말을아예쓰지못하게하던시절에우리말사전을만들려고했으니…….일제입장에서는조선어학회가눈엣가시였을수밖에없었다.
결국일제는‘조선어학회사건’을일으키고만다.기차에서우리말을썼다는이유로여학생한명을붙잡아간뒤,그여학생의일기장을꼬투리삼아조선어학회회원들에게죄를뒤집어씌웠다.그일로33명의회원들이잡혀가감옥살이를하기도하고,또모진고문에시달리다가목숨을잃기도했다.이작품에서한솔이아버지이윤재가일본경찰에잡혀가모진고문을당하다가끝내목숨을잃는장면은‘조선어학회사건’을모델로한것이다.
이렇듯《우리말모으기대작전,말모이》는바로그살벌하고엄혹한시절을배경으로하고있다.일제의탄압이극에달했던1930년대후반,학교에서조선어수업이아예없어지고,일상생활에서조차우리말을쓰지못하게하던시절에우리말을지키기위해목숨을내걸고맞섰던사람들의이야기를담고있다.

나날이변질되고있는우리말을살려내자:다시‘우리말’지키기
그시대를살아갔던한솔이와만식이,석태같은아이들의시선으로일제의탄압을그리고있어서그어떤어른들의항변보다더절절하게가슴에와닿는다.불운한시대이니만큼저마다처한환경은첨예하게달랐지만,나라를되찾고자하는마음은똑같았던그아이들의진심을행간행간마다에서가슴찡하게만날수있다.
밥도깨비선생님으로대표되는일본인교사의잔악하고폭력적인말과행동은마치그시대로돌아가그교실에앉아있기라고한듯온몸이바르르떨리는전율과함께매섭도록생생하게가슴속으로파고든다.무엇보다《우리말모으기대작전,말모이》는비록80년이나지난일이지만,그아픈역사를바탕으로오늘이존재한다는사실을결코잊어선안된다는진리아닌진리를강력하면서도은밀하게일깨운다.
특히나간편하다는이유로기준없이줄여쓰는‘줄임말’과정체모를‘외계어’,그리고맞춤법을무시한채소리나는대로만적는‘맞춤법파괴’가비일비재하게일어나는요즘,언어순화차원에서도‘우리말’에대해곰곰이되짚어봐야할시점이다.아이들끼리주고받는말에서뿐만아니라,TV예능프로그램의자막에서마저도공공연히맞춤법을파괴하고있어서어린이나청소년들의언어습관에미치는악영향이매우지대하다고할수있다.
전세계육천여가지언어가운데고유한사전을가지고있는언어는이십여가지밖에안된다고한다.그가운데하나가바로우리말,즉‘한국어’이다.이말을지키기위해일제강점기시절에얼마나많은사람들이고문을당하고목숨을잃고또일제의끔찍한위협속에서마음을모았는지,《우리말모으기대작전,말모이》를통해다시금되새겨보는계기가되기를간절히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