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운명은

너의 운명은

$13.00
Description
“나무하는 놈이 나라를 구해?
네가 의병이라도 하겠다는 것이냐?”
신하들은 나라를 팔고 임금은 허수아비가 되어 버린 1910년 늦여름,
열한 살 아이의 암흑 같은 운명이 꿈틀대기 시작한다!
《서찰을 전하는 아이》 작가 한윤섭의 새 역사 동화,
항일 운동의 최전선, 의병의 기억을 되살리다!

따뜻한 역사적 상상력, 절제된 문장의 긴장, 치열한 성장통 뒤에 드리우는 긴 여운……. 10만 독자의 사랑을 받은 《서찰을 전하는 아이》 작가 한윤섭이 오랜 기다림 끝에 돌아왔다. 여섯 번째 장편 동화이자, 10년 만에 펴내는 두 번째 역사 동화다.
2011년 출간된 역사 동화《서찰을 전하는 아이》는 동학 농민 운동 시대의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열두 살 보부상 아이의 여정을 담았다. 탁월한 구성력과 세련된 문체로 역사성과 문학성을 겸비한 새로운 문법의 성장 동화로 주목받았다. 한편 극작가로도 맹활약 중인 저자는 명성황후 시해 사건, 아관 파천, 신흥 무관 학교 등을 소재로 한 무대를 선보여 온 근대사 이야기꾼이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전작의 무대인 동학 농민 운동기로부터 16년이 흐른 시대를 무대로, 항일 운동 최전선에 서 있던 의병의 기억을 되살린다. 서찰을 전하는 아이가 자랐다면 누군가의 아버지가 되었을 시점인 1910년. 즉 일제 강점기가 시작된 그때로부터 2년간, 꿈이라고는 없던 열한 살 문맹 소년이 암흑에 뒤덮인 팔자를 고치기 위해 아버지의 무덤을 찾아 나선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지게 하나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간다. 작가는 아버지(을사 의병)에서 아들(봉오동 전투 독립군)로 이어지는 두 세대의 항일 운동 이야기를 풀어내는 속에, 한국 근현대사에서 가장 어둑했던 시절을 돌파해 낸 용기의 시작점을 한 아이의 성장담에 빗대어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사실 구한 말 의병은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에서도 수 페이지에 걸쳐 소개되지만, 존재감 넘치는 독립운동가들만큼 우리 머릿속에 뚜렷이 각인된 편은 아니다. 하지만 작가는 끝내 좌절했을지라도, 제국주의의 선명한 공포를 향해 가장 먼저 일어나 정면으로 맞부딪친 것이, 춥고 낯선 이국땅에서 고국을 향해 승전보를 울리기까지 고군분투했던 독립군의 뿌리가 된 것이, 모두 의병이었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마침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에서 독립군이 승리한 지 100년이 되는 2020년, 더욱 뜻 깊게 다가갈 작품이다.
무엇보다 이 작품의 진정한 묘미는 주인공 아이의 성장에서 비롯된다. 《서찰을 전하는 아이》속 여정이 아이 스스로 ‘행복’을 찾아가는 길이었다면, 《너의 운명은》에서 주인공 아이는 ‘암흑’이라는 열쇳말을 뒤좇는다. 아이가 끈질기게 파고드는 그 열쇳말은 엄혹한 시대의 풍경뿐 아니라, 우리 내면 깊숙한 곳의 어둠까지 새롭게 돌아보게 만들 것이다.

저자

한윤섭

서울예술대학에서극작을,프랑스핸느대학교에서연극을공부했다.극작가와공연연출가,어린이문학작가로활동하고있다.작품으로동화『봉주르,뚜르』『해리엇』『서찰을전하는아이』『우리동네전설은』『짜장면로켓발사』『전우치전』,희곡「후궁박빈」「굿모닝파파」「조용한식탁」「오거리사진관」「수상한궁녀」「하이옌」「전시조종사」「신흥무관」외25편을썼다.『봉주르,뚜르』로제10회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대상을수상했고,전국창작희곡공모전대상,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올해의최우수예술인상,거창국제연극제희곡상,대한민국연극제희곡상등을수상했다.

목차

암흑의씨앗ㆍ9
첫번째죽음ㆍ16
눈을감고,하나둘셋ㆍ26
한밤중달리기ㆍ39
팔자를바꾸는방법ㆍ53
보리쌀세바가지ㆍ66
작은지게ㆍ75
잔가지도둑과산주인ㆍ83
나무하는놈이서당은왜?ㆍ93
겨울사냥ㆍ104
봄날의불청객ㆍ117
두번째죽음ㆍ127
상엿소리ㆍ140
아버지의낮은산ㆍ147
어둠속을걷는사람들ㆍ157
1920년봉오동ㆍ166
작가의말ㆍ168
동화로역사읽기_항일의병이뭐야?ㆍ171

출판사 서평

누구나암흑같은시간을만나지만,암흑의정체를아는사람은드물다!
어둠의시대,빛을찾아간아이의이야기

작가는이번작품의모티프를청산리전투기념사진에서얻었다고한다.사진속의독립군들은갓10대나되었을까?그토록앳된나이에독립운동에뛰어들다니,무엇이그들의마음을그토록굳세고단단하게만들었을까?《너의운명은》은우리가한번쯤던져보았을그런물음에답하듯,역사와인생의갈림길위에서벌어지는영혼의폭풍성장을섬세하게담아낸다.
1910년,일본에나라를빼앗겼다고울부짖는선비의통곡에서난생처음‘암흑’이라는단어를들은열한살아이는이상한변화를느낀다.바느질과허드렛일로생계를꾸리는엄마와사는자신의삶이온통암흑에뒤덮인것처럼보이기시작한것이다.
소문에따르면만석꾼안부자가조상묘를명당자리로옮겨부자가되었다니,아이는암흑에싸인팔자를바꿀방법이제아버지묘를명당자리로옮기는것뿐이라는생각에사로잡힌다.
아이는한밤중에지관을만나려고무작정안부잣집담을넘지만,정작아버지묘가어디있는줄은모른다.그러고보니아이의엄마는아들이아버지얘기를꺼낼때마다몸이굳어버리곤했다.안부자는그런아이를딱하게바라보면서도팔자를바꾸고싶으면글을배우라는따끔한한마디를던지는데…….
아이는아버지가어떻게죽었는지궁금해하면서도혹시몹쓸죄인은아니었을까무섭지만,자신에게미래가없다는사실에더큰두려움을느낀다.칼갈이노인얘기대로라면,가난하게태어난조선인은십중팔구빚쟁이,도둑,병자가된다는데,거기다이제나라를일본에빼앗겼으니평생암흑이자신을뒤따라다니지않을까?
냉정한현실을바꾸기위해아이는아직작은덩치로남보다일찍지게질을시작한다.그런데이번에는산주인이라는양반김첨지가아이앞에나타나도둑질한나무를모두제집으로실어나르라는벌을내린다.
열흘동안이나나뭇짐을져나르며죗값을치른끝에,아이는이세상에서대가를치르지않고가질수있는건아무것도없다는값비싼교훈을손에쥔다.그리고작은지게를밑천삼아김첨지에게한가지거래를제안한다.그리고이일은아이에게꿈에도생각지못한놀라운기회로바뀌는데…….
과연인간이란끝이보이지않는절망속에서도성장할수있을까?《너의운명은》이우리에게던지는질문이다.아이눈앞의암흑은선비의울음에서먹구름으로,가난과식민지현실로,일자무식의까막눈과막막한절망감으로변신을계속한다.하지만이야기의대단원에서결국아이는암흑의실체를새롭게받아들인다.“그건암흑이아니라세상을제대로보는눈이었다.”고.
한윤섭의역사동화를읽다보면역사란성장하는인간들의발자취라는생각이든다.이름이지워졌으나존재감은또렷한주인공‘아이’를통해우리는모두각자의자리에서더나은미래를쟁취하기위해분투하는역사적인존재라는귀중한사실을느낄수있다.엄마를중심으로작은원을그리던아이의세계가칼갈이노인과안부잣집,김초시를만나점차넓어지고,마침내좀더넓은세계로뻗어나가듯,우리아이들도,우리도그렇게세계를넓혀갈것이다.

아버지에서아들로,항일의병에서독립군으로이어지는
두세대의‘용기’이야기

항일운동기를무대로하는많은역사동화는일제의탄압을주된사건으로다루어민족감정을부추기는경향이있지만,작가는작품속에서잔혹한장면을배제한채서늘한긴장감을유발하는배경장치로일본군을등장시킨다.
작가는왜일제의지독한탄압대신아이의성장에주목한것일까?어쩌면다른감정이뒤섞이지않은그대로,당대를통과했던수많은독립투사들의의지와용기자체를오롯이그려내고싶었던게아닐까?

글을쓰고자료를정리할때,그역사의순간에있던인물들의선택을들여다봅니다.그리고자주이런생각을합니다.‘그순간나라면어떤선택을했을까?’
의로운선택을한사람들도있고부끄러운선택을한사람들도있습니다.
의로운선택을한사람들에게는그선택을지탱해주는용기가필요했을겁니다.
의병으로나가면서,독립운동을위해만주로떠나면서,하얼빈역에서이토히로부미를기다리면서,서대문형무소에서그혹독한고문을버티면서,상해홍구공원에서도시락폭탄을던지면서,봉오동에서일본군을기다리면서,그수많은독립투사는몸속깊이올라오는그지독한두려움을용기로억누르고있었을겁니다.
지금우리가사는세상은그런의로운용기가만들어낸것입니다.
_작가의말

어린나이에독립군이되기위해홀로만주로떠날결심을하는아이의모습에서는김산과같은신흥무관학교졸업생의모습이비쳐보인다.대토지와재산을처분한뒤만주로떠나면서“동지가필요하지,하인은필요하지않다.”고말하는안부잣집손자의모습에서는독립운동의대부이회영의모습이투영되어보인다.무엇보다을사년의병으로뛰쳐나가거대한흙무덤이된아이의아버지는암담한시대에굴하지않고맞서싸운이름없는의병들의초상그대로이다.
따라서어른이함께읽는다면실제의역사현장과인물자료를찾아보고동화속인물들과연관지어보는재미도특별할것이다.작품뒤쪽에는항일의병의발자취와역사적배경을살펴보는부록도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