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죽었습니다 - 마음이 자라는 나무 42

친구가 죽었습니다 - 마음이 자라는 나무 42

$12.00
Description
“이상하지 않냐. 무사히 학교 다니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고통을 모른 척해야 한다는 거.”
푸른숲주니어 〈마음이 자라는 나무〉 마흔두 번째 출간!
장르의 한 획을 긋고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작가 범유진

‘경계에 선 인물의 슬픔과 아름다움을 꾸준히 그렸다’는 평을 받으며 평단의 주목을 받고 있는 작가 범유진의 청소년 장편 소설 《친구가 죽었습니다》가 출간되었다.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이후, 다양한 주제의 앤솔러지와 장르 문학, 역사 소설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폭넓은 이야기를 선보인 범유진 작가는 이번 신작에서 학교 폭력에 맞서는 십 대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작가는 ‘상실’이라는 일반적인 주제를 개성 있는 캐릭터와 휘몰아치는 전개로 풀어내며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긴장감 넘치는 무대로 독자를 초대한다. 《친구가 죽었습니다》는 폭력은 누군가의 삶을 산산조각 낼 수 있음을, 그래서 폭력이 일으키는 파장을 그 누구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저자

범유진

창비어린이신인문학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저서로『맛깔스럽게도시락부』『선샤인의완벽한죽음』『우리만의편의점레시피』『두메별,꽃과별의이름을가진아이』『아홉수가위』등을발표했으며,다양한장르의앤솔러지에참여했다.하루를위로하는초콜릿같은글을쓸수있기를바란다.

목차

프롤로그
설아의메일
나보름의이야기_첫번째
우이재의일기_첫번째
나보름의이야기_두번째
우이재의일기_두번째
나보름의이야기_세번째
우이재의일기_세번째
나보름의이야기_네번째
우이재의일기_네번째
나보름의이야기_다섯번째
우이재의일기_다섯번째
나보름의이야기_여섯번째
우이재의일기_여섯번째
설아가남긴동영상
에필로그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여름방학첫날들려온친구의부고.사인은추락사!
의문투성이죽음,그때도착한친구의예약메일

여름방학이시작된첫날,가장친한친구설아가죽는다.며칠후보름에게설아가보낸예약메일이도착하고,메일에는딱세줄이적혀있다.‘나에게무슨일이생기면,영혼을수놓는가게에가도록해.’보름은메일에적힌곳으로향한다.그리고어딘지수상한가게‘다닝’앞에서뜻밖에도설아와같은학교에다녔다는이재라는소년을만나게된다.한편영매라고소문난가게주인은보름과이재에게여름방학이끝날때까지자수한점씩을완성해야설아가남긴물건을내주겠다고말한다.설아가죽은이유를알아내기위해자수가게에서지내던보름과이재는그곳에서서로가부분적으로알고있던설아에대한놀라운사실을알게되는데…….그렇게‘친구의죽음’이라는충격적인사건을겪은아이들은일상을떠나진실에다가서며과거의자신과마주하게된다.

진실을밝히기위한두아이의연대그리고용기
학교폭력에상처입은청소년들에게보내는메시지

설아의메일에적힌곳,다닝에서만난보름과이재는‘설아죽음의진실’이라는동일한목적을위해서로가가진정보를맞교환하기로한다.소설은보름과이재의시점을교차로서술한다.설아와다른학교에다니고있었기때문에보름은알지못했던사건들을,이재의일기를통해조각조각보여준다.보름이사건의진실에가닿을수록이재의일기속사건들은함께절정을향해달려간다.보름은설아에대한추억을이재와나누며비로소갑작스러운친구의죽음,그속에서피어난원망과슬픔을비워낼수있게된다.

작가는다닝의주인원하리의입을통해사람은누구나마음한쪽에구멍이뚫리는시기가온다고,구멍이왜생겼는지를먼저들여다보고거기에더러움이쌓이기전에예쁜색색의실로수를놓아꿰매야한다고말한다.자수를통해서마음에상처가생기면들여다보고메워야한다는단순하지만잊기쉬운사실을떠올린작가의시선이반짝인다.

《친구가죽었습니다》속인물들은경중은다르나모두폭력에노출되었던경험이있다.작가는이작품에서폭력을가하는자,폭력을보고도못본척하는자,폭력의희생자,폭력의희생자였으나다른이의폭력을막아서는자등폭력앞의다양한인간군상을그려냈다.신체적폭력을동반한따돌림은다른차원이라는것을보름은이른나이게깨닫는다.그리고혼자서는폭력에쉽게맞서기어렵다는것도.

나를모른척했던반아이들의작은등.작지만너무나견고해보였던,돌아보지않던수많은뒷모습들.언제맞을지모른다는공포보다반아이들이계속등돌린채있을까봐무서웠던그선명한감각을나는안다.-본문중에서

폭력은잔인하다.그렇기에폭력에홀로맞서는것은대단히어려운일이다.범유진작가는작가의말에서“육체적,혹은정신적폭력의피해는단순히피해를당할때의아픔에국한되지않는다.”고말한다.작품중에도언급되었지만,타인에대한신뢰를약하게만드는것이폭력의큰피해중하나인것이다.보름과이재는“다른시간에같은부끄러움을껴안고”있었다.이제진실앞에기꺼이함께휩싸이려는이세상의또다른보름과이재에게용기의말을건네본다.

책속에서

“그날저녁에설아가왜나갔는지를모르겠어.대체거기를왜간걸까?그아파트,우리집에서걸어서삼십분이나걸려.보안철저한곳이라서외부인은출입문도잘안열어준대.설아가어떻게거기들어간건지이해가안돼.”
설아네아줌마의울음소리가빈소안에메아리처럼울려퍼졌다.갑자기속이메스꺼워져서화장실로뛰어갔다.칸막이안에들어가양변기에마른침을뱉는데대화소리가들려왔다.
“어쩌지?진짜우리한테까지불똥튀는거아냐?”
“박윤이한설아한테연락했다는거진짜일까?영상촬영한거,박윤이다가지고있잖아.그거유출되기라도하면큰일나는거아냐?”
“한설아,사고맞지?설마…….”
---p.14~15

최준석과강한봄.폭군과외로운혁명가.
최준석이폭군으로불리게된건1학년,입학식이끝나고얼마지나지않아서였다.최준석은친구들몇명을모아서3학년선배를집단폭행했다.그선배가최준석에게3학년교실이있는5층에올라오지말라고한게이유였다.1학년전원이경악했다.막중학생이된1학년에게,3학년선배는눈도마주치기어려운상대였다.
학교의대응은더놀라웠다.당연히최준석이벌을받을줄알았는데,선생님들모두어떻게든그일을덮으려고혈안이되어뛰어다녔다.최준석아버지가지역국회의원이었기때문이다.모두가어이없어했지만,결국쌍방폭행으로결론이났다.양쪽부모님들은합의를봤고,최준석은아무런처벌도받지않았다.그사건으로모두가최준석은무슨짓을하든처벌받지않는다는것을알게되었다.최준석에게잘못걸리면나만피해를입는다는것을.
---p.30~31

“좋아.아침식사끝.난잠깐나갔다올거야.예약된손님은없지만,혹시라도상처받은영혼이찾아오면…….”
예약?상처받은영혼?원하리의말을도통알아들을수가없었다.원하리는나와우이재의얼굴을찬찬히들여다보더니몸을일으켰다.
“그러면,너희가길을찾도록도와주렴.도구는저기.”
원하리의손가락이대청마루에걸린자수캐노피로향했다.캐노피아래에서랍장이놓여있었다.자개로장식되어반짝거리는게꼭마법상자같았다.
“저안에있어.너희가정해야할것도저기에있지.”
---p.46

“네일기를왜설아가가지고있어?”
“강한봄이영상만드는데도움이될것같다고해서줬어.그걸왜한설아가가지고있었는지는나도몰라.”
우이재는손바닥으로얼굴을쓸어내렸다.얼굴이시뻘겋게달아올라있었다.
“하지만한설아가가지고있는게이상하지는않아.영상도같이만들었고,무엇보다한설아는강한봄의여자친구니까.”
“……뭐라고?”
“영상,둘이같이만들었다고.청소년다큐멘터리영화제에출품할영상.고발르포를만든다고했어.강한봄,영상엄청잘만들거든.”
“그거말고!”
“한설아는강한봄의여자친구니까……?”
“설아한테남자친구가있었다고?”
우이재의옷자락이내손안에서스르륵빠져나갔다.
---p.5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