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들의 세상은 내가 사는 세상이다 : 세상 끝에서 경이로운 생명들을 만나 열린 나의 세계

펭귄들의 세상은 내가 사는 세상이다 : 세상 끝에서 경이로운 생명들을 만나 열린 나의 세계

$21.00
Description
“과학자가 보여주는 남극의 삶이 매 순간 짜릿하고 놀라운
이 책을 독자들에게 자신 있게 권한다.”
_최재천(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생명다양성재단 이사장)

“회고록, 환경 저술, 과학적 탐구가 매력적으로 엮인, 자기 성찰적이면서 흥미로운 이야기”_《커커스리뷰》

“독자들을 남극의 여름, 생명의 세계로 완전히 끌어들인다.”_《라이브러리저널》

세상 끝에서 경이로운 생명들을 만나
열린 세계에 대하여
자연 다큐멘터리 이상의 생생한 관찰과 여느 문학작품에서도 본 적 없는 시적인 묘사로 남극의 모습을 담아낸 《펭귄들의 세상은 내가 사는 세상이다》가 도서출판 푸른숲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의 저자 나이라 데 그라시아는 젊은 과학자다. 그는 실험실에서 연구에 매진하거나 논문을 읽고 쓰는 일에 몰두하는 생물학자들과는 다른 이력을 쌓아왔다. 하와이의 외딴섬, 사모아 제도, 베링해, 캘리포니아 먼바다 등 자연을 누비며 현장 연구자로서 일해온 그는, 한편으로는 미래를 어떻게 꾸려나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한 평범한 청년 중 하나다. 전공인 ‘과학’의 곁에서 맴돌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로를 살려야 할지 확신도 없다. 그러던 그가 미국 해양대기청(NOAA) 소속 생태계 모니터링 연구자 자격으로 기후 변화가 남극 생태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남극으로 떠난다. 남극은 현장 연구자들에겐 ‘궁극의 연구 장소’로 통하는 곳이자, 외딴섬을 전전하면서 “내가 가는 이 길이 나를 어디로 데려갈지 확신이 들지는 않았다”(41쪽)는 저자의 시선이 마침내 가닿은 곳이기도 하다.
저자는 네 명의 동료와 함께 가장 가까운 다른 육지가 1,000킬로미터쯤 떨어진 남극 대륙, 그곳의 북쪽 끄트머리인 남극반도와 인접한 리빙스턴섬 시레프곶에 첫발을 디딘다. 펭귄의 번식기인 남극의 여름을 중심으로 보낸 5개월 동안 저자는 우리와 비슷하거나 우리보다 훨씬 뛰어나기도 한 매력적인 동물들을 살피며 생태 관찰이란 목적 이상의 깨달음을 얻는다. 그리고 그동안 자신이 알고 있던 세계가 전부가 아님을 깨닫는다.

“나는 높은 바위 위로 올라가서 고래가 먹이 먹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거기서 내려다보니 캠프에서 2~3킬로미터쯤 떨어진 길쭉하고 평평한 빙하 위에 펭귄이 가득했다. 그 사방에서는 고래들이 물 밖으로 주둥이를 내밀고 먹이를 먹고 있었다. 짙은 구름이 낮게 깔려 고래들과 그리 멀지 않은 수평선을 지워서였을까. 그 순간 내 앞에 펼쳐진 모든 것이 아주 가깝고 친밀하게 느껴졌다. 갈매기와 고래, 펭귄, 그리고 내가 저 뭉실뭉실한 회색빛 담요 아래에서 옹기종기 함께 웅크리고 있는 듯.”(106쪽)

적막을 깨는 생명의 소리로 가득한 남극의 자연과 그 속에서 생물학자로서, 수십 억 명의 한 인간으로서 마주하는 경이로움이 시적으로 직조된 이 책은, 어느 과학자의 데뷔작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우리에게 강렬한 인상을 선사한다.

저자

나이라데그라시아

(NairadeGracia)
생물학자.어릴때부터저널리스트인부모,그리고형제와함께세계곳곳에서살았다.이집트카이로에서고등학교를졸업하고캘리포니아에서대학을다녔다.생물학학사과정을마친후,하와이의외딴섬들,남극,사모아제도,베링해,캘리포니아먼바다에서6년동안현장연구자로일하며경험한일들을꾸준히글로남겼다.현재뉴질랜드웰링턴에살고있다.
《펭귄들의세상은내가사는세상이다》는그가쓴첫책으로,자연속에서발로뛰는학자로살아온저자가가장가까운다른육지가1,000킬로미터쯤떨어진남극에서매일펭귄을관찰하며보낸5개월동안보고듣고느끼고떠올린것들을담은회고록이다.남극의길고추운겨울이끝나고봄이찾아올무렵,네명의동료와함께남극에처음발을디딘저자는번식기를맞이한펭귄이알을낳고,그알에서새끼가태어나고,그새끼가자라서홀로살아갈수있는성체가되기까지일거수일투족을모두지켜본생생한목격담을생물학자의시선과수십억명의인간중한사람의시선으로전한다.

목차


프롤로그

1부.봄:알을낳기시작하다
1.10월중순
2.10월말
3.11월초
4.11월중순

2부.여름:알을깨고나오다
5.11월말
6.12월초
7.12월중순
8.12월말

3부.늦여름:무리짓기에들어가다
9.1월초
10.1월중순
11.1월말
12.2월초

4부.가을:바다로나가다
13.2월중순
14.2월말
15.3월초
16.3월중순

에필로그
감사의말

출판사 서평

“회고록,환경저술,과학적탐구가매력적으로엮인,자기성찰적이면서흥미로운이야기”_《커커스리뷰》
“독자들을남극의여름,생명의세계로완전히끌어들인다.”_《라이브러리저널》

여느대륙에서의삶과도다르지않은
남극의기쁨과슬픔

이책은남극에서식하는펭귄인젠투펭귄과턱끈펭귄의발달단계에따라총4부로구성되어있다.늦봄부터시작해여름철번식기를맞이한펭귄이알을낳고(1부.봄:알을낳기시작하다),그알에서새끼가태어나고(2부.여름:알을깨고나오다),어느정도자란새끼가부모의도움없이저희들끼리무리를짓고(3부.늦여름:무리짓기에들어가다),어엿하게홀로살아갈수있는성체가되기까지의(4부.가을:바다로나가다)과정이파노라마처럼펼쳐진다.펭귄외에도남극물개,도둑갈매기,얼룩무늬물범등다른생물들의삶도세세하게그려져있다.

저자는매일을산중턱에위치한수십개의둥지를살피며펭귄의생태를조사·기록한다.알을낳을둥지를만들고자부모펭귄이세심하고진지하게돌멩이를고르는표정과지극정성으로알을품는모습을마주하고,알에서갓나온새끼펭귄을처음본날엔“모든것에경의를느끼는한마리포유동물이되어”(150쪽)뜨거운눈물을흘린다.또생애첫겨울을대양에서나려고용감하게나서는‘청소년펭귄’의이동경로를파악하곤“아이를처음대학에보낸부모”(305쪽)와비슷한심정으로대견함과불안감을동시에느끼기도한다.

여느대륙에서의삶과다르지않게,남극에도웃음과즐거움이넘치는날이있는한편압도될만큼슬픈날도있다.부모펭귄이애지중지돌본알들이도둑갈매기내외의먹이가되는광경을무력하게지켜봐야할때,얼룩무늬물범에게새끼를잃은어미물개의구슬픈울음소리가시레프곶전체에울려귓가를맴돌때와같은날들이그랬다.생물학자로서먹이사슬의법칙과같은추상적인지식을이해하고있어도이런일들을겪어낸다는건다른문제였다.그러나인간의눈에는일견‘아름다움과조화로운공생의음악’과는거리가멀어보이는이런포식활동이새로운생명의탄생으로이어진다.저자는“펭귄의알과굶주린새,새끼물개와얼룩무늬물범중한쪽으로기울어져있었다”(116쪽)며,자신도모르게견지해왔던주관적인관점이깨어졌던순간에대해고백한다.

모니터링연구의한시즌이저물무렵,그는처음남극에도착한날을떠올린다.젠투펭귄무리를보고전부똑같아보여그저“펭귄이에요!”하고놀라워했던기억을되새기며,이제는펭귄이한무리로모여있어도저마다특징과성격이다른개체로알아보는자신을발견한다.우리는모든동물중인간만이서로구분되는특징을갖고있다고생각하곤한다.저자는펭귄의일거수일투족을사려깊게관찰하면서인간만큼이나다양한펭귄의개성에비로소눈뜬다.인간과동물사이의공통점을발견할수록인간의특징이라고여겼던많은것들이실은지구상생물이유기적으로조직되는공통의법칙일뿐,서로를구분짓는경계같은건없다고.

“몇달간매일펭귄을들여다본지금은홀로서기를위해바다에나갈때가된새끼도구분할수있고,체형이마른펭귄과건강한펭귄,털갈이하러군집에돌아온성체와털갈이중인성체,털갈이를다마치고바다로돌아가는성체,아직번식할나이가안된청소년기에군집으로돌아와어슬렁거리는펭귄,암컷과수컷,짝짓기쌍,내가지나갈때마다다가와서때리는펭귄을전부구분할수있게되었다.시즌이끝날무렵이되자펭귄이한무리로모여있어도저마다특징과성격이미세하게다른집단으로보였다.펭귄보는법을알게된것이다.”(326~327쪽)

“펭귄들의세상은내가사는세상이다.”

‘미지의대륙’,‘두려움의땅’이던남극이
우리가끝끝내지켜야할소중한삶터로자리매김해가는여정

펭귄은귀여운외모와특유의뒤뚱거리는움직임으로많은이들에게사랑받는동물이다.뿐만아니라남극생태계의상위포식자로서남극생태계의변화를파악할수있는중요한동물이기도하다.이는물개,수염고래와더불어펭귄의주된먹이가크릴이라는점과도깊은연관이있다.갓부화한크릴은각종조류가풍부한빙하아래에서포식자를피해안전하게살다가점차자라면바다로나가무리생활을시작한다.크릴이성체로거뜬히성장하는데있어빙하는없어서는안될귀중한터전인셈이다.그러므로크릴을먹고사는펭귄의식생활을조사하여크릴의몸길이(크릴은죽을때까지몸집이계속커지므로몸길이를재면나이를알수있다)나어린크릴이포함되는비율(어린크릴이포함되는비율이클수록그해크릴의번식이얼마나왕성했는지알수있다)을파악하면남극빙하의변화양상을유추해볼수있다.저자가남극에발을디딘목적도바로남극에서벌어지고있는변화를똑똑히확인하고더큰위기를막을정책을마련하는데필요한데이터를최대한수집하기위해서다.

말처럼쉬운일은아니다.펭귄의식생활표본을얻으려면일단펭귄을토하게만들어야하기때문이다.저자는포획한펭귄의식도에호스를밀어넣어물을흘려넣은다음거꾸로뒤집어위에있던모든걸게워내게하는일을동료연구자인맷과짝을이뤄여러번시도한다.이과정에서펭귄개체군을보호하고기후변화의영향을직시하기위해가장기본적으로해야할일을하고있다는사명감과함께,깊은애정을품은존재를제손으로괴롭히고있다는생각에가슴아파한다.

“패기만만하게생존하는펭귄을보면서감탄하지않은적이없었다.그래서이런일을겪어도견딜수있다는것을알고는있었지만,내가사랑한다고주장하는동물을내손으로괴롭히고있다는죄책감을떨칠수없었다.표본채취가대부분별탈없이무사히끝나더라도괴로운건마찬가지였다.”(206쪽)

이밖에도또다른지표생물인물개를사로잡기위해캠프의모든연구자가흡사각개전투를연상시키듯착착역할을나눠포획에힘쓴일,이미10여년전남극에온연구자들이부착한식별태그를달고있는펭귄과기적처럼조우한일등현장연구에피소드들과작은오두막에서여러연구자들과부대끼며동고동락하는캠프생활의면면이생생하게담겨있다.마이크(마이크괴벨),더그(더글러스크라우제)처럼오랜기간현장연구에몸담으며남극연구팀을이끌어온선임연구자들의감탄스러운일화들사이사이로더글러스모슨,로알아문센,인류최초로남극에닿았다는전설이전해오는마오리족등저자가발딛고있는땅을앞서밟았던사람들의모험담이흥미진진하게얽힌다.

좀처럼눈을뗄수없는이매력적인이야기를읽다보면,우리가자기자신이나기껏해야자기가족,가까운사람들만챙기며사는동안에얼마나많은이들이전지구적위기상황을막고자얼마나노력해왔는지,그노력으로지금까지어떤성과를얻었는지알게돼마음한편이뜨거워지기도한다.

책의말미에이르러저자는“펭귄들의세상은내가사는세상이다”(371쪽)라고말한다.오랫동안탐험의대상이던머나먼미지의대륙,19~20세기소설에서음산한배경으로왕왕활용되기도했던두려움의땅혹은“각종표와지도에서기후변화의영향을보여주는”(260쪽)객관적지표로인식되던남극이우리가끝끝내지켜야할소중한삶터로자리매김하게되는순간이다.

펭귄들의세상은내가사는세상이다.저자의여정에동행한우리에게도가슴찌릿하게다가올이말은책장을덮고도두고두고떠오를것이다.

지구끝에서자기세계를넓힌
젊은과학자의찬란한성장기

이책은인간의생애에서가장혼란스럽지만그만큼이나무수한가능성을지닌청년시절을관통하고있는한젊은과학자의성장기이기도하다.고요한자연속에서조사외엔별게없는단순한루틴을유지하면서오롯하게사색할수있는현장연구를사랑하면서현장연구일이삶의최종목적지라고여기진않을만큼새로운도전을향한갈망이가슴속에가득하다.이책에등장하는펭귄에비유하자면,태어나처음바다로나가사냥하는법을배우며당당히성체가되어가는펭귄들과비슷하다.아직능숙하지도않고변수에침착하게대응하는연륜도부족하지만하고있는일에대한열의나추동력만은남다르다.

비슷한또래동료연구자들의꿈을엿보고,같은길을먼저걸어간선임연구자들이남긴자취를더듬으며미래를고민하는저자의모습에마음이자꾸쓰이는이유는,아마우리도그와같은시절을지나고있거나지난적있기때문일것이다.

연구시즌이막바지에이르러,저자는그간막연히‘연구자’로한정지었던미래의모습을열어둔다.“그래프와P값으로생태계를이해하는기술”(313쪽)에는도통관심없어도,계속과학의영역에머무르며“철학적사색을즐기고생태학을통해자신을이해하려는”(254쪽)자신에게좀더너그러워지기로한다.지금당장은알수없어도언젠가는자신에게주어진소명을깨닫고앞날에대한통찰이생기는날이오리라는믿음으로.

어린펭귄들이유일하게알고있는세상의가장자리로나와서불확실한바다를향해뛰어들듯,저자도그렇게남극에서의한시즌을마무리하고자신을싣고왔던배에다시오르기로한다.그간알고있던세계보다한층더넓어진세계를품은채.

회고록,환경저술,과학적탐구가매력적으로엮인,자기성찰적이면서흥미로운이야기
-《커커스리뷰》

독자들을남극의여름,생명의세계로완전히끌어들인다.
-《라이브러리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