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플리카
Description
미래가 아닌 과거를 찬양하고
새것보다는 낡음에 열광하며
세계화 대신 지역기반 사업에 자부심을 느끼는
패션과 그 문화에 대하여
더 이상 우리나라 남자들도 아무거나 걸쳐 입는 아저씨가 아니다. 일본을 중심으로 미국과 유럽을 찍고 우리나라까지 번져온 맨즈웨어의 기류는 오늘날 우리나라 남성들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제 남자도 여성들만큼 외모에 관심을 갖는 분위기가 점점 더 커지고 있으며, 이는 지난 5년간 백화점 남성복 편집 매장의 대대적인 구성과 같은 변화나 편집 매장들의 안정화, 일본의 대표적 편집매장인 1LDK의 청담동 진출 등 관련 산업의 발전과 시장 변화에서 느낄 수 있다.

<레플리카>는 이런 시점에 캐주얼 맨즈웨어의 역사와 흐름, 그리고 문화적 의의를 의류 생산자와 제작자의 시점에서 들여다본다. 현재 우리나라 남성 편집숍과 백화점의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는 일본 맨즈웨어 브랜드를 중심으로 남성복 패션의 중요한 키워드인 크래프트맨쉽과 과거 미국 문화에 대한 동경 등 문화적 포인트들을 살펴본다. 관련한 브랜드와 제작자의 스토리를 들려주며 쇼핑이나 과시의 수단과는 차원이 다른, 약간 다른 멋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또 다른 멋의 가치와 기준, 그리고 문화에 대해 안내를 통해 패션과 옷에서 새로운 즐거움을 찾도록 제안한다.
저자

박세진

패션칼럼니스트.여러매체에패션과관련된글을쓰고번역을하고있다.패션붑(fashionboop.com)이라는사이트를운영하며,비정기문화잡지「도미노」동인으로활동했다.를비롯한패션매체에기고활동을하면서현재「한국일보」에‘박세진의입기,읽기’라는패션칼럼을연재했다.지은책으로『패션vs.패션』,『레플리카』,『일상복탐구:새로운패션』이,옮긴책으로『빈티지맨즈웨어』,『아빠는오리지널힙스터』,『아메토라:일본은어떻게아메리칸스타일을구원했는가』가있으며,옮긴책으로『빈티지맨즈웨어』(2014)가있다.

목차

머리말9

프롤로그13

1장네이티브오리지널

하위계층의의복22

문제의해결방식23

워크웨어와밀리터리유니폼,스포츠웨어24

헤리티지의재발견26

헤리티지브랜드의가치27

브랜드스토리

필슨29

에디바우어33

칼하트37

스피왁40

레드윙45

포인터브랜드48

쇼트NYC51

골든베어스포츠웨어54

매킨토시57

바버59

바라쿠타62

2장일본의아메리칸캐주얼

간략하게훑는청바지의역사68

일본청바지의역사69

일본의아메리칸캐주얼70

1970년대아메리칸패션의전개71

데님헌터와빈티지레플리카청바지의탄생75

유니클로청바지,빈티지레플리카가구축하는취향의영역77

브랜드스토리

빅존81

스튜디오다티산84

레졸루트88

에비수92

풀카운트96

웨어하우스100

모모타로103

더플랫헤드107

더리얼맥코이110

슈거케인116

캐피탈121

오슬로우127

워커스130

나카타상점132

3장새로운기류

미국으로건너간일본의미국패션136

일본청바지의침공138

미국청바지문화의소비자와생산자140

브랜드스토리

리바이스143

더블알엘147

아비렉스&콕핏USA149

미스터프리덤152

엔지니어드가먼츠156

라이징선앤컴퍼니160

레프트필드NYC161

롤리데님163

윌리엄스버그가먼츠165

누디진166

네이키드앤페이머스168

W'menswear172

에필로그175

부가정보

방수원단184

아웃도어의동반자,멜톤울185

퍼티그팬츠185

셀비지데님과직조방식186

노스캐롤라이나의콘밀스공장188

링스펀190

행크다잉과로프다잉191

천연인디고192

셀비지데님,인디고염색,인권문제와환경문제193

트윌196

짐바브웨산코튼196

보로197

유니언스페셜재봉틀198

샌포라이즈,언샌포라이즈200

셀비지데님원맨브랜드201

출판사 서평

미래가아닌과거를찬양하고
새것보다는낡음에열광하며
세계화대신지역기반사업에자부심을느끼는
패션과그문화에대하여

《레플리카》,불변의진리를찾아난선옷탐험가들의이야기

1.레플리카란무언인가?

이책에서말하는레플리카(Replica)란1970년대이전에나왔던몇몇청바지를완벽하게재현제작하는것을목표로일본에서시작된패션문화를뜻한다.의류업계에서흔한,정교한불법카피제작과방식은비슷하지만이청바지복각문화는디자인을넘어서당시의원단과제작방식,공장기계등의생산기법과설비는물론,당대의문화와사회상까지담아내려는집요함에서큰차이가있다.청바지에서시작한레플리카는비슷한시기에나왔던작업복,아웃도어,밀리터리의류등등으로확장되었으며,오늘날남성복의한흐름을주도하고있다.

2.디자이너와경영자가주인공이아닌
조금다른패션과옷이야기

그동안패션계는디자이너혹은전문경영인이구심점이되어이끌어왔다.그런데1980년즈음일본과프랑스패션계에새로운기류가형성되었다.디자이너나전문경영인이아니라,생산자,즉의류제작장인과제조공장을중심으로운영되는브랜드가생겨나기시작한것이다.이러한기류는특히일본에서급물살을탔다.이후30여년이흐른오늘날,생산자중심브랜드는패션계를움직이는중요한축으로성장했다.

이책에서소개하는브랜드들의옷은언뜻보면비슷비슷하다.2차세계대전당시의군복과그시절의워크웨어,1940년대나1960년대의스웻셔츠등과거에완성된몇가지유형의모델만을다룬다.심지어과거에있었던예전디자인의옷을똑같이만들어내는것이목표인브랜드도있다.패션이본래각자의개성,즉남과다름을목표로삼는다는점에서이러한움직임은이율배반적으로보인다.하지만이런흐름속에서옷을‘어느지역’에서‘어떤방식’으로제작했는지가마치디자이너의이름이나브랜드로고처럼브랜드의정체성을드러내는요소이자값어치가되었다.더구나그정체성은추상적인개념이아니라실제로일본오카야마나미국노스캐롤라이나등에서실제로가동되는공장이며,수십년이상한분야에종사해온숙련공이다.

MadeinUSA,MadeinJapan를너머,
MadeinBrooklyn,MadeinOkayama의시대로

지금까지의류생산자와제조업체는디자이너와경영자뒤에가려져있었지만생산주체를중시하는새로운기류덕분에이들이나설수있는영역이생겼다.그덕분에소위사양산업으로여겨지던전통의류제조업이새로운형태로패션계에재등장했다.《레플리카》는이처럼고급패션과대중패션의틈을파고들어제3의영역을구축하는데성공한생산자중심브랜드를조명하고그들과소비자들이함께만들어간문화와역사를들여다본다.

3.왜지금,레플리카인가?

2010년을기점으로맨즈웨어열풍이전세계를몰아쳤다.그영향을받은우리나라남자들도더이상아무거나걸쳐입던아저씨에서탈피하는중이다.외모에신경을쓰는남자들이늘어나며그루밍족이란용어도나타났고,관련산업은팽창했다.이는지난5년간백화점남성복편집매장의대대적인확장과남성편집매장들의안정화,일본의대표적편집매장1LDK의서울진출등관련시장의발전을통해피부로느낄수있다.

《레플리카》는이런시점에서맨즈웨어가전세계로확산되는데줄기역할을한일본의레플리카문화를들여다본다.현재우리나라남성편집매장의가장큰지분을차지하는일본브랜드와미국과영국의헤리티지브랜드를중심으로맨즈웨어의가장중요한정서이자취향의열쇠인크래프트맨쉽과헤리티지에대한경배가왜,어떻게피어나게되었는지알아본다.이런과정에서당시에는패션과거리가멀었던노동복과군복이오늘날패션아이템으로정착하게된연유를살펴보고,이를통해오늘날남성패션이개성표출이나맵시등과는또다른기준과태도를멋으로삼고추구하는까닭에대해알아본다.

4.《레플리카》의특징과구성

옛날섬유,옛날부자재,옛날염색방식은사람의손과환경의영향을많이타는불완전한방식이다.균일한품질을더욱값싸게대량으로생산하는오늘날원단과제작방식이비해효율성이극히떨어진다.그런데이런불완전한특성과환경적요인으로인해각각의제품이미묘하게다른완성품이생산된다.이에더하여전통소재라할수있는면,리넨,울,가죽등등은오늘날의신소재원단에비해쉽게낡고,그과정이보인다는특징이있다.레플리카패션은바로이지점에흥미를느끼는사람들의세계다.옷을만들고사는것을너머서그렇게낡아가는경험까지포함하는개념이다.자신만의역사가담긴세상에서유일한나만의옷.이것이레플리카패션의모토다.그렇기때문에최상급레플리카브랜드들은원단의두께,스티칭방법,리벳의광택등으로낡아가는과정을정교하게설계한다.

《레플리카》는이러한레플리카패션문화와정보를국내최초로엮은책이다.빈티지‘덕후’출신제작자들의집요함과자신의결과물에무한한자부심을느끼는장인들,마찬가지로깐깐한소비자들의높은안목이만들어낸옷이야기를통해패션을즐기는또다른방식을소개한다.여러레플리카브랜드의정체성을탐구하면서옷이단순한패션아이템이나기능성도구가아니라삶의동반자임을,개개인의삶과태도가새겨진캔버스이자명함이될수있음을알려준다.따라서이책은관련패션문화나브랜드에깊은관심을갖고있던사람은물론이고관련문화가생소한독자들에게도일상을대하는태도,패션개념의환기,옷을입는방식등에대해색다른관점을갖도록여러정보를제공한다.지난30여년간패션계한쪽에서벌어진이야기들을통해패션과옷에숨겨진또다른즐거움의세계로안내한다.

엄선해고른40여개헤리티지,레플리카브랜드스토리수록

이책은크게3장으로나눠져있다.1장에서는레플리카패션의원형이라할수있는미국의초창기브랜드들과당시의문화에대해살펴보고,2장에선오사카와오카야마를중심으로레플리카패션과문화를이끌어낸빈티지데님헌터를비롯한일본청바지마니아들의존재와그들이만들어낸레플리카브랜드와그문화에대한이야기를다룬다.마지막3장에서는레플리카의방식을기반으로오리지널리티를만들어내는새로운기류에대해이야기한다.관련해40여개의대표적인브랜드를곱아각브랜드의특징적인재미와역사를소개한다.대부분국내에서도어렵지않게접할수있는브랜드로추렸다.더나아가보다심층적인정보를원하는독자들을위해‘부가정보’라는별도의장을마련했다.셀비지원단및보로제법,방수원단의종류,퍼티그바지,멜튼울에대한설명등본문에서함께다루기힘든전문적인의상관련지식과용어들을정리해보다친절히이해를돕고자한다.

레플리카,패션과옷안에숨겨진즐거움

‘사서하는즐거운고생’에기반한레플리카의제작방식은개개인의고유한개성을중시하며,최신트렌드를선도하는것이우선인기존패션업계의방식과는패션을바라보는관점에서많은차이가있다.구형방식을제대로구현한옷에높은가격을지불하는소비자들역시기존의패션소비자와는다르다.

레플리카의류는최신기술이집약된요즘옷보다훨씬투박하고불편하며염색도잘빠지는등의모순을안고있다.그럼에도사람들이레플리카청바지를찾는이유는그자체가프라모델의디오라마diorama같은,정밀한재현의장場이자장인이활약하는장이기때문이다.웰메이드란단순히좋은품질을뜻하는것이아니라복원능력과구형제작방식,그리고그사이에서움직이는사람을뜻한다.디자이너의취향에의존하는기존패션과달리레플리카분야는소비자가제품이얼마나제대로복원되었는지,또제작자가얼마나깊이파고들었는지가늠할수있다.다시말해자신이구매하려는제품의가치를적극적으로평가하고판단할수있는것이다.

손으로만든제품이나오래된물건을좋아하는취향은오래전부터꾸준히이어져왔다.달라진점이라면이런취향을가진이들이새롭고세련된것을열망하는젊은층이며,옛것을세련되게소화하기시작했다는사실이다.그렇게빈티지레플리카패션은마니악한취향의본거지,거칠고투박한데님의매력을좋아하는사람들,최신타입의스트리트패션등의영역에광범위하게자리매김했다.

-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