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고 (10년차 서점인의 일상 균형 에세이)

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고 (10년차 서점인의 일상 균형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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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어느 하나에 집중해 대단히 잘할 때보다
어느 하나에도 소홀하지 않을 때 나는 행복하다”
워라밸 시대, 10년 차 서점인이 차곡차곡 쌓아올린 ‘균형 지향의 삶’
최근 한 취업포털 사이트가 2030 직장인 1,16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0.9%가 “나는 타임푸어”라고 응답했다.(“2030 직장인 “나는 타임푸어”…개인 시간 부족”, 〈MBC〉, 2019.11.04.) 한편 한국노동연구원이 20~50대 남녀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기혼 남성과 여성의 시간빈곤율은 미혼 남성과 여성의 두 배, 특히 6세 이하 자녀가 있는 경우 남성의 시간빈곤율은 50%, 여성은 60%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유아 키우는 40대 워킹맘, 가장 시간에 쫓기며 산다”, 〈경향신문〉, 2019.2.18.)
주 52시간제가 도입되고, 직장 안팎에서 ‘워라밸’을 권장하지만 현실적으로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기란 쉽지 않다. 특히 아이를 키운다면, 일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도 개인 시간을 갖기 어렵다. 퇴근 후 육아와 가사노동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취미는커녕 잠깐 숨 돌리며 오늘의 나를 돌아보고 내일을 준비할 틈조차 내주기 쉽지 않다. 하루 24시간이라는 한정된 자원 안에서 일과 육아에 할당된 시간은 내 의지대로 어기거나 피해 갈 수 없는 것이어서, 대부분의 부모는 ‘나를 위한 시간’을 포기한다.
‘워라밸 시대’, 일, 가족, 그리고 나라는 삶의 삼각대 안에서 적절한 균형에 관한 고민이 깊은 이때, 한 서점인의 일상 분투기 《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고》가 출간되었다. 온라인서점 인문사회와 문학 분야 MD를 거쳐 현재 같은 서점에서 10년 넘게 일하고 있는 저자 김성광은 일과 육아로 꽉 채워진 하루의 틈 사이사이 조각 시간을 활용해 ‘나를 위한 시간’을 만들어냈다. 이 책은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을 둘러싼 삶의 여러 영역에서 균형감각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이자, 워라밸 시대에 일과 삶의 밸런스를 맞출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모델로 주목할 만하다.

다만 나는 내 인생을 구성하고 있는 여러 ‘삶’을 ‘선택과 집중’보다는 ‘적절한 밸런스’라는 관점으로 대하고 싶다. 어느 하나에 집중해서 대단히 잘할 때보다, 어느 하나에도 소홀하지 않을 때 나는 행복하다. 일에, 가족에게, 나 자신에게 시간을 고루 들이고 싶다. -69쪽
저자

김성광

10년넘게같은서점에서일하고있다.다른직장은가진적없다.YES24인문사회와문학분야MD를거쳤고지금은다양한기관이나단체에책을공급하는일을한다.언젠가는역사와과학분야MD가되고싶다.괜찮은서점직원으로늙어가는것이꿈이다.
맞벌이부부로아이를키운다.아이가자라는만큼자신도성장한다고믿는다.아이와나누는친밀하고끈끈한시간만큼읽고,쓰고,생각에잠기는혼자만의시간도소중하다.늘시간이부족해허덕이지만,틈틈이생기는조각시간을쌓아꾸준히,최선을다해살고싶다.그리고좋은아빠와남편,책임있는시민이되고싶다.〈채널예스〉에‘아이가잠든새벽에’를연재했다.

목차

머리말_매일매일조각시간을수집하며

1부.자고싶지만자고싶지않은밤들
밤이닫히면다른시간을열고
칼퇴주의자도일을좋아한다
오,나의sub-way
40.5도
네가잠든후에도너의마음을
육아면제구역
워라밸과라라밸

2부.오래매만진마음
오늘은순댓국을먹어야할까
아주가까운타인
얄팍한인간
폐는끼치지않으려고요
나보다나았으면
각자의최선이우리의최선
조용,지금아이가말한다
아름다운책을팔면아름다워질까

3부.여전히시간이필요한일
어떤울음은여전히아프다
내옆의한사람
배달음식은맑은날에
거인의어깨,부모님의허리
잘하고있는걸까,나는
여행은언제나두번
아이를‘올바르게’키운다는것
생각할시간을주세요
첫직장에서10년을통과하며

후기_다만좋아하는일을이어가려고

출판사 서평

“세상은우리에게할일은많이주고시간은조금주었다”
조각시간으로채우는일상의만족감과틈을내서하는일의소중함

책이좋아서점에취직했고온라인서점MD로오래일했던저자는,“한권의책만으로도굉장한만족감을얻을수있지만다음책으로맞춤하게이어질때독서는새로운차원의경험을선사한다”(9쪽)고믿는다.독자에게책을소개하고,책과책을연결하는일을잘하고싶었고,그러려면많은책을읽어야했다.하지만서점원이라고해도업무시간에책을읽긴힘들었다.도서데이터베이스등록,발주및입고확인,굿즈와이벤트기획등독자의편리를도모하고구매를유도하는일이주된업무이기때문이다.그는스스로에게괜찮은서점원이되고싶어퇴근후와주말에는항상책을읽었다.

서점은출판사와독자사이에서책을중개하는곳이다.온라인서점MD는책이독자손에쥐여지는전과정에관여한다.나는‘물건’으로서의책만배송하는것이아니라무게와부피를계량할수없는‘제안’을함께보내고싶었다.-9쪽

결혼을하고,아이가태어나자상황이달라졌다.부모의시간을먹고자라는아이,대폭늘어난집안일.읽어야할책은쌓여만갔다.아이는너무나사랑스럽고,세식구가나누는친밀감은그무엇보다도특별하지만,자신의삶에자리잡고있던‘소중한시간’도필요했다.그는읽어야할책의수를반의반으로줄였다.책읽는시간외에도스스로를보듬고생각할시간이필요했기때문이다.그리고한시간단위로계획을세우던습관을바꿔10분,20분단위로일정표를짜할일들을채워넣었다(15쪽).그렇게저자가확보한루틴은시간이부족한많은사람들에게꽤유용한팁이된다.
점심시간에식당에가는대신자리에앉아책을읽은뒤혼밥을하고,출퇴근길지하철에서휴대전화대신책을꺼내읽고,한시간일찍출근해일기를썼다.주말에는아내와시간을나눠한사람이카페에나가일을보면,다른한사람은집에서아이와시간을보냈다.비가많이오는날,회사1층통유리창카페창가에앉아윌리엄트레버의《비온뒤》를읽은날의기억(26쪽),지하철같은칸에서자신과같은책을읽고있는사람을만났을때의반가움(43쪽),책몇쪽읽고난다음마시는새벽공기(68쪽),카페에앉아특별할것없는생각들을끄적이며오로지나에게몰입하는순간(15쪽)등저자의루틴을따라가다보면,틈을내서하는일들이대단한일은아니더라도얼마나삶을충만하게만드는지알수있다.
이런루틴을이어가며느낀기쁨과아쉬움을‘아이가잠든새벽에’란제목으로약1년간〈채널예스〉에연재하면서,많은독자로부터“우연히읽고정주행하기로했다”,“아이키우며겪는여러감정들에공감이된다”,“그어떤육아서보다도공감과위로가된다”등의공감과지지를받았다.그리고그글들을모으고새로이정리해《시간은없고,잘하고는싶고》를펴냈다.

먼미래의무엇을위해근면하고싶진않다.다만아이를기르는동안에도나자신을보듬고성숙한인간으로나아가는일에소홀하고싶진않다.짧은시간들이라도최대한이어붙여바지런하게활용하고싶다.-29쪽

저자는이책에서“워라밸을넘어라라밸을챙겨야한다”고말한다.‘라라밸’은‘라이프-라이프밸런스’의줄임말로,저자가만든말이다.일과삶의균형뿐아니라,회사밖의삶에서도‘부모의삶’과‘개인의삶’은구분되어야하며,인생을구성하는여러‘라이프’들을적절한밸런스를맞추며살아가는것이중요하다는것(67쪽).
늘시간에쫓기면서도잘하고싶은건많은현대인,워라밸이중요한현대인,오롯이자기에게집중할때가장행복한사람,책을읽고싶지만틈을내기어려운사람에게이책을권한다.직장인들이모두커피숍으로향할즈음,오늘도그는점심독서를끝내고혼자식당으로간다.늦은점심,여의도의한콩나물국밥집에가면그와혼밥동지가되어있을지도모르겠다.

이책은시간에허덕이지만잘하고싶은일은많은한사람의이야기다.생각만많고삶은대단할것없는존재가걸어온순간의기록일수도있다.하지만내나름의최선을이어간다면,작은시간을그러모아오래품고다듬은생각들이서서히삶에뿌리를내린다면,조금은더괜찮은사람이될수있지않을까.매일매일의아쉬움을,자주허덕이는마음을,조각시간을모으는일이가치가있다는믿음을시간이부족한많은사람들과나눠보고싶다.
-‘서문’중에서

“생각만으로는삶이깊어지지않지만,생각없이는삶이깊어질수없다”
노력하는사람이일구어가는한편의성장기
이책은일상의균형을추구하는한직장인의이야기이자아이가자라는만큼스스로도자란다고믿는한아빠의성장기이기도하다.일상의균형을추구하면서도책임있는아빠,남편,시민이되려는저자의노력을따라읽는것도이책의묘미다.그의노력을두고서효인시인은“무엇보다노력하는사람의글을만나반갑다.그의노력은조각가의작품처럼,아름답고반듯하다”라는찬사를보내기도했다.아이를키우며처음접해본일들,사회의여러현상과사건등에관해그는자신의행동과말,태도에관해끊임없이생각하고반성하고균형을잡는노력을게을리하지않는다.
아이가처음열감기가났을때며칠간고열이계속되어평정심을잃었던기억을상기하며,“부모라는이름과나라는이름을나란히놓고,아무리둘의균형을잘유지하려해도,결국‘부모’쪽으로기울수밖에없을것같다.앞으로내삶은아이를향해기울이진상태를받아들이는일로부터시작되는것일지도모른다(51쪽)”라고아이라는존재를향한자신의마음을확인하고,퇴근후아빠와충분히놀지못해마음이상한딸아이를보며,아이가무언가를요구하는순간,그상황을어떻게무마할지에대해서고민했던자신을되돌아보며,아이에게필요한것은부모의대책보다는아이의마음을생각하는것에시간을들이는일이라는깨달음을얻는다.“어떤비법을궁리하며아이의요구를손쉽게해결하려하지않고,평소에늘아이에게마음을쏟겠다고”(57쪽)다짐한다.텔레비전에아픈아이들의사연이나사고소식이나오면,그부모의마음이헤아려져눈물을흘리다가도다른사람의고통에공감하는자신의모습을스스로‘괜찮게’여기는무례를반성하기도한다(102쪽).

타인의고통에관해생각하다가,이런갑작스런변화에놀라워하다가,부끄럽게도생각은자기만족으로이어진다.다른사람의고통에온마음으로공감하고있는내가슬쩍괜찮게여겨지는것이다.그렇게누군가의고통조차자기만족의근거로삼아버리는무례를내안에서저지르곤한다.-102쪽

괜찮은서점직원으로늙어가는것을꿈꾸는
10년차서점원의일하는마음

이책의또한가지흥미로운지점은지금까지잘알려지지않은,온라인서점직원의일하는마음과고충을솔직하게보여준다는데있다.“온라인서점에서10년넘게일하며늘책에에워싸여있지만,책에대한갈증은오히려커지기도했”(192쪽)는데많이팔리는책과독자로서읽었을때‘좋은책’사이의간극이늘고민이다.‘좋은책’을‘팔리는책’으로변모시키고싶어가능한만큼공들여소개하기도했지만,독자의반응은냉랭했다.그럼에도그는충분히시간을들여책을판단하고,애정하고중요시하는책을꾸준히소개하는일을계속하고싶다는깊은애정을보인다.출판시장규모가커지지않는현실,인공지능이대체할수있는온라인서점직원의자리등그가과연서점직원으로잘늙어갈수있을지자신도확신할수없다고말한다.하지만그는서점엔계속사람이필요하다믿으며,꾸역꾸역들인시간이그냥사라지지않도록계속서점의일을이어가고자한다.“계속해야열심도가능해진다”고믿으면서.

나를매혹하는것이나의일이될때,일은삶의각별한일부가된다.간혹여유가생겨이런저런책을검토하고,구매데이터를세밀하게쪼개며독자들의관심과취향을들여다볼때의몰입감이즐겁다.내가추천하는책이누군가의서가에꽂힌다고상상하면희열을느낀다.-35쪽

책에서답을구하고삶을배우는것에익숙한저자는이책에서근본적인질문을던진다.“아름다운책을판다고아름다워질까?”책이삶으로이어지기까지는꽤높은문턱을넘어야하며,훌륭한책을읽는다고삶이훌륭한것은아니다.마지막장을넘기는순간,책은끝나고우리는다시삶으로돌아오기때문이다.그래서《시간은없고,잘하고는싶고》는책과삶사이의높은문턱을조금이라도낮춰보고싶어하는저자의바람과노력이담긴책이기도하다.“아름다운책을읽으면아름다워질까?”어쩌면책을사랑하는모든이들을위한질문일지도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