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끔 아름다움의 섬광을 보았다(큰글자도서)

우리는 가끔 아름다움의 섬광을 보았다(큰글자도서)

$32.00
Description
서평가 금정연과 소설가 정지돈이 빛 대신 글로 찍어낸 에세이 필름

영화와, 영화보다 큰 우리 삶의 이야기
오직 헤매는 이들만이 바라볼 수 있는 섬광에 대하여
서평가 금정연과 소설가 정지돈이 6년 만에 공동 집필한 에세이 《우리는 가끔 아름다움의 섬광을 보았다》가 도서출판 푸른숲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나랏말싸미〉의 시나리오를 쓴 금정연과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한 정지돈이 빛 대신 글로 찍어낸 에세이 필름이다. 내레이션과 이미지와 텍스트가 정연하게 결합된 이번 에세이를 읽다 보면 마치 한 편의 영화를 감상하는 듯한 인상을 받게 된다. 장르는 로맨틱코미디다.
평생을 영화와 함께해왔지만 한사코 시네필임은 거부하는 금정연과 정지돈. 영화 속에서 길을 잃은 두 작가가 영화를 향한 애정과 증오를 뼈 있는 농담 속에 녹여내었다. 그건 작가 김애란이 예리하게 포착했듯 “농담을 즐긴다기보다 슬픔을 잘 드러내지 않는” 그들만의 고백법이다. 그래서일까? 두 작가는 사뭇 진지하게, 이 책이 다만 “영화 책으로 읽히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영화와, 영화보다 큰 우리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영화와 영화를 둘러싼 현상 전반을 담으려 했고 그곳에서 우리 시대에 대한 무언가를 발견하려 했다”는 두 작가는 이번 작업을 통해 “전에 없는 기쁨”을 느끼고, 삶의 “아름다움의 섬광”을 목도했다고 고백해왔다. 그렇다. 그 빛을 바라본 김애란이 속삭였듯 “이 책은 그 오랜 회전과 반복 그리고 사랑의 기록이다”.
저자

금정연

서평가.《난폭한독서》2015《아무튼,택시》2018《그래서…이런말이생겼습니다》2022《책에대한책에대한책》공저,2023등다양한작품을출간했다.
그리고한국영화에서길을잃었다.영화〈나랏말싸미〉2019시나리오를썼으며,“2018년4월담배를(잠시)끊고2019년7월영화를(거의)끊은실패의연대기”《담배와영화:나는어떻게흡연을멈추고영화를증오하게되었나》2020를출간했다.

목차

프롤로그

2021-한국영화에서길을잃은한국사람들
2022-시네마의실행

에필로그
참고자료

출판사 서평

리더스원의큰글자도서는글자가작아독서에어려움을겪는모든분들에게편안한독서환경을제공함으로써책읽기의즐거움을되찾아드리고자합니다.


***

“이책은그오랜회전과반복그리고사랑의기록이다.”
-김애란


삶속에서길을잃은이들에게.

서평가금정연과소설가정지돈이전하는
헤맴의미학과빛을향한여정

“우리는가끔아름다움의섬광을보았다.
이책을읽는분들에게도그런일이일어나길바란다.“

이이야기는다음첫문장으로시작된다.“그래서우리는영화를만들기로했다.”그리고두작가는영화대신이책을만들었다.작가들만의방식으로글로찍어낸영화한편.이책을어떤독자가읽었으면하냐는질문에금정연은이렇게답했다.“영화를애정하는사람,그리고영화를증오하는사람.”그다음덧붙였다.“이책이다만영화책으로읽히지는않았으면좋겠다.영화를소재로했을뿐우리는여느책처럼우리의삶,영화가있는우리의삶을담아내려했다.”그렇기에이책은‘영화에세이’가아니라‘에세이필름’이되었다.
일찍이《담배와영화》그리고《영화와시》를연이어출간하며영화에대한지극한애증을드러낸바있는두작가에게영화란과연어떤의미일까.〈나랏말싸미〉의시나리오를쓴금정연,영화를전공했지만그로부터오래도록도망쳐온정지돈.두작가는자신들을‘영화에서길을잃은사람들’이라일컫는다.그렇지만그들의헤맴에는특별한지점이있다.김애란이말했듯“직선과곡선을한몸에지닌나사못처럼.혹은밤새숲을헤매다같은자리로돌아온설화속인물처럼(…)회전하며깊이를도모하고,가끔은자신과같은운동중인다른못과부딪혀찰나의섬광을만들어낸다.”길을잃었다는것,그것은결국그들이여전히길을찾아나아가고있음을의미하는것이다.어둠속에서이따금빛을발하며한발짝한발짝.“부디우리의영화에도광명(光明)이있기를,가능하면우리의삶에도,지저스크라이스트…….”(105쪽)사람은누구나지극히사랑하는무언가앞에서길을잃고만다.하지만그헤맴속에서가끔찰나의섬광을만들어낸다.긴시간먼데서이들의‘지향’과‘행보’를바라봐온김애란은누구보다적확한문장으로이책을소개한다.“이책은그오랜회전과반복그리고사랑의기록이다.”그리고이는“드문헤맴이고귀한행보다.”

2017년《문학의기쁨》이후무려6년만의공동작품이다.정지돈은프롤로그에서함께길을잃은동료와의여정,그소회를밝혔다.“우리가읽은글과나눈이야기들,그이야기들이다시전해지고움직이고쓰이는동안우리는가끔전에없는기쁨을느꼈다.”그러고는“우리는가끔아름다움의섬광을보았다.이책을읽는분들에게도그런일이일어나길바란다”며마찬가지로길을잃은독자들에게손을뻗었다.

슬픔을간직한‘웃픈’농담과
부정해도부정할수없는삶과예술에대한애정

영화와삶에대한헤맴의미학과섬광을향한여정을보여주는내용도각별하지만《우리는가끔아름다움의섬광을보았다》는형식면에서도눈길을사로잡는다.총스물세번,금정연과정지돈은매차례원고를주고받으며상대방에게배턴을넘겨주는방식으로이야기를붙여나갔다.끝이어디인지모르고나아가는이야기는발길을재촉해앞으로,앞으로나아간다.
금정연과정지돈은그동안이기회만을기다려왔다는듯,특유의블랙코미디와유머로이야기를감싼다.둘은서로를‘K정연’과‘JD’이라부르며,영화계를걱정하고(“이제우리도감독의인성에대한걱정없이영화를봐야하지않을까요?”)평론가에도전하고(“정연씨는과거의오욕을극복하고이동진-되기를달성한것처럼보입니다.”)홍상수에빙의하며(“빙의라도하시려는건가요?홍상수에?”“아니요,근데좋은아이디어이긴하네요.그건일단키핑해둘게요.”)서로의안부를챙긴다(“정연씨에게여러번얘기했지만마음이아파볼수가없었다.왜마음이아프냐고?그건〈나랏말싸미〉네이버평점을확인하면알수있다……”).이는빙산의일각에불과하다.《우리는가끔아름다움의섬광을보았다》에는이책만을위해아껴둔‘웃픈’농담이가득담겼다.
그러나이를그저누군가를웃기기위한농담이라부르는것은반쪽짜리진실이다.두작가가구사하는농담의기저에는슬픔이가부좌를틀고있다.베일을한꺼풀들추어내면나머지반쪽의진실이드러난다.김애란은이들의농담을향해다음과같이말했다.“전에는이들의유쾌함에자주웃었는데,요즘내게는이들이농담을즐긴다기보다슬픔을잘드러내지않는작가로다가온다.”슬픔을전면에드러내고살아가는삶과,슬픔을잠시접어둔채웃음에적극적으로동참하는삶.이책의농담은누군가의삶의방식을환기시킨다.그렇기에한참을웃다가도골똘해지고,골똘해지다가도다시웃기를반복하게된다.
《우리는가끔아름다움의섬광을보았다》는서평가와소설가라는모습뒤에서시나리오작가로,또영화전공자로살아온두작가의이면을보여주는작품이다.그곳에는“삶과예술을향한의문과피로뿐아니라어떤헌신과사랑”이있다.마냥무시할수도,손에아주잡을수도없는애증어린사랑.가슴에그런사랑을품은이들에게이책은어쩜웃음과함께눈물을선사할지도모른다.책속에서저자는말한다.“우연한만남은우연한만남일뿐인생을바꾸지는않는다.그렇다고아무영향도끼치지않는건또아닌데,모든만남은크건작건우리안에어떤식으로든흔적을남기게마련이기때문이다.”우연히만난이책이남기게될흔적은결코우연하지도작지도않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