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선의 사람들 (후쿠시마 원전 작업자들의 9년간의 재난 복구 기록)

최전선의 사람들 (후쿠시마 원전 작업자들의 9년간의 재난 복구 기록)

$23.00
Description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사고 이후,
재난이라는 글자 뒤에 가려진 작업자들의 면면을 살려낸 끈기와 집념의 르포르타주
『최전선의 사람들』은 《도쿄신문》 사회부 기자인 저자가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발생 직후부터 2019년까지 9년간 원전 현장에 잠입해 숨겨진 진실을 끈질기게 파헤쳐나간 기록이다. 현재까지 인터뷰한 취재원만 100여 명, 취재 노트만 약 220권, 관련 기획 기사만 140여 회에 달한다. 저자는 사고를 축소하고 은폐하는 데 급급한 일본 정부, 해결된 게 하나도 없지만 점차 사고의 악몽을 잊어가는 국민들, 목숨이 경각에 달렸음에도 어떻게든 사고를 수습하려 노력하는 작업자들의 얼굴을 교차해 보여준다. 특히 일지 형식을 빌려 재난의 최전선에서 마치 일회용처럼 쓰이고 버려지는 노동자의 현실을 철저히 기록함으로써 그간 뉴스로만 접했던 ‘원전 사고’를 작업자 한 명 한 명의 얼굴로 생생히 복원한다. 잃어버린 삶의 터전과 참혹한 사고 현장을 낱낱이 파헤친 이 기록은 오늘날 우리가 어떤 이들의 희생과 맞바꾼 전기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는지 질문한다.

이 책은 현장의 최전선에 선 작업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이름을 붙여주기로 한다. ‘작업 일지’라는 형식을 빌려 그들에게 마이크를 쥐여준 것이다. 자신의 목소리로 직접 상황을 전하는 글들은 현장성과 더불어 그들의 절박함과 바람과 희망을 잘 보여준다. 그들은 이웃을 위한 자긍심으로 일하고(“우리 힘으로 고향을 되찾고 싶다”, “아이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게 만들고 싶다”), 사회의 일원이라는 책임감으로 일하며(“원전에서 일해왔다는 책임감이 있다”, “우리가 하지 않으면 누가 하겠느냐”, “후쿠시마와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었다”,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노동에 대한 제대로 된 보상을 기대하며 일한다(“피폭은 우리가 당하는데 돈은 회사가 다 가져간다”). 저자는 원전에서 일하는 100여 명의 노동자의 목소리를 드러냄으로써 그들의 노력이 모여 거대한 참사를 막아내는 방파제가 되었음을 이 책에서 증명해낸다.
저자

가타야마나쓰코

片山夏子
《도쿄신문》기자.2011년3월11일동일본대지진발생직후부터나고야사회부에서도쿄전력과원자력안전·보안원등을취재했고,같은해8월도쿄사회부로옮겨후쿠시마제1원전작업자들의실상을취재했다.참혹한원전사고현장과작업자들의지난한사고수습작업을알리기위해그가취재한작업자가100명,현장을그리기위해작성한취재수첩이220권이며,취재기간만2011년부터2019년까지약9년이다.이자료들을바탕으로10여년간연재한140여회의기획기사〈후쿠시마작업자일지〉로2020년일본의퓰리처상에해당하는무노다케지지역민중저널리즘상대상을수상했다.
사고현장에내려진엄격한함구령을뚫고불굴의신념으로후쿠시마제1원전의진실을좇은이책은뉴스로만접한사건인‘원전사고’를작업자한명한명의얼굴로치환해보여준다는점에큰의미가있다.“끈기와집념의르포르타주”,“9년간의생생한목소리가담긴휴먼스토리”,“후쿠시마제1원전사고에관한최고의결정판”이라는평을들으며일본에서출간하자마자중쇄를찍었다.또일본르포문학상에해당하는제42회고단샤혼다야스하루논픽션상,제20회이시바시단잔기념와세다저널리즘대상장려상등을수상했으며탈원전사회지향문학자모임에서논픽션부문대상으로선정됐다.

목차

·한국어판서문
·들어가며

·2011년-원전에일하러온이유
●마스크속땀과의사투│작업자가후쿠시마제1원전에온이유│충격과공포의사고현장│방호복을입어도피폭된다│●정문을지키던강아지도피폭당했을까?│경계구역에남겨진동물들│●비오는날도땀투성이│7차·8차에이르는원전의다중하청구조│●어느중학생의응원을가슴에품다│전례없는위기앞에싹트는연대감│●나는살아있는인간이다│오늘도젊은이하나가쓰러졌다│‘냉온정지상태’의진짜의미│방치된오염한도1만3,000cpm│●태풍대책으로정신이없다│피폭량100mSv초과작업자99명│●고향을잃은슬픔을나누다│히로노마치포함5개지역긴급피난준비구역해제│●겨울이오기전에고향으로돌아갈수있을까?│언제해고될지모른다│원전과함께살아온마을│●“앗,타조다!”│집을잃은소와자동차의충돌사고│‘피폭과는무관한’죽음│●눈에보이지않아더불안한방사능오염│오염수를뒤집어쓴작업자│피폭과의혹독한사투│●현장정보,제대로알려달라│현장상황을뉴스로알게되는작업자들│●마스크벗어도불안감은벗을수없어│철수를알리는경고음│●아들의응원을등에업고원전으로향하다│후쿠시마의아이들이하루빨리고향으로돌아올수있도록│“우리는일회용”│●요시다소장님,수고하셨습니다│위기상황속등판한구원투수│진실보도막힌깜깜이취재│보도의자유,일본의국제평가하락│일본정부의일방적인사고수습선언│●한밤중에딸아이머리맡에│사람흔적없이텅빈마을

·2012년-힘내라고하지마세요
●명절에도쉬지못한다│빈번한지진에퍼지는두려움│●쓰나미가또오면후쿠시마제1원전은끝장난다│거절당하는실무자의제안들│피폭량한도가‘초기화’되어도실제피폭량은그대로│원전심장부에구멍을뚫다│‘탈원전’과‘재가동’의모순│●배기가스에시린손을녹이며│사고수습선언이후급격히나빠진처우│●영하의아침이계속되다│가벼워지는작업복과무거워지는불안감│은폐된노심용융의진실│도쿄전력의자의적인원전용어바꾸기│동일본대지진이후1년,기술자부족사태│●동료와함께나아갈수밖에없다│그날의기억│“내일이라도당장돌아가고싶다”│●피폭을무릅쓰고격납용기에구멍을뚫다│원전이안전할리없다│●원전사고로모든것이변해버렸다│재해가낳은이산가족│나가는직원과남는직원│1~4호기폐기│고향이버려지도록내버려둘수없는마음│선택의갈림길에선일본│●저들을신뢰할수없다│고립된피난민가족│●오염검사를기다리다잠들다│피폭한도초과해도원전에서일하는방법│오이원전재가동결정│●원전재가동,아직이르다│무리하게진행되는일상화│차별받고배제되는피난민들│●열사병위기속에서작업은계속된다│테이프로대충봉합한방호복│“힘내라고하지마세요”│원전사고는인재인가,자연재해인가?│피폭량감추기대작전│사라진작업자임금│방사선을뒤집어쓰는역할│작업자와주민보호는누구의몫인가│●피해주고싶지않아무리하게된다│쉬라는권고에도일하는이유│“신고하지말라”│●가족이뿔뿔이흩어져버렸다│계속되는고난속에가족이붕괴되다│보상금이유발한이웃간균열│●경계구역해제,그러나안전은요원하다│주민의안전보다우선시되는경계구역해제│고발기사에들어온후생노동성의압력│수증기가피어오르는고농도오염수에발을담그는공포│●아빠산타파이팅│도쿄전력의보상중단,‘피난’이‘전근’?


·2013년-엉망진창오염수처리
●일하기에혹독한날씨가온다│아베총리의원전재가동선언│●복귀해도월급은반토막입니다│위험수당삭감,식비지원중단│용접도안한가설탱크들│작업자는피폭량수치로만존재하는가│건물안작업,5분이한계│●저희는죄인입니다│책임을추궁당하는도쿄전력직원들│쥐한마리가불러온파장│지하저수조에서오염수누수│●골든위크도반납하고일한다│초고속탱크증설│후쿠시마제1원전내부의목격자해피씨│●여기서살자│고통스러운피난생활│●폐로때까지일하고싶지만│자꾸만지워지는사람들│오염수대책,국비470억엔투입│●쓸데없는시찰좀오지마라│2교대·3교대로망가지는신체리듬│자신의직업을부끄러워하는영웅들│●요시다소장님,편히잠드소서│사라진연대감,무너지는결속력│무리한공정이미치는악영향│탱크의오염수대량누수,먼바다로│피폭무서워원전에서일못한다│2020년올림픽은도쿄에서│도쿄지검,도쿄전력임원및정부관계자42명불기소방침│●사고당시와달라진게없다│하나둘사라지는인재의증거들│이와키에땅을사다│걸핏하면멈추는ALPS│정부의“빨리빨리”압박,10시간이넘는불법노동│원전사고전과후달라진선량계설정의혹│비전문가감독,현장의악순환│사고수습선언이후무료암검진차등대우│●“언제까지오염수가새는거야?”│떠나는피난민,남겨진이들

·2014년-잊혀진사람들
●도쿄는그사고를다잊은걸까│일당1만엔인상을둘러싼동상이몽│뜸해지는언론보도│●작업자를지키는게내할일이다│작업자가오지않는다│노동환경개선설문조사“솔직하게적을수없다”│●잊히는것이가장두렵다│줄어드는후쿠시마원전관련보도│혹독한탱크속오염물질제거작업│작업자사망,50분지나서야구조요청│●동료가사망했는데도작업은재개된다│안전대책도제대로세우지않은공사현장│●체중이많이줄었다│누적피폭량증가로떠난베테랑작업자들│하루12시간작업에30분휴식│●작업을마치면그날의마지막싸움이시작된다│늘어나는공사로급증하는작업자│●눈앞에서사람이쓰러진다│피폭이출산에영향을미칠까?│●아무것도하고싶지않다│극심한번아웃겪는작업자들│작은사고뒤에는반드시큰사고가닥친다│●오합지졸용접공들│미자격자고용하고높은임금챙기는하청업체│원전사고가다시발생한다면

·2015년-작업자의암발병과산재
●일자리만있다면고향으로돌아오고싶다│세군데암동시발병,모른척하는정부와도쿄전력│피폭보다무서운무직│사고빈발,도쿄전력책임인정│휴일수당미지급에분노하는작업자들│도쿄전력,오염수해양유출1년간방치│료씨의새출발│긴급시피폭한도상향조정│●야근때마다발이묶인다│무너지는부부관계│●아내와약속한기한도지났다│오염수1만t수작업으로처리│●빚을내임금을주다│도쿄전력임원‘업무상과실치사죄’로기소│●결국이대로버려지는것일까?│현장상황에따라고용·해고손바닥뒤집듯│백혈병,원전사고이후첫산재인정│●탱크순찰은너무나고되다│3호기격납용기내부촬영성공│●곧태어날아이에게피폭의영향이있지는않을까?│탱크해체와오염수회수│●사람이있어회사가존재하고일이존재한다

·2016년-여기는최전선이다
●누군가는해야하는일이다│삭감,삭감,삭감│●“아빠는필요없어!”│암초에걸린동토차수벽공사│원전사고5년,베테랑기술자돌아올까?│●대지진꿈에소스라치게놀라깬다│사고후유증과붕괴되는가족들│‘노심용융’용어사용금지한도쿄전력사장│●땀이물밀듯이입으로들어찬다│퇴사한작업자39명,수당미지급소송│●넘고보니죽을고비│베테랑작업자들의공통된하소연│백혈병용접공,도쿄전력과규슈전력고소│후쿠시마먼바다에서규모7.4대지진발생│●아들을위해원전에서포켓몬을잡는다│원전에포켓몬출현│●여기는최전선이다│갑상선암걸린작업자산재인정

·2017년-방사선총알받이
●인간은변한다는믿음이있다│연대하는노동자│작업자들의주치의가세상을떠나다│●피폭량도늘고체중도늘고│하청업체간의치열한수주경쟁│시간당650Sv,40초만에사망하는수치│‘자율피난민’에대한무상주택제공중단│●원전에의존해살수밖에없는걸까│문신한작업자와야쿠자작업자│위험수당을요구하지않아고용되는외국인노동자│반감기2만4,110년방사성물질을뒤집어쓰다│●이제사고가나도목숨은건지겠구나│닥터헬기용시설,7년만에운행시작│“우리는방사선총알받이인가?”│●집도,아내의묘도쓰나미에쓸려갔다│쓰나미로사라져버린삶의터전│비용절감목표로철저한효율화방침시행│●여름마다반복되는무더위와의사투│가시와자키가리와원전재가동결정│●결국에는사람의손길이필요하다│예산부족으로작업중단되는현장│원자력트리오와원전카스트

·2018년-그럼에도원전에남아일하는이유
●후쿠시마제1원전으로돌아가지않겠다│원전이안전하다며인건비삭감│사고후8년,저마다길을찾아가는작업자들│2호기에서데브리발견│●일은줄어들고피폭상한은다가오고│그럼에도후쿠시마제1원전에서일하는이유│진척없는역학조사,검진받은사람은고작20%│●함께살면서자식의성장을지켜보고싶지만│효율성앞세우는현장에남은건새내기작업자뿐│원전사고가앗아간일상의풍요│●피폭은우리가당하는데돈은회사가다가져간다│무료암검진대상에서제외된이들│정화됐다던오염수80%에방사성물질잔류│●관리부족으로찍히지않으려열사병도견딘다│아이들의시간은빨리흐른다│장시간노동으로인한과로사

·2019년-그날의참사는아직도끝나지않았다
●사고당시중학생,원전에서일하게되다│작업자들의세대교체│●힘들고긴장되는현장에도웃을일은있다│원전에울려퍼지는음악소리│●도쿄는후쿠시마를잊은걸까│코앞으로다가온올림픽개최│●누가여기서일하겠는가│인력파견회사들철수│●싼인력보다베테랑작업자가시급하다│방사선지식도,언어도서툰외국인노동자투입│천문학적사고처리비용│원전최초의고공작업을안전장치확인없이진행│●목숨걸고일하지만자부심은없다│환경장관“방법은해양방류뿐”발언│●구역나누기로위험수당낮춘다니│사고현장견학연간1만건│●피폭량기준은우릴위한게아니다│법원,도쿄전력임원에무죄선고│●강풍이후쿠시마제1원전을덮친다면│폐로까지30~40년,과연가능할까?│사고를낸것도사람이지만수습하는것도사람이다│사람을지키는국가를바란다│체르노빌과후쿠시마는무엇이다른가│작업자보상재검토필요하다

·해설‘소문자’를집약한르포르타주
·나가며

출판사 서평

치사량의방사선이난무하는현장으로달려간기자,
집념어린취재로후쿠시마제1원전의진실을좇다
2022년대한민국제20대대통령당선인윤석열은“탈원전정책전면폐지”와“원전최강국건설”을에너지정책으로내세웠다.바뀌는에너지정책으로인해중단됐던신한울3,4호기는공사를재개했고,원전관련주식은연일고공행진중이다.
원전이‘녹색에너지’로재정의되어야한다는주장이있지만핵에너지가싸고친환경적인에너지라는주장은절반만맞다.이는‘사고전’에만해당되는말이기때문이다.‘사고후’에원전이미치는영향은돌이킬수없고후속조치에드는시간적,경제적,환경적비용은천문학적이다.지금후쿠시마에서첨예하게벌어지는오염수방류를둘러싼갈등은11년전발생한재난이여전히현재진행중임을보여준다.
이책은2011년3월11일,일본지진관측사상최대규모의대지진이후후쿠시마제1원자력발전소의원자로1,3,4호기가폭발하는장면으로시작한다.수만톤의냉각수로도식힐수없는핵연료가원자로의밑바닥을녹이는노심용융이발생하고,저자는수어분만에사람을죽일수있을정도의방사선이원자로내부에서계속뿜어져나오는현장에달려간다.로봇조차제대로작동하지못하고고장나는지옥의현장은사고가발생한지11년이지난2022년현재도여전히수습중이며,이과정이언제끝날지누구도알수없다.원자로에서유출된방사성물질은공기중으로,토양내부로,해양으로방사능을계속내뿜고있다.책에서는수년째현재진행중인무시무시한사고현장과(“2015년4월로봇조사에서는격납용기내부에최대시간당9,700mSv의초고도방사선량이존재해사람이40분만에사망하는수준이라는사실이공개됐다”),이사고를축소하고은폐하는데급급한정부,비용절감을이유로가벼워지는장비와임금을고수하는도쿄전력이등장한다(“현장의방사선량이나오염은달라진게없는데점점장비를완화하니.지진도잦고언제위험한사태가터질지모른다.그때는이미늦다”).막을수있었던거대한인재앞에서속수무책이되는인간과서로책임을떠미느라급급한관계부처들의모습(“…방광암진단을받았다.…도쿄전력과후생노동성상담창구에전화를했으나‘인과관계를알수없다’,‘노동기준감독서로가보라’며책임을떠넘겼다”)은집과땅을잃고피난을떠나는지역주민들의모습과극명한대비를이룬다.
세계6위의원전보유국이자국토면적당원전수세계1위에달하는우리나라에서이같은원전사고는다른나라의일이아니다.특히이웃한일본에서일어난대규모원전사고(원전사고의심각성을나타내는국제평가척도기준최고등급인7등급)는멀지않은미래에우리나라도이런재난을겪을수있다는아득한상상을불러일으킨다.

“누군가는이일을해야만한다”
25년짜리대출금10년만에갚아마련한집방사능오염돼
기꺼이재난에맞선개개인의드라마
원전내에서일하는사람들은과연어떤이들일까.치사량에달하는방사능이난무하는현장에서왜도망치지않는것일까.어쩌면피폭되어암이나백혈병같은무시무시한병에걸려이른나이에고통스럽게사망할지도모른다.그럼에도왜여전히현장에남아서이모진일을하는가.돈때문일까?
지금까지신문기사나정부의보도자료에는작업자들이수치로만존재했다.이름으로불리는경우도소수이고,만약이름으로불린다면불행한사건의주인공이되었을확률이높다.예컨대최초로암으로산재를인정받는다든지최초로현장에서사망한이가되었을때에야무명씨에서이름을가진자로등장할수있다.그렇게작업자들은변두리로밀려나,언제든대체가능한존재로남는다.그러나재난현장을수습하는이들은정부도,도쿄전력도아닌바로작업자들이다.
이책은현장의최전선에선작업자한사람한사람에게이름을붙여주기로한다.‘작업일지’라는형식을빌려그들에게마이크를쥐여준것이다.자신의목소리로직접상황을전하는글들은현장성과더불어그들의절박함과바람과희망을잘보여준다.그들은이웃을위한자긍심으로일하고(“우리힘으로고향을되찾고싶다”,“아이들이안심하고살수있게만들고싶다”),사회의일원이라는책임감으로일하며(“원전에서일해왔다는책임감이있다”,“우리가하지않으면누가하겠느냐”,“후쿠시마와나라를위해목숨을걸었다”,“내가조금이라도도움이된다면”),노동에대한제대로된보상을기대하며일한다(“피폭은우리가당하는데돈은회사가다가져간다”).저자는원전에서일하는100여명의노동자의목소리를드러냄으로써그들의노력이모여거대한참사를막아내는방파제가되었음을이책에서증명해낸다.

그날의참사는아직도끝나지않았다
“사람을지키는국가를바란다”
이책은대형재난이터졌을때국가의역할은과연무엇인지질문한다.엄청난인재앞에서국가는사고를축소하고은폐하기바빴다.일본정부와도쿄전력이사고의심각성을은폐하는용어를자의적으로만들어쓰고(“2016년5월에는원전사고당시도쿄전력이노심용융을‘노심손상’으로설명함으로써상황을은폐했음을인정했다”),현장에서일하는작업자들의안전은뒤로한채보여주기식으로장비를완화하는동안(“왜지금방호장비를완화하려는지모르겠다.그저현장상황이이정도까지좋아졌다는것을보여주려는것아니겠나?”)탱크에서흘러넘친오염수를쓰레받기로퍼내는것도,자디잔잔해를일일이삽으로퍼제거하는것도사람이했다.그러나다중하청구조에서임금을떼이고피폭위험을감수하며일해도산재를증명하는몫까지모두작업자에게고스란히돌아왔다.후쿠시마제1원전의사고현장은정치에휘둘리기일쑤였다(“선거가끝날때까지위험한작업은하지마라”,“담당장관이모레해외에나가니오늘중으로작업을마치라”).현장의상황을고려하지않고마구잡이로날아드는작업지시는과연누구를위한것인가.
중요하지않은것을위해정말중요한것을놓치는정부의실수는그간의수많은참사들을연상케한다.저자는국가가감당하지않는책임을오로지개인이떠맡는모습을놓치지않고촘촘한기록으로엮었다.일어난일을없던것으로만들수는없지만똑같은일이일어나지않도록막을수는있다.이는이전참사의원인과후속조치의문제점을복기하는데서시작해야할것이다.이책이10여년간쉬지않고후쿠시마원전사고를복기한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