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재, 발, 견
비밀의 정원에서 찾은 꽃들의 자서전
“스스로를 언어의 감옥에 유폐시키고 언어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충실한 시간들을 쌓았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산문집. 본업인 시인의 일탈은, 그래서
절박함을 핑계로 기꺼이 즐거웠고 재미있는 작업이었다.
인니에서의 한 시절, 계절 없는 시간들 속에서 이국인의
낯선 삶을 맘껏 누렸다.
내 안의 나를 다시, 만날 수 있었던
생의 한가운데, 따스했던 날들의 자카르타여!”
1. 시인, 바다의 본적이라 불리는 1만 7천 개의 섬나라 인도네시아를 가다
최근 인도네시아에 대한 한국인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 양국 간의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기업들도 인도네시아에 많이 진출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은 5만 명이 훨씬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또한 인도네시아에 대한 한국인의 관심을 잘 보여 준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인도네시아 역시 한국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세계적인 한류의 영향은 인도네시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한국 드라마, 한국 가요 등에 의해 촉발된 한국에 대한 관심은 이제 한국어, 한국 상품, 한국 문화, 한국의 정치?경제, 한국학 등에 대한 것으로 그 깊이와 폭을 넓혀 가고 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동반자적 입장에서 양국의 발전을 모색하고 있는 요즈음 이러한 현상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과 인도네시아 국민들이 서로를 이해하기에는 축적된 정보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양 국민의 서로에 대한 지식과 정보는 아직 초보적 단계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한국어로 발표된 인도네시아 관련 저서만 보아도 대략 짐작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에 대한 한국인의 관심에 비해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주는 한국어 저서는 별로 많지 않다. 오히려 왜곡된 정보로 인해 인도네시아를 오해하는 한국인들이 적지 않다.
최근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는 17,504개의 섬에 약 2억 5천만 명이 살고 있다. 그리고 이들 섬에는 1,128 종족이 거주하며 546종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큰 섬은 자와 섬, 수마트라 섬, 깔리만딴 섬, 술라웨시 섬, 빠뿌아 섬 등이다.
인도네시아는 여전히 자원이 많은 나라이거나 여러 아름다운 휴양지가 있는 나라로 인식될 뿐이다.
2. 시인, 신화의 뿌리 그 비밀의 섬을 만나다
이 책에서는 시인이 직접 다닌 인도네시아의 보석 같은 곳곳이 사진과 함께 소개되어 있다.
바다의 본적이라 부르고 싶은 1만7천 개의 섬이 있는,
검은 숲에서 천 년 잠에 든 물고기 화석이 있다는,
천 개의 문이 있는 장소에서 밤마다 귀신들의 축제가 벌어진다는,
바다에서 미술관을 만날 수 있다는,
매혹적으로 치장한 유혹이 부르는,
산골짜기 마을에서 몇백 년 동안 바다로의 항해를 꿈꾸며
이국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백 살도 넘은 늙은 목선들이 지금도 섬에서 섬으로 떠돈다는,
적도의 붉거나 분홍인 석양을 거의 매일 볼 수 있다는,
오래된 사원에서 여전히 신화의 뿌리를 키우고 있는
그 비밀의 섬 인도네시아를 만날 수 있다.
중부자바 주, 주도 스마랑Semarang
서부자바 주, 수까부미 군 뿔라부안라뚜Pelabuhanratu
서부자바 주, 찌안주르 군 따만 붕아Taman Bunga
도자기 공예가 위도얀또F. M. Windayanto
남부술라웨시 주, 따나 또라자 군Tana Toraja
서부자바 주, 가룻 군Garut
소순다 열도Lesser Sunda Islands 발리 섬BALI 버두굴BEDUGUL의 울룬 사원
자카르타JAKARTA 특별주, 순다끌라빠Sunda Klapa
자카르타JAKARTA 특별주, 카 프리 데이Car free day
족자카르타 특별주 족자카르타 시, 시뚜스 끄라똔 라뚜 보꼬Situs Kraton Ratu Boko
서부자바Jawa barat 주, 반둥 시와Bandung 군
동부 자와티무르Jawa Timur, 브로모 화산Gunung Api Bromo
누사 떵가라 제도Nusa Tenggara의 롬복 섬Lombok
수마트라 섬, 최남단 람뿡 주Lampung
시인은, 그 분명한 이유의 명분을 큰 가방에 구겨 넣고 먼 길을 날아서
이
곳
에
갔
다.
[책속으로 추가]
■ 프롤로그
나를 아프게 이끌던 우울로부터
도망갈 궁리만 하던 그때,
뜻밖의 소풍이
잘 포장된 선물상자를
풀기 두려운 손길처럼
나를 부르고 있었다.
설렘과 망설임이
샴쌍둥이처럼
나를 흔들던
길지 않은 선택의 순간들이었다.
이국의 삶에 대한 막막함
길지도 짧지도 않은 이 년여의
긴 휴가와 긴 여행 사이,
무겁거나 가벼운 시간의 무덤
꿈꾸어 오던 달콤한 감옥
자바 섬 서부, 수도 자카르타에서
술탄이라는 이름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소풍,
선물,
설렘,
긴 여행,
가벼움,
달콤함,
나를 사육하던 우울과
내가 기르던 권태와
통증의 나날도 함께
가장 아끼던
자작나무 상자에 담았다.
거기,
바다의 본적이라 부르고 싶은
1만7천 개의 섬이 있다는,
검은 숲에서 천 년 잠에 든 물고기 화석이 있다는,
천 개의 문이 있는 장소에서
밤마다 귀신들의
축제가 벌어진다는,
바다에서 미술관을 만날 수 있다는,
매혹적으로 치장한 유혹이 부르는,
산골짜기 마을에서 몇백 년 동안
바다로의 항해를 꿈꾸며
이국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백 살도 넘은 늙은 목선들이
지금도
섬에서 섬으로 떠돈다는,
적도의 붉거나 분홍인 석양을 거의
매일 볼 수 있다는,
오래된 사원에서 여전히
신화의 뿌리를 키우고 있는
비밀의 섬을 만나게 되리라.
그 분명한 이유의 명분을
큰 가방에 구겨 넣고
먼 길을 날아서
그
곳
에
갔
다.
■ 에필로그
스스로를 언어의 감옥에 유폐시키고
언어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충실한 시간들을 쌓았다.
때로는,
사육사가 되어 창밖의 세상을
소환하고 다시, 탈출시키며
하양 벽마다 푸른 물감을 칠했다.
현재와 미래가 과거와 공존하는 도시 자카르타.
도시는 거대한 밀림 속에 존재하는 듯
빌딩 불빛마저도 환상의 숲을 보여주었다.
낯선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풍경이었으리라.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산문집
본업인 시인의 일탈은, 그래서
절박함을 핑계로 기꺼이 즐거웠고 재미있는 작업이었다.
인니에서의 한 시절
계절 없는 시간들 속에서
이국인의 낯선 삶을 맘껏 누렸다.
깊은 골짜기 오두막 문패에 걸어 두고 간
아픈 나와… 슬픈 나를… 즐겨 찾던 식물원
아소카나무에 램프꽃송이로 달아 두고 왔다.
이제, 곧
작업실 ‘오후의 사과나무’에는 분홍 사과꽃 피어
나른한 생을 환하게 비춰 주리라.
어느 때, 불쑥
자카르타에서 즐겨갔던
미술관과 박물관 그리고 식물원과 카페를
찾아서 비행기를 타게 되리라.
그곳에서 만난 따뜻한 사람들과
슬픈 공주라는 이름의 식당, 발리룸에서 밥을 먹고
뒤뜰의 몽환적인 카페에서 우기의 빗소리와
재즈를 들으며 술잔에 스민 전설을 이야기하게 되리라.
내 안의 나를 다시, 만날 수 있었던
생의 한가운데,
따스했던 날들의 자카르타여!
잠시,
안녕…
어느 날 ‘오후의 사과나무’에서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