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트라우마 (보복을 넘어 공존의 정치로)

노무현 트라우마 (보복을 넘어 공존의 정치로)

$18.28
Description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 ‘노무현’ 역사 다큐멘터리

드라마 이상의 스토리텔링,
근 20년 한국 현대사의 파노라마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이후, 한국 정치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의 죽음 이후 정권이 세 차례나 바뀌었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적대와 보복이라는, 그 주체와 대상만 바뀔 뿐 ‘상대를 기필코 절멸시키고야 말겠다’는 정치가 반복되고 있다. 현 윤석열 정부 또한 전임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심판과 정적인 이재명에 대한 보복 정서가 지배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러한 상호 적대, 즉 ‘단두대 정치’의 시발점은 무엇일까? 정치 본연의 의미가 실종되고, 검찰이 정치 보복의 수단이 계기는 무엇일까?

1987년 민주화 이래 검찰은 가장 강력한 권력기관이 되었다. 대통령 5년 단임제가 지금까지 7명의 대통령을 바꾸는 동안 검찰은 임기 초에는 인기 있는 정권의 명을 받아 전임 정권의 핵심 인사들을 탄압하거나, 정파를 가리지 않는 전방위 수사로 자신의 존재감을 키웠다. 많은 사람이 검찰에 적의를 보인 이유에는 대대로 권력과의 거래를 통해 생명을 유지해 온 검찰 권력을 이대로 놔둬서는 안 된다는 공분도 있지만, 최초로 검찰을 개혁하려다 검찰의 칼에 희생된 ‘순교자’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억이 자리 잡고 있다.

《노무현 트라우마》는 바로 이 지점, 노 전 대통령 서거가 남긴 상흔을 되짚어 본다. 이 책은 ‘노무현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지지자들의 죄책감이 우상에 대한 열광과 적폐에 대한 단죄로 반복적으로 발현되면서 정치가 선악이 맞서는 경기장으로 전락했다는 저자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다시 말해 이 책은 노 전 대통령이 죽음에 이르게 된 과정과 그것이 대중에게 일으킨 의식의 변화, 그리고 이로 인해 파생된 나비 효과에 대한 관찰기를 다룬 첫 책이다.
저자

손병관

고려대동양사학과를졸업한뒤2001년‘언론스타트업’오마이뉴스에몸을실었다.2002·2007·2017년대통령선거를취재했고,2005년황우석논문조작사건당시오보를내지않은것을일생일대의행운으로생각해왔다.서울시청출입기자로서정치인박원순의마지막2년7개월을지켜봤다.

목차

여는글

1부‘지못미’노무현
1귀향
2음모
3노무현은왜?
4바뀌는여론
5민주당의노선전환
6‘친노’의부활
7문재인등판하다
8NLL대화록
9좌초된노무현정부의검찰개혁
10국정원댓글사건과윤석열
11몰락의전주곡
12붕괴

노무현은갔지만‘노무현시대’는끝나지않았다

2부문재인의운명과윤석열
13문재인정부의출범
14‘적폐청산의칼’윤석열
15이명박과대법원을겨냥한검찰
16법무부장관vs검찰총장
17세가지옵션과마지막퍼즐

닫는글
미주

출판사 서평

전직대통령의죽음이바꾼
한국정치사

오늘날한국정치는노무현전대통령의죽음없이는설명할수없는현상으로가득하다.앞서수십년을관통했던집단트라우마를낳은한국전쟁(1950)과광주민주화운동(1980)에버금갈정도로노전대통령의서거에서비롯된‘노무현트라우마’는사람들의의식에지속적인영향을주고있다.2007년대선,2008년총선패배로무너졌던민주당이2010년지방선거,2012년총선에서재기하고,정치와거리가멀었던문재인을대통령으로끌어올린원동력도바로‘노무현트라우마’의힘이었다.

2017년박근혜대통령탄핵으로보수정권을끌어내리고,노무현의정치적후계자였던문재인이대통령으로당선되면서트라우마는치유될것같았다.그러나현실은그렇지않았다.문재인정부전반기슬로건은‘적폐청산’이었고,2018년이명박과박근혜전대통령의구속을강제한정서는‘인과응보’였다.노무현트라우마는노무현의후계자들을지켜야한다는강박관념으로표출되기도했다.2019년조국법무부장관의거취를둘러싸고점화된‘조국수호’집회는“또하나의노무현을잃을수없다”는집단감정에불을붙였다.이후“지키자,노무현”이라는구호는역설적으로정권교체의아이콘윤석열을불러내문재인정부후반기를위기로몰아넣었다.결국정권은5년만에다시교체돼2022년5월윤석열정부가출범하고만다.

‘지못미’노무현,
그리고문재인의운명과윤석열

1부〈‘지못미’노무현〉에서는이명박정부가출범한후노전대통령에대한검찰의모욕주기와그의죽음,그리고문재인의정치적부상과박근혜탄핵까지의과정을다룬다.이를통해‘노무현트라우마’가어떻게탄생하게된것인지에대해살펴본다.

노무현정부는검찰을중심에놓고권력기관개편을시도한첫정부였다.대통령을직선제로뽑는시대가되자국정원과경찰의힘이빠지고기소권을가진검찰에칼자루가쥐어지게됐다.대통령5년단임제는정권교체기에검찰이생존할수있는자양분을제공했다.임기초에는대통령의지시를받아대통령에게방해가되는야당에대한수사를활발하게하다가,힘이빠지는임기말에는대통령의측근이나친인척등가족에대한비리수사를감행해‘살아있는권력에맞서는검찰’의이미지를부각했다.이렇다보니정권은명멸해도검찰은살아남아누구도건드릴수없는‘성역’이되어버렸다.

노무현정부는이러한검찰의권한을축소하고자검찰개혁을추진했으나큰성과를내지못했다.도리어이명박정부가출범한뒤,노전대통령은식솔들의잘잘못을들춰내려는권력과검찰의반격에맞닥뜨렸고,이를무력화하고자스스로목숨을던졌다.그리고이선택은광범위한지지층의‘지못미’정서를불러일으켰다.

2부〈문재인의운명과윤석열〉에서는노무현의유훈이었던검찰개혁을이어받은문재인정부가개혁에실패하게된이유를비롯해,그과정에서‘노무현트라우마’가정부와지지자들전반에어떻게작동했는지살펴본다.

민주당지지층은노무현의후계자로문재인을선택했다.그리고‘노무현을죽인’검찰과정치세력을심판해야한다는집단심리가정치적위기때마다그를떠받쳤다.이러한정서는문재인정부가출범하는데크게이바지하게되었고,이는문재인정부가출범한뒤적폐청산과검찰개혁을추진하는원동력이된다.그러나모두가알다시피그결과는5년전의예상을완전히빗나간것이다.숙원과제로밀어붙였던검찰개혁은미완에그쳤고,대통령이임명했던검찰총장은그동안심판의대상이었던정치세력의대선후보가되어권력을되찾기에이른다.

이책의저자는문재인과윤석열이대통령임기전반기2년동안은‘환상의콤비’였지만,후반기3년은‘잘못된만남’으로귀결됐다고말한다.전반기내내윤석열은‘문정부의사람’이었다.심지어그를민주당의차기대선후보로점찍은사람도있었다.이시기까지만해도윤석열은‘노무현트라우마’의완전한치유와청산을위해적폐세력에게사정없이칼을휘두르는‘개혁의선봉장’이었기때문이다.그러나후반기는한국사회를극한으로내몰았던‘조국사태’등일련의사건을일으킨만남으로전락하고만다.그결과는현재우리가아는그대로다.

노무현을넘어
노무현으로

애초에적폐청산과검찰개혁은서로성립할수없는모순된구호였는지도모른다.저자는문재인정부가정권을재창출하지못했다는이유만으로임기5년전체를실패로규정할수는없지만,노무현서거가남긴가장큰숙제였던‘검찰개혁’에서는실패했다고말한다.그리고그이유가무엇이었는지는분명하다.노무현서거이후정권이세번이나바뀌었지만,우리는그의죽음이남긴트라우마에서여전히벗어나지못하고있다.

《노무현트라우마》는‘노무현서거’부터‘조국사태’까지한국사회저변에깔린‘노무현트라우마’에대한문제의식을담은첫책이다.일련의사건들속주변당사자들인노무현·문재인정부,그리고이명박·박근혜정부주요인사들의생생한증언도담겨있다.따라서이책을통해우리는노무현트라우마라는집단감정을세세히살펴보고,이를넘어노무현이역설했던‘공존의정치’로한걸음다가서는길을성찰해볼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