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참사는반복되고아무도책임지지않는가
참사를막지못한근본원인을추적해간어느기록광의이야기
지금으로부터1년전2022년10월29일밤,저자가살고있는용산구일대에위협적사이렌소리가계속울려퍼졌다.라디오와TV에속보가떴고,귀가하지않는아이를찾아저자는그날밤사고현장을찾았다.이태원참사1주기를맞아출간한이책《정부가없다》의서두는바로그날밤,저자가경험했던지옥같은공포의순간에서시작된다.
‘내아이가저도로에누워있으면어떡하지?’겁에질려남편과거리를헤매던저자는아이로부터걸려온전화를받고안도의한숨을내쉬었다.안도감을느꼈지만그것도잠시,가족을찾아,친구를찾아거리를헤매는이들을바라보며사랑하는사람을잃은지옥을경험하게될다른이들걱정에공포가밀려왔다.
밤새워뉴스를보고눈물을흘리며슬퍼하던저자의비통함은곧분노로바뀌었다.막을수있었던참사라는것이곧드러났기때문이다.하지만책임지는사람은아무도없었다.다음날기자회견에서“경찰을미리배치함으로써해결될문제가아니었다”,“특별히우려할정도로많은인파가몰린것도아니었다”는정부의안전최고책임자의발언은마치‘정부의부재’를확인해준천둥소리마냥크게울렸다.
명백히정부의잘못인데도불구하고정부관계자어느누구도사과하지않는상황,사회적애도와관계없이피해자탓을하는여당과언론의태도에저자는분노가솟구쳤다.그분노와‘왜?’라는질문을따라가면서이기록은시작되었다.
기자출신으로기업과정부에서홍보와소통을담당했던저자는이책에서전정부와현정부의실무진,참사유가족,전문가32명을인터뷰했다.그들의의견을경청하고아픔을공유하고,어디서정부의실패가비롯되었으며,정부의존재이유는무엇이고좀더좋은정부를가지려면어떻게해야하는지그해답을탐색한다.
2023년8월,이태원참사유가족들은분향소가있는서울광장에서국회까지삼보일배를했다.희생자들을기리고진상규명을위한특별법제정을촉구하기위해폭우속에고통스러운걸음을이어갔다.우리는세월호이후또다시애꿎은목숨들을잃었다는사실에,국민을지켜주지않는정부의배신에트라우마를갖게됐다.
저자는이책은유가족들에대한위로와사과이자,피해자들을비롯해다음세대에게전하는사과라고말한다.이런시대를만들어온어른으로서젊은세대에게미안해서어찌할바를모르겠다고말이다.
추천사를쓴용혜인의원은반복되는사회적참사로정치에대한신뢰를잃어버린시민들에게이책을읽을것을권한다.이책을통해,‘유능하고다정한정부는가능하다’는,‘정부를만드는것은결국주권자인국민들’이라는위로를얻을수있기를바란다고하면서.
이책은기록광인‘정혜승작가안의정혜승기자가쓰지않고는견딜수없었던긴기록기사’라고추천사를쓴김혜리기자는말한다.책의문체는담담하고건조하지만,김혜리기자의말처럼독자들은저자가글을쓰는내내2022년10월29일밤의위협적사이렌소리를듣고있었을거라는느낌을받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