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 아버지를 부탁해

우파 아버지를 부탁해

$17.00
Description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의 김봄 작가 신작. 70대 우파 아버지를 간병하게 된 40대 좌파 딸의 돌봄 에세이. 평범한 가족이 정치 성향 차이 등으로 인해 겪는 시트콤 같은 에피소드들과 돌봄 노동을 둘러싼 가족 간의 새로운 균열, 의료 현장의 모순을 이야기하며 눈물과 웃음, 사회의 부조리함에 대한 통찰을 끌어낸다. 삶과 돌봄, 사랑과 좌절에 관한 우리 시대의 아주 개인적이면서 보편적인 기록.

저자

김봄

저자:김봄

소설,에세이,영화와애니메이션시나리오를쓴다.

2011년민음사《세계의문학》신인상공모에〈내이름은나나〉가당선되어문단에나왔다.펴낸책으로는단편집《아오리를먹는오후》와에세이집《좌파고양이를부탁해》,《너,뭐먹고살쪘니?》,여러작가와함께동물권에대한고민을소설로풀어낸앤솔러지《무민은채식주의자》가있다.

KBS2에서방영한〈렛츠고릴라!〉시리즈의책임작가로참여했으며,다수의영상시나리오작업을해왔다.문화기획자로도활동중이며,동덕여대문예창작학과에서소설쓰기를가르치고있다.

목차

추천사-김선민,우다영
프롤로그

1부각자의온도
세상에서가장따뜻한말/이기적인유전자/그여자는화가난다/낯선사람들/독자의발견1/모두다른여사님/독자의발견2/낮술낭독회

2부어떤기나긴외출
이상한일/술말고다른걸하면안돼?/유병장수막걸리/만취케어?극한직업,엄마/처음엔다그래/미라클모닝/공평할수있다는착각/뜨개질하는겨울/아내의의무/요양보호사/지독한사랑/제자리암이라니?/잠들면안돼/문재인케어/자기결정권/노인을위한나라는없다/병원비항목에질문있습니다!/병은한가지,약은천가지/보호받지못하는환자의권리/나의이름은/MovingisLife!/환자의계급/같이살아가는,암/너무가까워서멀어지는

3부당신의생에관심이있다
나의좌파고양이아담/국립과사설의차이/약국마다달라요/기억의천재동성씨/감정과사실사이어딘가/어쩌면모두가어느정도공평한지도/밤의기별/나는너를기억한다/우파아버지를부탁해

에필로그
감사의말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평범하면서도조금은이상한,
우리네가족들의일상을따듯하게바라보게하는힘
저자의첫에세이집《좌파고양이를부탁해》는‘극우에가까운엄마손여사와진보적사고를하는딸김작가의좌충우돌공생기’로,많은독자에게호평을받으며31쇄를넘긴베스트셀러가되었다.덕분에저자는자신의‘좌파고양이들’아담과바라와함께행복한하루하루를보내며작가활동에매진할수있었다.그러나행복한순간도잠시,어느날청천벽력의소식이찾아든다.바로,아버지가뇌경색으로인해쓰러지셨다는것.
저자는만사제치고병원으로달려가몸절반이마비된아버지를간병한다.이내아버지는암과치매까지앓으며저자를점점잊어간다.다섯형제중셋째인저자는다른식구들의도움을얻을수있을거라고기대하지만….

평소에는논리적이고말재간이좋지만,정치이야기만나오면‘아무말대잔치’를하는아버지동성씨.모보수정치인을“사나이”라칭하며한결같은지지를보내지만,좌파딸내미저자에게는늘격려와사랑의말을아끼지않는다.
반대로남편,자식들,손주들모두에게똑같이거리를두는무뚝뚝한어머니손여사.저자가완성되지못한성과를자랑할때마다,“안된거잖아.다되면말해”라며뼈때리는말로‘입틀막’을하게만든다.
크게는정치성향이나세대갈등으로,작게는술먹파와술안먹파의갈등으로여러파벌을이루고있는가족의모습은,마치우리네식구들을보는듯이친숙하고정겹다.저자는가족내시트콤같은일상을각각영화의한장면처럼포착해‘우리집도그런데!’라는진한공감과풉하는웃음소리를끌어낸다.

하지만가족이라서더복잡해지는문제가인생에는늘도사리고있다.아버지가병석에서일어나지못하면서,간병비와돌봄노동을둘러싸고가족사이에는새로운유형의균열과불화가생겨난다.시간,돈,돌봄노동의수고를가족간에어떻게분배하고공유할것인가?가족사이에서는어떻게하는것이가장공평할까?그런데,과연공평한분배란존재할수있을까?

평범하면서도조금은이상한,우리네가족이야기가읽는이의웃음과눈물을불러일으킨다.그저나이를먹어어른이되었을뿐인데어느덧초고령사회를살게된무력한우리.병든부모를돌보고있거나돌보게될우리.늙고약해질우리.그모두를위한,삶과돌봄그리고사랑과좌절에관한가장개인적이면서보편적인기록이다.

돌봄과의료현장에서겪은좌충우돌
이책의또다른축은돌봄과의료현장의모순이다.대학병원과요양병원을쉴새없이오간저자가마주한것은,의료현장의부조리한관행과환자를중심에놓지않는모순적인의료체계였다.환자의상태를잘모르는의료진,환자와보호자를패싱하는구조,요양보호사(간병인)고용제도의문제점,실망스러운의료서비스,수상할정도로긴청구서등으로인해저자는큰불안을느끼며,매순간보호자로서의각성과긴장을놓을수없었다.
저자는얼마전까지만해도나이가들면요양원에서생을마감하겠지,하고막연히생각했다.하지만이제그는결단코요양시설에서인생의끝을맞이하고싶지않다고토로한다.김선민전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은“저자의경험은한국의료와복지의문제를교과서처럼정확하게짚어냈다”고평가한다.

저자는에세이를쓰면서자신이두려워하고경계하는것을그만의방식으로풀어보고싶었다고털어놓는다.아버지가와병중이라고밝히면,대부분의사람이긴병에효자없다고얘기한다.자기가그렇게심각한병에걸리면존엄사를선택할것이라고도한다.
그때마다저자는아버지의‘존엄한’죽음에반대한다고말한다.‘존엄한’이붙은죽음은현실의여러다른죽음들을존엄하지못한것들로치부하거나존엄을강요하는것처럼느껴지기때문이다.저자는“그런데,그런공감은이제정말괜찮습니다”라며정중히사양한다.그리고아버지의삶을돌봄으로써자신의삶을돌아보고,어떻게노년을보낼지,스스로삶을지탱할수있을지고민하기시작했다.

우다영소설가의말처럼,정치갈등과노인혐오가심각한우리사회에서“우파아버지를부탁해”라고입밖에내는것은얼마나두려운일일까.그럼에도저자는이사회로부터고립되고배제당하기를거부하고,용기를내어자신의우파아버지를부탁한다고속삭인다.이책을읽는당신과자신에게간절히부탁한다.그렇다,이책은부탁하는마음에대한이야기이기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