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의새로운혁신과제
‘잔인한금융이아닌정교한금융으로’
금융은위험을평가하는제도다.돈을빌려준뒤미래에돌려받아야하기때문이다.그래서신용점수와담보,소득증빙과과거상환이력이중요하다.그러나급변하는노동환경과사업의현실에서그기준만으로는충분하지않다.
오늘날의금융배제는단지가난하거나소득이낮아서발생하지않는다.정규직중심의기존심사기준에부합하지않는플랫폼노동자,프리랜서,경력단절복귀자,금융이력이짧은청년,담보가없는소상공인등새로운경제주체들이'평가하기어렵다'는이유만으로고금리사금융과과잉부채의덫으로밀려나고있다.
포용금융의출발점을바로여기에둔다.위험을낮게보거나대출을무조건늘리자는것이아니다.저자는위험을실제상환능력에서비롯되는위험,정보부족때문에크게보이는위험,상품의한도·만기·상환방식때문에커지는위험으로나누어살펴본다.소득과매출의현금흐름,계좌입출금과플랫폼거래,반복적인납부와거래기록등기존신용평가가충분히보지못한정보를활용하고소액한도·단계적증액·소득주기연동상환·조기상담을통해관리가능한금융을만들자고제안한다.
포용금융은‘선의로저렴하게빌려주는금융’이아니라위험을더잘구분하는금융이다.실제로갚기어려운사람에게추가대출을공급하면부채를더키울수있다.반대로상환가능성이있는데도평가하기어렵다는이유로배제하면고금리부채와다중채무,장기연체로밀어낼수있다.이책은포용성과건전성의긴장을회피하지않고,둘을함께달성하기위한금융의판단기준과실행구조를제시한다.
금융배제는왜한번의거절로끝나지않는가?
은행에서거절된차주는더높은금리의금융으로이동한다.높은원리금부담은생활비와사업자금을압박하고,다시새로운차입을부른다.연체가시작되면신용은더나빠지고정상금융으로돌아가는길은좁아진다.소상공인은버티기위해재고와설비를줄이고직원을내보내기도한다.일시적인유동성부족이생산능력의훼손으로이어지는것이다.
따라서금융배제의비용은높은이자에그치지않는다.한사람의미래소득을줄이고,한가게의회복가능성을떨어뜨리며,고용과지역상권에도영향을준다.《포용금융》은금융배제를개인의불운이나도덕성의문제보다신용시장의정보와구조,기관간연결의문제로바라본다.
흩어진제도를하나의‘회복사다리’로
대출의입구에서정상금융복귀의출구까지연결하라
한국에는정책서민금융,중금리대출,보증,대환대출,채무조정과신용회복제도가이미적지않게존재한다.문제는차주의입장에서이제도들이하나의길로이어지지않는다는데있다.은행에서거절된뒤어느기관으로가야하는지알기어렵고,일시적연체가커진뒤에야채무조정제도를만나는경우도있다.정책금융을성실히상환해도더나은조건의일반금융으로이동하는경로는충분하지않다.
저자가말하는‘회복사다리’는지원상품에오래머물게하는구조가아니다.위기의초기에는상담과적정신용을제공하고,고금리부채는대환하며,상환부담이커지기전에조정하고,상환이불가능해진경우에는채무조정과복지·고용·재기지원으로연결한다.이후신용과소득이회복되면다시일반금융으로이동하도록하는연속적인경로다.
이를위해은행과인터넷전문은행,상호금융,저축은행·카드·캐피탈,보험,핀테크뿐아니라정책금융기관과보증기관,지방자치단체,사회연대금융기관이각자의장점을살려역할을나누어야한다.특히지방자치단체가지역의금융기관과지역신용보증재단,소상공인지원기관,채무조정기관을묶어지역별회복사다리를설계하는모델은책의중요한제안가운데하나다.
해외의정답을옮기기보다작동원리를배운다
미국의지역재투자법(CRA)과CDFI,영국의BetterSocietyCapital과Fair4AllFinance,EU의공시·사회적경제금융·협동조합금융을검토하고,케냐의M-Pesa와M-Shwari,방글라데시그라민은행,인도의JAM·UPI까지살핀다.사례는서로다르지만공통된원리가있다.금융기관의책임을제도와인센티브에연결하고,자금을가진기관과현장을아는기관을결합하며,기술과데이터를금융배제를줄이는방향으로활용해야한다는것이다.
한국은이미다양한금융기관과정책수단을가지고있다.그래서필요한것은해외제도의단순한모방보다기존자원을어떻게연결하고,누가어떤위험을부담하며,어떤결과를성과로인정할것인지를다시설계하는일이다.
공급액이아니라‘회복’을성과로
감독·신용평가·성과측정의규칙까지바꾸는포용금융2.0
포용금융의성패를대출공급액과지원건수로만판단하면숫자를채우는정책이되기쉽다.저자는대출이실제로누구에게닿았는지,고금리부채를얼마나대체했는지,차주의월상환부담과연체위험이낮아졌는지,신용이개선되고정상금융으로돌아갔는지를함께봐야한다고주장한다.소상공인금융이라면사업의지속과고용유지도중요한결과다.
금융기관의성과도단순연체율만으로볼수없다.포용금융을지속하려면손실과위험을관리해야하지만,동시에새로운고객군을더정확하게평가하고조기에관리하는조직역량이쌓여야한다.이책은재무성과,사회성과,조직역량성과를함께평가하는틀을제안한다.성과측정의목적은포용금융을홍보하거나기관을줄세우는것이아니라무엇이효과적이었는지를학습해다음상품과심사기준을개선하는데있다.
감독의역할도중요하다.한쪽에서는포용금융확대를요구하면서다른한쪽에서는중저신용대출을일률적인부담으로만취급하면금융회사는가장안전한차주만선택하게된다.저자는금융기관이감당하기어려운위험을떠안고있는지뿐아니라감당가능한위험까지지나치게회피하고있는지도함께살피는감독체계를제안한다.신용평가도과거이력중심에서현재의현금흐름과회복흐름을더잘반영하는방향으로발전해야한다.
《생산적금융》에서《포용금융》으로
전작《생산적금융》이금융자원은어디로흘러가야하는지를물었다면,《포용금융》은금융이누구에게닿아야하는지를묻는다.생산적금융이부동산과자산가격중심의자금흐름을산업·혁신·고용·지역의생산능력으로돌리는전략이라면,포용금융은그성장의경로에더많은사람과기업이참여할수있도록금융의문턱과회복경로를재설계하는전략이다.
두책은결국같은질문으로만난다.금융은안전한자산과고객만을따라갈것인가,미래의생산과사람의가능성을더잘판단할것인가.저자는이를‘포용금융2.0’이라는이름아래접근성에서적합성으로,신용점수에서현금흐름과회복가능성으로,공급액에서회복성과로,개별기관에서연결된생태계로의전환으로정리한다.
금융이배제의장벽을허물고회복과성장의든든한사다리가되기를갈망하는정책입안자,금융권임직원,사회적가치를고민하는모든독자에게《포용금융》은명쾌한해답과가슴뛰는비전을선물할것이다.
책속으로
“포용금융은돈을더많이빌려주자는주장이아니다.상환가능성을보지않고대출을늘리는것은포용이아니라부실을예약하는것이다.…포용금융의핵심은기존금융이잘못판단했거나충분히평가하지못했던위험을더정확하게구분하고,차주의상황에맞는조건과사후관리구조를설계하는데있다.”
---「'착한금융'이라는오명」중에서
“포용금융은어느한기관의선의가아니라여러기관의기능이연결될때작동한다.”
---「'착한금융'이라는오명」중에서
“생산적금융이금융자원이어디로흘러가야하는가를묻는다면,포용금융은금융이누구에게닿아야하는가를묻는다.…하나는금융의방향을바꾸고,다른하나는금융의범위를넓힌다.”
---「'착한금융'이라는오명」중에서
“금융배제는이렇게작동한다.돈을빌리지못하는문제로끝나지않는다.더비싼돈을쓰게만들고,필요한자산을팔게만들며,결국소득을만들어내는능력자체를훼손한다.”
---「배제된사람들의경제학」중에서
“포용금융은위험을부정하는금융이아니라위험을더정확하게이해하는금융이다.…금융이위험을이렇게다시읽을때,신용배분의경계도달라질수있다.”
---「위험을다시평가하다」중에서
“포용금융의성과는얼마나많이공급했는가로증명되지않는다.그금융이차주의비용을낮추었는지,부채구조를개선했는지,신용을회복시켰는지,사업과생활의지속가능성을높였는지,금융기관의평가와관리역량을키웠는지로판단해야한다.”
---「무엇으로성공을증명할것인가」중에서
“한국포용금융의다음단계는기존기반을'사다리'로재구성하는일이다.상환가능한차주에게는중금리대출과대환,보증을연결하고,일시적충격을겪은차주에게는조기상담과상환조정을제공하며,상환능력이소진된차주에게는채무조정과복지·고용지원을연결해야한다.”
---「잔인한금융에서연결된금융으로」중에서
“포용금융은위험을없애는것이아니다.위험을더정확하게구분하고,일부는낮추고,일부는나누고,일부는사후관리로관리하는것이다.”
---「포용금융을제도로만들려는노력」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