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유감

기자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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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1호기 속 수상한 민간인’ 특종 보도부터 ‘바이든 날리면’ 사태와 도어스테핑 충돌까지, 윤석열 정부 1년을 가장 뜨겁게 지나온 MBC 이기주 기자의 언론비평 에세이.

마지막 도어스테핑 당시 슬리퍼를 신고 대통령에게 “뭐가 악의적이에요?” 질문을 던진 이후 조리돌림과 가짜뉴스에 시달리고 살인 예고 사건까지 겪은 저자가 언제 죽을지 모르니 정리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21세기 대한민국 기자 사회에 대한 생생한 묘사와 유감, 그럼에도 기자로서 지녀야 할 신념에 대해 기록했다. 저자는 윤석열 정부 1년 동안 일어난 핵심 사건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뿐 아니라 살아 있는 권력을 취재하면서 겪은 뒷이야기, 그리고 기자 군상에 대한 다양한 풍경을 담담하면서도 날카로운 비판의 시선으로 풀어냈다.

이 책은 진짜와 가짜의 구분이 모호해진 윤석열 정부 시대에 기자 그렇게 하는 것 아니라며 손가락질하는 이들에게 보내는 저자의 신념 가득한 답장이기도 하다. 그의 메시지는 간명하다. “적어도 국민을 배신하는 기자는 되지 말자!”

저자

이기주

저자:이기주

서울출생.대학졸업후평범한직장생활을하던중2008년광우병시위현장을지나다경찰의폭압적인진압을우연히목격한뒤기자가되기로마음먹었다.우여곡절끝에한국경제TV에입사해언론에발을들였고,2013년2월MBC로옮겨정치부,경제부,사회부,국제부,선거방송기획단기자를거쳤다.대통령실출입기자였던2022년9월윤석열대통령의뉴욕순방을동행취재하던중비속어논란발언을최초로발견해‘바이든날리면’사태에불을붙였다.그후대통령전용기탑승을거부당했고도어스테핑에서윤대통령에게“뭐가악의적이에요?”라고질문하면서비서관과공개설전을벌였다.2023년2월에는〈1호기속수상한민간인〉특종보도로제54회한국기자상대상을수상했다.

목차

프롤로그

1.어느날갑자기기자가되었다

곤봉과방패

용산참사현장에서

협찬과공짜골프

너는홍어는아니구나

첩의자식

고통도은총이라고요?

나의사표(師表)리영희

2.청와대기자그렇게하는것아니다

몰라도너무몰랐던기자들의오만

용기를내게하는설득의힘

풀러기자가중요하다

최초발견자와퍼스트펭귄

백악관연설문

나도날리면으로듣기로했다

가짜뉴스라는가짜뉴스

그러다MBC너희들다죽어

탑승배제와통큰결단

뭐가악의적이에요?

슬리퍼는죄가없다

상상초월신문칼럼

살인예고

바야흐로국익만능시대

3.기자,왜하는것일까

세월호,개밥그리고MBC

안하느니만못한취재

하마터면묻힐뻔한비정규직순찰원죽음의진실
살인의추억,살인은폐의추억

폭로보도의덫

스리랑카인과관계자,관계자,관계자

4.어떤기자로살것인가

국민을대신해질문한다는기자들의궤변

권력이되려는기자들

내로남불은남얘기가아니다

조국과기자

바람잡는기자들

찰나에현혹되지마라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1호기속수상한민간인’특종부터
‘바이든날리면’을거쳐도어스테핑충돌의슬리퍼까지
윤석열정부1년을가장뜨겁게지나온MBC이기주기자의작심발언

이책의저자MBC이기주기자는2022년가장핫한정치적사건의숨은주인공이다.그는윤석열대통령이7월나토정상회의순방길에민간인신분의여성신모씨를동행한사실을〈1호기속수상한민간인〉기사로특종보도함으로써제54회(2023년)한국기자상대상을수상했으며,2022년9월미국뉴욕순방동행취재중비속어논란발언을최초로발견해‘바이든날리면’사태에불을붙인퍼스트펭귄이었다.또한그는MBC가대통령해외순방시전용기탑승배제를당한이후의도어스테핑에서윤석열대통령에게“뭐가악의적이에요?”라는질문을던지면서비서관과공개설전을벌임으로써,윤석열대통령의도어스테핑을끝장낸장본인이기도하다.

특히마지막도어스테핑충돌당시슬리퍼를신고대통령에게질문을했다는이유로권·언갈등의핵심인물이되었으며,권력과여론의조리돌림을당하고가짜뉴스의희생양이되는등저자는지금까지도고난의행군을이어오고있다.외압과살인예고사건을접한그는기자생활15년을돌아보며자신이경험한여러혐오와기자사회의풍토에대한생각,그리고기자로서의신념을기록하기로마음먹는다.그렇게시작해탄생한이책에서저자가작심하고들려주고자한이야기는무엇일까.

혐오가득한가짜뉴스와싸우는이기주기자의
21세기판‘기자풍토종횡기’이자분투기

이책에는언론서적한권읽은적없고,그흔한언론사스터디모임없이기자가된특이한사례인저자가평범한직장생활을하다왜기자가되겠다고마음먹게되었는지를비롯해,언론계에발을디딘이후의성장통,MBC로이직해비주류로경험하게된홍어논란과각종혐오,그럼에도흑화되지않고특종기자로입지를다지는과정이세밀하게실려있다.저자는기자사회의혐오와그것이반영된기사들사이에서과연‘기자란누구인가’,‘기자,어떻게해야하는것인가’를깊이고민하면서그에대한자신만의시각과기준을거침없이들려준다.

이책에는독자들이제일궁금해하는윤석열정부1년동안일어난핵심사건들의비하인드스토리가실려있다.‘1호기속수상한민간인’특종이어떻게탄생할수있었는지에대한이야기를듣고있으면독자들또한기자로서지켜야할기본기인‘취재원보호’가얼마나중요한지깨닫게된다.‘바이든날리면’사태의이면에관한에피소드에서는쏟아지는가짜뉴스속에서기자의역할이무엇인지다시금생각하게되며,“뭐가악의적이에요?”라는질문에얽힌비서관과의설전은받아쓰는기자와질문하는기자의차이가얼마나큰지세삼깨닫게된다.‘슬리퍼’에매몰된당시기자들의모습에서는저자와동일시되며유감스런마음을숨길수없게된다.

이책에는살아있는권력을취재하면서겪은뒷이야기외에도저자가기자로서가치관을정립하는계기가된취재사례와,다양한기자군상과그에대한저자의담담하면서도날카로운비판의시선이담겨있다.리영희를사표(師表)삼아들려주는이책은오늘날기자사회의모순과카르텔을있는그대로기록한점에서50년전리영희선생이쓴‘기자풍토종횡기’의21세기판이라할수있다.또한이기주기자가작심하고들려주는21세기대한민국기자사회에대한생생한현장고발기인동시에그가기자로서의신념을지키기위해노력한일종의분투기이라하겠다.

“적어도국민을배신하는기자는되지말자!”
―기자그렇게하는것아니라며손가락질하는이들에게보내는저자의신념가득한답장

‘바이든날리면사태’와전용기탑승배제,도어스테핑충돌등각종논란의한복판에설때마다저자를더욱힘들게한것은권력의외압보다동료기자들의태도였다.결정적인순간마다기자들은중립을지킨다는명목하에차갑게거리두기를하고,자신들의불이익을먼저걱정했다.기자라면으레직업윤리와신념을가진이들이많을것이라생각했지만,실제로기자들은권력앞에지나치게공손하고자본에는깍듯했다.저자는그런기자들틈에서살아있는권력과여러차례충돌하면서기자가지켜야하는가치는무엇이고,기자란국민에게어떤존재여야하는지에대해고민하기시작했다.그것은흔들리거나나약해지지않기위한성찰이자일종의발악이었다.

저자는권력의압박에굴하지않음으로인해윤석열정부에‘불량기자’로낙인찍혔지만,아이러니하게도일반시민사이에서는네이버구독자수1위라는열렬한응원을받았다.윤석열정부들어언론탄압과언론인줄세우기가더욱심해지는현실에서권력에순응하기를거부한저자는자신이겪은여러취재현장의경험들과기자로서의신념,고민등을이야기하고,기자라면각상황에서어땠어야했는지에대해독자들과교감하고자한다.언론탄압이극심해져정의로운기자를기대하기는어려운세상이다.정의로움까지는아니어도“적어도국민을배신하는기자는되지말자”는저자의울림이그렇기에더욱크게다가온다.

책속에서

기자라면으레직업윤리와신념을가지고있을줄알았는데,막상기자가되고보니기자들은권력앞에공손하고자본에는깍듯했다.그틈에서나는살아있는권력과여러차례충돌하면서기자란국민에게어떤존재여야하고,기자가지켜야하는가치는무엇인지를생각하기시작했다.책에내이야기를담담하게썼다.나에게기자그렇게하는것아니라며손가락질했던이들에게보내는답장이된다면더할나위없겠다.―〈프롤로그〉중에서

지역감정과혐오는수십년이흘러도사라질기미를보이지않는다.국민통합은선거때마다등장하지만허울좋은구호로소비될뿐이다.만약내가전라도에서태어났다면경상도출신들에게는내가보도한기사가다르게읽히기라도했을까.그들의바람대로내가홍어였다면그들은나에게뭐라고했을까.홍어는또무슨죄인가.남녀노소할것없이갈라치기부터하려고드니생각만해도아찔하다.이래서타이레놀을끊을수없다.―〈너는홍어는아니구나〉중에서

선생이쓴〈기자풍토종횡기〉와〈직업수필〉은나의기자생활지침서였다.합동통신국제부와조선일보국제부에만13년간있던선생이어떻게이렇게기자의생리를꿰고있는건지놀라웠다.“자네만오게”라는다섯글자로기자와권력이공생관계가되는장면과,선배기자에게타락했다고비판하던수습기자가어느날부터“골프는사치가아니”라며구습에동화되는모습을통렬하게비판하는선생의글을읽고있으면,마치과거에서타임머신을타고온스승에게호되게혼나는느낌이었다.―〈나의사표(師表)리영희〉중에서

2022년9월미국뉴욕에서귀국하자많은이들이나에게‘바이든날리면’영상을도대체어떻게처음발견했느냐고물었다.문제의발언은윤대통령이무대에서내려와퇴장할때나왔기때문이다.단순한궁금증으로물어온사람도있었지만나를비난하기위해음흉한의도로물어온사람도있었다.한술더떠내가문제의현장에있었다거나,‘바이든날리면’발언을발견하고큰소리로쾌재를불렀다거나,지라시와캡처영상을만들어뿌렸다거나하는전혀사실이아닌얘기를유포하는사람들도있었다.내가더불어민주당과내통했다는허무맹랑한말도돌았다.모두사실이아니지만안타깝게도이런허위사실과가짜뉴스를믿고있는사람들이아직도많다.그래서그날뉴욕에서어떤일이있었는지를먼저설명해야할것같다.나는어떻게‘바이든날리면’발언의최초발견자가된것일까.―〈최초발견자와퍼스트펭귄〉중에서

‘바이든날리면’사태가터진지석달만인2022년12월,외교부가나서서MBC를상대로정정보도소송을냈다.판사가진실의종을울릴수있을지궁금하긴하지만솔직히나는소송결과에별로관심이없다.국민의귀를재판한다는자체가있을수없는일이기때문이다.판사가내리는판결은나에대한수사에도영향을미칠것이다.그러나그에상관없이나는임금님귀는당나귀귀를계속외치기로했다.진실은영원하고권력은유한하기때문이다.어쩌다보니나는벌거벗은임금님을지목한소년에서갈릴레이로진화하고있었다.―〈나도날리면으로듣기로했다〉중에서

그날도다수의기자들이캐주얼한차림이었고나를포함한방송기자들만양복을입고있었다.대통령께서곧도착하신다는공지를들은뒤평소처럼슬리퍼를신고복도에나온기자들도많았다.그래서슬리퍼논란이불거지자나에게개인적으로연락해자신도슬리퍼를신고있었다고양심고백을한기자들이있었다.그러나논란이커지자기자들대부분이침묵했다.평소도어스테핑때슬리퍼를신던기자들,그날슬리퍼를신었던기자들모두입을다물었다.―〈슬리퍼는죄가없다〉중에서

정치칼럼을쓰는논설위원급기자들은선을넘는능력이탁월하다.소위누가더이빨이센지경쟁하듯독한칼럼을쓰다가돌연정치판에뛰어든다.한번정계에입문했다가자리를잃으면언론으로복귀해기사나칼럼을다시쓴다.그리고종편패널을전전하며기회를엿보다정계에재도전한다.마치변태를마친뒤벗어놓은허물로돌아갔다가다시변태를시도하는신기한매미라도된것같다.―〈상상초월신문칼럼〉중에서

책을쓰는동안에도마음이가볍지않았다.스스로답을찾지못한적이많았다.하지만복종을강요당하는시대에어려움을당한것이나만은아닐테고,합리적의심마저자기검열로내몰린시대에고독해진것또한나만은아닐것이다.평범한일상을살다갑자기힘든처지에놓인많은이들이온기를나누고위로하다보면힘든시기도이겨낼수있을것이다.폭압적으로변해버린세상에서자유를잃고슬픔에빠진이들에게이책이조금이라도응원과힘이된다면기쁠것같다.―〈에필로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