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집탐독 (우리 문장가들의 고전문집을 읽다)

문집탐독 (우리 문장가들의 고전문집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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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지식의 창고이자 글쓰기의 고전,
우리 문집(文集)을 탐독하다

우리나라는 ‘문헌의 나라’다. 삼국 시대부터 1000년 넘게 저술된 책들이 무궁무진하다. 어느 분야의 책이 가장 많을까? 역사책이나 유교 경전을 꼽을 수 있겠지만, 가장 많은 문헌은 바로 ‘문집’이다.

동양의 옛 문헌은 흔히 경(經)?사(史)?자(子)?집(集)으로 분류한다. 경은 유교경전이고, 사는 역사책, 자는 유가 이외의 철학사상서, 집은 문집이다. 문집은 시와 산문의 모음이다. 조선왕조실록』?『승정원일기』와 같은 역사서와 사서삼경에 대한 주석서 등 관찬 서적을 빼면 우리나라에 전해오는 책의 대부분은 문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지학자들은 현재 전하는 문집이 4,000~5,000종에 달하며, 우리 전통문헌의 70% 이상을 차지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불과 1970~1980년까지만 해도 한국 역사나 사상사 연구에 있어 문집을 사료로 탐구한 학자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저자

조운찬

대학에서한국사를,대학원에서한문학을공부했다.경향신문사에입사해사회부·문화부·국제부등에서기자생활을했다.베이징특파원과문화부장,문화에디터,후마니타스연구소장을거쳐현재논설위원으로근무하고있다.한국고전번역원전신인민족문화추진회국역연수원을수료했으며이후틈틈이한국과중국의오래된글을읽어왔다.옛글을인문학과연계시켜글을쓰고삶의지혜를찾는일에관심이많다.저서로는『옛글의풍경에취하다』가있다.

목차

서문

1부고품격문장을쓴우리문학사의별들
대신써준글마저도얼마나훌륭했던지_최치원의『계원필경집』
시의마귀가따라다니니쓰지않고는견딜수없네_이규보의『동국이상국집』
중국대륙을풍미한고려의베스트셀러작가_이제현의『익재집』
문학의,문학에의한,문학을위한글쓰기_장유의『계곡집』
모두가인정하는조선최고의문장가_박지원의『연암집』
조선한문학천년의대미를장식하다_정인보의『담원문록』

2부끝내세상을바꾸어낸치열한연구자들
불법을구하기위해서라면어디라도간다_의천의『대각국사집』
선비의본분은독서,성리학적이상사회를꿈꾸다_이이의『율곡집』
역사의격변기를살며끊임없이기록한다재다능문장가_신흠의『상촌집』
철저히기록하고또반성하라_이항복의『백사집』
한번결심하면끝을본다,조선최고의출판인_김육의『잠곡유고』
쓰고또쓰고,정통관인학자의기록문학_이의현의『도곡집』

3부새로운세상의가능성을열어준안내자들
나는나의길을가리라마이웨이책벌레_허균의『성소부부고』
호락논쟁의중심에서새사상을배태하다_김원행의『미호집』
자연과우주에대한새로운시각의탐색자_홍대용의『담헌서』
근대적미의식을도입한선구적시인_박제가의『정유각집』
아름다움에가려진치열한학문의세계_김정희의『완당전집』
통념을배격하라,조선사상계의이단아_심대윤의『심대윤전집』

4부부조리한세상에당당히저항한문장가들
목숨을바쳐의리를지킨사육신의충절_박팽년외『육선생유고』
부조리한세상에저항하는방외인의방랑_김시습의『매월당집』
치열한글쓰기로세상에승부를걸다_최립의『간이집』
허례허식을신랄하게비판한합리적생각의실천가_양득중의『덕촌집』
고독한지식인의고뇌,차라리벙어리로살리라_윤기의『무명자집』

5부격변기의혼란속에서살아간인재들
새로운나라를꿈꾼조선왕조의설계자_정도전의『삼봉집』
절의를버린것인가,공훈을좇은것인가_권근의『양촌집』
생각은달라도나라위하는마음은같거니_김상헌의『청음집』과최명길의『지천집』
격변의시기를살아간어떤문장가_김윤식의『운양집』
죽음으로써뜻을알린순절한독립운동가_황현의『매천집』
민족혼을일깨운중국한류의개척자_김택영의『소호당집』

출판사 서평

문집은개인이나집안,제자들이펴내는경우가대부분이다.사상이나문학으로이름이있는경우에는조정이나지방관아에서공적인경비를들여간행했다.학술과사상연구의텍스트로명성을얻은문집도있지만,많은개인문집들은한두번간행된뒤통용되지못하고잊혀졌다.간행되지못하고필사본으로전한문집도부지기수이다.상황이이렇다보니오랫동안문집에어떤내용이실려있는지조차파악되지않았다.

우리고전문학연구자들은문학사를정리하기위해꾸준히문집을연구해왔다.이와함께고전국역기관인민족문화추진회가지속적으로문집을발굴해학계에소개해왔다.지금은이기관의후신인한국고전번역원이국가사업으로문집편찬과번역을담당하고있다.고전번역원은2012년최치원의문집『계원필경집』에서일제강점기조긍섭의『암서집』에이르기까지한국의대표적인문집1259종을총정리해영인한‘한국문집총간’500책을펴냈다.여기에는『삼봉집』?『율곡집』?『연암집』?『완당전집』등유명문집들이망라됐다.‘한국문집총간’가운데95종443책(2011년기준)을번역했다.저자는한때민족문화추진회의국역사업에참여한적이있다.당시문집번역원고를교정하는일을맡았는데,그과정에서문집에눈을떴다.처음에는문집의방대함에놀랐고,다음에는문집속의다양한콘텐츠에놀랐다.그러면서많은독자들이문집을읽었으면좋겠다는생각을했다.이책은그때품었던생각을다시길어올린결과물이다.

문집읽기의즐거움을말하다,
옛문장가들의세상을읽는특별한방식

이책에서는수천종의문집가운데에서고전의반열에오른책을위주로,통일신라시대의『계원필경집』부터일제강점기때쓰인정인보의『담원문록』에이르기까지문집30종을뽑아총5개주제로묶어소개했다.

1부에서는‘고품격문장을쓴우리문학사의별들’이라는주제로,특별히빼어난문장을쓴문장가들의문집을소개했다.2부에서는‘끝내세상을바꾸어낸치열한연구자들’이라는주제로각자자신의분야에서최선을다한끝에우리정신문화및사회발전에이바지한문장가들의문집을소개했다.3부에서는‘새로운생각의가능성을열어준안내자들’이라는주제로,색다른자신만의철학을통해세상에새로운깨달음을안겨주었던문장가들의문집을다루었다.4부에서는‘부조리한세상에당당히저항한문장가들’이라는주제로,세상과의갈등속에서도자신만의신념을지켜온문장가들을소개했다.마지막으로5부에서는‘격변기의혼란속에살아간인재들’이라는주제로혼란한시대상황속에서도문장을통해자신의생각을드러내며후대에많은생각거리를던져주었던문장가들에대해소개했다.

문집을선택하면서가장역점을둔기준은좋은문장이다.문집을읽는가장큰즐거움은옛사람의명문장을만나는일이다.옛사람들의좋은문장에대한갈구는상상이상이었다.그들은빈부나귀천을따지지않고평가받을수있는것은문장밖에없다고믿었다.그래서문장가로이름을얻기위해좋을글을찾아읽고,부단히글쓰기를연마했다.또뛰어난문장가들은각자독특한글쓰기철학을갖고있는문학이론가들이었다.오래된문집만큼좋은글쓰기텍스트는없다.비록한문으로되어있지만번역문을읽는것만으로도글쓰기철학,문체의미학,텍스트구성방식등을배울수있다.
또한문집에는역사서나사상서에서볼수없는독특한이야기들이숨어있다.문집이없었다면우리나라사상사나정치사,생활사가매우빈약했을것이다.문집은그자체로사료인경우가많고,당대현실과시대인식을담고있다.그래서한인물의사상이나시대상을파악하기위해서는문집읽기가절실히필요하다.

시공간을초월한교감,
고전문집을읽는다는것

전통시대에독서는사대부의필수교양이었다.그들은자신들의일상과생각을시로짓고편지로주고받았으며,친구가시집을내면서문을써축하했다.그리고이런글들을모아문집으로편찬했다.물론문집의글이모두뛰어나다고할수는없다.그러나오랜기간독자의검증을거쳐살아남은문집은저마다의가치가있다.

개인의사적기록이비교적많아상대적으로덜주목을받았지만,문집은역사서나유교경전에서볼수없는내용으로우리역사와문화,지식을채워왔다.문집속글들을읽어나가며우리정신문화세계가어떤발자취를남겨왔는지,그흔적을살펴볼수있다.또한문집속명문장가들의희로애락과삶,깊은고뇌와사상들을마주하고있자면,그들의삶또한현재의우리와다르지않다는것을,그들의고뇌가그리먼옛날사람들만의것이아님을느끼게된다.

과거는결국오늘로향하는길이다.옛문장가들은글을통해이세계와학문을연구하고새로운생각들을탄생시켰다.또한글로써부조리한세상에저항하는가하면,격변기의혼란속에서도자신만의신념을지켜왔다.문집을통해그들이어떻게살고,생각하고,실천해왔는지를엿보면서현재우리의삶또한새롭고다채롭게읽어나갈수있을것이다.그리고그작업은분명굉장히매력적이다.오늘날우리가문집에주목해야하는이유이다.

이책은고전문집의그러한가치에주목해서독자들이쉽게문집을접하고공감하며즐길수있도록돕기위해기획되었다.문집이단순한선비들의옛글모음집이아니라,현재의우리와도충분히공감가능한콘텐츠의보고이자,충분히탐독할만한매력적인텍스트라는사실을이책을통해더많은독자들이알게되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