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의 풍경에 취하다

옛글의 풍경에 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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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옛글의 풍경에 취하다』는 옛글을 소개하며 그 속에 담긴 의미, 교훈, 철학을 되새긴다. 문집뿐 아니라 역사서, 경학서, 편지글, 주련, 편액, 서화 등 여러 글을 포괄하고 있다. 문장이 좋고 ‘지금 여기에’ 의미가 있는 글이라면 두루 망라했다.
저자

조운찬

대학에서한국사를,대학원에서한문학을공부했다.경향신문사에입사해사회부·문화부·국제부등에서기자생활을했다.베이징특파원과문화부장,문화에디터,후마니타스연구소장을거쳐현재논설위원으로근무하고있다.한국고전번역원전신인민족문화추진회국역연수원을수료했으며틈틈이한국과중국의오래된글을읽어왔다.옛글을인문학과연계시켜글을쓰고삶의지혜를찾는일에관심이많다.저서로는『문집탐독』,번역서로는『대동소학』(공역)이있다.

목차

覺인생을깨닫다
꾸준한노력만이길,사자가토끼를잡는법
욕심을경계하라,토정의진짜비결
차라리벙어리로살지언정,무명자윤기의철학
남의평가가아닌내눈으로판단하라,금강산을보는방법
이름에담긴뜻,자(字)와호(號)
볼기를씻는선비,세상을깨우칠만한몸가짐
너자신을알라,자아탐구의길
군자를가리는기준은말과행동,침묵예찬
마음에부끄러움이없도록,아버지의가르침
버려진생명을구하는일,이삭줍기
아는것은좋아하는것만못하고,좋아하는것은즐기는것만못하다
자신의도리를다하는것,사육신이야기
병을앓고나서깨닫다,부처의참된이치
고요하고일상적인삶,수행의깨달음
진정으로누추한것은무엇인가,선비의진짜자부심
선함의원천,청렴
‘벽’이라는프로정신,새로운세계를개척하다
각고,우암송시열의기개와열정
진솔한마음으로효를다하다,묵재가쓴묘비문
허례허식을배제하라,실사구시
저잣거리에서불성을찾다,원효의깨달음
스스로깨쳐라,서경덕의학귀자득
사람이곧하늘이다,동학의사상

顧역사를돌아보다
윤리,작은예절로부터나온다
권문세가와재벌가,사회적책임을말하다
사민의일에종사하지않는자는간민이니,노동하는양반
얼굴로사람을평가하지말것,관상과성형수술
바로잡는다는것,정치의참뜻
여름은덥고겨울은추워야한다,지족(知足)
망국의책임을지다,충정공민영환
정치의중심지,경복궁
함께살아감을깨우치다,세종대왕과향화인
치산치수,민생을안정시키는요체
조선의심장부에붓끝을겨누다,남명의선비정신
세상의근심과즐거움은선거에달려있다
리더십일깨우는표류기의백미,최부의표해록
언로를확충하는방안을기술하시오,정조의책문
지배층의사회적책임의식,노블레스오블리주
이단을어떻게볼것인가,독선과포용사이
조국의독립을외치다,하얼빈의노래
꾸준히실천하는것,최상의정치
민족의긍지이자자부심,숭례문
시대를읽고논하라,생명력있는역사
잊혀진왕국,발해사의복원
민족의구심점,단군신화
국가와운명을같이하다,꼭죽어야할날

對삶과마주하다
덕으로쌓은우정,한음과백사
봄날에시를짓다,서촌의추억
개장국을끓여먹다,복날의풍경
문화의수원지이자문명의숲,서울살이
보리밥과막걸리,빈곤과삶
유혹과함정,술에대하여
이야기책읽어주는노인,대중과독서욕
신선이되는법,상추쌈예찬
차별없이대지를비추는보름달,팔월한가위
집집마다잠들지못하니,섣달그믐
책력과달력,한해맞이의다짐
가난껴안고가기,이덕무의가난론(論)
있고없는그사이에붙어있다,산다는것의정의
죽는다는것,삶의연속성에대한고민
그누구도피할수없는고민,어떻게살아야하는가
청산백운,청하지않는벗,말없는짝
지나침은모자람만못한법,화초기르기

彬문채를드러내다
고고한집념,칼을이겨낸붓
언재호야를언제야읽을것인가
공부하는이들과함께쓰련다,허균이세운공공도서관
창의력의힘을보이다,법고창신
무하유지향,책향기에취하다
문맥을살피다,옛글읽기
더치밀하게더치열하게,전투하듯글쓰기
책읽기만이고칠수있는병,신흠의야언
꽃길을쓸고기다리다,봄날의시회
깨어있으라,지식인이여
최상의피서법,여름독서
격조있는선비의필수조건,글씨와그림
문장은언어의정화,문학예찬
선비들의삶자체를말하다,편지
책의가치에대해말하다,영재유득공
시쓰기의어려움,시마(詩魔)
한편의동화처럼,삼국유사새롭게읽기
치료는곧근본을다스리는일,동의보감의재발견
이름으로부터해방하라,무명화

照자연을관조하다
눈내리는날의소묘,이덕무와이청준
표현할수없는아름다움,북한산의가을
눈덮인겨울날,따듯한편지
산보하기좋은계절,가을
머무르지않는흐름을말하다,장맛비
꽃샘추위속에서봄소식을전하다,봄나물의향취
들국화,도연명이사랑한꽃
은일하는선비,매화
산의빛깔과나무의무늬,신록
세상의번뇌를잊다,자연과마주하는기쁨
굴레에서벗어나,종이연처럼훨훨날다
닮은꼴풍경,인왕산과불암산
외롭고맑은조각달이뜨다,유배지의달밤

출판사 서평

오래묵을수록향기로워지는것들이있다.
옛글이자아낸풍경을바라보며고전의지혜를배우다.

 『옛글의풍경에취하다』(이하『옛글풍경』)는2018년출간된『문집탐독』의후속작이다.아니표리를이룬다.『문집탐독』이옛문헌가운데가장많은문집을조감했다면,『옛글풍경』은옛글속으로들어가살핀다.『문집탐독』이문집들가운데우뚝선명산들을보여줬다면,『옛글풍경』은명산의깊은골짜기에서바위와물과초목을찬찬히들여다본다.다른점도있다.『문집탐독』이옛글가운데문집만을다룬반면,『옛글풍경』은문집뿐아니라역사서,경학서,편지글,주련,편액,서화등여러글을포괄하고있다.문장이좋고‘지금여기에’의미가있는글이라면두루망라했다.
무엇보다도이일은특별히
신령한깨달음이있어야만설명할수있다.
당연히입으로설명하거나붓으로써서전달할수는없다.
모름지기동파(소식)와산곡(황정견)두시집에나아가익숙하게될때까지
보고읽기를천번만번에이르면저절로신명(神明)이있어
사람에게계시하여주게된다.
제일경계할점은
마음이거칠어도안되며
또빨리하려해도안된다.
또맨손으로용을잡으려는식은가장주의해야한다.
으르렁거리는사자는코끼리를잡을때도전력을다하며
토끼를잡을때도전력을다하는법이다.
-김정희,‘아이들의시권뒤에쓰다’(題兒輩詩卷後,『완당전집』)

 책의맨앞에실린‘꾸준한노력만이길,사자가토끼를잡는법’은『세한도』로유명한추사김정희가어린이시집에써준글이다.짧은글에서추사가얘기하고싶었던것은‘꾸준한노력’이다.글쓰기에는왕도가없다.보고읽기를천번만번하는것이최고다.그래야만신명의경지에서다다를수있다.또한가지는‘최선을다하는일’이다.추사는사자의사냥법을예로든다.사자는코끼리를잡을때도전력을다하지만토끼는다할때도전력을다한다.방심은금물이다.

 시·서·화대가의말이라고하기에는평범하다.평범한그러나평범속에진리가있다.중요한사실은추사의말이자신의경험에서우러나온체험적이야기라는점이다.추사가그렇게살았다.그는“70년살면서벼루10개를갈아밑창을냈다.그리고붓1,000자루를몽당붓으로만들었다”고고백했다.하나의벼루를얼마나갈면닳아구멍이뚫릴까.얼마나붓으로써대면붓이닳아모지라질까.추사의고백은천재는99%의노력으로태어난다는금언을상기시켜준다.‘꼬마시인들’에게써준짧은글에는추사의인생철학이담겨있다.
 
두번째글‘욕심을경계하라,토정의진짜비결’은이지함의『토정유고』에실린이지함(1517~1578)의이야기다.57세의늦은나이에포천현감에임명된토정이지함은취임첫날밥상을퇴짜놓는다.반찬이적어그럴것이라고생각한아전들은진수성찬을차려다시올린다.그러자토정은불호령으로물리치고시래기죽을올리라고한다.백성들과동고동락하겠다는토정의행정철학을보여주는글이다.『토정비결』의저자정도로알려져있는토정이지함은검소,절제로유명했다.이글은토정의진면목을보여준다.

 『옛글의풍경에취하다』는옛글을소개하며그속에담긴의미,교훈,철학을되새긴다.스스로를‘책읽는바보’로불렀던이덕무는책을읽으면서좋은구절을뽑고,잘못된부분을바로잡은독서노트를모아‘앙엽기’를펴냈다.‘앙엽(?葉)’은책을읽다가급히메모할내용을나뭇잎에써항아리에넣어두었다는일화에서유래했다.이책역시옛글을읽으면서그때그때뽑은글을모았다는점에서현대판‘앙엽기’라고할수있다.옛글을우리말로옮기고독서단상,교훈,생각거리등을함께메모했다.많은옛글가운데선택의기준은독창성과현재성이다.남들과다른생각,그리고오늘날에도가치가있는글을위주로뽑았다.
 
‘지전설’로유명한담헌홍대용이금강산으로가는사촌동생에게준‘송종제금강산서’는금강산에대한새로운시각을드러낸다.지금과마찬가지로당시에도금강산은누구나칭송하는명산이자손꼽히는여행지였다.그러나담헌은금강산은최고의명산이아니고,기껏해야중국태호정도의경관을지닌산이라고평가절하한다.그러면서남의말만믿고최고라고치켜세우는것은조선의천박한습관일뿐이라고비판한다.그러면서“제대로안목을갖춘사람이되기란얼마나어려운가”라고탄식하며신화에서벗어나자기의눈으로금강산을평가해보라고조언한다.

 『옛글풍경』에서는옛글을‘인생을깨닫다-覺’,‘역사를돌아보다-顧’,‘삶과마주하다-對’,‘문채를드러내다-彬’,‘자연을관조하다-照’등5개로나누어소개했다.

‘인생을깨닫다-覺’편에는침묵의중요성을강조한윤기의‘벙어리가되기로맹세하다’와장유의‘침묵예찬’,자녀교육의방법을제시한기대승의‘아버지의가르침’,프로정신을일깨워준박제가의‘백화보서’,실사구시를국정개혁철학으로제시한양득중의‘등대연화’,스스로깨치는공부(自得)를역설한화담서경덕의어린시절일화등이실렸다.

 ‘역사를돌아보다-顧’편에는생활속작은예절을강조한이덕무의‘사소절’,권문세가의사회적책무를역설한신흠의‘구정록’,양반도노동을부끄러워해서는안된다는이항복의편지글,얼굴로사람을평가해서는말라는정약용의‘상론’,여름은덥고겨울은추워야한다는정조임금의‘지족(知足)론’,이단을배척하기보다는감화로포용해야한다는최한기의논설등이들어있다.

 ‘삶과마주하다-對’편에는한음이덕형과의진실된우정을논한오성부원군이항복의‘이덕형의묘지’,200년전한양선비들의서촌봄나들이를기록한유본한의‘인왕산유람기’,청계천에서이야기책을읽어주던노인의일상을기록한조수삼의‘전기수’,매천황현이그려낸대한제국시기섣달그믐날의풍경,이덕무의가난에대한철학,화초기르기의비법을소개한강희안의‘양화소록서문’등다양한삶의모습이담겨있다.

 ‘문채를드러내다-彬’편은아름다운문장을소개했다.임진왜란때부상을당하고도매화,난초,대나무의서화첩을완성한탄은이정에게헌정한최립의‘삼청첩서문’에는슬픔과함께치열한예술혼이배어있다.허균의‘호서장서각기’는책과도서관을사랑하는사람들에게바친헌사다.이와함께법고창신의중요성을강조한박지원의편지,산골에서겨울독서하는정경을문인화처럼그려낸신흠의수필,봄날의시모임소식을전하면서‘꽃길을쓸고기다리겠다’는조희룡의편지,문장의힘과아름다움을설파한이인로의‘문학예찬’등이포함됐다.

 마지막‘자연을관조하다-照’편은조선의산하를기록한글들이다.눈내린날의풍경을그린이덕무의‘칠십리설기’는고전문학연구자들이꼽는명문이다.이밖에북한산의아름다움을노래한이덕무의글,눈덮인겨울날을따듯하게담아낸김정희의편지,유배지의달밤을신선세계인양그려낸정약용의단편등이실렸다.

 고전은오래된책을말한다.고전이어서오래살아남은게아니다.오랫동안읽히며전해져고전이됐다.여기에실린글들이그렇다.오래된글이지만향기롭다.그향기속에선인들이숨을쉰다.책장을넘기는손끝에서는생각의무늬가느껴진다.순간글의향기에빠진다.그러면서자신도모르게삶을마주한다.발을딛고있는현실을돌아본다.독서를통한현재와과거와의대화다.

 책속의인용문은번역한글과함께한문을나란히실었다.한문은참고사항일뿐이어서건너뛰어도된다.다만정확한의미를알고싶거나한문번역에관심있는독자라면같이보기를권한다.번역은직역을원칙으로했지만의역한경우도더러있다.번역문은한국고전번역원등에서나온국역본을참고하고오역은바로잡았다.우리역사와문화를사랑하고옛글을좋아하는독자에게이책을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