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의 바다에 눕다 (심기선 시집)

수직의 바다에 눕다 (심기선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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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심기선 시집 『수직의 바다에 눕다』. 주위의 수다한 존재들에 대한 시인의 깊은 감성이 드러나 있는 시집이다. 그의 시들에는 맨드라미, 머위, 함박꽃, 딱다구리, 꽃, 둥지, 나무와 같은 자연과 화분, 햇살, 일상, 그리고 누이, 할머니, 엄마 등의 사람들이 나타나며 그러한 존재들은 시인의 감성을 따라 움직인다. 또한 시인은 일상과 사물을 통해 자신의 서정을 발견하며 전개해 간다.
저자

심기선

저자심기선은충남강경에서태어났고,2014년{애지}에시를발표하면서작품활동을시작했다.
심기선시인의『수직의바다에눕다』는주위의수다한존재들에대한시인의깊은감성이드러나있는시집이다.그의시들에는맨드라미,머위,함박꽃,딱다구리,꽃,둥지,나무와같은자연과화분,햇살,일상,그리고누이,할머니,엄마등의사람들이나타나며그러한존재들은시인의감성을따라움직인다.또한시인은일상과사물을통해자신의서정을발견하며전개해간다.
{수직의바다에눕다}는그의첫시집이지만,그의서정적인감수성이진한감동으로울려퍼지고있는시집이라고할수가있다.먼지의침묵을구체화시키게된다.김석시인의침묵은그만큼강렬하고,그만큼순수하다.

목차

시인의말 5

1부

봄꿈 12
아카시아나무 13
동그란햇살 14
생강나무 16
불임나무 17
두릅나무 18
봄감기 19
고욤나무 20
떠난사람 21
딱따구리사연 22
낮달 24
봄을걷다 25
낙화 26
봄을기다리다 27
어깨가깊어졌다 28
입춘 30

2부

하짓날 34
가뭄 35
자운영꽃 36
감자꽃 37
꽃뱀 38
함박꽃 39
능소화 40
맨드라미 41
배추농사 42
머위 43
파밭 44
이슬방울 45
틈바구니 46
치자꽃향기 47
하늘을닦다 48
탱자나무농사 49

3부

적막의무게 52
호두두알 53
소래에서 54
가을숲을건너는법 56
간고등어 58
다도해 59
계절에베이다 60
문턱을베고눕다 62
집이강을건너갔다 63
우둔저수지 64
묵은나무속살 65
달의꽃 66
익숙한풍경 68
환한기다림 69
벽을유영하다 70
수직의바다에눕다 72

4부

스며든풍경 76
눈한점 77
겨울나비 78
매미허물 79
겨울내린천 80
버려진밥상 82
겨울비 83
간결한결혼식 84
틈새 85
대숲의고요 86
아름다운조화 87
요망스러운벽 88
빈의자 90
마음의물결 92
저녁의부력 94
울음의온도 95

해설연민의감성,그리고기다림의시간오윤정 98

출판사 서평

이책에대하여

심기선시인의충남강경에서태어났고,2014년{애지}에시를발표하면서작품활동을시작했다.
심기선시인의『수직의바다에눕다』는주위의수다한존재들에대한시인의깊은감성이드러나있는시집이다.그의시들에는맨드라미,머위,함박꽃,딱다구리,꽃,둥지,나무와같은자연과화분,햇살,일상,그리고누이,할머니,엄마등의사람들이나타나며그러한존재들은시인의감성을따라움직인다.또한시인은일상과사물을통해자신의서정을발견하며전개해간다.
{수직의바다에눕다}는그의첫시집이지만,그의서정적인감수성이진한감동으로울려퍼지고있는시집이라고할수가있다.

오래묵은밭이다

꽃을따라서
꿀벌을몰고오던사내가
밭을가로질러가슴을펼쳐놓았다
해종일벌들은
볕바른꽃의사연을안고날아와
속삭이듯들려주었고
사내는며칠동안
차곡차곡받아적어가슴속을가득채웠다

꽃잎이시들고
쑥대궁이에그림자만남았다

빈밭이고요하다

내묵은가슴속에도
입술자국만남기고떠난
그리운이가있었다.
----[떠난사람]전문


며칠째대숲에서파도소리가들렸다

뒤꼍으로난창을열고귀를기울였다바람이대숲사이를서성이다가그중제법실하고살결고운대나무하나를슬쩍건드려산쪽으로눕히자한순간숲은모래톱이무너지듯덩어리가되어밀려갔다다시밀려오면서길게울고있었다

바람소리에마음이수척해졌다

먼바다에서새들이돌아왔다숲에새들이가뭇가뭇섞여들어지친깃을다듬는동안바다빛깔푸른솜털이사방으로흩어졌고더러는흘러서마디에가만히스며들었고스민곳에서파도소리가버짐처럼피어났다미처스미지못한갯내음이바닥으로번져서숲사이를걸어다녔다

밤새
대숲은해초처럼바람에밀려갔다밀려오고
내안은
파도소리로헛헛하고

수직의바다에맨몸으로누워
젖어
잠기는동안

등짝이
소라껍데기속처럼깊고깜깜해졌다
-?수직의바다에눕다?전문

이시에서시적화자는파도소리를통해허허로운자아를갖게된다.그러한헛헛함은‘맨몸’의가벼움과같다.수직의바다에몸을적시는동안시적화자는소라껍데기속처럼깊고깜깜한존재속으로파고든다.모든것을버려세상속에맨몸으로서있는것,모든것을떨쳐낸가벼움을가져야자기만의깊은세계로침잠할수있으리라.존재에담긴시간을읽어내는힘은심기선시가가진깊이이다.그의시에서기다림은묵어버린것들의시간으로부터생겨난것이다.물론그것은앞으로나아가지못한다.그의기다림은여전히묵어진것들의시간안에아직도묶여있다.오랜동굴의경이처럼,텅비어있는적막은그흘러간시간만큼의경이로움을준다.그러나‘천지를붉은가슴으로흩날리던/지난시절이겨우//눈/한점인줄이제야알겠다’(《눈한점》)는시구는고고하고깊이있는깨달음의혜안을가장하지않는다.그의시는오히려가장인간적인연약함에놓여있다.일상의존재와시간의허무를관조하는자의쓸쓸함이여기에묻어있다.지나간시간의껍데기,거기서느끼는쓸쓸함과허전함은차라리인간적이다.젖은소금을등에진자들처럼,그렇게자기삶의무게를견딜뿐이다.
사그라져가는것,죽어가는것,떠난것들의빈자리를오래도록지켜보는일은어려운일이다.버려야할것들에시달리며,갖는일에강박적으로집착하는우리들은그적막함과허무를견대는힘을갖지못했다.그의시가그쓸쓸함이,시간이스쳐간모든존재들의허무함이오히려시간속에오래묵어스며들듯그렇게사그라지길,그리고그안에서또다른기다림을발견하기를문득희원해보는것이다.그옆에서우리도유사한기다림의자세로삶을관조하고세월만큼깊어진것들을끌어안고,그렇게시간안에적막해지기를바래본다.오래된나무처럼,시간이내내면에깊은웅덩이를만들었으니죽음에가까운존재는‘매미허물’처럼그렇게가벼운시간의존재가되리라.존재가가볍다는것은무던히자신을덜어낸노력의결과이다.
말라버린식물은그것의세상인화분의모양을닮아간다.떠나버린새둥지를쓰다듬는내손길도그둥지의모양을닮아있다.모든존재는그것이담긴세상의흔적을그대로담아낸다.사람이자신의세상의흉터를그대로가슴속에지니고살듯,사물은그세상과그리멀지않은존재다.이제야말라버린식물이왜시간속에그렇게동그랗게몸을만채그것이담긴화분의모양을닮아갔는지어렴풋이알것같은것이다.묵어져사라져가는존재에대한따스한시선,존재의허무를지켜보는내면의단단함,그묵어진것에서부터깊이를발견하는시심에서심기선시가가진가능성을발견하게되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