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해졌다 (황영숙 시집 | 양장본 Hardcover)

따뜻해졌다 (황영숙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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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황영숙 시집『따뜻해졌다』. 황영숙 시인의 시학의 근저에는 ‘울음’의 정서와 ‘사랑’의 행위가 편재적(遍在的)으로 깔려 있다. 물론 시인의 시편에 착색되어 있는 ‘울음’은, 격정이나 비극이나 감상을 동반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차분하고 관조적인 자기 성찰적 속성이나 타자를 향한 지극한 연민의 성격을 띠고 있어, 우리는 그 ‘울음’을 통해 인간 존재를 향한 시인의 가없는 ‘사랑’을 읽게 된다.
저자

황영숙

저자황영숙시인은경북경산에서태어났고,1990년{우리문학}신인상으로등단했다.시집으로는{은사시나무숲으로}가있고,2012년‘대구예술상’을수상했다.
황영숙시인은두번째시집인{따뜻해졌다}을통해어떤사물의속성이한동안그사물을규율하다가차츰소멸되어가는순간을포착하면서,그소멸양상이또다른생성을준비하는불가피한단계라고보여주는시인의따뜻하고도깊은심성을만나게된다.그점에서,황영숙은전형적인서정시인이다.이처럼황영숙시인은,사람과사람사이의만남과떠남,정서의충만과결핍이사실은한몸으로결속되어있는두가지징후일뿐이라는역설의이치를선명하게보여준다.그만큼그녀의시집은현실‘너머’의곳을향한낭만적동경과오랫동안아로새겨온사랑의시간을보여주는순도높은서정시편들을풍요롭게담고있다.

목차

시인의말 5

1부

초승달 12
은검초 13
상강霜降 14
따뜻해졌다 15
도다리 16
답장 18
목백일홍 19
문득달이떴다 20
무덤 21
서정시쓰는여자 22
마애불 23
달과밤 24
겨울산 25
그리움 26
민박일기 27

2부

막춤 30
푸른바다거북이 32
옥양목속치마 33
망망대해 34
어느봄날 36
뱀 37
점례 39
그집 41
일몰 43
봉숭아에게 44
저어린것들 45
이장移葬 46
소나기 47
꽃의말 49
거미의詩 50

3부

마음 52
거울이야기 53
개미 55
미꾸라지 57
가을저녁 58
직업 60
옥상 61
입춘 62
정물 63
작살나무 64
보석 66
실직 67
히말라야로떠나며 68
히말라야시편1―선셋언덕에서 69
히말라야시편2―랄리구라스 70

4부

새끼발가락 72
가을호박 73
문안의수평선 74
모과 76
그리움이앉아있다 77
천리향 78
낮달 79
동행 80
이중섭박물관에서―소 82
섬을떠나며 84
큰소리 85
따뜻한평화 86
연 87
그해7月 88
허공의거울보기 89

해설따뜻한사랑과근원지향의서정유성호 92

출판사 서평

먼길을혼자울면서걸었다
캄캄한산을넘어오니
언제왔는지달이와서
기다리고있었다

울었구나
달이내눈물을닦아주었다

달을따라오던별들이
싸늘한내손을잡아주었다

차가운우주의모든손들이
따뜻해졌다
―「따뜻해졌다」전문

해안길돌아가는길목에
상추두고랑가지한고랑쑥갓한고랑고추두고랑
그사이사이에
햇빛한고랑이슬한고랑빗물한고랑
저희들끼리어울려잘도논다

비탈길위로도시로가는길엔
차들이무섭게달리고있지만
천진한아이처럼잘도자란다

울타리를넘나들며동네안부를전해주는
나팔꽃의입술이너무고와서
지나가던구름이잠시머무는곳

하늘이하루종일지켜보고있는
저따뜻한평화
―「따뜻한평화」전문

이따뜻함의연쇄는,이번시집이추구하는주제를강하게암시하면서,황영숙시학의생래적온기를확연하게대변해준다.앞시편은‘먼길’을혼자걸어온시인이자신의눈물을닦아주는달빛과만나는상상적상황으로부터시작된다.그러고보니,황영숙시편의기본정조(情調)는단연‘울음’에있지않은가.그렇게울면서걸어온세월을“달을따라오던별들”도함께위안해주는순간,“차가운우주의모든손들이/따뜻해졌다”는이온기전이(轉移)는,그자체로서정시가가져야할직능의은유라고할수있을것이다.그렇게그녀의시는“실핏줄같은생애를풀어허공에길을”내며걸어온후에흘리는“맑은성자의눈물”(「거미의詩」)과도같은것일터이다.이처럼따뜻하게전해져오는정서적감염은뒤의시편으로이어지면서‘따뜻한평화’를생성해간다.여기서시인은‘상추/가지/쑥갓/고추’가느런하게심겨진“그사이사이에”어울려노는“햇빛한고랑이슬한고랑빗물한고랑”을배치함으로써‘따뜻한평화’의감각적풍경을선연하게보여준다.그리고‘도시/차들/속도’의반대편에서천진한아이처럼자라가는이자연사물들의생태에순간적으로동참한다.‘나팔꽃’과‘구름’이머물며어울리는곳에서는‘하늘’도하루종일그“따뜻한평화”를바라보고있는데,이불가침의평화스러운장면은,마치“돌이된그대심장에온몸을새긴/저천년의사랑”(「마애불」)처럼,오래고느린시간과주변을돌아볼줄아는시인의사랑이반영된것일터이다.
이처럼황영숙시학의근저에는‘울음’의정서와‘사랑’의행위가편재적(遍在的)으로깔려있다.물론그녀시편에착색되어있는‘울음’은,격정이나비극이나감상을동반하지않는다.오히려그것은차분하고관조적인자기성찰적속성이나타자를향한지극한연민의성격을띠고있어,우리는그‘울음’을통해인간존재를향한시인의가없는‘사랑’을읽게된다.따라서그‘울음’은그쳐야할부정적인것이아니라인간보편의존재조건으로다가오고있다.그녀의‘사랑’역시마찬가지여서,그것은인간과인간사이에개재하는친화적정서나행위를총체적으로표상한다.그점에서황영숙시편에등장하는대상들이한결같이‘울음’을환기하는‘슬픔’의분위기를간직하고있고,‘사랑’을필요로하는존재자라는점은매우자연스러운일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