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꽈리의 방 (김지요 시집)

붉은 꽈리의 방 (김지요 시집)

$9.00
Description
김지요 시인의 첫 번째 시집『붉은 꽈리의 방』. 이 시집은 서정의 세계 속에서 '나'라는 존재를 탐구하는 시인의 삶과 죽음, 시간과 타자, 세계와 나 등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이 담겨 있다. 또한 그 성찰의 결과가 서정시의 아름다움으로 전달되어 시를 완성시켰다. 이 시집에는 '물고기를 잡는 여자', '독', '가방에 끌려 간 남자', ' 붉은 꽈리의 방을 지나' 등 주옥같은 시들이 수록돼 있다.
저자

김지요

저자김지요시인은전남보성에서태어났고,2008년{애지}로등단했다.김지요시인의첫번째시집인{붉은꽈리의방}은서정의세계이며,이세계속에서‘나’라는존재의탐구라고할수가있다.삶과죽음,시간과타자,세계와나등에대한깊이있는성찰이이루어지고,그성찰의결과가서정시의아름다움으로완성된것이다.“불현듯내안의퇴화된날개가홰를친다/날자날자날아보자꾸나새처럼//붉은울음이낭자하다”([비행非行,혹은비행飛行]).

목차

시인의말 5

1부

저물녘 12
물메기를읽다 14
여우를피하는방법 16
곶자왈에서보낸나날 18
비행非行,혹은飛行 20
병病 22
괄호의변명 23
물고기를잡는여자 25
봄날을훔치다 26
연리지 28
마루를읽다 29
독 31
모음의시간 33
염소는내말을모르고 34
거미의수화手話 36
모란꽃살문 38

2부

냄비손잡이에관한보고서 42
어머니,꽃밭에들다 44
무명氏는부재중 46
나비,사랑을쓰다 48
이른봄애호랑나비의연애사 49
그죽일놈의사랑 50
전파사강씨탈출기 51
육교가드너 53
저녁에대한은유 55
유리의성 57
설득의기술 59
가시 60
산벚나무를읽다 61
가방에끌려간남자 62
소아저씨와돼지처녀가바람날때 64

3부

붉은꽈리의방을지나 66
화공들 68
샤갈의연 70
안드로이드법칙 71
해피에게 73
골목,꽃,갠지스 75
헬리코니아 76
길하늘에들다 78
낯설게하기 80
별의길을지나다 82
지하도시 83
스토리큐브 84

4부

빨간모자어디가니? 88
토마토축제 89
냉장고를여세요 90
오후를읽어내는방식 91
위키위키 92
별이라는이름의다락방 93
퍼즐의재구성 94
사막여우를키우는사람들 96
눈먼자들의도시 97
오래된방 98
한여름밤의꿈 99
봄날의아리아 100

해설“끝의시작”속으로걷는일이승희 102

출판사 서평

김지요시인은전남보성에서태어났고,2008년{애지}로등단했다.김지요시인의첫번째시집인{붉은꽈리의방}은서정의세계이며,이세계속에서‘나’라는존재의탐구라고할수가있다.삶과죽음,시간과타자,세계와나등에대한깊이있는성찰이이루어지고,그성찰의결과가서정시의아름다움으로완성된것이다.“불현듯내안의퇴화된날개가홰를친다/날자날자날아보자꾸나새처럼//붉은울음이낭자하다”([비행非行,혹은비행飛行]).

담위에선닭을보면담너머가궁금하다

언제부터날기시작했을까
담장을딛고날아올라곧들키고야말
비행의흥분을궁구했을터

굼뜬내걸음걸이어디에도비행의흔적은없다
스스로를사육하게된이후날개를잊었다
非行을즐길때飛行은가능한것일까
학교를무단결석,회사를무단결근할때
내겐숨겨진날개가있었다

저항은바람을뚫는부력을갖게한다
공중아니면바닥
외줄위의어름산이처럼부채를흔들던
아니날개를퍼덕이던사람들
명화,기숙이그리고아버지
그들이‘날았다’고믿는다
넘어야할담이있는자에게는비행이필요하다
있는힘을다해‘너머’를읽으려는결의
순간적황홀에만몰입했다간
벼랑끝에위태롭게매달려살아야한다

마루에앉아웃자라는발톱을깍던오후
담장아래날리는갈기털을보던나는
겨드랑이가근질거리기시작했다
새가아니란걸모르고날아다니는수탉한마리
부르르날개를떨때
불현듯내안의퇴화된날개가홰를친다
날자날자날아보자꾸나새처럼

붉은울음이낭자하다
----[비행非行,혹은비행飛行]전문

담은안과밖을나누는경계이다.더불어안과밖으로나뉘어진채함부로넘어가서는안되는무언의금기를나타내는것이기도하다.이시에서시인은매우직접적으로자신의의지를드러낸다.“굼뜬내걸음걸이어디에도비행의흔적은없다/스스로를사육하게된이후날개를잊었다”처럼,이미자신은담안에갇힌자,사육된자라는인식을갖고있다.그러나이런자괴감은시인으로하여금끝없이그런삶을회의하고부정하는추동력을얻게된다.“非行을즐길때飛行은가능한것일까/학교를무단결석,회사를무단결근할때/내겐숨겨진날개가있었다”는깨달음에다다른다.제도화된세계가만들어내는폭력적구조안에갇힌삶을부정하고,저항하는것.그리하여“저항은바람을뚫는부력을갖게한다”.나아가“넘어야할담이있는자에게는비행이필요하다”는삶의성찰을보여준다.재미난것은‘非行’과‘飛行’의대립이다.‘非行’은사전적풀이로보면‘그릇되거나잘못된행위’이다.그런데이를통해‘飛行’이가능하다는것은지금현재시인의자아를억압하고있는세계에대한강력한저항인셈이다.더불어‘사육’에대한거부이며,그것을끊어내려는강력한의지인것이다.그러나시집전체를볼때지금저담장으로나타난세계또한어쩌면시인스스로의자아에다름아니다.사실‘담’은하나일수없다.하나의담을넘으면또다른담이있을뿐이다.그렇게우리는끊임없이그런담을넘어가는존재일것이나,중요한것은지금내앞의담,그너머에대한열망이다.그것이시인이가지는삶의온도일테니말이다.결국삶은저마다외로운싸움이며,이를통해자신의심연을끊임없이상상하고걸어나간다.때묻고낡아가는자신에대한반성이며성찰이며진정한자아에도달하는방향성은세계가아니라나자신이라는것을확인하게된다.그런점에서다음의시를주목해볼필요가있다.

누구나그림에관해이야길했다
알수있는그림과알수없는그림에관해

어떤이는숲을끝없이덧칠했고
어떤이는나선형의계단을그렸다
말머리에사자의다리가있는그림
꽃에서여우가나오는그림
숨은그림을찾는것처럼사람들이모여들었다
새로워,새로워,새로움에목맨자들
한떼의화공들이미지를향하여달려갈때
진부하기그지없는꽃을어머니를
그리고또그리는이도있었다
그림이그려지지않는다고,
매일그리지만모두가쓰레기라고,
울었고웃었고비꼬고뒤집고
그림만이모든것을지배하는별천지같았다
고흐의,렘브란트의마성을훔쳐올수만있다면
영혼이라도팔것같았다

누군가중얼거렸다
누구나알수있는그림게다가
비평가의입맛에도맞는그림을그려야한다고
세상과도잘사귀면다된거라고

저마다의근심을챙겨들고총총히자리를떠나는
전혀새로울게없는그림이있다
-「화공들」전문

이시는참재밌다.시속의‘그림’을‘시’로바꾸어읽어보면더그렇다.‘시’가그렇다면‘삶’으로바꾸어읽어봐도역시그렇다.또다른무엇으로바꾸어읽어도괜찮다.삶이무슨한계절입고마는패션지옷도아니고,왜우리는우르르한방향으로몰려가는가.왜들그러질못해안달인가.시도문학도그러하다.중요한것은‘나’혹은‘나의것’에있다.새로움이라는것도그렇다.과연무엇이진정한새로움인가.처음을빼면결국은다똑같아지는것들속에서무엇이새로울수있을까.그질문에대한답도역시출발은‘나’자신으로부터나올수밖에없다.우리가영혼을판다면그역시‘나’이어야만한다.그것없이이세계도없기때문이다.‘나’없이세계가무슨소용일것인가.읽는맛이참으로쓸쓸하고통쾌하다.